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마는 달린다.

[선장]

춘마는 달린다.

내가 이 글을 게시한다는 것은 춘마를 완주했을때일것이다.

지난 8월 19일 와이프랑 20년만에 찾아온 둘만의 낚시 휴가를 보내고, 올라오는 휴게소 화장실에 앉아서 춘천마라톤 풀 코스를 신청했다.

왜?

나는 낚시를 한다. 초릿대가 휘청이길 기다리는 낚시를.

와이프도 낚시를 한다. 낚싯줄과, 낚싯대에 전해지는 미세함를 잡으려는 낚시를.

그렇게 2박3일을 보냈다.

올라오다 생각했다.

나의 낚시는 기다림이다.

그렇다고 나의 인생이 기다림은 아니다.

달리기는 내가 나의 발을 내딛어 앞으로 나아가게 해야한다. 능동적인 발걸음이다.

이제 다시 움직여야겠다.

그렇게 춘천 풀 코스를 생각난 김에 신청했다.

그리고 다음날 일정표 작성. D-70일 10주 일정이다. 체중감량은 10Kg목표다.

8월 21일 발 측정 예약을 하고,

9월6일 내 인생에 제일 비싼 운동화를 구매했다. 그렇게 걷기부터해서 점차 뛰기 시작했다.

술과 야식은 11월로 미뤘다.

어머니 생신 때도, 장모님 칠순잔치때도, 추석 때도, 순천 행에 올랐을 때에도,

금정역 삼겹살 모임 때도…… 1박2일 여행 때도. 결혼20주년 기념일에도...

풀코스전 하프 마라톤 2회도 미리 신청했다.

그렇게 매일 기록지를 적으면서 계획했다.

송도 하프연습 뛰고 순천 가서 머리도 식히고,

창고 에폭시 냄새를 송도하프때 날려버리고

그렇게 준비했다.

어느 순간, 휴식이란 걸,,,휴식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아니, 그전까진 계획된 휴식일에 쉬는 것만으로 다 되는건줄 알았다……

추석연휴 상행선 정체 때문에 7시간 운전 중 휴게소없이 4시간이상을 운전만 하다 도착하고,

그날 두시간을 뛰었다. 밀린 숙제하듯 뛴 것이 탈이 났다……

다음날 허리에 느낌이 왔다. 왼쪽 엉치뼈 깊숙이 찌릿함이 불안하게 했다.  중둔근쪽인가..

바로 일주일 후에 화성 하프를 나가야하는데 걱정이 되기시작한다. 걸을때마다 통증이 전해온다

4일째 한의원에가서 부황 뜨고, 침 맞고, 물리치료 받고 쉬었다.

이것저것 테스트도 해야하는데.. 걱정이 된다..

코스는 몇일전에 창고 일보러 갔을 때 둘러보고 왔다.

화성 마라톤 당일

일단 일찍 출발했다. 현장 둘러보고 가서 안되면 중단하자..

논 슬립 양말에 에너지 젤도 테스트 해봐야한다.

날씨 참 좋다..

그렇게 출발선에 배동성 사회자의 출발 소리와 함께 출발했다. 활 시위는 당겼다..

5K까지.. 10K까지 약간의 통증은 있지만 뛸 만하다.. 14K부터 통증이 몰려온다..

엉치뼈에 신경을 썼더니, 왼쪽 골반과 무릎에도 영향이 생긴 모양이다.. 답답하네……

숨은 별로 안차는데 고관절들이 말썽이네.. 카페인으로 통증을 잊고 싶다..

20K... 워치를보니 송도보다 시간을 줄일수있을것같다.

내달렸다…… 완주했다.

하,,,이제 다시 회복시켜야 하는데……

춘마 3주전 풀 코스 갈 때까지 이제 관절에 휴식을……

정형외과를 갔다. 진단을 받고, 처방을 받고, 약을 타고……

3주째 정형외과다.. 회복에 신경 쓰자..

이제 춘마다.

D-8일에 LSD 두시간 하고 몸 상태 점검.

내 관절이 버틸수있는 페이스720/ 심박수 138~142+카페인 심박수

당일까지 통증 사라지면 700 페이스는 가능하겠다.

목표 1: 목표 4시간 55분에서 현상태로는 ㅜㅜ

목표 2: 5시간 20분……

목표 3: 회송 버스는 안탄다!!

D-1

오전 조깅을 마치고, 어제 짐 싸놓은 가방을 차에 싣고 춘천 숙박지로 향한다.

42K를 차로 한바퀴 돌아보고 입실

점심부터 식단 조절이다. 고탄수화물과 전해질로 내일아침까지 가야한다.

경험상 최대한 화장실은 출발직전까지라도 갔다 오자.

그리고 가능하면 화장실 가까운 곳에서 몸풀자. 다녀오기 편하게……

어차피 기록 칩이 출발시간 카운트하니 급할 것도 없다.

오늘 잠을 잘 자야 하는데……

D-day

70일의 일정이 마무리 되는 날이다.

계획중 두가지를 못하고 뛰는거라 걱정은 좀 된다.

왼쪽 골반뼈 통증으로 몸무게 2Kg감량못한것과 거리주 35Km를 못뛴 것

5.4.3.2.1. 출발!

나의 페이스를 잊지 말자!! 700 이븐으로 간다.

눌러쓴 모자챙 시선까지만 바라보고 뛴다

통증이 아직 없다. 대신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물집이 잡힌다..

바깥쪽 물집이 어느순간 아래쪽으로 내려간 느낌이다..

하프까지만 뛰어본 나는 하프이후, 1Km가 늘때마다 안가본 거리를 가는거다.

통증이 내리막에 더 강하게 오기에 나에겐 보폭이 줄더라도 오르막이 좋다.

나에게 서상대교 28K코스는 다행이다.

그렇게 춘천댐을 돌고돌아…30K 급수대…문제가 생겼다.

뒤쪽 급수대에서 종이컵을 집으려했지만, 2리터짜리 물병만이 있다.. 멈추지 말아야하는데 멈췄다!

병째로 들고마시고 내려놓고 도는순간, 오른쪽 무릎에서 찌릿한 퉁증이 왔다. 아…

걸음을 내딛을 수가 없다.. 잠시 무릎을 부여잡고 시간이 흐른다.

쩔둑거리면 걷다가 부여잡고, 무릎한테 제발 가자고 말했다.

그렇게 걷다가 다행이 다시 뛰는 흐름으로 돌아왔지만, 페이스 올리기 불안하다.

이미 페이스에서 3분여가 차이난다.

목표 1은 버렸다.

목표 2. 720 페이스로 간다.

그렇게 불안한 러닝도 마침표가 온다..

남은 400m가 참 길다..

피니쉬를 지나 운동장 출입구 내리막에서 기둥을 부여잡고 잠시 무릎통증에 멈췄다.

종아리에 넣어놓은 비상금은 다행히 다시 지갑으로 들어갔다.

어찌 보면 3년의 자연인에서 가장 능동적인 발걸음이었다.

끝났다.

그리고 선장의 완주를 합리적으로 의심하시는 분들이 계셨어  사진 첨부합니다. ^^

즐거운 한주 보내십시요.

이제 다시 움직여야겠다.

지난 70일의 러닝 거리 270.93Km가 춘마 풀코스를 위해 달린것이라면,

이제 나를 위한 달리기를 해야겠다.

걷기부터..

이제 다시 움직여야겠다.

앞으로 10년을 위한 움직임을….

이 자리를 빌어 3주간 춘마를 뛸수있게 저의 고관절과 슬개골에 처방해주신,

안양 시대병원 김성욱원장님과 소개해주신 원장님 고맙습니다.

지산 지하 B214호에서 지상으로 갈 날을 위해..

[루이짱]

너무 멋지십니다 진짜 남자^^

배동성 사회자님은 마라톤행사에 단골 사회이신가 보네요~
선장님의 완주를 보면서 느낀점이 많습니다^^ 감사합니다!

[온짱]

내가 사람 하나 살렸네 ㅋㅋㅋ

세상에…..
와…..
위대한 일을 해냈네!!!!

멋지다! 선장!!!!!

[태권브이]

멋진 기록과 현장에서의 놀라움!
선수포스의 선장선배님 대단하십니다~
정말 놀랬고, 멋지십니다~!! 화이팅입니다~!

[천의미소]

완주에 놀라며 후기 글을 보고 더욱 더 놀랐습니다. 대단하신분이십니다. 저 골전도이어폰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오시는 거죠?! ^^

[꽃보살_임정순brother]

이렇게 치밀하고 강한 분인줄 몰라 뵈었습니다. 70일간의 훈련과 다이어트 정말 대단하십니다!!!

[티제이]

정말 멋집니다!

[시원이9]

와~ 디테일 짱이십니다. 역쉬~~ 대회 당일 핼쓱해지셨길래..저만의 착각이었군요. 멋지십니다.^^

[검은고니(통19딤11)]

우와 처음에 합성인줄
다시 찬찬히 읽어
감동의 쓰나미
밥 한끼 대접해야겠소

[임세현 (서잇다)]

선장님 정말 슬림해지셔서 처음에 알아보질 못했습니다... 그간의 노력들이 만든 멋진 결과셨군요...!!

늘 유쾌한 모습뒤에 숨겨진
어마어마한 노력들 정말 감동입니다!!!!!

이 글을 읽고 마음이 몽글몽글
그리고 뜨거워지는건 아마 저뿐만이 아닐듯합니다.

다음번 풀코스 마라톤때도 함께 하겠습니다!!
정말 멋지시고 존경합니다 선장님!!!!

[세찡]

우와....선장님...... 넘넘 감동입니다!!!!! 이렇게 많은 노력을 하시고 준비하시고 도전하시는 모습에 감동이 뭉클합니다!!!! 그저 빛이네요!!!

[나로]

촘촘한 계획!
계획을 실행하는 실행력!
42.195의 디테일한 타임테이블!
타임테이블에 짜여진대로 완주!!
70일간의 도전이 아름답습니다.
완주 축하드립니다~~^^

[육식정선생]

선장님...
너무 감동입니다
이렇게 계획적으로 준비하셨는데 몰라뵈었네요 ㄷㄷ

복귀하는날 덕분에 너무 편하게 왔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퀸박]

선장님~춘마 풀코스 완주를 정말축하드립니다!!!!
마라톤이 하루 아침에 되는 운동이 아니기에
꾸준한 노력이 따를 텐데....집안의 큰행사 유혹도 뿌리치시고 ...치밀한계획과 함께
.. 힘든 에폭시와의 싸움도.... 원장님께서 아끼시는 이유를 알것같습니다!!!!
이렇게 훌륭한분은 곧 지상으로 올라오시리라 ~다 잘되실거라 믿습니다!!!!
정말 고생하셨고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다지]

와아…선장님 정말 존경합니다. 이렇게 꼼꼼히 꾸준히 준비하면서 가야하는데 노력보다 더 큰 걸 쉽게 이루어지길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선장님(캡틴) 같으신 느낌 뿜뿜! 긴 시간 포기없이 완주해내신 선장님과 모든 분들 기립박수입니다. 축하드리며 다음 풀코스도 응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