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전에 지독한 황사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초등학교에는 임시 휴교령이 내려지기도 했었다. 모든 방송 매체에서는 노약자나 기관지천식 같은 만성 호흡기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실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당부를 빠뜨리지 않았다. 기관지천식을 앓는 환자들로서는 이번과 같은 황사뿐 아니라 꽃가루가 날리고 감기가 유행하는 환절기나 오존주의보가 내려지는 날이면 혹시 갑작스런 호흡곤란 증세가 생기지 않을까 불안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천식은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만성 알레르기질환으로 그 유병률이 5~1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소 천식이라 하면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에게 생기는 병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실제로는 아주 어린 아이로부터 노인들까지 전 연령층에서 고르게 발병한다. 천식은 고질병으로 고치기 어렵고 천식 발작이 생길 때만 응급 치료를 할 수 밖에 없는 병으로 여겨지던 것이 바로 20여 년 전이었다. 그러나 최근 치료면에서 가장 눈부신 발전이 있었던 대표적인 만성 질환 중 하나가 바로 이 기관지천식이다. 천식에서 기관지가 갑자기 수축하고 좁아지는 것은 기관지에 생긴 알레르기 염증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를 근거로 항염증제가 개발되었다. 천식에서 항염증제의 사용은 그 탁월한 효능으로 인해 기관지천식 치료에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왔다.
사실 대부분의 천식 환자들은 최근의 우수한 효과를 가진 약제들로 제대로 치료를 받는다면 거의 증상없이 지낼 수 있다. 오히려 천식 환자의 진료 중에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증상이 별로 심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약을 써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그러나 외래 진료실에서 처음 만나는 많은 천식 환자들은 기관지천식을 치료해도 좋아지지 않는 병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아직도 20년 전의 방식으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도 드물지 않다.
천식 환자들을 진료하는 중에 느끼는 또 다른 측면의 어려운 점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막연히 양약은 몸에 나쁘므로 되도록 빨리 약을 끊어야 한다는 거의 강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천식의 항염증제가 스테로이드제라는 사실을 아는 순간, 주위의 누군가로부터 들어본 적이 있는 스테로이드제의 사용에 따른 갖가지 부작용과 합병증을 걱정하여 임의로 약을 중단해 버리기도 한다. 약의 중단에 따른 결과는 대부분 다시 천식 증세가 재발하여 처음보다 더욱 고생을 하게 된다. 천식에서 국소적으로 사용하는 항염증제가 몸 전체로 흡수되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설사 조금의 부작용이 있다 하더라도 약의 사용으로 얻어지는 건강상의 이득은 그에 비견될 바가 아니다.
일반인들이 기관지천식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은 의학적으로는 맞지 않는 수가 많다. 의학적으로 뚜렷한 근거가 없는 믿음에 매달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공해, 황사 등 요즘과 같이 좋지 않은 공기의 상태에서 천식환자들을 집안에만 묶어 놓지 않게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자료 출처 : 서울 아산병원 질환정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