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못, 그곳에 가고 싶다 외 1편
이 태 석
그리운 그곳으로 가고 싶다
언제나 찾아가도 말없이 반겨주는 그곳
오늘도 내 발걸음은 저절로 그곳으로 간다
속이 확 트이는 곳, 내 마음이 환하게 밝아지는 곳
그곳에 가면 나는 어린아이가 된다
엄마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눈물처럼 반짝이는 윤슬도 장난기가 어린다
한줄기 바람이 불면 마음은 평화로워진다
개나리가 만발할 적에는 내 마음도 노랗게 물이 들고
목련이 하얀 가슴을 드러낼 적에는 순백의 그리움에 젖는다
왕버들 굳은 맹서, 100년을 지났다
언제나 떠나지 못하는 그리움은 둥지섬에 머물고
벚꽃나무 그늘에서 맺은 화려한 언약, 바람결에 물결친다
수성못 오리배는 오늘도 한가로이 노닐고
흐르는 물결에 세월도 따라 흘러가니
흩날리는 꽃잎에 사랑도 춤을 춘다
언제나 웃으며 반겨주는
환한 얼굴로 환영하는 그리운 날의 추억이 머무는 곳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가고 싶은 곳
수성못, 그곳에 가고 싶다
범어공원 산길에서
범어공원 산길을 오른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오르다
큰 나무에 등을 기대면
아버지 어깨마냥 든든하다
하늘은 저만치에서 높고 푸르다
나무들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반긴다
매일 오르내리는 산길이지만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그 길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이 길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
산위에서 부는 솔바람은
고향집 어머니 미소처럼 향긋하다
이태석 안동 출생. 1993년 《수필문학》초회 추천. 2003년 《문학세계》 시부문 등단.
대구광역시청소년지도자 문학대상 수상. 수성구문인협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경산지부 감사, 대구문인협회 자문위원, 시집 『이쯤에서』 외 3권, 수필집 『풍경 속 불빛』
42112 대구광역시 수성구 청수로213 1101동 205호(황금동, 캐슬골드파크)
이 태 석 010-2503-2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