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강> 훈민정음
* 훈민정음의 의미
‘훈민정음(訓民正音)’이란 말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오늘날의 ‘한글’에 해당하는 문자의 이름으로서의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그 문자에 대한 해설서로서의 의미이다. 문자 이름으로서의 ‘훈민정음’과 책 이름으로서의 훈민정음은 엄격히 구분해서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세종실록에 의하면 새로운 문자인 ‘훈민정음’이 창제된 것은 세종 25년(1443)이고, ‘훈민정음’의 창제 목적과 원리, 사용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훈민정음이 간행된 것은 그로부터 3년 뒤인 세종 28년(1446)인데, 한글 반포를 기념하는 ‘한글날’은 훈민정음의 간행으로 ‘훈민정음’이 세상에 나오게 된 1446년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훈민정음은 처음에 한문본으로 간행되었다가 나중에 그 일부가 우리말로 번역되어 나왔는데, 전자를 한문본, 해례본, 원본 등으로 부르고 후자를 예의본, 국역본, 언해본 등으로 부르고 있다. 한문본 훈민정음은 크게 예의 부분과 해례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해례 부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해례본이라고도 부르는 것이고, 언해본 훈민정음은 예의 부분만을 우리말로 번역하였기 때문에 예의본이라고도 부르는 것이다. 해례 부분은 5해(제자해, 초성해, 중성해, 종성해, 합자해)와 1례(용자례)로 구성되어 있는데, ‘훈민정음’의 창제 원리(제자해), 각 글자의 음가(초성해, 중성해, 종성해), 자음과 모음 글자를 합쳐서 쓰는 방법(합자해) 등에 대한 자세한 해설과 실제 사용 예(용자례)는 모두 이 해례 부분에 들어 있다.
*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
‘훈민정음’의 제자 원리는 한마디로 상형(象形)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자음의 기본 다섯 글자(ㄱ, ㄴ, ㅁ, ㅅ, ㅇ)와 모음의 기본 세 글자(, ㅡ, ㅣ)는 모두 이 상형의 원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자음의 기본 글자는 발음 기관의 구체적인 모양을 본떠서 만들고 모음의 기본 글자는 天(하늘)·地(땅)·人(사람)의 모양을 추상적으로 본떠서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본 글자를 바탕으로 획을 더하거나 기본 글자들을 합쳐서 나머지 글자들을 만들었는데, ‘ㄱ’에 획을 더해 만든 글자가 ‘ㅋ’, ‘ㄴ’에 획을 더해 만든 글자가 ‘ㄷ, ㅌ’, ‘ㅁ’에 획을 더해 만든 글자가 ‘ㅂ, ㅍ’, ‘ㅅ’에 획을 더해 만든 글자가 ‘ㅈ, ㅊ’, ‘ㅇ’에 획을 더해 만든 글자가 ‘ᅙ, ㅎ’이고, ‘’와 ‘ㅡ’를 합쳐서 만든 글자가 ‘ㅗ, ㅜ’, ‘’와 ‘ㅣ’를 합쳐서 만든 글자가 ‘ㅏ, ㅓ’, ‘ㅣ’와 ‘ㅗ, ㅜ, ㅏ, ㅓ’를 합쳐서 만든 글자가 ‘ㅛ, ㅠ, ㅑ, ㅕ’이다. 이상의 25자 외에 ‘, ㄹ, ’의 세 자음 글자는 상형이나 가획에 원리에 의하지 않고 달리 만든 이체자(異體字)라고 하여 다소 특수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음 17자와 모음 11자가 훈민정음 서문에서 말한 ‘新制二十八字(새로 만든 28자)’이다.
* 성조와 방점
훈민정음에는 성조와 방점에 관한 규정이 있는데, 성조란 음의 높낮이를 말하는 것으로 평성은 낮은 음, 거성은 높은 음, 상성은 낮다가 높아지는 음을 말하는 것으로 각각 글자의 왼쪽에 무점(無點), 일점(一點), 이점(二點)의 방점으로 이를 표시하였다. 중세국어에서는 동일한 자음과 모음으로 구성되었더라도 성조가 다르면 완전히 뜻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가령 한 점을 찍은 거성의 ‘․눈’은 “眼”을 의미하고 두 점을 찍은 상성의 ‘:눈’은 “雪”을 의미하는 것이 그러한 예이다. 현대국어에 와서는 성조의 소멸로 인해 음의 높낮이에 의한 의미 구분은 불가능해졌으나, 대신 음의 길고 짧음에 의해 의미를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다. “眼”을 의미하는 ‘눈’은 단음(짧은 음)이고, “雪”을 의미하는 ‘눈’은 장음(긴 음)인 것이다. 자음과 모음을 음소(音素)라고 하고 음의 고저, 장단 등의 운율적 요소를 운소(韻素)라고 하는데, 중세국어에서의 운소는 성조였고 현대국어에서의 운소는 장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연습문제]
1. 훈민정음 창제와 관련된 다음 설명 중 옳은 것은?
① 훈민정음은 한자의 표기 체계를 본떠서 만든 것이다.
② 훈민정음은 실제 문자 사용의 필요성을 많이 느낀 서리(胥吏)들을 위하여 창제되었다.
③ 훈민정음 창제의 배경에는 우리말과 중국말이 다르다는 의식이 깃들어 있다.
④ 훈민정음은 1443년에 창제·반포되었다.
2. 훈민정음 기본 글자와 그 제자 원리가 잘못 짝지어진 것은?
① ㄱ -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을 본떴다.
② ㄷ - 혀끝이 윗잇몸에 닿는 모양을 본떴다.
③ - 하늘의 둥근 모양을 본떴다.
④ ㅣ - 사람의 서 있는 모양을 본떴다.
[정답 및 해설]
1. ③
① 훈민정음은 어느 계통의 기존 문자에도 속하지 않는 독창적인 제자 원리에 따라 창제되었다. 예를 들어 중국 운학에서 한 음절을 성모와 운모로 이분한 것과는 달리 훈민정음에서는 초성·중성·종성으로 삼분하여 글자를 만들었다.
② 훈민정음은 실제 문자 사용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던 어리석은 백성들을 위하여 창제되었다. 당시 양반 계층에서는 한자를 거의 자유자재로 사용하였고 서리(胥吏)들은 이두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두는 한자보다는 쉬웠지만 한자에 대한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하여야 이해할 수 있었기에 어리석은 백성들이 사용하기에는 여전히 어려웠다. 훈민정음은 한자와는 전혀 다른 문자 체계이므로 한자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백성들도 사용하기 쉽도록 고안된 것이다.
③ 훈민정음 언해본의 어제서문 첫머리에 “나랏말미 中國에 달아 文字와로 서르 디 아니(우리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 서로 맞지 않으므로)”라 되어 있음을 보아 분명히 알 수 있다.
④ 훈민정음은 1443년에 창제되었으나 반포는 3년 후인 1446년에 이루어졌다.
2. ②
훈민정음 기본 글자는 자음이 ‘ㄱ, ㄴ, ㅁ, ㅅ, ㅇ’의 다섯이고 모음이 ‘, ㅡ, ㅣ’의 셋이다. 이들 글자들은 공통적으로 상형이라는 제자 원리에 의하여 만들어졌다. 자음은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뜬 것이고 모음은 천지인 삼재를 본뜬 것이다.
ㄱ: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을 본떴다.
ㄴ: 혀끝이 윗잇몸에 닿는 모양을 본떴다.
ㅁ: 입의 모양을 본떴다.
ㅅ: 이의 모양을 본떴다.
ㅇ: 목구멍의 모양을 본떴다.
: 하늘의 둥근 모양을 본떴다.
ㅡ: 땅의 평평한 모양을 본떴다.
ㅣ: 사람의 서 있는 모양을 본떴다.
<제2강> 표기법
* 표기법의 원리
중세국어 표기법은 기본적으로 표음주의 표기법 또는 음소적 표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표기법은 언어를 문자로 적을 때에 실제 소리를 적극적으로 표기에 반영하는 표기법이다. 예를 들어 ‘無’의 의미를 가진 형용사 ‘없-’의 경우에 다음과 같이 소리나는 대로 적는 것을 말한다.
(1) 업서, 업스니, 업고
(1)은 차례로 어간 ‘없-’에 순수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어’, 매개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으니’,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고’가 통합되는 경우를 보인 것이다. 현대국어는 중세국어와는 달리 표의주의 표기법 또는 형태음소적 표기법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는 각각의 형태들이 실제 발음과 상관없이 일정한 모습을 유지하도록 적는 표기법이다. 다음의 (2)에서 보듯이 어간 ‘없-’이라는 형태가 항상 고정되어 표기될 뿐 아니라 어미도 일정한 형태로 고정되어 표기되는 점에서 (1)과 분명히 구별된다.
(2) 없어, 없으니, 없고
(1)과 같은 음소적 표기법에서는 어간의 받침이 다음 음절의 초성 자리가 비어 있을 경우, 즉 다음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될 경우에 그 자리로 이동하여 표기된다. 이처럼 받침이 다음 음절로 이어진다고 해서 이러한 표기 방식을 ‘연철(連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반면에 현대국어와 같이 어간과 어미를 구분해서 나누어 적는 표기 방식을 ‘분철(分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세국어 표기법은 음소적 표기법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연철 표기가 매우 일반적이다.
현대국어에서는 형태음소적 표기법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발음과 상관없이 다양한 자음들이 받침 표기에서 확인된다. 예를 들어 ‘花’를 의미하는 현대국어 단어 ‘꽃’이라는 표기에서 보듯이 실제 발음은 ‘꼳’과 같이 되지만 표기에서는 ‘ㅊ’이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중세국어는 음소적 표기법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발음되는 자음만 받침 표기에서 확인된다. 즉 ‘花’를 의미하는 중세국어 단어 ‘곶’은 실제 발음인 ‘곳’으로 표기되는 것이다. 중세국어 표기법을 이야기할 때 항상 등장하는 ‘8종성법’이란 것은 실제로 받침 자리에서 발음되는 8자음(ㄱ, ㄴ, ㄷ, ㄹ, ㅁ, ㅂ, ㅅ, )만으로 모든 받침을 표기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국어의 경우에 실제로 받침 자리에서 발음되는 것은 7자음(ㄱ, ㄴ, ㄷ, ㄹ, ㅁ, ㅂ, ㅇ)뿐이지만 표기상으로는 원칙적으로 어떤 자음이든 다 나타날 수 있는 것과 차이가 있다. 다만 세종이 직접 편찬과 간행에 관여한 용비어천가와 월인천강지곡 두 문헌에서는 ‘곶’과 같이 8종성법을 따르지 않는 표기들이 많이 발견되는데, 이는 아마도 세종 개인이 추구하던 표기 방식은 음소적 표기법이 아니라 현대국어와 같은 형태음소적 표기였던 때문인 듯하다. 세종 개인이 추구했던 표기법이 당대에서는 채택되지 못했지만 500년이 지난 현대에 와서 채택되었다는 것은 흥미로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중세국어 표기법의 한 가지 원리가 음소적 표기라면 다른 한 가지 원리는 음절적 표기라고 할 수 있다. 음절적 표기법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하나는 영어 철자법과 같은 풀어쓰기를 하지 않고 음절 단위로 모아쓰기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실제 음절을 표기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가령 ‘학교’와 같은 것을 ‘ㅎㅏㄱㄱㅛ’와 같이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음절적 표기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훈민정음 창제 이후 현대국어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지켜지고 있는 표기법인 셈이다. 하지만 실제 음절을 표기에 반영한다는 점에서는 중세국어와 현대국어가 다른 점이 있다. 예를 들어, 중세국어의 ‘업서’와 현대국어의 ‘없어’를 비교하면 전자는 실제 음절이 표기에 잘 반영되어 있고 후자는 그렇지 못하다. 중세국어와 현대국어에서 실제 발음상으로는 ‘업’이 제1음절이고 ‘서’가 제2음절이지만 중세국어에서는 이를 표기에 반영하여 적고 있고 현대국어에서는 어간과 어미의 형태를 밝혀 적기 때문에 실제의 음절 경계가 표기에 정확하게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세국어는 현대국어보다 철저한 음절적 표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에서 검토한 중세국어 표기법을 간략히 정리하면 ‘음소적 표기법’과 ‘음절적 표기법’이라고 할 수 있고, 연철 표기와 8종성법 등을 관련된 특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용비어천가와 월인천강지곡은 중세국어의 일반적 표기법에 예외가 되는 표기가 발견되는 특별한 문헌이라고 할 수 있다.
[연습문제]
1. 중세국어 표기법의 원리를 바르게 설명한 것은?
① 실제 음절을 표기에 반영하는 음절적 표기법이었다.
② 형태소의 원형을 밝혀 적는 형태음소적 표기법이었다.
③ 적절한 단위로 끊어 적는 분철 표기를 바탕으로 한 음소적 표기법이었다.
④ 받침 표기에 사용할 수 있는 자음자에는 제한이 없었다.
2. 8종성법에 예외가 되는 두 문헌을 고르시오.
① 훈민정음, 용비어천가
② 월인석보, 석보상절
③ 석보상절, 월인천강지곡
④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
3. 중세국어 표기법의 변화에 대한 설명 중 옳은 것은?
① ‘, ᅙ, , , ’는 중세국어의 마지막 시기, 즉 16세기 말에 한꺼번에 사라졌다.
② 문자가 소멸된 원인은 모두 다 그 문자가 표기하던 음소가 소멸되었기 때문이다.
③ 연철 표기를 기본으로 하던 15세기와 달리 16세기에는 분철 표기 방식이 늘어나게 되었다.
④ 16세기 들어 현대국어와 같은 7종성법이 나타났다.
[정답 및 해설]
1. ①
① 중세국어의 표기법은 실제 음절을 표기에 반영하는 음절적 표기법이었다. 현대국어에서 ‘없어’로 표기되는 것이 중세국어에서는 ‘업서’로 표기되는데, 이 두 표기의 발음은 실제로 같다. 발음에 있어서 첫 음절은 ‘업’이고 둘째 음절은 ‘서’인 것이다. 따라서 현대국어 표기법과 달리 중세국어 표기법은 실제 음절을 표기에 충실히 반영한 표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② 형태소의 기본형을 밝혀 적는 형태음소적 표기법은 현대국어의 한글맞춤법에서 채택하고 있는 표기법이다. 실제 소리가 나지 않거나 달리 나더라도 본디 형태소의 원형을 밝혀 적는 것이 바로 형태음소적 표기법이다. 가령 ‘높아’에서는 ‘높’의 받침 소리 ‘ㅍ’이 다음 음절의 초성으로 실현되어 실제 발음이 되지만 ‘높고’에서는 그 ‘ㅍ’이 ‘ㅂ’으로 중화되어 소리가 나는 데도 불구하고 현대국어에서는 어간의 원형인 ‘높’을 밝혀 고정시킨 표기를 한다. 이것이 형태음소적 표기이다. 그런데 중세국어에서는 ‘노파’, ‘놉고’ 식으로 표기하여 실제 소리를 표기에 반영하는 방식을 썼었다.
③ 분철 표기에서는 실제 음절이 어떻게 실현되는지와 관계 없이 어간과 어미를 분리하여 끊어 적는다. 실제 음절로는 ‘업서’처럼 발음되는 것도 분철하면 어간 ‘없’과 어미 ‘어’를 분리하여 적기 때문에 ‘없어’로 적히게 된다. 중세국어의 표기법은 실제 음절을 반영하는 음절적 표기법이었기에 이러한 분철 방식이 적용되지 않았다.
④ 훈민정음 해례에서 ‘終聲復用初聲(종성부용초성)’이라 설명한 것은 초성자를 만들고 중성자를 따로 만들되 종성자는 달리 만들지 않고 초성자를 그대로 가져다 쓴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실제 국어의 받침 소리(종성)로 올 수 있는 자음은 첫소리(초성)으로 올 수 있는 자음에 비하여 제한이 많았다. 초성에는 모두 17개의 자음과 연서자, 병서자가 사용되었으나 종성에는 현실적으로 8개의 자음만이 올 수 있었다. 다만 세종이 직접 관여한 두 문헌 즉, 용비어천가와 월인천강지곡에는 이 8종성 외에 ㅍ, ㅊ, ㅌ 등 몇 글자가 받침 글자로 더 사용되었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표기법 상 그런 것이지 실제 이러한 받침 소리가 실현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이 둘을 제외한 다른 문헌에는 이 8종성법이 적용되었다.
초성자:
기본 17자 : ㄱ, ㅋ, , ㄷ, ㅌ, ㄴ, ㅂ, ㅍ, ㅁ, ㅅ, ㅈ, ㅊ, ᅙ, ㅎ, ㅇ, ㄹ,
연서자(순경음자) : , ᅗ, ᄬ, ᄝ
병서자: 각자병서 : ㄲ, ㄸ, ㅃ, ㅉ, ㅆ,
합용병서 : , , , , , , ᄩ, ᄢ, ᄣ
종성자: ㄱ, , ㄷ, ㄴ, ㅂ, ㅁ, ㅅ, ㄹ
2. ④
1번의 ④번 해설을 참고.
3. ③
① ‘, ᅙ, , , ’는 소실 시기가 서로 다르다. ‘’부터 순차적으로 소멸하여 마지막으로 ‘’가 소멸하게 된다. 그 시기는 15세기 중엽부터 16세기 말에 이른다.
② 문자가 소멸된 원인은 대체로 그 문자가 표기하던 음소가 소멸되었기 때문이지만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가령 ‘’은 이 문자가 표기하던 음소가 사라졌기 때문이 아니라 다만 그 음소를 표기하는 방식이 ‘’에서 ‘ㅇ’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라는 문자는 근대국어 시기에 이르러 ‘ㅇ’으로 대체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③ 연철 표기를 기본으로 하던 15세기와 달리 16세기에는 분철 표기 방식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근대국어 시기에는 분철 표기가 더욱 일반화되었다.
④ 현대국어와 같은 7종성법에서는 ‘ㄷ’과 ‘ㅅ’ 중 ‘ㅅ’을 대표 받침 표기로 하고 있는데 이러한 방식의 7종성법은 근대국어 시기에 나타났으며 그 이전에는 ‘ㄷ’을 대표 받침 표기로 하고 있었다.
<제3강> 문헌 자료의 이해
[연습 문제]
1. 중세국어 연구의 대상이 되는 한글 자료로 보기 어려운 것은?
① 한글 창제 이전에 이두로 기록된 자료
② 한글로 창작된 자료
③ 한문을 원문으로 하여 한글로 번역한 자료
④ 한문에 한글로 구결(토)을 단 자료
2. 중세국어 한글 자료에 대한 다음 설명 가운데 옳은 것은?
① 인쇄술이 발달되지 못하여 사본이 간본보다 많다.
② 사본 가운데 한글 자료로 이용되는 것으로는 ≪오대산 상원사 중창 권선문≫이 대표적이다.③ 간본 자료는 출판의 선후에 따라 복각본과 개간본으로 구별된다.
④ 유교 관계 한글 자료가 주종을 이룬다.
3. 중세국어 언해 자료의 체재로 볼 수 없는 것은?
① 구결문+언해문
② 한문 원문+언해문
③ 백화문+언해문
④ 번역문+언해문
[정답 및 해설]
1. ①
중세국어 연구의 대상이 되는 한글 자료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원래부터 한글로 창작된 자료, 한문을 한글로 번역한 자료, 한문에 한글로 토를 단 자료가 그것이다. 이 자료들은 공통적으로 한글로 표기된 자료이기 때문에 한글 자료로 이용된다. 한글이 창제되기 이전에 우리말을 표기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두, 향찰, 구결 등이 있었는데, 이러한 표기법에 의한 자료들이 국어 자료이기는 하지만 한글 자료로 볼 수는 없다.
2. ②
중세국어 한글 자료는 출판 여부에 따라 간본과 사본으로 구분되는데, 우리 나라는 전통적으로 인쇄술이 발달되어 있었기 때문에 간본이 사본보다 수적으로도 많고, 외견상으로도 미려할 뿐 아니라 대부분 엄격한 교정을 거쳐 오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매우 뛰어난 언어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사본 가운데 한글 자료로 이용되는 것은 15세기 중엽의 오대산 상원사 중창 권선문과 16세기 한글 편지 정도이다. 간본 자료들은 출판의 선후에 따라 원간본(초간본)과 중간본(후간본)으로 구분되고, 중간본은 다시 복각본(번각본)과 개간본으로 구분된다. 내용상으로는 불교 관계 한글 자료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유교 관계 한글 자료가 많으며 그밖에 의학, 역학 관계 자료와 시가·문학 자료, 운서 및 한자 학습서 등이 있다.
3. ④
중세국어 한글 자료는 언해 자료가 대부분인데, 언해 자료란 한문 또는 중국어 원문을 한글로 번역한 자료를 말한다. 따라서 언해 자료는 (가) 중국의 문어인 한문과 언해문이 짝지어진 체재, (나) 구어인 백화문과 언해문이 짝지어진 체재, (다) 한문 원문에 우리말의 문법적 기능을 표시해 주는 구결(토)를 붙인 구결문과 언해문이 짝지어진 체재로 되어 있다. (가)에 해당하는 자료로는 용비어천가, 두시언해 등이 있고, (나)에 해당하는 자료로는 번역노걸대, 번역박통사가 대표적이고, (다)에 해당하는 자료로는 훈민정음언해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불경언해, 유경언해 등이 있다. 한문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일은 우선 한문에 구결(토)을 다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구결문과 언해문이 짝지어진 (다)의 체재로 이루어진 언해 자료가 가장 많은 것이다.
<제4강> 형태소, 단어의 구조
[연습 문제]
1. 다음 중 형태소의 정의로 올바른 것은?
① 최소의 언어학적 단위
② 최소의 유의적 단위
③ 최소의 자립적 단위
④ 최소의 발화 단위
2. 형태소와 관련된 다음 설명 가운데 옳은 것은?
① 형태소는 자립성 여부에 따라 어휘형태소와 문법형태소로 구분된다.
② 한 형태소가 환경에 따라 여러 이형태로 나타나는 현상을 변형이라고 한다.
③ 형태소의 확인 기준은 의미의 동일성과 배타적 분포이다.
④ 둘 이상의 이형태 가운데 대표형을 정해서 어휘소라고 한다.
3. 다음 중 파생어인 것은?
① 나모(木) ② 밤낮(晝夜) ③ 오리-(上下) ④ 무덤(墓)
4. 단어의 구조에 대한 다음 설명 중 옳지 않은 것은?
① 한 단어는 하나 이상의 형태소로 구성되어 있다.
② 단어를 구성하고 있는 형태소의 수에 따라 단일어와 복합어로 구분된다.
③ 단어 분석의 첫 단계에서 얻게 되는 요소를 직접구성요소(IC)라고 한다.
④ ‘알’의 직접구성요소는 ‘++알’이다.
[정답 및 해설]
1. ②
형태소는 ‘최소의 유의적(有意的) 단위’(minimal meaningful unit)로 정의된다. 즉 더 이상 분석하면 의미를 가질 수 없는 단위를 가리키는 개념인 것이다. 예를 들어 ‘아(子)’이나 ‘나모(木)’ 등은 더 이상 분석할 수 없는 최소의 유의적 단위이므로 형태소라고 할 수 있고, ‘쇼’나 ‘주검’ 등은 ‘+쇼’나 ‘죽-+-엄’으로 분석될 수 있으므로 하나의 형태소라고 할 수 없다. 문제에서 제시된 보기 ①, ③, ④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대체로 ①의 ‘최소의 언어학적 단위’는 자음과 모음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고, ③의 ‘최소의 자립적 단위’는 흔히 단어에 대한 정의로 사용되는 것이고, ④의 ‘최소의 발화 단위’는 문장에 대한 정의로 사용되는 것이다.
2. ③
① 형태소는 자립성 여부에 따라 자립형태소와 의존형태소로 구분할 수 있고, 의미가 어휘적인가 문법적인가에 따라 어휘형태소와 문법형태소로 구분할 수 있다.
② 한 형태소가 환경에 따라 여러 이형태로 나타나는 현상은 ‘교체’라고 한다.
③ 형태소의 확인 기준은 의미의 동일성과 배타적 분포이다. 즉 환경에 따라 상이한 형식으로 나타나는 둘 이상의 형태가, 의미가 같고 분포가 완전히 배타적인 경우에 한 형태소의 이형태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대국어 처격조사 ‘에’의 중세국어형인 ‘애’와 ‘에’의 경우, 첫째, 모양은 다르지만 의미가 같고 둘째, ‘애’는 양성모음 아래, ‘에’는 음성모음 아래 사용되어 그 분포가 배타적이므로 ‘애’와 ‘에’는 한 형태소의 이형태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④ 한 형태소가 한 형태로만 나타나기도 하지만 환경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여 둘 이상의 이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 여러 이형태를 대표해서 간단히 가리킬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한데, 이와 같은 이형태의 대표형을 ‘기본 이형태’라고 하고 줄여서 ‘기본형’이라고도 한다. 사전에 올릴 때에는 여러 이형태를 일일이 올리지 않고 대표형만을 올리므로 사전에 등재된 형태를 기본형이라고 볼 수 있다.
3. ④
한 형태소로 이루어진 단어를 단일어, 둘 이상의 형태소로 이루어진 단어를 복합어라 하고, 복합어 가운데 직접구성요소가 어휘형태소만으로 이루어진 단어를 합성어, 어휘형태소와 문법형태소로 이루어진 단어를 파생어라고 한다. 위에 제시된 보기 가운데 ‘나모(木)’는 단일어, ‘밤낮(晝夜)’과 ‘오리-(上下)’는 합성어이고, ‘무덤(墓)’은 어휘형태소인 동사 ‘묻-’과 문법형태소인 접미사 ‘-엄’으로 이루어진 파생어이다.
4. ④
단어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을 ‘구성요소’라고 한다면 그 가운데 구조 분석의 첫 단계에서 얻게 되는 요소를 ‘직접구성요소(IC)’라고 한다. 예를 들어 ‘알’을 모든 구성요소로 분석하면 ‘++알’과 같이 분석되지만 직접구성요소로 분석하면 ‘+알’로 분석된다. 이처럼 직접구성요소로 분석하는 것을 흔히 IC분석이라고 한다.
<제5강> 단어의 형성
[연습 문제]
1. 다음 중 비통사적 합성법에 의해 형성된 동사는?
① 믈들다 ② 벋삼다 ③ 닫담다 ④ 빌먹다
2. 다음 중 합성법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① 직접구성성분들이 구나 문장을 형성할 때와 같은 방식으로 결합하는 합성법을 통사적 합성법, 그렇지 않은 것을 비통사적 합성법이라고 한다.
② ‘곳믈’은 두 명사 사이에 속격조사가 개재되어 있으므로 비통사적 합성어이다.
③ ‘져므니’(져믄이)는 형용사 ‘졈다’의 관형사형 ‘져믄’과 명사 ‘이’가 결합한 비통사적 합성어이다.
④ ‘놀다’는 동사 어간끼리 결합한 통사적 합성어이다.
3. 다음 중 접두파생법에 의해 형성된 명사는?
① 싀아비 ② 여름 ③ 기릐 ④ 개
4. 다음 중 영파생에 의해 형성된 단어는?
① 터럭 ② 믿브- ③ 기리 ④ -
[정답 및 해설]
1. ④
비통사적 합성법이란 구나 문장을 형성할 때와 다른 방식으로 단어를 형성하는 방법을 말한다. 따라서 비통사적 합성어의 직접구성성분들은 띄어 쓰면 비문법적인 구성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구나 문장을 형성할 때와 같은 방식, 즉 통사적 합성법으로 만들어진 통사적 합성어는 띄어 쓰더라도 문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자연스러운 구성이 나타나게 된다. ①의 ‘믈들다’는 ‘주어+서술어’, ②의 ‘벋삼다’는 ‘목적어+서술어’, ③의 ‘닫담다’는 ‘부사어+서술어’ 구성이므로 띄어 쓰더라도 문법적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구성이 되지만, ④의 ‘빌먹다’는 동사 어간과 동사 어간이 직접 연결되어 있어 비문법적인 구성이 된다. 이 단어는 현대어에서 ‘빌어먹다’와 같이 통사적 합성어로 변화하였다.
2. ①
② 명사와 명사가 연결되어 명사가 만들어지는 경우는 전부 통사적 합성법이다. ‘밤낮’과 같이 명사와 명사가 직접 연결되기도 하고, ‘곳믈’과 같이 두 명사 사이에 속격조사가 개재되기도 하는데, 어떤 경우든 통사적 합성법이라는 점은 같다.
③ 형용사와 명사가 연결되어 명사를 형성하는 경우에는 그 형용사가 관형사형을 취하게 된다. 즉 형용사의 관형사형이 명사를 수식하는 통사적 구성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합성어는 통사적 합성어이다. 보기에 주어진 ‘져믄이’ 외에 ‘하나비’(祖父) 등이 이에 속한다.
④ ‘놀다’는 동사 어간과 동사 어간 사이에 적절한 어미가 연결되지 않고 동사 어간끼리 직접 결합한 합성어로, 이러한 합성어를 비통사적 합성어라 한다. ‘놀다’ 외에 ‘빌먹다’, ‘오리다’ 등도 비통사적 합성어인데, 현대어에 와서 ‘놀다’와 ‘빌먹다’는 ‘뛰어놀다’와 ‘빌어먹다’와 같이 통사적 합성어가 되었고 ‘오리다’는 여전히 비통사적 합성어인 ‘오르내리다’로 남아있다.
3. ①
‘싀아비’는 ‘새로 된’ 정도의 의미를 가진 접두사 ‘싀-’가 명사 ‘아비’에 연결되어 만들어진 명사이다. 나머지는 전부 파생접미사가 연결되어 만들어진 명사로, ‘여름’은 동사 ‘열다’에 ‘-음’, ‘기릐’는 형용사 ‘길다’에 ‘-의’, ‘개’는 동사 ‘다’에 ‘-개’가 연결되어 있다. 각각 현대국어의 ‘열매’, ‘길이’, ‘날개’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4. ④
특수한 파생의 한 유형으로 영파생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아무런 형태가 없는 영접미사가 연결되어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지는 것을 영파생이라고 한다. ①의 ‘터럭’은 ‘털+-억’, ②의 ‘믿브-’는 ‘믿-+-브-’, ③의 ‘기리’는 ‘길-+-이’, ④의 ‘-’은 ‘+∅’로 분석되는데, ①, ②, ③에는 외현된 파생접미사가 있지만 ④에는 외현된 파생접미사 없이 영접미사가 연결되어 겉보기에는 명사 ‘’이 그대로 형용사 ‘-’이 된 것처럼 보인다. ④와 같은 파생을 영파생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