문학은 삶의 거울이자 시대의 기록이다. 삶의 순간에 마주치는 일들을 문학으로 형상화해내는 것. 그 일은 매우 특별한 일이다. 작가의 시선으로 글감을 찾아내고, 그 작품을 통해 우리의 삶을 다시 들여다보는 일, 그 일은 우리의 삶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더불어 새로운 성찰을 가져다준다.
그런 점에서 ‘서귀포문학작품전국공모’가 해를 거듭할수록 서귀포의 아름다움을 그려내는 데 전국적인 호응을 얻으며 확장되고 있음은 긍정적 현상이다. 2022년 응모 작품을 분석해 보면 서귀포를 포함한 제주도민 작품은 17.7%(140편)이며 전국 각 시도에서 접수된 작품은 82.3%(653편)에 이른다. 이는 서귀포가 품고 있는 많은 스토리 콘텐츠에 전 국민이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는 방증이다. 앞으로도 서귀포를 소재로 한 아름답고 격조 높은 문학 작품들이 쏟아져 나와 한국 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영광스러운 수상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장르별 총평은 다음과 같다.
<시 부문>
시 분야에서만 총 451편에 이르렀다. 심사위원들은 주제의 친연성과 작품성을 우선으로 검토하였다. 당선작 ‘서쪽으로 기우는 말’은 ‘서귀포‘라는 시공간을 육화 시킴으로써, 서귀포를 이미지를 명징하게 제시한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은 서귀포의 위계(位階)를 ’힐링과 치유의 공간‘으로 이끌어낸 시적 사유를 높이 샀다.
<시조 부문>
시조의 품격이란 그 형식이 갖는 정제미와 가락이 이끌어내는 운율에 의해서 결정된다. 형식이 주는 정제미와 가락이 주는 운율이란 언어 뒤에 숨겨진 기표와 기의가 하나로 어우러질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단순히 단어의 물리적인 분절이나 과도한 시상의 나열로는 시적 감동에 이를 수 없다. 말하자면 ‘가슴’과 ‘머리’를 동시에 이용한 시야말로 좋은 시가 될 수 있다. 이번 심사의 기준 또한 이런 맥락에서 이루어졌다.
<소설 부문>
응모된 작품은 대부분 일정 정도의 수준을 갖추고 있었다. 안정된 문장과 개성적인 인물, 사건의 탄탄한 구성까지 오랫동안 치열하게 작품을 써왔다는 흔적이 보였다. 그러나 서귀포와 전혀 상관없거나 정수를 드러내지 못하고 여행하듯이 표피적으로 다룬 작품도 더러 있었다. 이런 작품들은 공모의 취지를 잘못 이해 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작품의 질적 수준도 작년에 비해 높아지고 응모 편 수도 늘었음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수필 부문>
심사위원에게 넘어온 작품은 모두 53편이었다. 예년에 비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응모작들은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많은 수필은 일상적 · 개인적 이야기의 진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좋은 수필이란 인생과 세상에 대한 깊은 사색과 사유를 갖추게 될 때 비로소 이루어지게 된다. 글쓴이가 본 사건과 사물에 대한 단순한 스토리 나열로서는 좋은 수필이 될 수 없다. 이런 과제를 명심하며 앞으로 더욱 좋은 수필을 쓰기 위해 정진하기 바란다.
<아동문학 부문>
올해 아동문학 분과는 동시는 65편, 동화 28편으로 예년에 비해 응모자가 많았는데, 서귀포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은 적었다. 동시 응모자 중에는 성인시의 시어들이 들어 있는 시들이 많았거나 교훈적, 설명형이 시가 있어 너무 쉽게 쓰여진 시가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화의 경우에는 너무 평이한 구성이나 시대적 배경의 오류, 제주어를 잘못 사용한 경우 등 동화가 가진 상상력이나 구성이 치밀하지 못한 작품들이 많았다.
심사위원장 강준(소설가/극작가)
제6회 서귀포문학작품전국공모 심사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