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향기/ 회칙 묵상/ 국가양성위원회)
회칙 제6조 묵상 국가양성위원회회칙 제6조
회칙 제6조
형제자매는 세례성사로써 그리스도와 함께 묻혔고 그분과 함께 부활하여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가 되었으며, 서약함으로써 교회와 더욱 친밀히 결합되었다. 그러므로 생활과 말로 그리스도를 선포함으로써 사람들 가운데서 교회 사명의 증인과 도구가 되어야 한다.
성 프란치스코에게서 영감을 받고, 또 그분과 함께 교회를 재건하도록 부름받은 형제자매는, 사도적 결실을 풍부하게 하기 위하여 신뢰와 개방적인 대화로 교황과 주교들과 사제들과 전적인 친교 안에서 살도록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생활 묵상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
1981년 부족한 나를 하느님의 자녀로 받아들여 주셨고, 나는 진정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이 태어났다. 40여 년을 신앙인으로 살면서 세례성사로 그리스도와 함께 묻혔고 그분과 함께 부활하여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가 되었었는지 묵상해 본다.
40년의 신앙인으로서의 나의 모습은 하느님께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음마를 배우는 어린아이의 모습이었다. 신앙적으로 조금 더 잘살아보기 위하여 재속프란치스코회 회원으로서의 삶을 서약하였다. 하지만 교회와 사회와 가정 안에서 재속프란치스코회 회원으로서 교만과 욕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작음과 가난을 살지 못했다. 형제회 안에서 봉사하면서 나 자신이 신앙적으로 성장하지 못하였고, 내 자신이 과대 포장이 되어 가고 있었다. 코로나로 인하여 재속프란치스코회 회원으로서의 정체성마져 흔들리는 요즘 재속프란치스칸으로서의 흔들림 없이 살고자 작음과 가난을 다시 한번 살며 낮은 자가 되기를 기도한다.
교회 사명의 증인과 도구
친정의 다섯 자매 중에 제일 총명했고 재능도 많았던 둘째 언니가 대학을 다니며 성당에서 함께 봉사 활동했던 남자 친구가 백혈병으로 죽은 뒤 방황하기 시작해 친정서 반대하는 상대와 결혼한 후 오랜 기간 소식을 끊고 살았다. 가난하고 경제력 없는 남편 만나 언니가 어려운 생계를 이어오며 불행한 삶을 살다가 결국 형부와 사별하였고 친정과도 거리를 두고 살았다. 나는 언니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 생활고로 어려움을 호소할 때마다 냉담 중인 언니가 속히 주님 품으로 돌아오길 기도하며 간간이 도움을 주었다.
성당에서 열심히 봉사하시던 친정어머니가 선종하실 무렵, 둘째 언니가 와서 병간호를 했었는데 어머니 선종 후, 본당 신부님이 성당 일부를 임시 영안실로 사용하도록 배려해주셨다. 신자들의 끊임없는 방문과 연도, 그것에 감동했는지 어느 날 둘째 언니는 수십 년의 냉담을 풀었고 성당에서 열심히 레지오 활동을 하더니 친정아버지도 선종하시기 전에 8년을 모셨고 임종도 지켜드렸다. 어느덧 70대 중반이 된 언니는 지금도 지방의 모 성당에서 복사, 연령회, 레지오, 구역장, 임원으로 활동하며 구역의 가난한 환자에게 무료 간병을 하고 고령자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나눠주고, 자식이 있는데도 무연고로 버려진 노인들 장례까지 치러주고 열심히 봉사하더니 얼마 전엔 교구에서 각 본당 주임신부님이 추천한 14명이 교구장님께 상을 받았는데 언니도 추천되어 금반지를 받았다며 주교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톡으로 보내며 무척 행복해했다.
친정어머니는 갈멜 3회원이셨고 딸 다섯명 중에 두 명이 재속프란치스칸이지만 부모님이 가장 마음 아파했던 딸이 부모님의 마지막을 지켜드렸고 이북의 할머니로부터 내려온 신앙을 둘째 언니가 ‘생활과 말로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교회 사명의 증인과 도구로 가장 실천 잘하고 있다.’란 생각이 든다. 주님께서는 언니가 비록 오랜 기간 냉담했지만 회두후의 열심한 믿음과 실천을 보시고 ‘불행했던 삶을 행복으로’ 바꿔주신 듯하셔서 참으로 찬미와 감사드리게 된다.
교회를 재건하도록 부름받은 우리
지금 우리들은 코로나시대에 살고 있으며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할 형편이다. 위기가 호기라는 말도 있듯이 지금 교회를 쇄신하려면 성 프란치스코 사부께서 어떻게 교회를 쇄신하였는지 깊이 묵상할 필요가 있으며 내가 지금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가를 찾아야만 하겠다.
2022년 새해를 맞아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는 “하느님 은총으로 세상을 밝게 변화시키자!” 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재속프란치스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사회를 밝게 변화시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즉, 교회의 가르침에 자발적으로 따르고 순종하여 어두운 나의 마음을 환하게 밝히는 것부터 새로 시작하여 주위 사람들의 모범이 되어 그리스도의 향기를 품어내는 작은 백합 한 송이가 되어야겠다.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이불을 단정하게 정리하고 닭 모이를 들고 어스름한 농장으로 향하면서 성호경을 그으며 주님께 감사기도를 드리면 닭들이 달려들며 꼬끼오 하고 아멘! 하며 응송을 하는, 은총으로 주신 오늘의 하루에 감사 찬양을 드린다.
요즘 미사에 가면 우리 구역 특별배려회원님이 제대에서 가장 가까운 맨 앞에 늘 앉아서 기도하는 모습을 뵌다. 언젠가는 내게 월례회 다녀왔어? 하시면서 회보를 보고싶어 하셨다. 죄송한 마음에 다음날 회보를 갖다 드리니 너무 고마워하셨다. 또 언젠가는 이번 달에는 월례회에 갈 수 있나, 하셔서 추워서 걱정했더니 밀린 회비를 내셔야 한다고 하신다. 특별배려회원이신데도 생활이 그리 넉넉지 않으심에도 불구하고 연말에 회비를 정산하시려는 마음을 보고 또 한 번 나는 훌륭한 선배 프란치스칸의 모습을 본다. 다시 한번 교회 건설에 협력하도록 불림을 받은 회원으로서 자랑스러운 프란치스칸이 되기를 오늘도 기도드린다.
참으로 교회를 사랑하고 순종했던 우리 사부 성 프란치스코!!
성체께 대한 신앙심 때문에 사제들을 존경했고, 또한 성체성사의 집전자인 사제들의 죄를 보지 않고, 그들을 통해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께 순종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했다는 우리 사부님! 우리 회원들은 교회의 살아 있는 한 지체로서, 복음을 사는 사람들로서, 교회의 사명에 헌신하며, 세속에서 어떻게 복음적인 삶을 살아가야 할까요?
생활과 말로 그리스도를 선포함으로써 사람들 가운데서 교회사명의 증인과 도구가 된 회원들이야말로, ‘가서, 무너져 가는 나의 집을 고쳐라’는 주님의 메시지를 지금, 여기서 실천하고 있는 것이겠습니다. 나 하나로부터 이어지는 그리스도의 향기는 오늘로부터 계속 영원히 퍼져 나갈 것입니다.
‘모든 평신도들은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언제, 어디서나 모든 사람에게 보다 보편적으로 실현되도록 노력할 빛나는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교회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