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유아교육
1. 유아원과 유치원
독일은 종일반 중심으로 유아 교육을 하는데, 3살 미만의 아이는 유아원(Kinderkrippen), 3-6살의 아이는 유치원(Kindergarten)에서 다니며, 초등학생들의 방과후 보육(호르트)도 활성화되어 있다.
유 아원을 의미하는 크리페란 예수님의 말구유를 뜻이다. 여기는 주로 맞벌이나 공부를 하는 부모의 자녀들을 돌보아주며, 부모들의 수입에 따라 저렴한 보육료를 받는다. 유치원에 비해 탁아의 차원이 앞서지만, 점점 교육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 유치원과 비슷하게 실내놀이와 야외놀이를 번갈아 가며 하며, 보육 프로그램 운영은 교사에게 재량권이 많은 편이다. 교사와 유아의 비율은 일반적으로 소규모인 경우 1: 3이며, 6명의 영아들이 한 반이다.
유아원은 보통 아침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기본적으로 하루 8시간 보육한다. 또 바쁜 부모들을 위해 점심 시간에도 문을 닫지 않고 운영한다. 점심은 엄마가 집에서 준비해야 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부모들로부터 식대를 받아 점심을 만들어 준다. 식단은 육류와 단 음식은 적게 하고 과일과 야채를 많이 곁들인 곡류 위주로 짠다. 어떤 곳은 저녁 식사까지 먹여서 보내는 곳도 있는데, 대체로 하루 9시간 이상의 보육은 교육적인 측면에서 해롭다고 하지 않는 편이다.
유치원(Kindergarten)은 독일에서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뒤, 많은 나라들이 본받아 수용한 교육기관이다. 보통 오전반, 오후반, 종일반 등의 세 집단으로 나뉘어 있다. 교육 시간은 오전반과 오후반은 4시간이고 종일반은 8시간이다. 대부분 아이들은 오전에만 유치원에서 지내며 오후에는 가정에서 보낸다. 학급당 인원은 20명이며, 여러 연령을 섞어 학급을 구성하도록 되어 있다. 교사 대 아동의 비율은 1:10이다.
유치원은 유아원보다 이용률이 훨씬 높다. 1993년엔 약 220만 명, 3-6살 아이들 중 약 80%(구 동독은 91.1%, 구 서독은 67.9%)가 다녔다. 의무교육은 아니며, 공사립을 막론하고 유상인데, 부모가 수입에 따라 무척 저렴한 보육료를 받으며, 수입이 아주 적을 땐 면제해준다.
1990년대 초 구 서독에만 2만 4천여 개가 있는 유치원들은 약 1/3이 정부(보통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것이다. 나머지는 사립인데 교회가 설립한 것이나 기업체의 지원을 받아 직장의 사원들이 연합해 만든 유치원들이다. 독일의 사립유치원은, 부유층을 위한 유치원이라기보다는 발도르프 유치원처럼 대안교육 기관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이곳도 국가의 감독을 받으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대부분 공립 유치원과 운영 방식이 비슷하다.
이외에도 독일에는 유치원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곳으로 다음과 같은 곳이 있다. * 학교유치원(Schulkindergarten) ;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인 만 6살이 되어도 신체, 심리적으로 학교생활에 적합하지 않은 어린이들을 위한 시설이다. 일반 유치원과 다른 점은 공공기관이며 초등학교의 한 구성부분이라는 점. 주로 대도시의 초등학교 안에 설치되어 있다. 입학 여부는 의사와 담임 교사의 권유에 따라 부모가 자유롭게 결정하며 교육비는 무료이다. 교육 기간은 1-2년. 1년 뒤 학습 능력이 개선되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할 수 있다. 학습 방법은 일반 유치원과 달리 놀이 중심이 아니라 읽기, 쓰기, 셈하기 등 초등학교 학습을 준비하는데 역점을 둔다. 몬테소리 교구를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 시작 학급; 역시 초등학교 안에 부설되어 있다. 학교 유치원과 달리 재능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곳. 5-6세의 아동을 받아들여 하루 3시간 정도 교육한다. 교육 연한은 2년이고 초등 학교 1학년과 연결 지어 하나의 단위로 한다. 첫 1년은 유치원과 비슷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2년째에는 초등 학교 1학년에서 요구하는 교과 중심의 학급으로 전환한다.
2. 어린이의 정원
독일에서는 아이들이 자연과 동화되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한다.
그들은 주로 산림 지역이나 녹음이 형성된 변두리 지역에 유치원을 세운한다. 특히 가르텐이라고 부르는 유치원 뒷마당은 건물 면적보다 몇 배나 넓게 만들어, 놀이터뿐 아니라 야외 학습장 구실을 하도록 한다.
유 치원의 창시자인 프뢰벨도 직업이 산림관이었다. 그는 세계 최초로 유치원을 열며 \'어린이의 정원(kindergarten)\'이라 불렀다. 즉 유치원이란 아이들이 지식을 배우는 장소라기보다는 자연과 더불어 자유롭게 뛰어 노는 공간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 래서인지 독일의 유치원에는 나무로 만든 장난감이 많다. 레고나 듀플로 같은 몇 가지를 빼면 온통 나무로 된 것들이라 마치 교실이 통나무집 안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한다. 나무 장난감은 가격은 비싸지만 견고하고 오래 쓸 수 있으며, 만약 쓸모가 없어져도 태우면 완전 연소가 되므로 환경 오염의 소지가 없다. 그러니 긴 안목으로 보면 오히려 경제적이다.
특히 발도르프유치원 같은 곳에서는 자연 소재의 장난감만 사용한다고 한다. 플라스틱 장난감은 촉각을 속이며, 상품화된 완제품들은 아이의 상상력을 제약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거기에는 블록이나 퍼즐,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대신, 다양한 모양의 나뭇가지와 나무토막들, 그루터기, 돌, 밀짚, 양털, 조개껍질, 솔방울 등이 놀이도구로 쓰인다. 이런 장난감들은 아이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주며, 아이 스스로 다양하게 갖고 놀 수 있어 교육적 효과가 더 높다.
일반 유치원에서는 재활용품도 훌륭한 장난감이 된다. 마치 고물상처럼, 아이들이 선생님과 함께 만든 소품들로 교실을 꾸미고, 노는 것이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눈에 띌 때마다 \'놀이 재료\'들을 유치원으로 보낸다. 유행이 지난 핸드백, 고장난 손목시계, 선글라스, 아기 담요....만들기 재료도 거의 사서 쓰지 않는다. 폐품상자나 종이, 직접 만든 밀가루 찰흙이나 풀, 산책을 하며 주워온 나뭇잎이나 도토리, 재생지나 이면지 .
그런데 이렇게 재활용품을 많이 쓰는 이유는 경제적인 측면보다는, 아이들이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놀 때 상상력이 더 발달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 연을 소재로 수업을 하다 보면 자연물이 필요할 때가 많다. 하지만 그들은 절대로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다. 한 예로, 초등학교에서 개구리 실험을 할 때는 관할지역의 산림관에게 필요한 수만큼 개구리 알을 부탁한다. 그리고 개구리를 잘 키워 얻어온 알의 개수만큼 다시 산림관에게 돌려준다. 의과대학에서 실험을 할 때도 산 개구리를 해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죽은 개구리를 구해 사용한다.
이처럼 철저하게 생명을 존중하고 생태계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자세는 아이들에게 저절로 자연을 사랑하는 습관을 갖게 한다.
♤참고문헌 곽노의, 최민수, 김규수, 유구종, 최연철(1996), [비교유아교육론], 양서원 곽노의(1999), [자유 발도르프 유아교육], 밝은누리. 바바라 베티/이원영 역(1998), [미국유아교육사], 교육과학사. 박미영(1995), [유태인 부모는 이렇게 가르친다], 교육과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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