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즉부터 온다던 중국친구는 종무소식으로 내 발목을 묶은지 근 한달여 얼추 되었다지만 ,그저 전화로 이일 저일 핑계대며 차일피일이니 이미 내 목은 마디하나 길어질대로 길어졌다.
허나 워낙 엉뚱 쌩뚱하여 마냥 내 볼일만 챙길수 없어 기다릴밖에 도리가 없다.
청명도 가까와 오는지라 몇해 동안 못간 아들과 성묘를 마치고 오는 차에서 ,연락을 받았다.
그는 언제나 눈에 띠이는 옷 입기를 좋아해서 공항이 훤할지경이지만,그렇게 3일을 보낸다.ㅎ 생선이면 만족하는 식성은 언제나 날 고민하게 하지만 ,70만짜리 파마(커트.트리트먼트.염색)엔 까탈스럽지 않는 대범함은 의외일수밖에 없다.
물론 그가 처음부터 이처럼 순순하지는 않았다.내가 기억하는 우리사이의 시작은 꼬치꼬치 이것저것 까다롭기가 한이 없어 짜증나고 퉁명해서,오늘을 기약하기 어려웠다.
믿음이 쌓이고 신뢰가 구축되니 그럴 필요가 없어진것이라 생각한다.
청담동 xx헤어 옆좌석 대장금이영애 선생님역의 탈렌트 양미경을 보면서 오늘도 한결 고급스럽고 대우 받는느낌을 받았으리라.내 말 한마디에 써비스로 받은 볼륨크림 하나에 좋아라 하는 모습은 영낙없는 철부지 그자체.
오늘은 조현우 선방과 더블어 손흥민 이재성골로 콜럼비아를 이긴 날이기도 하지만 오랜만에 만났으니 어찌 한잔 마다하겠는가?
소주를 좋아하지 않는 그가 편의점에서 꺼내든것은 황당하게도 잭 다니엘 .
그 다음은 내 몫이니 내가 알아서 할밖에~~
리츠칼튼쪽에서 뜻밖에 내눈에 포착된것은 나 역시도 못가본 허름한 7080 포차였으니,들어가고는 싶고 손에 쥔것은 잭다니엘이라 ㅜㅜ 보통은 이런것을 두고 난감하다 할것이다.
주인장과 안주를 푸짐히 시키는 조건으로 쇼부쳐 구석진곳에 자리를 잡으니 이제야 됐다 싶었다.
女多男少의 술집풍경 또한 안주꺼리로 충분했다.
차 호텔에 고이 모셔두고, 택시를 탄 시각이 12시를 훌쩍 넘었건만 이 양반 용감하게도 강변이 막힌다며,서울 반바퀴를 돌고 계시는 통에 술이 역류할뻔했다.미친 x!그작태에 孔子朋友自遠方來하니 不亦樂乎는 간데없고 ,고약하고 불쾌하기가 그지없다.
모처럼 일찍일어나 탄 subway는 낮설기만 해서,,
여의도에서 갈아탄 9호선은 말그대로 지옥철!을 맛봤다.30여년전 경인선을 떠올리게 충분했지만 ,이어폰에,검은 마스크에, 핸드폰에,빽팩으로 장착한 노련한 쎌러리맨 인파에 나 혼자 허둥댈수 밖에 없었다.
그 시절의 pushman은 지금도 있는가??
서울 강남한켠 세상이 이리 바쁘고 빡세게 돌아가는지 새삼 뼈저리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사람헤집고 겨우 내린 신논현역에서, 인파에 밀리고 밀려 어렵지 않게(?) 에스컬레이트를 탔지만 매너줄은 무지무지도 길어 또 한번 놀랐다.프론트에서 주차등록확인 하는사이 로비로 내려온 그의 머리가 유난히 헝크러져 보였기에 서로 바라보며 키득 웃었다. 둘다 조식은 pass하고 겔러리아로 향했다.
취향이 독특하고 일관되어 쇼핑고생은 각오 하는 바 이지만 한편 재미도 없지는 않다.
뒤적뒤적 만져보구 입어보고 가격 물어보구 내돈은 아니지만 펑~펑 쓰는 재미가 쏠쏠하다.
평소의 나로 말한다면 그렇지 못하니,이런류의 간접체험이 궃이 나쁘다고만 할수없다.
옷!스타일에 놀라고, 가격에 놀라고, 판매자에게 미안할 정도로 투박하지만, 빠른 구매 속도에 또다시 놀라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ㅋ
갑질. 돈질이 아니다.이사람은 그냥 이런 사람이다.
얼핏 전지현.송혜교를 알고 어제저녁 술자리에서 손예진도 좋아한다고 한 그를 데리고 성형외과를 간다.
남자가 무슨 성형이냐며 벌쩍 뛰었지만,나름 계획내지는 결심이 선듯 하다.
몇년만에 기계주차를 하려니 내키지 않았지만,이곳 설비는 다른곳과는 달라 보여 안심이다.
그 언젠가~ 기계주차된 차를 한시간 기다린 추억이 새롭다.
얼굴로 광고하듯 환하고 뚜렷한 이목구비로 맞이하는 코디들.곁눈질로 보니 이 친구 살짝 놀랐다 ㅎㅎ
사안이 사안인지라 진지모드로 상담은 진행되었다.이쯤에서 병원문턱에 들어선 이들은
돈은 문제될것이 없을것이다.부모가 주신 즉 身體髮膚受之父母를 떠올리며 갈등하는것과 용기.깡이 있고 없느냐의 문제일것이다.좌우간 생각보다 견적이 많다.
욕심과 두려움이 공존한다.결정은 본인만이 하는것은 아니다.가족과 함께 결정함이 옳다.
천태만상의 병원군상을 뒤로 하고, 코엑스현대백화점에 왔을때는 허리가 접힐 지경이 되었다.
새 신발의 뽀드득뽀드득 눈밭걷는 소리가 거슬렸지만 ,여기저기 왁자지껄 소란스런 중국여행객의 잡음에 충분히 묻혀 다행이었다. 누가 추천했다고는 하지만 원하는 상품이 쉽게 눈에 보이지도 않고, 우선 민생고를 해결하고자 철수를 해야만 하는 상황.撤回!
쇼핑은 타이밍같다.
어느때는 빠르고 어느순간은 느리다.
러쉬아워 강남 테헤란로를 가로 질러 오려니,내비가 내 결정을 막아선다 ㅋㅋ
선정릉쪽 & 차병원쪽으로 가라해서 보니,훨!빠르다.
조선족 종업원이 있는 식당으로 가니, 내가 수월하다.
잭다니엘 들고 (항시그랬던것처럼)이제는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거의 해보지 않고, 시도도 안해본 것이지만 ,주저할것도 못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역시도 고정관념,선입견중 하나였구나 싶은것이
요구할수있고 안되는것은 없는것이다.
예단해서 안된다고 할것이 아니고, 상대방의 열린 마인드가 어느새 시작되었을지도 모를일이다.
郭文福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조심스럽지만(?)習哥논하고 보니 시간가는줄 몰랐다.
내가 이 친구를 본다.
不可近,不可遠.
오늘은 친구 돌아가는날 !
호텔주차장에 역주행으로 거침없이 진입하는 초보여성운전자.
유리창을 두드려가며 겨우 진행을 중지시켰다만.동공만 커진체 그녀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아 기색이라 나만 어리둥절할뿐.
요즈음, 요즘세태 여러일들이 이런 경우가 ㅂㅣ일비재해서 씁쓸하다.
우쨓든 좌우간 사람한명 구한것이고요 ~~ 내 신경 안 쓸란다 ~마 ...
오후5시비행기지만 서둘러 체크인을 한것은 맛집을 찾아가는 일정이 남아서다.
연희동 생선구이집은 어머니 손맛나는 괜찮은 참한집인듯해서 좋다.
이번차는 생각만큼 쇼핑을 많이 하지않아 그이유를 물으니,하는말이 곧 철학이다.
曰: 한국중국간에 또 무엇이 더 필요한가?
그저 널 보러왔노라!
유난히 봄볕이 좋았던 삼일동안 ,부쩍 성숙한 모습으로, 한발자국씩 근접해진 느낌이 든다.
때론 세상 별 재미가 없어도 보이구,
때론 모든걸 다 가진듯이 得意揚揚해서 혼란스럽다.
친구를 보내고 돌아오는길에 문득 생각이 꼬리를 문다.
自己愛
自己嫌
내가 조금 더 마음을 열어야 할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