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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대천항
서울에서 어수선한 몸을 추슬러 대천으로 내려왔다
대천역에서 어항 쪽으로 난 해안도로가 갯벌을 따라 시원하다
오른 쪽으로 갑자기 확 트인 갯벌을 보니
어릴 적 상념이 뼈 속까지 아려온다
갯벌의 바다 !
옹기종기, 산맥의 골살이 어둠으로 파이고
밀물에 반사되는 숨죽인 빛만이
하늘과 바다와 땅을 구별 한다
여름에는 바지락과 고둥이 지천으로 널려있고,
돌을 군집으로 석굴과 박하지는 날카롭게 어린 살을 깨물었다
맨발로 밟는 갯벌의 부드러움도
갯벌에 터 잡은 말미잘 촉수의 까칠함도 아련하다
새끼 도다리의 미끌미끌 함과 다다닥- 꼬리침이 손바닥에 전해온다
짭조름한 낙지 발 몇 개는 갯벌의 선물이다
배를 타면 우럭, 놀래미, 물잠뱅이, 간잼이, 병어, 아나고,
갑오징어, 주꾸미 등이 친근하다
겨울에는 김 농사를 하는 해태발로 갯벌을 메우고
이 김 농사는 온 마을을 넉넉하게 먹여 살렸다
대천김, 고정리김, 서천김, 광천김이
대천 갯벌에서 자란 명품들이다
사진으로 보면 왼쪽으로 길게 뻗은 산줄기 끝 안쪽이 대천항 이고
동산 너머가 그 유명한 대천해수욕장이다
일제시대 때 쌓은 제방 너머로 보이는 거울처럼 반사되는 밀물이 대천의 갯벌이고
오른 쪽으로는 끝나는 산 너머 봉대산 줄기 끝이 내가 살던 마을 이다
남향군도, 행정지명으로는 보령시 주포면 은포리로 불 린다
2007년 5월 8일 보령시 신흑동 550번지로 몸을 감췄다
두 번째 사진에서 보이는 왼쪽 중간 즈음 ㅁ 자모양의 산 안쪽
강당골에서 통나무 펜션을 짓기 위해 기계톱을 들었다
사진에서 보면 왼쪽으로 늘어진 산 줄기가 악어와 흡사하다
악어의 앞 발정도에서 좌회전으로 들어가는 곳이 강당골이다
ㅁ 자로 보이는 물막이 둑은
현대건설이 갯벌을 막아 콘도를 짓는 토목 공사다
골의 나무를 다 자르니 나무 무덤이 산덩이다
무덤을 태우는데 보름 동안이나 나무는 눈물을 연기로 날렸다
연기는 골을 채우고 돌아서 갯벌로 사라졌다
산의 허리를 잘라 강당골을 메우고,
왼쪽과 오른쪽으로 통나무 펜션을 지어 나왔다
더글러스 퍼라는 캐나다산 원목이 산처럼 쌓여있다
길이가 11미터에서 13미터까지 자란 아주 크고
한 개의 무게만도 1톤을 오고 간다
통나무의 하얀 속살과 송진 향만이 세파에 지친 나를 위로 한다
서울에서 보낸 청춘은 고향이 고향 같지 않고 서툴다
서울이 생각나고 불안하다
강도 높은 노동일은 땀을 쏟고 잠시 시름을 잊게 하지만
순간이다
개구리 울음이 서글프고
잠자리는 하늘을 배회 한다
밤이 너무나 정 막 하고 어둡다
날이 밝았다
통나무를 짓는 빌더들은 참으로 몸이 좋다
웃옷을 벗고 강인하게 톱질을 한 다
통나무를 켜켜이 쌓고, 파고, 크레인으로 들고, 굴리고, 다듬고
수학적 작도도 한 다
일을 마치고 대천항을 들러
사진에서 왼 쪽 줄기
악어 주둥이 끝처럼 보이는 등대 방파제에서 막걸리를
먹기로 한 것이다
물 좋은 갑오징어와 간잼이를 잡았다
어둠이 찾아오며
나갔던 배들은 회항 한다
회항하는 배들이 밀쳐대는 잔물결의 파장들이
방파제 바위에 부딪혀
텅텅 소리를 낸 다
빨강으로 가득 차 손살같이 사라지는 석양과 같이
피로도 파도에 실려 사 라 진다
대천이 고향이라 친구들이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더러 보인다
해수욕장에서 남포 방조제로 가는 중에 죽도라는 관광지가 있다
본래는 섬 이었는데
남포 방조제를 쌓으며 육지와 연결 된 것이다
풍광이 빼어나고
아름답다
그 끝지점에 죽도 보물섬이라는 회집 앤 레스토랑이 있다
친구는 중학교 동창으로 막 그 집을 마무리 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통나무로 짓기로 설계를 했는데
중간에 업자가 손을 들어 통나무 반, 벽돌반으로 완성을 했다
집지으며 고생 꽤나 했다
3억이 들었다고 한다
중이 제머리 깍지 못 한다고
서울 대학에서 조경을 전공 했는데
죽도보물섬 마당 바닥을 세번 깔었다 걷었다를 반복 했다
얼마전 괴파도로 메스컴을 장식 했는 데
동영상이 그 죽도 보물섬에서 나온 것이다
친구는 어업권도 사고
배도 한 척 마련했다
손님들에게 싱싱한 자연산 회를 공급하기 위해 서다
직접 회도 뜨고,
자연산 활어도 사고,
인근 섬에서 물좋은 조개를 사들여 보관 했다 귀한 손님에게는 넉넉히 내놓는다
그 지난 시간이
오서산에서 찍은 대천항의 사진 한장 처럼 멀게만 기억 된다
검은 것이 산이요
밝은 것이 하늘이라
그 사이에 바다는
땅에는 금을 긋고, 하늘에는 경계를 숨 긴 다
11월 3일 (금성곽이 고향의 좋은 산을 사진으로 담아오고
멀리 내 고향과 추억이 사무치는 대천항 전경을 찍은 사진 고맙게 생각하며
이 글을 선물 합니다)
첫댓글 오랫만에 정겨운 글 감사합니다. 하두 흔적을 남기지 않으셔서 잊으셨나 했습니다. 지면으로나마 자주뵐수 있기를.....
사진이 동이 틀때의 사진 같은 데 어 릴적 뛰어 놀던 모든 공간이 그 사진 안에 있습니다 오서산은 지나 치기만 했지 직접 오르지는 않았는데 고향의 산도 매우 아릅답군요. 산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풍광은 언제나 가슴을 저리게 합니다
아!!! 고향이 대천이셨네~ 처음가본 오서산 참 좋은경관을 가지고있는 명산임을 확인하고 왔습니다. 전국을 여행하다보면 꼭 다시한번 가보고 싶은곳 그런곳이 있지요 오서산이 내게있어 바로 그런곳입니다.
장백산맥님의 글 보니 이넘의 향수병에 아스라히 고향산천이 그리워 눈물날라카네여~~님은 이렇듯 가까운 곳이 고향이어서 부러웁기도 하고 ~맘먹으면 휭 다녀올수도 있으련만... 부모님 안계신 친정 잘 안가져서 늘 마음에 그리워하며 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