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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바람결, 손등에 내려 앉아 간지럼 주고, 꽃가루 쓸어 담은 흙냄새가 정겨운 오후 한나절 미풍시가 떠올린다. 한 시자가 조실 스님께 물었지요. 스님께선 바람 맛을 아시는 껴? 알기는 내가 뮐 알어, 겨드랑이 털이 알지...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지난 6박7일 동안 유리 속에 갇히어 시간여행하고 돌아오니 이순간이 무척 새롭기만 하다. 자기관리 소홀한 댓가이지만...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포트에 심은 옥수수 모종을 밭에 옮겨 심는데 못마땅한 마누라 입이, 서발이나 나와, 깨나 콩을 심어야 소득이 있는데 쓰잘 데기 없는 옥수수 심는다고 그것도 벌써 몇 년 째..... 애써 가꾸어 여기저기 퍼주기 좋아는 당신은 좋겠지만, 이해가 안 된 다며 고시랑거린다. 여기저기 보낸 택배비만도 암만이 들어간다며, 아, 이 사람아 서로 나눔이 좋지 않은가? 베풀수록 자식 대에 복을 받는다는 이야기 못 들었는가? 그렇다고 여기저기 퍼주는 당신이 뮈, 백만장자요? 적은 나눔이 더 소중한 것, 풍족해서 주는 것은 선심이요.
하이고, 말이나 못하면 덜 밉기나 하지, 씩씩거리며 호미자루에 헛힘주고 애꿎은 땅만 팍팍 긇어, 붉으락푸르락.....이럴 때는, 마포바지 방귀 빠져나가듯 슬그머니 사라지는 것이 상수라 했거늘……. 오메,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네. 저녁모임 갈려면 먼저 들어가 씻어야 되겠네. 휑하니 집으로 줄행랑, 목욕물을 켜놓고 손을 씻기 위해 수돗가에 앉는데 갑작이 현기증과는 다르게 짜릿해오는 어지럼증이 예사스럽지 않아, 아직도 밭에 있는 마누라한데 얼른 들어오라고 하였다. 느끼는 자각증세 조짐이 안 좋아 손발만 씻고, 급히 농장으로 가서 119 호출 하였다. 사이렌 울리며 구급차 마을에 들어오면 궁금증 풀어 놓을 것 같아,
일부러 마을을 벗어나, 잠시 후 경광등을 번쩍이며 구급차가 당도하고, 응급환자 주제에 고개 빳빳이 쳐들고 뚜벅뚜벅 걸어가기도 뭐하고. 해서, 괜한 한손을 허리에 받치고 환자 행세를 해봅니다. 병원 가는 길이 마치 퇴근시간과 맞물려 지체가 많이 된다. 요란한 사이렌도 무색하게 양보나 배려하는 마음은 보이지 않는다. 보훈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자. 황급한 마중으로 혈압과 맥박을 체크하고 심전도 검사결과 부정맥이 심하게 지나가고 있어 의료진이 잔뜩 긴장을 하며 과거 내 병력을 추적하였으나 중요한 의무기록은 모두 전남대병원에 있고 이곳 보훈병원에는 고작 피부과의 외래기록만 있어, 의료진이 전대병원에 나의 병력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한다.
환자에 대한 기록물은 비밀유지의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정작 응급을 요하는 상황에서 의료기관끼리 상호 정보를 공유하여 적절하고 신속한 환자위주의 진료가 이루어 져야함에도 법과 규정만 내세우는 것은 인술에 많이 벗어난 상술로 보여진다. 그런데도 화면에 뜨는 내 부정맥은 심상치 않아 전대병원 이송을 희망했더니 환자가 요구 하니 어쩔 수 없지만 이 상태로 이송도 부담스럽다며 검사 결과지를 챙겨주어, 또 한 번 요란한 사이렌 울리며 전대병원 응급에 도착하니 응급실은 마치 시장바닥이다.
검사 결과 갖고 갔음에도 타병원 검사는 참고용 밖에 안 된다며 또다시 채혈과 엑스선 촬영을 다시하고, 어느듯 야간이라 당직의사들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적절한 조치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 심전도에서는 경고음이 10분 간격으로 계속 울리는데도……. 이튿날 아침, 담당 교수님이 오시어 심혈관 중환자실로 급히 옮겨지고, 환자마다 일대일의 간호 사가 배치되어 있고, 3단 의료침상도 리모컨 조절이 가능하고 머리맡에 부착된 심전도에서는 실시간 맥박과 혈압이 체크되어 심장의 움직임을 화면을 통해 한눈에 볼 수가 있다.
수액 셑과 심전도, 초음파, 전기 충격기등 검사용 패드가 훈장처럼 팔과가슴에 빼곰히 붙여 옴짝달싹 못하게 누여져 식사도, 대 소변도,침상에서 모두 해결하여야 한다. 4일 만에 일반병실로 내려오니 마치 외할머니 댁에 온 것 같이 마음이 한결 포근하다. 나는 정신이 멀쩡해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한데 자기들끼리만 지레 놀래 야단법석이었고, 환자는 편히 누어 시간여행을 즐기며 여행프로그램 짜느라 나름대로 바빴다. 이제부터는 흡연은 무 자르듯 댕강 썰어버리고 유산소 운동인 걷기운동에 전념할 것이다. 그래서 내년 봄쯤이면 마누라와 단 둘이서.... 제주도의 올레길 따라 도보일주를 하고 싶다. 노닥거려가며 천천히... 다정한 연인처럼 연출도 해보고 길 따라 맛 따라 기행문도 쓰고 싶다. 그리고 다리에 굳은살 베이면 언젠가 서해안과 강원 고성에서부터 울진 월송정 경유한 동해안을 거쳐 섬진강 따라 돌아오는 대장정의 전국일주 도보 여행에 도전할 생각이다. 현실이 다소 방해를 한다 해도, 내 굳어진 결심은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마누라를 위해 헌신하고 싶다. 한평생 어머니로, 아내와, 며느리로 희생을 감내하며 동행해준 마누라의 골 깊은 주름살과 백발이 애처롭기 그지없다. 이제는 내가 어릿광대 되어 쪼그러진 당신 얼굴을 펴는데 이한 몸 던질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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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생님 넘 죄송해요. 알앗다면 지난번 통화에서 처럼 찾아 뵙걸 그랬어요.
아직 남아 있는 아픔 꼭 쾌유를 빌며 다시 만날 때가지 화이팅 입니다.
감사합니다. 염려덕으로 건강 찾아 가고 있습니가.
청송선생님 처럼 건강해야 되겠지요.
아이구 큰일나실뻔 했습니다
선생님 쾌유를 빌겠습니다
아고![ㅠ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9.gif)
![ㅠ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9.gif)
뱃사공 선생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이웃에서 아무것도 모른채 미안하고 죄송합니다.![박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23.gif)
와 ![파이팅](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68.gif)
보냅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언제나 행복하시고 건안.건필하세요.
그래요 다행이 어려운 위급 상황을 넘겼으니 천만다행 이지만
금연하시고 건강 잘 챙기셔서 꼭 사모님께 해드리고 싶으신거 또 도보여행 등등
하시면서 행복한 시간길 되시길 바랍니다. 꼭 사모님께 잘 해드리겠다는 결심
뱃사공 선생님
모두 할매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웃이 좋군요.
건강이 최고 입니다. 건강하세요 울 회원님 중에 젤로 건강해 보이시는데
외모만 번지르 하지요. 실속이 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요즘 카페에 뜸하셔서 바쁘신가 했더니 그런일이 있었네요.
우환이 도둑이란 말이 있듯이 자기 건강은 자기가 챙겨야 합니다. 건강관리 잘 하세요.
회장님 감사합니다.일일이 챙겨주시는 넉넉한 마음에 늘 감사드리고 있읍니다.
그런일이 있으셨군요.
이제 건강하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결심은 꼭 실천하시는거죠?^^
지산선생님 감사합니다. 요즈음 바쁘시다는 소식 듣고 있습니다. 좋은 일이지요.
90일을 앉아있는것보다 서서 지내라는 의사의
선전포고 지키느라 이제사 선생님 글 읽습니다
어제는 소중한분들 뵙고 돌아온길에
머리에 요술부리고 돌아와서 퇴원하려고
노트북도 보내고 피곤하여 초저녁 잠들고
이시간 들러서 선생님 수필을 읽습니다
그동안 선생님 금연하시면 참 좋겠다는 기도를 그분께서 들어주셨습니다
남편도 들어 주셨지요
그분 집에도 한 번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선생님 편찮하셨다는 말씀에 가슴이 철렁한것이
우정이 깊어질대로 깊어졌습니다
평생 건강으로 책임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지향선생님이나 보문선생님을 보면 이무럽다 보니
장난끼가 발동하곤 합니다. 하루 속히 쾌차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