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MBC에서는 여론이 호의적이라고 하면서 뉴스 시청률이 오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소식을 듣고 ‘왜 중견여성 앵커는 없는가’하는 의문이 먼저 떠올랐다.
남자 앵커들은 나이가 들어도 카리스마가 있다는 말까지 들으며 복귀하는데, 왜 여자 앵커들은 하나같이 젊고 자주 바뀌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같이 뉴스를 진행하면서도 시간적으로 뒷부분에 하고, 맡은 주제도 문화, 사회면에 편중되어 있으니 여성 앵커를 전문적인 앵커로 보기보다는 남자 앵커의 보조역 쯤으로 보는 것 같다.
구색 맞추기가 아니라면 그렇게 쉽게 여성 앵커를 갈아치울 수 있을까.그나마 백지연 앵커가 커리어우먼이라는 강한 인상을 주며 오랫동안버텨왔는데, 그도 사생활 문제로 ‘정숙하지 못한 여자’라는 낙인이찍혀 퇴출되다시피 하지 않았는가.
아직도 우리 사회는 여성을 ‘처녀와 정조’라는 전근대적인 관념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비단 앵커만이 아니라 쇼프로그램 진행자나 아나운서 측면에서도 여성은 찬밥 신세다.
일단 여성은 혼자 프로그램을 맡지 않는다.
골라봤자토크쇼 몇 개뿐이다.
남자랑 같이 진행하는 경우도 역시 자주 바뀌며보조역에 머물거나, 남자 여럿에 여자를 마치 장식품처럼 한 명 끼워주는 수준이다.
MBC의 ‘출발, 비디오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의 경우홍은철은 몇 년째 계속 하고 있는데 여자는 몇 번이나 바뀌었는지.KBS의 ‘연예가중계’라는 프로그램도 손범수는 가만히 있고 여자진행자만 계속 바뀐다.
‘가족오락관’은 대표적인 경우다.
또 정치, 역사와 같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은 언제나 남성독차지다.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 MBC의 ‘100분 토론’, KBS의 ‘경제전망대’ 등 각종 토론, 시사 프로그램은 한 명의 중년남자가 진행하는데 이것은 남자는 권위 있고 무게가 있다는 기존의 가부장적 편견의 소산이 아닐까.언제쯤 여성 진행자가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