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다섯, 시의 풍경

<div class="figure-file" data-ke-type="file" data-file-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1FQX9/87121352551711fce1a483538ad1119a60e6473a?download" data-file-name="오후 다섯 시詩의 풍경_최종 파일 (1).pdf" data-file-size="398775" data-mimetype="application/pdf" data-ke-align="alignCenter"><div class="image"></div><div class="desc"><div class="filename">오후 다섯 시詩의 풍경_최종 파일 (1).pdf</div><div class="size">389.43KB</div></div></div>오후 다섯 시詩의 풍경발간사오동꽃 피는 날에    이른 봄, 시를 사랑하는 사람 둘이서 오동나무 서 있는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들풀끼리 만나면 함께 꽃 피울 것을 꿈꾸듯이 두 시인은 시집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둘이 함께 시집을 만들면 어떨까?” 오동나무 가지에서 함께 부르는 새들의 노래가 아름다웠습니다. “셋이면? 넷이면? 다섯이면 안 될까?” 몇 해 지난 늦은 봄날 오동꽃이 피었습니다. 시인 다섯이 오동꽃 다섯 갈래의 화관처럼 둘러앉았습니다. 오동나무 빛 커피 위에 오동꽃이 떨어졌습니다. ‘오동꽃같이 수수하고 소박한’ ‘오동나무같이 울림이 있는’ 시집을 만들자고 오동잎 닮은 손등을 포갰습니다. 꽃 피운 지 참 오래인 저희입니다. 그래서 모두 개인시집을 낸다는 설렘으로, 그리고 저희 시적 가족인 부산시문학시인회의 작은 지평 하나 연다는 조심스러움과 경건함으로 사랑과 정성을 모았습니다.  2021년 새해, 봄을 기다리며이몽희 조민자 한경동 장동범 김지숙차례 발간사: 오동꽃 피는 날에 5이몽희클로버 언덕에서 15나비와 탑 16낙화 17먼 길 19술잔 20눈 21기적 22회야강 23이름 부르기 26칠석날 27구절초 28참회 30다시 봄 31잠언 32덤 33새의 눈으로 보다 34곡비 37다리 38첫 사람 39웃음 40    조민자 낙조 45진달래 46개나리 47말차 48봄날 어느 하루 50첫정 51이팝꽃 52봄날 53모란꽃 피는 이유 55연화도 56빗방울 57삶 58화살 60나무 61은행잎 63고백 64에밀레종 65강 66해질녘 낙동강 68대봉감 69   한경동 오시게 시장 73산정호수 75모두가 섬이다 76모퉁이 78추억 사냥 1 79그때 덕선리 80풍선 81마애불 82비단길 84선인장 85각시붓꽃 2 87개똥참외 88카탈레냐 89기월리별곡 90기월리 92허무한 부탁 93뻐꾸기 소리 94들리는 소리 95무인도 96즐거운 외도 98   장동범 별목련 103와룡매 104너에게 묻는다 105벚꽃 106묘작도 108쑥개떡 109오월 111거미줄 112감자 113빈 배 115후박나무 116배롱나무 117매미 5 118닥터피쉬 119적멸보궁에서 120은목서 122야쿠르트 아지매 123노송 124존재와 무 12612월 127   김지숙 꽃섶 131채운 132봄에 134푸른 명상 135벚꽃 136옷 137버들마을 139어미사리 140141방가지똥 142능금 143시월詩月엔 144노루똥 146도토리키 147풀치 148장터 국밥 150학꽁치 151겨울산사 153명주달팽이 154개미 156이몽희 펜과 렌즈로 시를 쓰며1938년 경남 고성 청광 출생. 열세 살에 6·25를 직접 체험하고 열네 살에 혼자 부산으로 옮겨 결핍과 외로움과 방황 속에서 부산중학교 부산사범학교를 졸업했다.초등학교와 고등학교의 교사로 20여 년의 청춘 시절을 보내면서 성적과 입시에 시달리는 아이들과 함께 정체성을 지키고 꿈과 이상을 잃지 말자고 격려하며 손을 잡았다. 동아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 근대시의 무속적 구조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문대학 교수로 자리를 옮겨 아름다운 청춘들이 날개를 펴 날아오를 수 있게 돕는다는 마음으로 인생 중년의 열정을 쏟아 23년 간 강의했다. 돌이켜 보면 나의 긴 교단생활은 만족과 보람보다 후회와 모자람의 여정인 것 같아 늘 아쉽고 안타깝다.그동안 문학과 함께 여행과 사진에도 마음을 주어 전국을 다니면서 사랑하는 이 땅의 자연과 사람을 찍어 각종 공모전에 몇 차례 입상도 하였다. 그러다가 1986년 월간 <시문학>지의 추천을 받아 늦깎이 시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까지 『달빛의 소리』를 비롯한 5권의 시집, 시 사진집 『그림자에게』, 사진 시문집 『내 사랑 나의 부산』, 시 연구서 『한국 현대시의 무속적 연구』를 출간했다.봉생문화상, 부산원로문학상, 우하수필문학상 작품상을 받았다.지금도 내가 어디를 가든 카메라와 펜과 노트 이 세 친구는 나의 영혼처럼 함께 다닌다. 카메라는 내가 렌즈로 시를 쓰는 도구이니 그 역시 나에게는 한 자루 펜인 셈이다.클로버 언덕에서   주저앉은 김에 쉬었다 가라는 거죠아득한 옛사랑도 불러보라는 거죠네잎클로버 한 줄기 꺾어 들고눈물 나게 안겨오던 그 언덕을다시 돌아보라는 거죠 풀잎에 영원을 실어 맹세를 서슴지 않던무모한 열정 또 한번 불러보라는 거죠풀잎 한 장으로 운명이 바뀌는 것은삶이 가벼워서가 아니라손톱만 한 풀잎에 하늘도 실을 수 있는목숨의 위대함 때문이겠죠 당신의 처진 어깨가 또 한번하늘 한 모서리 떠메고 일어설 수 있다면그날 당신을 꿈꾸게 했던 네잎클로버긴 세월 당신을 기다렸기 때문이겠죠나비와 탑   무늬 단정한 정장 차림의 검은 나비산길 돌무더기 꼭대기에 살풋 앉는다순간, 돌무더기 홀연히격식 차린 탑이 된다 날갯짓 따라 탑이 숨을 쉰다맑게 열리는 탑의 눈 안에푸른 숲 흰 구름이 둥실 떠 간다 돌아서 가다가 뒤돌아보니나비, 탑을 달고 훨훨 날아지금 막 산 하나를 넘고 있다 낙화   잘 피기보다잘 지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꽃들은 아는 것이다그래서 꽃은 아무도 모르게 지고꽃 진 자리에 이름을 남기지 않는다 천태산 골짜기를 덮어분홍빛 구름 눈부시던 복사꽃이틀 뒤 다시 갔더니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울지 않고 지는 꽃 어디 있으랴우리 눈 감는 매 순간마다 꽃은 지고갈 곳 없는 그 이름 고이 거두어아무도 알 수 없는 추억 속에깊이 묻고 가는 것이다 먼 길   왼쪽 다리가 짧은 여인이무거운 손수레를 밀고 간다 여인이 왼발을 내디딜 때마다보일 듯 말 듯짧은 다리의 모자라는 길이만큼살짤살짝 땅이 부풀어 오른다 여인의 왼쪽 다리는저만 아는 땅의 비밀스런 사랑을감추어 주려는 듯살짝살짝 절면서도 힘들이지 않고먼 길잘도 걸어간다 술잔   시골 좁은 찻길에술잔 하나 엎드려 있다밤새 마신 술에 질려저렇게 굽은 등을 보이며한 며칠 술을 끊을 작정인 거다 어느 잊혀진 마을에서하늘 등진 채 땅에다 입술 비비며술을 끊듯 인생을 끊을 작정인그 한 사람이 자꾸나를 부르는 것 같아 차를 세우고그 잔을 뒤집어 바로 놓은 다음다시 내 길을 간다 눈   산과 들이 온전히 빌 때를 기다린다곡식들이 들을 다 비울 때를나무가 잎 다 지운 그때를강물이 흐르다가 지치는 그 밤을 메마른 들의 가슴이작은 새들을 다 품어 주지 못할그때를 기다린다 세상이 마르고 시들었다 싶을 그때눈은 조용히 찾아온다사랑과 은총으로 지은 이불이 되어산과 들을 포근히 덮는다 아무도 모르는 환한 은밀함 속에꽃과 새를 빚어 숨겨 놓고봄을 기다린다 기적   단체 사진을 찍을 때마다키작은 나는 언제나 맨 갓자리에 선다완만한 이등변의 능선으로 늘어선 배열산기슭 끝자락 오두막 한 채점이 되어 선 자리밤이 오면 호롱불 하나 깜빡거리는 그 자리에나도 서서 눈을 깜빡거린다 들판 제일 멀고 낮은 자리좁쌀만 하게 핀 하얀 별꽃 한 점그것이 나다 과분하게도 하느님은나한테도 꿀을 찾아 날아오도록나의 작음조차 사랑하는벌을 만드셨다 이런 것이바로 기적이다회야강回夜江   스물두 살에 우리 처음 만나부드러운 품에 조각배 하나 띄우고꼬시래기회와 소주로나를 환대해 준 강첫사랑처럼 다정했던 강 가토 기요마사가칼 한 자루로 서생성을 쌓고그 칼에 묻은 겨레의 피를 씻었던 강그날부터 하늘이 부끄러워낮에는 소리 없이 엎드렸다가별빛조차 숨은 밤을 타고 돌아와울면서 성을 휘돌아간 강서생성 벚꽃도 밤에서야 몰래 피고명선도의 부엉이도 밤을 새우며바다를 깨워 울렸던짧고도 긴 이 강의 멈출 수 없었던 슬픔  오늘 밤은 내 가슴을 두드리며 흐르고 흘러동해 바다 저편까지회한의 수위를 높이는 강  이름 부르기   누가 나의 이름을 부른다몇 생애만인 듯반짝, 눈이 빛을 내뿜는다눈을 깨우는 이름영혼을 두드리는 이름 누구든 제 이름은 눈으로 듣고눈으로 대답한다해가 아침이슬을 불러 깨우는 찰나밤새워 기다린 이슬들온몸으로 눈떠 대답한다그 대답 보석처럼 빛난다 그리운 사람아나의 이름을 불러다오푸른 초원이 아니어도 좋다그대의 그림자를 베고 누우면그대의 부름에 답하는 나의 마음은왜 한 방울 이슬 되어꽃비처럼 떨어지는가칠석날   무지갯빛 피라미 한 마리굵은 소낙비 등을 타고 와서초가집 마당에 떨어졌다 흐르는 빗물 따라 직녀처럼 요조窈窕하게우물가 도랑으로 들어간 그는혼자 사는 우리 집 피라미의 짝이 되었다 다음날 학교에 가니어제 우리 집 마당에 무지개 서서은하수까지 뻗쳤다고건넛마을 아이들이 일러주었다 먼 훗날 피라미같이 예쁜 내 색시도무지개를 타고 찾아올 거라고나는 견우처럼 씩씩하게 소를 몰며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구절초   아무리 단장해도 마냥 소박한 꽃그래서 한 발 더 다가서게 되는 꽃무리 지어 피어도 눈부시지 않은 꽃저마다 하나 되어 쓸쓸한 꽃 발꿈치를 한껏 치켜들어도열 마디에서 한 마디가 모자라는 꽃, 그래서하늘에 닿아 별이 되지 못하는 꽃그저 들국화라 불리며외진 언덕이나 지키는 꽃 혼자 피었다가혼자 이울어도빈들을 가을로 채우는 꽃온몸이 그대로 가을인 꽃 참회   산비탈 끝자락 외진 밭두렁한 생을 안팎으로 부대껴 온늙은 호박 한 덩이 초겨울 여윈 햇살에게문드러져 가는 몸뚱이통째 맡긴 채 파랗게 고왔던 젊은날의 애호박에게사죄한다 미안타 미안타그 시절이 그렇게 소중한 줄을그때는 정말 몰랐다 다시 봄   꺼졌다 켜지는 불 한결 밝다안 나오다 나오는 수돗물냄새도 안 나고 시원하고 맛도 좋다 달이 죽었다가 살아나는 것은목숨 있음을 확인하는 모험이다어느 날 그가 영원한 암흑 속으로빠지지 않으리라 우리는 믿지만행여 그런 날이 올지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잠들었다 눈뜨는그대를 다시 보는 것은날마다 경이롭다그러한 아침마다다시 봄이다 잠언- 사랑을 위한  우리 서로우리 속에 가두지 말자 우리는우리 밖에서도우리다 덤   덤은 웃음을 불러내는 마법이다‘이건 덤입니다’못박인 손이 쭈그렁 사과 한 알 끼워줄 때주인이 웃고 사과가 웃고내 입도 절로 벌어진다 단물 흐르는 분홍빛 복숭아덤이라 얹어주며 복사꽃처럼 웃는난전의 여 사장님십중팔구 죽는다는 수술 후 다시 살아왔다목숨도 덤으로 얹어주는큰손이 있다 사는 것이 덤이라는월척을 낚아 올린 사람의입과 손과 주머니에는 언제나덤이 넉넉하게 쟁여 있다 새의 눈으로 보다   새들이 나를 보고 있다나를 보는 새의 눈이 되어내가 나를 본다 영혼은 욕망으로 찌들고살은 오염되어 질길 거야눈물이 다 마르지 않아먹는 우리도 마음 짠하겠지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새들은 멀리 날아간다 관대한 유예! 나도 그날까지 이슬이나 모아살과 영혼을 정하게 씻고슬픔은 가을 햇살에 잘 말려서새들의 뱃속을 오염시키지 말아야겠다 둘러보니 모두가내가 순한 마음으로 저들에게 갈 그날을 인내심을 감춘 채무심한 듯 기다리고 있다 곡비哭婢   이름도 낯선 이국의 술 한두 잔 마시고낯빛도 손바닥도 발갛게 꽃물 들었다웬 설움에 마른 눈시울이 쓰려품에서 잠든 하모니카를 깨워곡비처럼 울렸다 하모니카는 영문도 모르고 눈물을 쏟아황성옛터를 두어 바퀴 출렁이며 돌고목포항의 선창에까지 흘러가서목놓아 옥타브를 끌어올린다 눈물조차 마른 세월의 높은 봉우리가는 바람에도 뼈가 바스락거리는데오늘 밤은 어느 사막에 홍수가 났는지내 안의 모래 언덕에도 비가 내린다하얗게 말라가던 내 인생이곡비처럼 젖는다다리   시도 다리를 건너서 온다다리가 끊어지면 시는 길을 잃고다리 저쪽에서 머뭇거린다건너온 시가 마음에 안 들면건네준 다리가 먼저 아프다마음에 드는 시구를 얻으면한 며칠 다리 아픈 것을 잊는다 문둥이와 걸인들의 안방이었던 다리 밑나를 그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는 소문에한나절 다리 밑을 들여다보다가그들과 한패가 되어 바다까지울며 갔던 날 다리를 건너 나를 따라왔던기러기 울음 빛 그 그리움이내 생애 처음 쓴빛나는 시 한 수였다 첫 사람- 초등1 민성과 시우에게  모래밭을 걸을 때발자국을 반듯하고 또렷하게 남겨 보세요다음 사람이 그 발자국에 발을 넣어 보고 싶도록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길도잘 보고 걸어 보세요보이지 않는 꽃들의 이름을 불러 보세요냉이꽃 제비꽃 민들레꽃 클로버꽃얼굴을 내밀며 웃음으로 대답할 거예요다음 사람이 그 꽃에 눈 맞추고 싶도록 나는 먼저 간 사람의 뒤를 따라서도 가지만뒤에 오는 사람의 앞사람이기도 하지요나의 뒷사람이 나로 인해 즐겁고 행복하다면나는 멋진 새길을 내며 가는 첫 사람이지요하느님 다음으로 위대한빛의 길을 가는 사람이 되는 거지요 웃음   웃음에는 무게가 없어저 벚나무들 좀 봐감당 못 할 웃음 가지 휘도록 매달고도얼마나 가볍게 성큼성큼구름 되어 하얗게 떠다니는가벙글벙글 꽃구경 나온 아이들도나비 되어 날아오르지 않는가 사월에는 뿌리들도 꽃 피지 않고는 못 배겨저기 흙 둥둥 부풀어 오르는 것 좀 봐그 위에 서면 무거운 돌들도가벼웁게 꽃 피어 붕붕 뜨겠네 함께 웃으면 나도한 그루 나무오늘은 푸른 하늘, 뿌리에서 정수리까지꽃 피어 날아오르겠네조민자 시인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며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중학생 때 군내 예술제 백일장에서 장원을 하면서 시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고등학교 때 제1회 ‘대한민국 학생예술 문화상’과 ‘국회 문공위원회 위원장상’을 수상하면서 자타가 공인하는 문학소녀가 되었다.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 있을 때 중매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였다. 층층시하 시집살이와 세 자녀의 육아만도 버거운데 남편과 함께 사업까지 벌였다가 갑자기 쓰러지게 되었다. 큰 수술을 받고 죽만 먹어야 하는 상태에서 다시 글을 쓰고 싶은 강한 소망에 눈뜨게 되었다.병문안 온 여동생이 경남 여성백일장에 나간다는 말을 듣고 휘청거리면서 따라가 참가하게 되었는데 운문부 장원을 하면서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였다. 1990년 부산문화방송 신인 문예상과 1993년 경남문학 신인상에 당선되었으며 1994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하였다.세 권의 시집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름』(시문학사, 1994) 『잎새와 뿌리는 서로 그리워하고』(시문학사, 1996)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길을 묻다』(푸른 사상, 2001)를 출간하였다.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경남문인협회에 소속되어 있으며 부산시문학시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지금은 취미로 동화구연, 고전무용, 합창부 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낙조   헹구고 또 헹구어햇볕에 바래어 말린광목천같이 질겼던그녀의 서러운 한 생애가오늘은 서녘 하늘에고운 낙조로 걸려있다 진달래   그리움의 빛깔이저리도 고운 몸짓이었구나손톱 밑의 고운 살점같이아리도록 서러운 자태코끝이 찡해 오는애처로운 꽃의 속살언 땅속에 뿌리를 묻고꽃모가지만 간신히가지 위에 올려놓은 채간절하게 웃고 있는 꽃참아야 하는 일이너무 많은 세상 때문에꽃은 피는지 모른다그리고 나 대신 피어서저렇게 웃고 있는 것처럼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개나리   새색시 적 입었던노랑 저고리피어서 지천이다앳되고 철없었던 그때나의 생이강물에 띄운 배라는 것을그 강물이 내 눈물로한 뼘씩 불어나리라는 것을그때는 몰랐다언제부터인가 울 줄도 모르는여자가 되리라는 것조차인생의 무게 고인돌처럼 무거운허리 꺾인 지천명의 고개에친정 가는 길노오란 개나리꽃 천지 사방 피어서오늘 내 고향길 반기고 있다 말차   연둣빛 거품 속에별싸라기 같은 것이달 부스러기 같은 것이우주의 은하수처럼 떠 있다화개 대숲에 불던 바람계곡에 피어오르던 물안개지리산의 새벽이슬까지 스며있는녹두빛 차 한 잔결 고운 대솔로 오래 그 마음을 저어야제 향을 피워 올리는 말차 한 잔에하동포구 팔십 리가 굽이굽이 풀어지고옥빛 강물로 출렁이며 나도 흐른다 봄날 어느 하루   섬진강을 따라날개를 접었다 폈다꽃 소문 따라 날아온나비 떼 저 나비 떼들 좀 봐!온 마을이 한 그루 나무가 되어산수유꽃 신화神話 한 폭그리고 있네꽃그늘 아래 자리를 펴니흘러가던 시냇물 재잘거리며 둘러앉아꽃핀 사연 굽이굽이 풀어 놓는데진달래 꽃빛 환한 젊은 산 하나와락 내게로 무너져 오는생각하면 오늘도 문득 가슴 미어지는내 반생의 어느 봄날 하루 첫정   눈물 차오르던순결했던 시간들꽃빛으로 달아올라톡 톡 톡생살 터지듯 터져버린핏빛 산다화의 계절범람하던 슬픔초록으로 물오르고화농하던 환부에새살 차오르듯머리 풀고 일어서던아우성 같은 나의그 봄날 이팝꽃   해 길어 배고팠던보릿고개한 많은 세상 살다 가신우리 외할머니음력 삼월이면 이밥 한 솥 해서고슬고슬 고봉밥 담아내신다 봄날   마음을 다 비웠다고 생각했는데꽃 때문이다 내가 울어 버린 건순전히 봄 때문이다진달래 산수유 목련꽃 피는데벚꽃도 한꺼번에 피어서이 봄 나를 글썽이게 한다계절은 너무 찬란하고내 삶은 적막하다꽃잎 같은 피를 뚝뚝 흘리며죽어도 좋다는 생각이 드는 건한꺼번에 피어버린 꽃 때문이다한꺼번에 터져 버린 꽃향기 때문이다 모란꽃 피는 이유   이른 아침뒷산에서 노래하는꾀꼬리 소리에우리 집 마당 자줏빛 모란치마를 벌린 듯꽃잎을 활짝 열고 있다저 산새와 모란꽃에얽힌 사연이라도 있는 것일까꾀꼬리 소리에 저렇게모란꽃이 피는 걸 보면 연화도   느낌표 같은섬 하나바다 위에 떠 있다뭍으로 가고 싶었던 땅사랑이 되고 싶었던 여인모두 바다가 되어간다날 선 칼날처럼내 허리에 깊은 통증으로자리 잡았던 그리움들원추리 꽃으로천지 사방 피어나고안타까이 부여잡고 있던인연의 끈 하나툭 놓아버리는연화도의 하루오늘은 나도 침몰해가는섬이다 빗방울   삶이라는 것이 조그마해져손톱 위에 올려 앉힐 만큼아주 조그마해 져서내리는 빗방울 하나에하루가 다 젖는다빗속에 지고 있는 꽃잎 하나에마음도 포근히 덮이는 오후산다는 건 마음의 웅덩이를조금씩 메워가는 일이라는 걸깨닫게 되는 나이오늘은 내게로 스민 빗방울 하나에이승의 삶이 온통 젖고 있다 삶   가슴 한켠에시퍼렇게 멍이 든 바다 하나를가둬 놓고 산다눈물이 고여서 소태처럼짜디짠 염분의 바다날씨가 흐리고대기가 낮게 포복하면늑골 밑에서 울부짖는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삶을 통째로 삼켜 버릴 것 같은몸부림치는 바다를 느낄 수가 있었다뜨겁게 끓어오르는염전 같은 생生을 끌어안고나는 소금처럼 녹아내리는데아무도 모른다삶이 얼마나 짜디짠 회한의 눈물인지거세게 몰아치던 쓰나미였는지를 화살   그렇게 한번살아 보고 싶었다푸르디푸른 생목숨사는 것처럼나도 그렇게 한세상살아 보고 싶었다.팽팽하게 당겨진활시위를 떠난 화살이바람을 가르며과녁으로 날아가듯이나는 세상의 중심에 가서거침없이 꽂히고 싶었다지심 깊숙이 불화살로 꽂히어푸들푸들 떨면서자지러지듯이 나무   당신이 내게 처음 다가왔을 때신선한 연둣빛 설렘이었다잊어버리고 살다 문득 부딪쳤는데무성 무성한 녹음이었던 그대그러나 나는 안다머지않아 그대의 가슴속 불이실핏줄마다 터져 나오리라는 것을온몸 핏빛으로물들어 버리고 말리라는 것을연두라고 생각했을 때초록이라고 느꼈을 때나무는 제 속에다 붉디붉은서러운 사랑을 키우고 있었다 은행잎   칠불사 가는 길에서 만난거목이 된 은행나무온몸 금빛 드레스로 장식하고마음이 가난한 이 가을날맘껏 가져가라며황금빛 지폐를 마구 뿌려준다욕심 없이 몇 장 골라서지갑 속에 간수한다지상에서는 천상의 저 노오란 지폐가통용되지 않듯이 이승의 돈도 금도천국에 가면 아무 소용없겠지누군가 서명한 부도수표처럼죽을 때까지 변치 말자고손가락 걸었던지난날 우리의 언약처럼 고백   바다는 하루 종일똑같은 말만 한다무슨 원이 저리도 많아한 말 하고 또 하고 또 하고억겁의 세월을같은 말만 되풀이하는가단발머리 소녀 적에 간직했던 말중년의 여인 되어 하고 싶었던 말할머니가 되어서도 듣고 싶은 말남해 바닷가 작은 어촌 마을에서하루 종일 파도가 목이 쉬도록중얼대며 하는 말을 듣고 있다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는 에밀레종   한도 오래 삭으면그토록 맑은 울림으로터지는 것일까첫새벽부터 자정까지어미를 부르며 울던전설의 에밀레종이지금은 종각 안에 갇혀침묵하고 있다비천상을 허리에 두르고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그렇게 절규하더니비장감 돌던 춤사위 벗어 놓고소리도 접고 한도 지우고이 한 시절 묵언으로 견디는구나언젠가는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한 맺힌 울음소리제 안에 가둬 놓은 채 강   출렁이고 있었다몸 어딘가를 누르면넘쳐서 범람할 것 같은시웃물 든 강물이산다는 건눈물을 온몸 가득 가두어 놓고나를 담금질하며 위험 수위를견디고 있는 것은 아닐까가만히 귀 기울이고 있으면출렁출렁 물살이 영혼의 뚝을허물어뜨리는 소리 들을 수 있다막 범람하기 직전의 성난 강물 소리를 해질녘 낙동강   조금씩 비가 내리고강은 어깨를 잔뜩 웅크린 채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그 모습이 안쓰러워무척산이 슬며시 내려와제 어깨를 덮었던 안개를 풀어강의 시린 발목을 덮어준다환하게 불 밝힌 경부선 열차느낌표 하나 가슴에 남기며떠나는 저물녘울다 그친 낙동강의젖은 눈동자에 비친 무척산이내 가슴에 그림자만 떨구고 있는그대 모습 같아서오늘은 내가 강의 배경이되어 주기로 한다비 오다 그친 어느 쓸쓸한 오후 대봉감   떫고 텁텁했던 몸염천 땡볕에 익혀소낙비로 씻어 내고풋내 나던 열정도 치기도다 삭여서농익은 가슴이 된다숨길 끊어질 듯팽팽하게 겨루던떫고 비리던 오기도안으로 순하게 다독여저리도 매끈한 항아리 속단물로 녹여 담았나 보다기다림도 그리움도애증愛憎조차도 삭여서동짓달 설한풍한겨울도 품을 수 있는가이없이 둥글고 달달한사랑이 되고저한경동 평생을 교육자와 시인으로 살다태평양전쟁 말기인 1943년 3월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대성초, 고성중, 부산사범 등을 거쳐 부산대 교육대학원에서 수학, 교육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1961년 3월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되어 약 7년간 봉직한 뒤 중등교사로 승직했다. 웅촌중, 마산상고(현 마산용마고), 마산여고, 김해여상 등에서 근무하다가 1991년 3월 부산교육청 장학사로 발탁되어 이후 교감, 장학관, 중등교육과장, 내성고 교장을 지낸 뒤 2005년 8월 동래고 교장으로 정년 퇴임했다.교장 재임 중 조선통신사문화사업회 및 부산문화재단 이사로 위촉되어 활동하였고, 의인 이수현 선양회를 발기, 지금까지 회장을 맡고 있으며, 부산 동의대 교육대학원에 출강(3년)하다가 퇴임 후 부산지법, 부산지검 등에서 민사 및 형사조정위원으로 위촉되어 약 5년간 사회정의와 준법정신 앙양에 공헌했다.어린 시절 낙상으로 초등학교를 2년 정도밖에 못 다녔는데 치유 틈틈이 각종 문학서적을 탐독하며 글쓰기에 재미를 붙였고, 어른이 되어 늦깎이로 <현대문학> 지상백일장(시조 부문) 차상 입상(1985), <경남문학>제1회 작품공모(시 부문) 당선(1990), 월간 <시문학> 신인작품상 등에 당선(1995)되어 문단에 입문했다.시집으로는 『과일의 꿈』『비둘기는 야성의 숲이 그립다』『빛나는 상형문자』『누운 섬』『목간을 읽다』 등을 상재하였으며, 시작 활동을 하면서도 현재 사회교육기관에서 10여 년간 한국문화사를 강의하며 평생교육에 이바지하고 있다.오시게 시장   그냥 편하게 아무 옷이나 걸치고 오시게한물 간 생선이나 팔다 남은 푸성귀처럼아직 버림받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사라져가는 그리움을 찾아오는 곳 보리쌀 한 됫박이 한 자루로 바뀌던 장터에서쉬익-펑, 뻥튀기소리에 덜컥 간 떨어지고튀밥 한 톨 더 주워 먹겠다고 설치던 그때가왠지 눈시울 적셔도 서로 못 본 척 하겠네 그래도 가슴에 고이는 그 무엇이 있다면저기 외진 측간에서 오줌보 먼저 비우고어디 삐걱거리는 나무의자에 걸터앉아뜨거운 쇠고기국밥에 독한 소주라도 곁들이세 이 땅 몇 안 남은 우리들의 변방생선장수 이십 년에 여섯 식구 혼자 거두었다는여장부 김씨, 무엇에 골났는지 떨이는 끝났는지대낮부터 씨근거리는 품이 거슬려도 눈감아야 하네  내일은 어디로 가야 하나장돌뱅이라고 손가락질할 사람 없겠지만말버릇 한번 뻣뻣한 오시게 시장가을바람 혼자 남아 파장罷場을 쓸고 있다 산정호수   세상의 머리꼭대기에서 물을 본다머리꼭대기까지 차오르는 분노를 본다하필이면 눈물겨운 진달래꽃도 피고벚꽃 하늘하늘 떨어지는 산정에서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의 눈망울을 본다오늘따라 바람도 갈래갈래 흩어지고골짜기마다 물길이 졸아드는 산줄기줄기세상의 발가락끝에서는 복사꽃이 피는데아직 조바심 낼 때 아니다 혼잣말 하면서가슴 밑바닥에서 치미는 울분을 본다눈물 그렁그렁 고인 산정호수를 바라본다  모두가 섬이다   오늘이 어제가 되고 내일이 오늘이 되는존재와 부재의 윤회 속에서우리는 무엇이 되고 있는가 뭍에서 보면 섬은 찢어진 깃발이다섬에서 바라보는 뭍은 언제나그리운 강물이다 이 막막한 세상에서누군들 섬이 아니랴 애써 다리를 놓기 전에는 모퉁이   말투부터가 퉁명스러운가장자리 따라 휘어지거나 꺾이는 곳죽어라 하고 달려가다가는넘어지거나 주저앉기가 쉬운 모서리아니면 눈에 멀어져 그늘지고후미진 또 다른 이름 귀퉁이내 서 있는 자리 아직거기 아닌지 씁쓸할 때가 있다 추억 사냥 1   아침부터 키를 쓰고 소금 받으러 간 일은 어제 같고생울타리 사이로 불러내는 따스한 햇볕을 동무삼아삼사월 긴긴 해 청보리밭 쏘다니던 일도 잊은 채오뉴월 뙤약볕이 갑자기 먹구름을 불러오면황소 등을 다투던 소나기도 어느새 처마 밑에 서 있는데왜 그런지 눈물 아닌 빗물이 흐르네 그때 덕선리   하늘엔 달이 뜨고 지붕 위 박꽃 피던자글자글 돌 구르며가슴 한복판으로 흘러가던 시냇물소리내 편지는 몇 번이나 읽었을까참 오래된 기억 저편의 마을 이름쓸쓸한 날 해거름의 그리움 한소끔 풍선   가슴이 저절로 부풀어둥둥 떠다니던 때가 있었다 잠깐, 아주 잠깐 사이에바람 빠진 풍선이 되어 주저앉았다 날개는 의지의 힘으로 날고풍선은 바람에 몸을 맡기는데 누가 눈알이 튀어나오도록바람을 불어넣어 다오 내 힘으로 날아갈 수 없다면차라리 풍선처럼 터지고 싶다 마애불- 무상 4  마애불은 돌 속에 갇혀잠시도 몸을 뉘일 수가 없다 눈썹 위에 만 섬 무게의 졸음을들었다 놓았다 누가 나를 번쩍 들어돌 속에 가둬 다오 그냥 눈 끔쩍 않고천년을 견디나 보고 싶다 비단길   이름만 비단 같은 비단길금세 별비가 쏟아질 듯 밤하늘낙타 속눈썹 위에 내려앉은 모래먼지까맣게 그을린 소년의 덧니굳은 빵조각 한 입 베어 물고도 행복한흰옷 입은 사람들의 웃음소리신기루처럼 떠오르다 사라진 나의 전생마음은 모든 것을 만들고 다스린다는쉽고도 어려운 법구경 한 구절가고는 소식 없는 나그네 선인장   등을 보이는 건 서글픈 일이다말없이 떠나는 가슴도차마 붙잡지 못하는 마음도가시를 건드린 풍선처럼금세 바람이 빠진다 가물가물 멀어져가는 뒷모습이이윽고 작은 점으로 소멸될 때나는 사막 한가운데서오도 가도 못하는 선인장 사랑한다 사랑한다내 가시로 내 온몸을 찌르며뜨거운 모래 언덕에서돌아오지 않을 너를 기다린다 다시는 만나지 말자는가시 돋친 말은 않았지만십년이든 백년이든내 무른 살 터져 꽃이 필 때까지각시붓꽃 2   옛날 어머니가 숨어서 울먹이고 있다시퍼렇게 멍든 얼굴이 애처롭다옛날 어머니들은 죽어서각시붓꽃이 되었다고 한다우리 어머니도 각시붓꽃이 되었는지산에 갔다 온 날에는 걸핏하면꿈에 어머니가 보이고한 사흘 몸살을 해야 분이 풀린다 개똥참외   보리 풋바심은 말만 들어도생솔가지 연기가 너무 맵고참외서리 수박서리는 너나없이별 죄라는 생각을 안 했는데그때 왜 열무밭 고랑에서 똥 눌 적에용쓰느라 반쯤 감은 눈을번쩍 뜨이게 한 개똥참외 하나똥구멍이야 콩잎 몇 장으로닦는 둥 마는 둥 했다마는누가 볼세라 옷섶에 쓱쓱 비비고는한입에 베어 먹던 그 꿀맛 같은 맛어디서 주워들은 길거리 영어투맨 짭짭 원맨 다이 아이 돈 노우 그 시절개똥벌레도 신이 나서여름밤하늘을 휘젓고 다녔다 카탈레냐   오뉴월 가뭄이 아무리 무심하다 해도성질 급한 소나기 한 줄기외삼촌처럼 잠깐 들렀다 지나간다꽃들은 제멋대로 피고 지는데살면서 한두 번은 한눈팔았을 사내들아땡볕에 그을려 가시만 남은 장미 대신이국의 여왕 같은 꽃 때문에오늘은 내가 좀 그렇다이름은 얼른 생각 안 나지만몇 번이고 뒤돌아 보이던 그 여자어쩌면 꽃이 피는 아름다운 이유를그 사람은 알고 있을 것이다 기월리별곡   열사흘 넉넉한 달빛 마당귀에 환히 차는키 낮은 지붕마다 박꽃 가득 피던 마을수수러진 마음만큼 못 따르는 걸음으로풀밭머리 들꽃 같은 그 사람을 그리면서찌르르 풀벌레소리 귀를 세워 따라가면저문 들 허허한 바람 울먹이며 산을 넘고반생의 씁쓸한 기억도 뒤척이는 기월리 기월리基月里   살아있는 것과 사라지는 것 사이에서내 고향 기월리는 그믐달보다 어둡다달의 자궁 같은 곳이라서 기월리基月里애첩 몰래 숨겨놓기에는 애월리涯月里에 못 미치고내해 깊숙이 갯마을 수월리水月里에 달이 뜰 때외삼촌 구성진 육자배기 가락은 차마 못 따라가지만대밭에 물결치던 달빛은 다 어디로 갔을까튀밥 가득 이팝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던 해에유독 누런 얼굴로 뜨고 지던 보릿고개의 달울 어매 도붓장수 돌아오는 길 밝아서 좋았고울 아배 나뭇짐 지고 발 헛디디지 않아서 고마웠다그 달 차고 이울고 수수만 번 지난 지금에 와서살던 집 헐리고 덩그렇게 높이 선 아파트 숲 언저리폐가로 남은 이웃집 장독대에 핀 맨드라미꽃 한 송이낮닭처럼 볏을 세우고 홰를 치고 있다 허무한 부탁   아무리 내 몸이 허전해도질 나쁜 여자는 가까이하지 마라 혹여 친구가 좋다고 함부로철없는 녀석은 사귀지 마라 놀고먹은 지 하도 오래라서마누라마저 종적을 감춘 옆집 아저씨한 잔 술에 거나하게 눈시울 붉히며몇 번이고 당부했다 그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다시 생각하니 우습고 씁쓸하다괜히 뒷맛이 짠하고 쓸쓸하다 뻐꾸기 소리   그 여름날 뻐꾸기는목이 메어 울었다이제 가면 언제 오나앞소리처럼 울었다 우리 집 뻐꾸기는시시때때로 운다내 집이 제집인 양듣거나 말거나 운다 선운사 뻐꾸기는젓가락 장단에 운단다올해도 동백은 피었다고술어미 목청으로 운단다 들리는 소리   젊어도 한창 젊었던 어느 봄날우연히 다가왔던 그 사람밤새도록 내 무릎 끌어안고 울었다 새소리 바람소리가는귀먹어 세상소리 차츰 멀어져도눈물 젖은 그 무릎 아직 촉촉하고 이름조차 잊은 그 사람풍경처럼 내 마음 추녀 끝에 매달려이제는 밤새도록 나를 울린다 무인도   우리 서로 많이 아는 것 같았는데더 모르는 일 많아 가슴 답답하니그날 그 기억은 어디 두고 먼 바다를 헤매어다시 조막만한 섬으로 몸져누웠느냐내 뱃머리에 사랑의 이름으로 비끄러맨배 한 척 부릴 틈도 주지 않고 당신은말없이 새벽안개처럼 깊이 잠들었으니젊은 날 별빛 속 만남은 너무 가벼웠구나밤낮없이 나눈 밀어는 밀어대로그리운 마음은 마음대로 헤아려보았지만우리 서로 오가는 뱃길 한꺼번에 끊어져이제는 영영 남남이 되겠구나밧줄 끊어져 그냥 스쳐가는 무인도가 되겠구나 즐거운 외도   삼동三冬 지나 해동解冬 무렵에 가는여수 오동도 울산 춘도만 섬이던가동백꽃이야 선운사 늦동백이 으뜸이라고미당 선생 죽어 뻐꾸기가 되어 울면서삼남으로 떠돌며 여우비를 뿌리던 초여름우리는 무작정 거제 외도 찾아가하마터면 큰일 날 외도를 꿈꾸었지하필 이런 날 바람 불어 망치다니풍랑으로 뭍에는 못 오르고 섬 밖을 에돌면서혼자서는 외로운 외도 외도 외도내심으론 은밀한 유혹에 시달렸지차라리 숨겨둔 정부情婦 살짝 데려와시뻘건 대낮에 죽기 살기로 입맞춤이라도 한다면우리 미친 사랑의 그림자 용궁에 닿을까저 푸른 바다 위에 연꽃으로 필까철 지난 동백꽃이 섬 안에 필까아쉽고도 즐거운 한나절의 외도장동범 읽고 쓰는 나날의 즐거움1952년 ‘가고파’의 고향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초 중 고를 거쳐 부산대 문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쭉 부산에서 살고 있다.1976년 중앙일보 동양방송 기자로 출발했으나 1980년 언론 통폐합으로 KBS로 자리를 옮겨 주로 부산 창원 울산에서 기자 부장 방송국장 등을 맡아오다 2010년 퇴직했다. 학업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 부산외대 경성대에서 2개의 석사학위를 딴 인연으로 두 대학에서 7년간 초빙교수로 일했다.1999년 월간 <시문학>에 늦깎이 시인으로 등단해 『심심』 등 7권의 안 팔리는 시집을 자비로 출판했으며 30년 언론인 생활의 소회를 적은 칼럼집 『촌기자의 곧은 소리』도 상재했다.백수인 요즘도 책을 읽고 주로 짧은 시를 즐겨 쓰며 불교에 관심이 많아 나름 공부도 하고 있다. 별목련   입춘 지나오랜 그리움가녀린 우듬지로허공꽉, 움켜쥔다 와룡매   해마다윤회하는고행의 꽃 속 비워피골상접한 모습차마꽃만 못 보겠네 너에게 묻는다- 나태주의 ‘풀꽃’ 패러디  자세히 보니 예쁘다고?오래 보니 사랑스럽다고?너도 그렇다고? 벚꽃   가냘픈 다섯 잎한 송이로도 족한데팝콘 튀기듯마구 피어 올리는구나이내 떨어져 휘날릴 것을 묘작도猫鵲圖   봄날 한때대숲 가까이 늙은 고양이허전한 배 부여잡고이리 뒹굴 저리 뒹굴 주변 갸웃갸웃하던 까치깍, 깍, 깍, 동무한다 쑥개떡   고향 땅 흙으로 돌아간 어머니언젠가 홀로 지내시던 촌집 마당봄볕 아래 시나브로 캔 쑥오늘 아침 식탁에 올랐다 차진 쑥개떡 한 조각에나이 든 자식이라도어찌 그립지 않을까울컥, 목멘다 세상에 마지막 남기신 쑥개떡먼 하늘 보고 꼭, 꼭, 씹으며오래전 모정 이어준지나가는 봄이 고맙다 오월   재개발 아파트 울에붉은 덩굴장미흐드러지게 피어났다사이사이 영산홍, 찔레꽃도 이밖에 무욕無欲의 오월어떻게 표현하랴 거미줄   오, 허공에 지은아름답고도 슬픈삶과 죽음의 집이여! 감자   울퉁불퉁가난하지만 튼실했던돌담마을 형제들 빈 배   해무 옅은 아침 바다에빈 배 한 척 건들건들미풍에 한가하다 묶인 줄 풀려저 대로 수평선 넘어가면잘 가는 것인가? 후박나무   봄부터 식솔 건사하느라부쩍 여윈몸 아래 드니어제 내린 빗물입적한 스님 법문처럼후두둑, 떨어진다 배롱나무   푸른 것도 지루하시죠조금만 기다리세요붉은 꽃, 뒤늦은 애일愛日로백일쯤 점점이 피어나늙은 자식 재롱 볼 겁니다  매미 5   한여름뙤약볕 아래잠시 울다 간시인의 허물 닥터피쉬   꼼지락, 꼼지락잡식동물의 발가락톡, 톡물의 집 미물 꼼지락, 톡꼼지락, 톡자리이타自利利他의 교감 적멸보궁에서   한계단한 걸음애써 올라휴- 텅 빈 쪽향해 좌정하니내 안 바로 거기 은목서   아득한 향에옛 젖 그리워애먼 늙은 나무품 파고든다 야쿠르트 아지매   까꼬막허리 곧추세워전동차 모는 아지매‘메멘토 모리!’ 외치는개선장군보다 당당하다  노송   통도사 극락암 초입에줄지어 하늘 향한 노송극락에는 길 없다는 말씀에꿈틀대며 곧장 승천할 듯 존재와 무無   한때행인이 잠시 쉬며고둥 까먹고남은 길 갔다 천지개벽 후그 자리고둥 껍데기만 남았다 12월   까마귀들빈 가지에 위태롭게 앉아물끄러미 굽어본다 풍경 위에 겹친찢어진 검정 비닐찬 바람에 휘날린다김지숙 시의 숲을 거닐다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학산여중 시절 담임선생님 덕분으로 윤동주 시집을 통째로 외우면서 시에 첫발을 디뎠다. 중앙여고 독서반을 거쳐 동아대 교지편집장을 지냈다. 대학생문예작품상(1980 시문학, 심사위원 박재삼)을 수상했고 시에 대한 열정을 키웠다. 동아대를 졸업하고 엄마로 아내로 살면서 수년 후, 새삼 同대학에 진학하여 문학석사(1999년) 문학박사(2002) 학위를 받았다. 월간 <시문학> 우수평론신인상(2000) 설송문학상 우수평론가상을 수상(2005)했다.동아대, 신라대, 인제대, 부산경상대, 부산예술대, 부산여대 등에서 현대문학사 문예창작론 등을 강의(1999~2014)했다. 동아대 석당학술원 특별연구원 부경대 인문과학연구소 일반 연구원 부산발전 연구소 외주연구원 등을 역임(2010~2017)했다. 저서로는 학위논문 『일제 강점기 한국현대시의 자연에 관한 연구』(2002) 외 5권의 대학교재, 60여 편의 논문, 50여 편의 평론, 2권의 시집이 있다.다산초당 국어논술원 원장(2006~2018) 부산시문학시인회 회장(2018)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시문학문인회 부회장 부산문인협회 부산시문학시인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45년간 시를 절친이자 멘토 삼아 살아간다. 문학심리상담사, 캘리그라피지도사, 한식조리사, 독서지도사 자격을 취득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취미를 겸한 봉사활동을 하며 살아간다.‘지금 행복하자’라는 후반기 삶의 목표를 실천 중이다. 꽃섶   매화나무 아래 자리를 깔았다처음 핀 꽃을 차로 마신 밤머릿속 가득 꽃몽아리들이 고개 숙인 채두두둑-뚝 눈물 흘리고혹은초록빛 틈새로 방시시 웃는다소신공양한 매화가꿈속에서 만다라를 그린다. 채운   전생全生이 슬며시 누웠다천길 허공 휘감고도 남은옥양목 치맛자락에슬그머니 건네는 무지갯빛그 마음 봄에   예닐곱 된 목련꽃똘방똘방한 눈망울에바람이 멈춰선다매서운 추윌랑 등 뒤에 맡기고고것이 참, 해 없이 맑다술술 열리는 꽃길 걸으면첫 꿈깨우는 하얀 종소리 푸른 명상   남해 허리까지 내려온 설흘산이벼랑에 기대어 불덩이를 삭인다다랭이 논마다 초록을 지우고붉은 머릿결 너풀너풀 풀어 놓는다이랑의 가락에느린 석양을 담은 수천 년,박속 같은 삶은 물웅덩이에서 눈부시다때로는 종유석 되고때로는 치맛자락 푼 풀등처럼익숙한 계단을 밟은 업장들이달랑달랑 주머니로 매달린다랭이 논의 명상, 파묵칼레 벚꽃   비 내리고 바람 부는 날만개한 벚꽃은 서러운 춤을 춘다 꽃잎이야 곱지만떨어져서 와 닿는 부드러움은할 말을 모두 놓아버리고 만서글픔이다 핀다고 모두 꽃이고,진다고 다 쓸쓸함이랴 만개한 벚꽃은모든 힘을 다 쏟고할 일 모두 끝낸백발의 빛나는 청춘이다 흐린 날낮달처럼 웃고 선저 꽃잎들옷   손이 가는 옷은 언제나 정해져 있다 살 때 마음과 입을 때 마음이 같지 않고보기에 좋고, 입어 편한 옷은 서로 다르지만다 헤지도록 입는 옷 몸에 꼭 맞는 옷은늘 뒤늦게 알게 된다 널리고 널린 사람들 속에서‘밥 먹자’ ‘얼굴 보자’ 수없이 만나 봐도추운 세월 언 상처 다 읽어내지 못하지만헤어지면서 다시 만날 날 잡는아쉬움 속에 늘상 만나는 인연에서자주 입는 옷의 안도감을 느낀다 버들마을   풀섶 헤치고 들어선 들판에서 詩들이 정강이 따라 붙고마을 사람들 얼굴에 분홍햇살이 분칠 된 여기쯤서 살면 좋겠다아침바다 노래미 도다리 숭어 애기삿갓조개 털게도 만나고쉬엄쉬엄 애쑥국 끓이며 나이도 詩도 친구도 잊고갈매기 소리에 아침잠 깨고 하르작 하르작 여유롭게서로의 숨결 토닥이며 남은 세월 이렇게 살다 가도 좋겠다 어미사리   어미는 그 자식 수만큼어미로 살아온 연륜만큼자식으로 애절히 목 메인꼭 그 크기만큼 사리가 생긴다 사리보다야 자식의 생이 귀해지순한 사랑으로 빚고온 마음 품은 그 아쉬움이영롱한 결정체로 남는다 詩   온종일 머릿속에수많은 말들보내고 데려오고눈 감고도 잠 못 들어이리 저리 어르고 달래봐도도무지 지겨울 리 없는달콤함 방가지똥   산길을 오르다 보니맑은 개울에 발을 담근 채신나게 나물 씻는 아주머니 ‘고것이 뭐냐’ 하니 ‘엉겅퀴’란다‘방가지똥’이라 일러줬더니‘이게 풀인디 방아깨비똥일리 읍지유’한다 그래 이름이야 아무려면 어떠랴방가지똥만큼 큰 그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데엉덩이를 들썩대며재미나게 나물을 씻는 모습을 보면서그 말하길 참 잘했다고 봄볕에 넌지시 말한다 능금   능금이 붉으면가을은 다 익었다한 햇살 풀고 한 햇살 당긴작은 해가가지 끝에 총총 달려 더 눈부시다꾹 참았던 순간눈앞에 펼친 단단한 풍경소리에부풀어 오르는 유혹,쉽게 눈 멀어버린 부끄러움은더 붉은 꽃단풍 되어 앉았다 시월詩月엔   발파라이소 언덕에서 데려온네루다의 詩語가 샐러드 볼에 넘친다새 책의 푸른 갈피 속 여린 물소리밝은 손 하나 불쑥 튀어 올라황갈색 햇살 사이로 뛰어 든다 흰머리 오목눈이새는짙고 깊은 눈썹 하나 남기고외길의 새장 박차고 나와 첫 날갯짓을 한다꼬르륵,거친 식욕에 진동하는 달빛 모여마른 걸음으로 산언덕 넘어 온다 詩月엔못 보던 그늘이 한 뼘씩 자란다 노루똥   반쯤 입 벌린 서랍 가득돌돌 말린 영수증낙엽으로 반쯤 가린노루똥처럼 쌓여 있다 무얼 먹고 그 흔적소복이 한 곳에 모아 두었나 더운밥 함께 넘기고여린 초록 키우며둥근 식탁에 둘러앉아 보낸 시간들나의 성으로 지켜낸 정성이 저 서랍 속에서붉은 동백꽃 무리처럼뜨겁다 도토리키   그만한 마음만 내어도세상은 따뜻하다도토리키에도 가려지는진실 앞에서‘도토리키’작다고 말하지 마라그만큼이라도 진실하다면세상은 살만하다 풀치   곰소항 등대 앞에 철없이 몰려와서는긴꼬리 풀꽃으로 흔들리는 어린 갈치떼바닷물이 동이 나면 바지락고둥 비단조개가 맨살의 모래섬을 만나는대이작도 앞바다의 신기루섬비바람 마다 않은 아린 시집살이 외길썰물에 닻 내리고 밀물을 기다리며각 나게 살길 애초부터 버린청상에 층층 시집 사는 어린 신부 장터 국밥   오일장길목에서 만나는 국밥은장터의 힘받이다긴 겨울 갓 떠나보낸 풀무더기처럼촘촘하고 느리게 들러붙어 앉은난전 상인의, 언 입을 향해정갈한 얼굴로 돌진하는 국밥 한 소반반찬이라고는 작은 접시에 봄동 겉절이그 귀퉁머리에 다진 새우젓 딱 한 젓가락,고두로 꾹꾹 눌러 담은 흰쌀밥어떤 이는 땅바닥이 밥상이고어물전 할배, 난전 할매는주름진 굽은 손이 밥상이다먹고 힘내라는,먹고 힘이 나는 국밥은이른 봄날맨 처음 핀 장날의 고명꽃이다 학꽁치   투명한 작은 몸에하늘과 바다를 모두 담았다책 많이 읽는 선비처럼 날렵한 눈,몇 번은 푸른 하늘 쉽게 날아올랐을청포자락 돌돌 말아 쥔 가녀린 허리온몸에 소금기 털고 용트림하면저 바다쯤이야후루룩휘감아 단숨에 말아 올린다 겨울산사   산 깊어 빗소리조차 사라진겨울 산사, 칼칼한 벼루 한점 저 뚜껑 열 때마다 단청은 새 옷 입고,사명대사 초상화로 환생했다더니지금쯤 손때 묻고 모서리쯤 닳아야 하건만성불을 포기했나 먹 갈기를 포기했나 날카로운 언저리는새댁의 생 속처럼 도도하고연꽃문양 뚜껑은 좌선하는 비구니 닮았다깍지벌레로 목숨만 겨우 붙은앞마당 산다화 닮은 맹맹한 그 모습 “세상만사 제 본분대로 살다 가는 것”스님의 말은무관심인지 무심함인지 그곳에 사는생명들 모두 생인손 앓는다명주달팽이   그가 지나간 길은 미끄럽다뒤따라오는 이 상처 없이 지나가라고수풀 나뭇잎 돌밑 어디든온몸 던져 걸림 없는 길을 닦는다앞서 걷는 걸음이라그의 피부는 늘 따갑고 아프다 ‘어린 너는 잘 닦인 고운 길로 가거라’ 쌉쌀한 삶을 먹고부드럽게 다독인 길 다 내어놓은깨진 패각과 몸둥이그의 얇은 피부는 짓찢긴 채人無我에 든다 잘 닦여진 길은,길이 아니라 그의 살이 녹은 인고다열두 얼굴로, 온 마음 비우는 일상이다목숨 줄 쥔 밥숟갈기꺼이 내어주는 초연超然이다 아니,느린 생 다 내려놓은 그이다 개미   개미는물 위를 참 가볍게도 걷는다모두를 비운 제 한 몸저토록가볍다는 것을 언제부터 알았을까 제 몸무게보다 더 무거운나뭇잎 한 조각 베어 물고물웅덩이에 빠져 허둥대며죽어도 입을 열지 못하는 저 개미는분명 어미다 새끼의 밥이니까 생명줄이니까먼저 깨친 자의 ‘喝’말 못하는 고통이니까

카페정보

부산시문학시인회

카페 전체 메뉴

▲

카페 게시글

목록 이전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동인개인e-book 오후 다섯, 시의 풍경

지상초 추천 1 조회 526 21.03.11 20:12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다음검색

남주강
21.03.12 15:34

첫댓글 이 글이 끝나면 '부산 시문학 시인탐구'가 완성되겠네요.
한 권의 책도 넉넉하게 될 것 같습니다.
시를 보는 관점과 학구적 노력에 곁들인 필력, 거기에다 부지런함에 놀랍니다.
지상초
작성자 21.03.15 09:26

칭찬 감사히 받겠습니다 따뜻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기억하겠습니다 ^^

검색 옵션 선택상자

댓글내용선택됨 옵션 더 보기

댓글내용

댓글 작성자

연관검색어

환율

환자

환기

최신목록

부산시문학시인회

https://cafe.daum.net/poetryfamily

카페 전체 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