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산록도로 따라 한라산 일주 도보 여행
1, 도보기간 : 07년 7월 27일~ 8월 1일(5박 6일)
2, 도보거리 : 약 120km
3, 도보코스 : 제주시청->관음사->서귀포자연휴양림->
돈내코유원지->산굼부리->김영해수욕장->사라봉
4, 도보특징 :
1) 한라산 400~1100m 고도의 산간 도보
2) 민가 없는 긴 도보 코스(약 70km)에서의 야영 도보
3) 아열대 원시림의 대자연을 느끼는 숲길 도보
5, 참가인원 : 20명
6, 인솔자 : 용파리
돈내코의 밤
오늘은 제주 산록도로 따라 한라산 일주 도보 여행을 시작한 3일째다
서귀포 자연 휴양림에서 출발하여 제2산록 도로를 따라 걷다가 야영장이 있는서귀포 돈내코에
도착했다
도보 거리는 개략 17키로 ~!
어제 26키로를 넘게 걸었던 것에 비하면 하찮은 거리이고 또 아침 일찍 시작했기에 12시도 되기
전에 끝이 났다
헌데 도보 거리가 짧았다고 고통스런 순간들도 짧았
을소냐~! 한라산 중턱을 가로지르는 제2산록도로는
경사나 구불거림없는 걷기 지루한 직선도로 인데다가
나무 그늘 하나 없는 도로다
게다가 아침 해가 떠자 마자 폭염이 내리 쬐고 바람
한점 불어 주지 않았으니 ....
이런 악조건들을 참고 견디며 모두들 잘도 완주
했다
다만 목표지점 300메터를 남겨 두고 고1 짜리 희수에게
일사병 증상이 나타나 그 아버지가 가슴을 쓸어 내리기도
했지만~!
다행히도 증세가 심하지 않아 그를 안정 시킨 다음
도우미 차량에 태웠고... 지도를 크릭하면 크게보실수 있습니다
오뉴월 뙤약볕을 뚫고 야영지에 도착한 우리는 중국집에서 늦게 배달된 짜장면과 냉콩국수로 허기진
배를 채웠더니 더 바랄게 없다
그런데다가 오후 7시까지 자유시간을 갖기로 했기에 일부 회원들은 오수를 즐기고 있고 일부는
돈내코 계곡으로 물놀이 하러 간다
나는 희망자 몇사람과 함께 저녁거리 준비하러 서귀포 시장으로 향한다.
어물전에서 살아있는 광어와 부리랑 싱싱한 오징어로 채운 회접시에다가 삐들하게 마른 고등어와
옥돔 구이감으로 장바구니를 채우고~~!
야채와 알콜, 음료에 이르기까지 듬뿍 사서 도우미 차량에 실었더니 트럭 타이어가 펑크날 듯~~!
숙소에 돌아와 이들을 평상 위에 풀고는 끼리끼리 둘러 앉아 더위도 잊은채 요것 조것 맛을보며
도보여행의 회포를 푼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급 요리들을 맛볼수 있어 좋기도 하지만 회식 자리가 도심이 아닌 자연의 숲
속이기에 더 좋다
전국에서 모인 님들이 한가족처럼 모여 앉아 웃음보를 터트리며 일탈의 자유를 맘껏 누릴 수
있기에 더욱 더 좋은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남정네들이 지은 밥으로 저녁을 먹었더니 해가 뉘엿 뉘엿~
몇 순배의 술잔이 오가는 사이 이젠 야영지의 밤이 익어간다
취중에 실수라도 할까봐 회식자리를 뒤로하고 혼자 살금 살금~!
준비된 별장에 조심스레 들어가 침대(?)에 누워 열린 창너머로 하늘을 바라보니 희뿌연 물체가
흐늘거린다
취한 눈을 크게 떠고 다시금 하늘을 쳐다보니 흐르는 구름 뒤에 숨은 달이 나를 조롱이라도 하듯이
째려 보고 있다
아니~ 이럴수가~!
술 취한 달님이 젊쟎은 나에게 시비를 걸어오다니~~!
오늘밤도 언제나 처럼 둘이서 한판 붙어 볼까나?
어제가 음력으로 유월 보름날~!
서귀포 휴양림에서 보름달을 즐기지 못한 분풀이라도 하고 싶지만 술에 찌든 몸은 곤드레 만드레~!
한라산 중턱에서 달밤을 즐겨보려고 도보 여행 일정을 보름날에 마춰 잡은 보람도 없이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내 맘대로 쉽게 되는 일이 허다하더냐? 술취한 주제에 무엇을 더 얻으려고~!
성판악 가는길
이른 아침 돈내코 야영장을 뒤로하고 516도로를 따라 성판악으로 향한다
가파른 언덕길을 힘들여 오르니 한라산 중턱의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못해 신비롭기까지 하다
앞에는 삼나무 숲넘어로 한라산 정상이 보이고 뒤쪽은 서귀포 해안의 풍경이 눈아래 펼쳐져 있다
전망 좋은 곳에서 잠시 엉덩이를 붙였다가 다시 걸어니 이젠 4차선 도로가 끝나고 갇길 없는 2차선
도로가 나타난다
여간 위험스런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일행들은 잡목 우거진 주변의 풍경에 매료되어 스치고 지나가는 자동차의 흐름에 겁을 먹지
않는다
출발전에 길이 위험하면 힛치해여 뛰어 넘자고 약속했었건만 선두는 멈출줄을 모르고 원시림 숲
속으로 뻗어 휘감긴 도로를 따라 계속 걷고 있다
굽이친 도로는 온통 굴거리나무와, 잡나무 가지로 우거진 터널로 뒤덮여 졌고 그 터널 사이로
따가운 햇살이 비추인다
원시림 숲속에서 불어온 바람이 코 끝에 상큿한 내음을 남기고 지나가며 대자연을 노래하고있다
이런 경치를 보고 한폭의 풍경화라고 말해도 손색은 없겠지~!
자동차로만 지나쳤던 516도로를 두발로 걸어보는 느낌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민가 하나 없는 한라산 산간 도로를 따라 일주 도보여행하는 것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우리나라 방방 곳곳을 수없이 헤집고 다녔어도 이곳 만큼 멋진 길을 걸어 본적은 없었는 것 같다
관음사에서 제1산록 도로를 따라 걸을 땐 발아래 펼쳐지는 제주시가를 내려다 보며
마음의 문을 넓힐 수 있어 좋았고 영실 1100고지를 오르는 제2횡단 도로의 가파른 길을 오를 땐
아열대 원시림의 산림욕을 즐기면서 속세에 찌든 마음의 때를 씻을 수 있어 더 좋았다
그리고 어제 서귀포 자연 휴양림을 출발하여 돈내코로 이어지는 제2산록도로 걸을 땐 태평양으로
이어진 앞바다의 망망 대해를 보고 나의 존재가 너무 작다는 것을 깨닫았으며 오늘 516 횡단도로의
아열대 밀림 후박나무 숲속 터널 길 속에서는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그러기에 길은 길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길은 사람의 마음 속으로도 이어지나
보다
이들 길이 주는 교훈을 가슴에 새기며 가벼운 발걸음질로 백록담의 베이스 캠프인 성판악 휴게소에
오른다
아름다운 길 100선 교래리 삼나무길
이곳에서 점심을 매식으로 하고는 나무 그늘아래서 두어시간 휴식시간을 가지는데 으시시 찬바람이
추위를 몰고 온다
지난 며칠 전에도 육지에서 열대야에 밤잠을 설칠 즈음 우리는 관음사와 서귀포 자연휴양림 속에서
추위와 싸운다고 혼이 났었는데....
아마도 이시간 육지에서는 폭염에 시달리고들 있겠지
성판악에서 제주시로 이어지는 내리막길로 5키로 쯤 걸어와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1112번
지방도로에 접어들었다
하늘을 찌르는 삼나무가 키 자랑을 하며 도로 양변에 늘어서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나무 높이에 걸맞지 않게 도로 폭이 좁아 기형을 이룬 풍경이 오히려 더 장관이다
일본 도보 여행 때도 가슴 콩당거리며 이같은 길을 걸었었는데 우리나라에 그보다 더 좋은 길이
있다니...
더군다나 그 때 그 일본 길을 같이 걸었던 님들과 함께 이길을 걷고 있기에 감회가 더 크다.
모두가 좋은 길 걷는다고 마음이 덜떠 있나 보다
아이리스님은 이길 위에서 사진 짝기에 여념이 없다...
또한 아이리스님을 도보 응원하러 나와준 제주도의 토박이 님들이 이길은 우리나라 아름다운
길 100선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곳이라고 귀뜸해준다
삼나무 숲에서 풍기는 향내음을 음미하며 오늘밤의 쉼터가 있는 산굼부리로 걸음을 내딪는다
삼굼부리에도 야영장이 있었나?
산굼부리 관리소 주변의 야영장(?)!!
삼나무 길을 뒤로 하고 두어시간을 더 내려와 이곳에서 등짐을 풀었다
헌데 이곳 산굼부리는 관광지로서 야영이 불가능하다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라 여차여차한
방법으로 주변 빈 공간을 빌려 하룻밤을 보내는데 샤워장도 없고 화장실마져 변변치 않다
그렇다고 다른 곳으로 옮길 대안도 없다
안방의 침대가 그리워도 어쩔 수 없이 밤은 깊어만 가고...
새벽녁에 헝겁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희미한 달빛이 텐트 촌을 을시년스럽게 비추고있다
하얀 바닥 위에 띄엄 띄엄 널려져 있는 텐트들~!
바닷가 모래밭도 아닌 주차장 시멘트 바닥 위의
난민촌 천막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이 속에서 모두들 곤히 코골며 잠들어 있다
고행을 선택한 사람들~!
차를타면 한나절에 끝마칠 여정을 수일동안 두발로
걷겟다고 고집하는 사람들~!
여행지의 민박이나 모텔을 멀리하고 이런 곳에서
잠자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집도 있고 차도있고 돈도 있는 사람들이 무엇때문에
여기서 잠자고 있을까?
낯선 것을 피하지 않는 사람들 ~
어려운 환경에 스스로 도전하여 새로운 것을 개척
하려는 사람들~
아마도 이들은 스스로 고행길에 올라 고통을 감내하고 즐기는 용기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걸음질 속에는 삶의 의미가 ~!
지져기는 새소리를 들어며 한라산 아래 첫마을 교래리에서 이른 아침을 맞는다
이곳 주변에는 제주에서 제일 큰 제동묵장이 있고 목장 아래 중산간 지대에는 제주도의
대표적 관광지도 많은데 특히나 희귀한 오름이 많기로 이름 나있다
또한 800년 수령을 가진 비자림이 있고, 동양 최장의 만장굴이 있는가 하면 바닷가엔 물이 깨끗
하기로 소문난 김영 해수욕장도 있다
이들 모두를 둘러보려고 오늘도 아침을 서둘러 먹고는 첫 유랑지로 정한 송당 비자림으로 향한다
내리막 길이라 발걸음이 가벼워서 그런지 선두가 속력을 내며 질주해 나간다
신들린 사람이 걷는 것처럼...!
후미도 선두에 뒤질세라 열을 올린다...
헌데 정작 교래리에서 보았어야 할 아열대 식믈의 보고인 산굼부리는 지나쳐 버렸고 더 넓은 초원의
제동 목장도 뛰어 넘어 버렸다
볼거리를 지나 쳤다고 후회하지도 않는다
구경하며 느끼는 것보다 하염없이 걷는 발걸음질 속에서 느끼는 야릇한 희열이 더 좋은가 보다
그러기에 땀 방울 아랑 곳없이 비지 땀을 흘리며 종종걸음질을 해대고 있다
아마도 우리는 걸음질 속에 숨어있는 걸음의 맥을 찾으려고 한없이 걷고 있는지도 모를일이다
걸음의 맥 속에 담겨 있을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말이다~!
이름만 지은 이색 동굴 도보 여행
울울빽빽 비자림을 둘러 보고는 휴게소에서 꿀맛같은 식사를 했다
식후에 잠시라도 휴식을 취했어면 좋으련만 일부는 오뉴월 뙤약볕을 뚫고 다랑쉬 오름으로 향한다
오전에 신나게 걸었던 열정이 식지 않아서 그런지 여전히 비호처럼 날새게 사라져간다
나는 잠시 비자림 휴게소 잔디밭에 누워 눈을 붙였더니 오름으로 마실나간 이들이 출발 시간에
맞추어 돌아 왔다
가파른 오름을 힘들게 올았던 무용담을 가지고...
비자림아 잘있거라~!
만장굴아 내가간다~!
여기저기 늘려 있는 이름모를 수많은 오름들 사이로 광활한 초지가 펼쳐져있다
펼쳐진 초지 여기 저기에 억새 덤불이 수두룩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가을이 되면 이곳 초원은 별천지로
변하게 될테지
사통팔달한 초원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경치 좋은 낙원 속에서 앞서간 일행에 뒤쳐져 혼자 걸으니 갑자기 가족 생각이 난다
언젠가는 가족과 함께 아름다운 이 곳을 찾아 봐야지
걷기 싫어하는 마나님이 이 길을 걸어 본다면 도보의 묘미를 깨우칠려나?
비자림에서 만장굴로 이어지는 9km 도로엔 차량 통행이 거의 없더니 만장굴 앞에 도착하니 피서철
이라 관광객들이 많기도 하다
피서객들 틈에 끼여 동굴 답사를 시작하는데 굴 속에 숨어 있던 냉기가 닭살을 돋게한다
나는 이전에 이 동굴을 들린 적이 있기에 용암이 지나간 신비함에는 관심도 없이 잠시 잠깐 더위도
잊은채 동굴 속을 정처없이 걸어서 간다
8키로의 만장굴 전 구간이 개방되었더라면 동굴 도보의 색다른 멋을 느껴 볼텐데 1키로 거리에서
통행이 금지 되었으니 만장굴은 이름만 거창한 세계 최장의 용암 동굴일 뿐이다!
만장굴을 빠져나와 협죽도 만발한 길을 걸어 내려오니 저만치에 김영해수욕장이 보인다
낯설지 않은 김영의 해변가 풍경들~!
이 속에서 수십년 전 친구들과 자멱질하며 소라랑 보말을 잡았던 까마득한 옛 추억이 되살아 난다
그 때 들었던 해녀들의 숨비소리도 함께 들려오는 듯하고...
해변의 밤은 깊어가고...
해수욕장 주변의 야영지에 도착하니 날이 저물어 간다
서둘러 자리를 잡고는 근처 유로 샤워장에서 30여키로를 넘게 걸어온 땀방울을 씻어낸다
헌데 바닷가에서 몸을 씻는 샤워는 형식일 뿐이다
시원해야 할 바닷 바람이 오히려 몸을 끈끈하게 만들어 준다
이것이 열대야 이던가?
시집간 새색시가 사흘만에 친정에 돌아와 조카를 보고 이 아이는 누구아이냐고 묻는다더니 우리가
그 꼴이다
고산 지대의 숲속에서 며칠밤을 서늘하게 보냈다고 열대야 현상을 잊었다니~~!
오늘밤이 이번 도보여행의 마지막 밤인지라 야영장의 잔디밭에 둥글게 모여 앉았다
주변의 희미한 가로등불이 모자라 가스 램프로 불을 밝히고...
근처 통닭집에서 사온 치킨과 생맥주도 가스등과 함께 가운데 놓여있다
이별은 언제나 아쉬운 것
5박 6일 동안 길위에서 100여키로를 함께 걸어며 동고 동락했던 우리 모두는 내일이면 헤여져 일상
으로 다시 돌아 가야 한다
오늘 아침에 두사람을 보냈는데 모여 앉자마자 또 두사람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눈다
잠시 분위기가 썰렁해진다
도보내내 그랬듯이 분위기가 설렁해지면 분위기 메이커가 나타나 대화를 이끌어 간다
이번도보 여행에 살 빼러 왔다가 살만 찌워 간다는 둥, 누구 누구는 누구랑 사이좋게 지냈다는 둥,
도보 첫날의 만남이 화제의 대상이 되더니 오늘 어렵게 올랐던 다랑쉬 오름의 무용담으로 화제가
바뀐다
화제가 바뀔땐 한바탕의 웃음보가 터지기도 하면서...
뒤늦게 우리 일행을 응원해주러 온 제주 토박이들이 한자리에 섞여 제주인의 애환이 담긴 이야기를
들려 주기도 한다
제주도와 육지가 하나되고 과거와 현재가 하나 되는 순간이다
이런 오묘한 순간들 속에서 아쉬운 5박 6일의 마지막 밤이 짙어 만 가고있다
응원하러 온 친구들을 보내고 야영지와 떨어진 외딴 해변가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끝나가는 이번
제주 도보 여행을 되돌아 본다
5~6년전 중산간 도로와 산록 도로를 함께 곁들여 가며 경험 했던 야간 올빼미 도보를 머리에 떠올려
가면서..
한라산 중턱을 야간에 고삼짜리 사내 놈이랑 걸어 보았던 느낌이 너무 좋아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님들과 다시 걷고 싶었지만 기회가 오지 않아 미루고 미루던 참에~~!
헌데 한라산 산록 일주 도로는 경치좋은 고산지대의 숲길이라 걷기 너무 좋은 길이기도 하지만
1100고지의 능선을 넘는 가파르고 험한 언덕이 있고 70키로의 긴구간에는 민가의 그림자 조차 찾을 수
없어 도보로 일주 하기엔 어려운 길이다
그렇다고 누군가가 이전에 도보로 일주 했는 소리를 들어 본적도 없었다
이런 험한 코스를 택하여 무모한 도전을 하였을 지라도 도보여행 경험이 풍부한 베트란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무사히 안전하게 끝내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 뿌듯해 온다
한라산의 정기를 받아가며 아열대의 원시림 속에서 대자연을 맘껏 즐길 수 있는 도보 코스를 새로이
개척했다는 자부심도 느껴지고...
이렇게 어렵사리 개척한 이 코스를 도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애용하여 도보 여행의 참된 의미를
느끼는 그런 코스가 되길 바라고 싶다
그리고 민가도 없는 외진 이도보 코스에서 4박 5일 동안 잘 견뎌주고 또 흡족해 하는 우리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기도 하다
내일 하루는 제주시 동편의 경치 좋은 사라봉 공원 산책 길을 걸어 보고 이번도보여행을 마무리
짓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이번 도보여행에 참석하여 열연해 주신 개개인의 얼굴들을 떠올려 본다
제주 산록 도로 따라 한라산 도보 일주의 영원한 최초 스타들~!
황소 같은 체구에 뱃심도 두둑한 푸른바다님~! 한밤중 서귀포 휴양림에서 술취한
기분으로 콜택시 불러 타고 사라졌다가 새벽 동틀무렵에 슬거머니 나타나는 연기는
너무 능청스럽고 자연스러웠습죠 헌데 그시간에 누굴 만나 무얼 했는지 궁금하기만~!
헌데 그시간에 반겨주는 지인이 서귀포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푸른바다님을 우러러
보렵니다
입가에 엷은 미소 띄우고 조용 조용히, 사근 사근하게 속삭이는 감성 배우
나그네님은 우리 도보팀의 막뚱이로서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었죠 헌데
짝꿍이 있었더라면 다늦은 저녁에 돈내코를 혼자 외로히 산책하는 나그네가
되지는 않았을터인데...! 하지만 혹한을 극복하는 겨울 장기도보 땐 멋지고
핸섬한 남성 동무들 많을 거예요
산이 좋아 산을 벗삼는 산동무님이 산을 마다하고 도보 길을 찾아 주셔서
감사했는데 도보기간 내내 잔잔한 미소 잃지 않고 어른의 체통을 지켜 주셔
존경스러웠습니다
게다가 미래의 남성용 여름 도보 반바지를 선보여 주셨으니 앞으로는 우리
카페의 여름 도보 복장이 확 달라질듯~!
도보여행단의 조별 취사 원칙을 찢어버리고 깊이 잠든 밤중(?)에 남몰래 사알짝~!
첫날부터 끝날 때까지 아침밥 혼자 지어 이른 도보여행길 열어 주신 대간님은
낭자 군단을 위한 신부 수업 강의까지 무료로 맡아 주셨으니 우리 도보여행단의
보물이엿습니다
게다가 동행한 도보 이등병 훈련시키랴 옆지기님 마당쇠 되랴~~!
벌구(입만 벌리면 구라치는 사람)란 별명을 하사 받은 자유인님의 또다른 별명은
자유 부인님을 지극정성 돌보는 돌쇠입니다 한라산 보다 더 높은 안나프루나 봉을
정복하려고 무거운 배낭 짊어지는 훈련하면서도 유머와 농담으로 우리귀를 즐겁게
해주시고 게다가 국방부 정신으로 도보 행렬 앞장서서 이끌어 주셨기에 제주 도보
여행단 이름으로 공로상을 드리렵니다
두발로 걸어서 우리 땅을 섭렵하시는 두발로님은 어쩐일로 와이키키에 가셔서
와이키키님을 모셔 왔는지? 그런데다가 두발로님은 원조 벌구란 명성답게 재치
있는 말솜씨로 응근 슬쩍 대중의 눈길을 끄는 매력 덩어리~! 헌데 가족 중에서
누가 진정한 도보인이며 누가 더 진정한 마라토너입니까? 아무튼 취미활동을 같이
하는 두분의 모습을 보고 우리모두는 행복의 의미를 배웠습니다
폭주라는 닉에 어울리지 않게 폭주님이 코펠에서 밥을 가득 퍼서 고1짜리 희수에게
건네면서 하는 말~!
희수야~ 많이 먹어~! 그옆에있던 희수 아빠 처음처럼님이 여동생이 조카에게 베푸는
자상함을 느끼고서는 흐뭇한 미소를 짓습니다 이들은 오리지날 한가족~!
운영자로서 폭주님의 헌신적 도우미 역할이 있엇기에 우리는 한결 편햇습니다
독수리가 먹이를 낚아 채듯 명장면을 놓칠세라 후미에서 선두로 질주하는
아이리스님은 분명 사진에 관한한 아마의 세계를 뛰어 넘어 프로의 경지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글고 군살하나 없는 아담한 체구에서 풍기는 미모도 미모려니와 부침성있는 애교는
아이리스님이 가진 위력있는 최신형 무기~!
성격좋고 털털한 나가자님은 밥할 때나 쉴때나 궂은 일 도맡아 해주신 남성
구염둥이 ~! 차량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도보의 기회를 빼앗겼어도
불평 불만 없이 선들 선들~
넉넉한 마음을 남들에게 보여 줄수 있는 아량을 가졌기에 나가자님은 인생의
거친 세파 만나더래도 힘차게 나가실 꺼예요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그대 이름은 슬픈 공룡이외다
헌데 누가 그대를 슬픈 공룡이라 이름지었나요~! 활달한 공룡에게~~!
이번 도보 여행에서 처럼 일상 생활에서도 슬픔을 모르는 활달한 공룡은
이름처럼 언젠가는 맘모스로 성장할 겝니다
파란 가을 하늘 아래 방실 방실 웃는 코스모스처럼~! 늘상 웃음을 잃지 않는
파란나라님~! 푸른 바다라는 닉에 짓눌리긴 했지만 아릿다운 님의 닉을 누가
감히 잊을수 있어리오. 하지만 멍청한 용파리만은 앞뒤 가리지 못하는 실수를~~!
어쨌건 파란나라님은 제주도보 때처럼 해맑은 미소 잃지 않고 평생동안 연기
한다면 울나라 좋은 나라 파란 나라를 만드실 수 있을 거예요
마르틴이 맞는 발음인지 마틴이 맞는 건지? 시대를 앞서가는 큰님의 이름을
받들어 마틴이라구요?
디스크 쟈키의 후예인 사이버 쟈키로 활동하시다 이제는 더 앞서가는 동영상
쟈키(?)로 탈바꿈을 시도 하신다니~~!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일에는
항상 고달픔과 외로움이 뒤 따르는 법~! 명심하고 계실테지요
김녕해수욕장의 모래알이 몇개인지를 헤아릴 수 있을까요? 헤아릴 수
있다해도 헤아릴 필요는 없어요 만물 박사 만타님이 해답을 가지고 계시니깐요
제주도보 마지막날 울카페 원로님이 "만타에게 물어봐" 라는 게시판을 만들자고
제안 했는데 어쩌실래요~!? 하하하 <=만타 모드
이국 땅 제주에서 도우미 차량 구하시느라고 수고 많았습니다
부더러운 미소에 감미로운 목소리의 주인공~!
이번 도보팀의 노년층과 장년층의 중간에 서서 가교적 역할을 한결 같이 수행해
주신 한결 같은 한결님~!
제주도보에서처럼 한결같은 마음으로 한결같이 도보 카페 사랑해 주소서~!
언제나 울 도보 카페는 한결같은 맘으로 한결같은 님들을 사랑합니다
주먹쟁이로 알려진 카페지기 용팔이를 알고 보면 옹고집에다가 똥고집의
소유자~! 그러기에 제주 산록도로 따라 한라산 일주 도보를 마쳤을 지라도 다랑쉬
오름을 오르지 못한 서러움에 복받혀 억새 피는 가을 쯤에는 비자림 야영장에 본부를
두고 "오름 바다 오르기" 이색도보를 시도하고 싶다우~!
제주 도보여행에 참가하신님들 고생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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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작은 사진을 크릭하면 원본 사진 보실 수 있습니다
write by and photo by 용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