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품개요 ◈
◉ 작 품 명 : 안동 광덕교회
◉ 소 재 지 : 경북 안동시 풍천면 광덕리
◉ 설 계 자 : 이용우/별빛건축, 칸
◉ 설계년도 : 1997
◉ 준공년도 : 2001
◉ 건축면적 : m2
◉ 연 면 적 : 322.80m2
◉ 규 모 :
◉ 구 조 : 철근콘크리트조
◉ 내부마감 :
◉ 외부마감 : 벽돌, 유리블럭
◉ 좌 석 수 : 296석
◉ 총공사비 : 2억 5천만원
◉ 홈페이지 : http://kdpc.or.kr/
◈ 작품설명 ◈
전통의 고장 안동의 하회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부용대 절벽 뒤편 소나무 숲이 울창한 곳에 광덕교회가 있다. 새로운 성전을 짓기 위해 건축위원인 장로님들과 목사님의 교회건축 순례가 시작되고 그로인해 설계를 의뢰받게 되었다. 준비된 넓은 터에 안동, 하회라는 지역적 이미지는 곧 전통이라는 화두를 제기하게 되고 많은 날들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성탄축하 예배를 드리던 날 성가대석에서 찬송과 함께 계시처럼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하여 설계가 진행되었다.교회의 상징성과 전통의 조화라는 문제를 형태와 공간으로 풀어 보았다. 즉 평면은 초대교회의 예수그리스도의 상징으로 여겼던 물고기형상에서 유추하고, 전원교회의 특성을 고려하여 공간의 확장이 가능하도록 양측면에 십계명을 상징하는 열개의 방으로 구성된 회랑을 배치하고 전통주택의 분합문을 설치하여 가변적인 예배공간이 되도록 하였다. 중앙부의 주예배공간은 높이 올리고 벽면에 유리블록을 사용하여 충분한 빛이 비추이도록 하였다. 빛은 곧 하나님의 은총이고 사랑이다. 환한 낮에는 빛을 받아들이고 어둠이 깃들며는 무거운 지붕을 들어 올리고 세상을 향해 그 빛을 발산하는 것은 이시대의 참된 그리스도인의 모습과 같다고 할 것이다. 지금 한창 마무리 공사중인 교회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그 속에서 입당예배를 드릴 날이 기다려진다. (2001.7.8)--이용우
◉ 이용우 : 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 및 도시과학대학원석사를 마쳤다. 이 후 한일개발 (주)SAUDI ARABIA RABUIGH HOUSING PROJ. DESIGN CHIEF 및 김중업건축연구소에서의 실무를 거쳤으며, 1989년부터 종합건축 사 사무소 도성건축 대표, 1992년부터 종합건축사사무소 토 대표, 1995년 부터 (주)디자인토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로서 활동해왔다. 1998년부터현 재 건축사사무소별빛건축 대표이다. 주요작품으로는 일산연운제, 박여숙 화랑, 울진백운호텔, 예천군청, 충주삼탄교회, 은평구노인복지회관, 미스 바기도원교회, 신사동문화회관, 노동부 표준청사, 일산마두동 전씨주택, SUNSHINE HOTEL, 안동광덕교회, 예닮고을교회, 순천나눔의교회, 대구 포도원교회등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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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 광덕교회 안동 광덕교회, 아름다운 전통과 고상한 상
대교회와 도시교회의 전유물인 듯했던 교회건축 사업에 있어, 절차에 따른 기획과 올바른 설계, 그리고 착실한 시공작업의 개념이 지방의 소규모 교회들에도 적용되기 시작한 것은 한국교회가 발전해가는 일련의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하게 접하지 못한 형태라 조금은 낯설지만, 하회마을로 잘 알려진 안동지역에 아름답고 내실있는 한 지역교회가 세워졌다.
‘소박하면서도 고상한’ 첫인상을 간직한 교회
안동 광덕교회(담임: 서철봉 목사)를 방문하며 느끼는 첫인상은 아주 착실하고 정성스럽게 교회건축의 시작과 끝이 마무리 되었다는 점이다. 필자가 보기에 결코 비싸게 건설되지 않은 이 건축물은 구석구석에 공간적 풍요와 조형적인 여러 가지 얘깃거리들을 담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결실은 설계자의 노력과 그 소신을 인정하고 따라준 건축주인 광덕교회가 함께 이룬 하모니의 결과일 것이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 소박하면서도 힘있고 고상하며, 독특하면서도 새로운 교회당들이 하나둘 세워져 가는 것은 기독교인들이 갖는 문화적 성숙도를 잘 반영해주는 듯하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한국교회들이 인습적 형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비기능적이고 반복적인 교회당 건물을 양산해 내었던가? 이러한 예전의 결과들은 그동안 교회들의 재정적인 궁핍이나 건설공학 기술이 부족한 탓만은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교회건축을 기획하고 결정짓는 당사자들의 생각이 폐쇄적이었던 게 더 큰 이유가 아닐까. 그에 비해 광덕교회는 과감히 구태를 벗어버리고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에 임하고 있다.
전통적인 주거기능의 현대화 작업
광덕교회를 방문하면 현대적인 재료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내·외부 전체에서 풍기는 인상과 공간적 체험은 어딘가 모르게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건축문화가 흐르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이 건축물을 방문하여 현 시대와 교회의 기능에 맞게 번안된 전통건축의 가치를 하나둘 찾아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전통미의 그 첫 번째 이미지 요소는 바로 지붕의 현대적 형상화이다. 우리나라 전통건축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접하게 되는 것이 지붕이다. 처마를 잃어버린 오늘날 수많은 건축물들에 비해, 옛 건축에서 풍기던 지붕의 정취가 이 교회당에서는 자연스러우면서도 고스란히 남아있다. 만약 전통건축 지붕의 모양만을 그대로 차용했다면 논란의 여지가 있을 것이나 시골의 자연적 기후조건인 강한 빛을 차단하고 무차별적인 비바람을 걷어내기에 이 처마의 기능은 필수적이기도 하다. 게다가 영국 여왕이 방문하고 갈 정도로 우리나라 전통문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하회마을을 지척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광덕교회의 전통건축은 매우 설득력 있는 처사라 여겨진다.
도시의 건축은 도시적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산속에 있는 건축은 그 산의 풍경에 맞게 놓여져야 할 것이며, 바닷가의 교회는 그 풍토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지니는 것이 건축의 유기적인 측면일 것이다. 오늘날 건축이 쉽게 간과해버리는 것 중 가장 심각한 면은, 바로 각 지역마다의 아름다운 풍토성을 잃어버리고 뉴욕에서 서울, 아프리카에서 몽고에 이르기까지 천편일률적인 건축적 미학과 재료를 적용시키려 한 데 있다.
전통건축의 묘미와 기능성의 조화
둘째로, 한국의 전통건축에서 아주 쉽게 접할 수 있는 반투명한 건축요소가 이 교회에서는 전반적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아마 한옥에서의 생활을 한번이라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문종이를 통해 은은하게 비취는 빛의 고상함을 잘 느껴 보았을 것이다. 건축가(별빛건축 이용우 소장)는 우리의 전통공간에서 체험되는, 빛의 독특한 동양적 특징을 효과적으로 적용시키고 있다. 그것은 유리블록의 사용인데, 유리블록은 마치 문종이와 같이 빛은 투과시키되 안쪽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특징이 있다. 밝은 공간을 필요로 하면서도 내부 집회에 방해되는 바깥의 전경은 가려주는 교회당 고유의 기능이 유리블록으로 멋지게 해소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내부의 벽면에서 한옥 문의 이미지가 차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작가의 그 의도는 더욱 확실해지는 것이다.
어설프게 전통건축의 요소를 차용하는 경우, 자칫 교회당이 절간 형태로 전락해 버리거나 그 형상을 고수하려다가 많은 기능에서 불합리성을 겪어야 하지만 이 교회에서는 그러한 위험요인들을 지혜롭게 잘 극복하고 있다. 외벽에서 기둥 사이를 메운 벽돌벽은 나무기둥 사이에 흙으로 메웠던 한옥의 벽면 모습을 연상케 하고, 내부의 둥근 기둥들 역시 한옥이나 고궁의 그것들과 아주 많이 닮아 있다.
고상하고 새로운 성경적 상징언어들
한옥의 정서를 풍기면서도 이 교회당은 분명히 방주의 형상도 지니고 있다. 교회로 다가서면 두 팔을 벌린 듯하게 모든 이웃을 환대하는 벽면과 높이 솟은 방주 형상은 분명 교회가 지녀야 할 상징적 가치를 건축물의 형상에 표현한 것이다. 교회에서 예배가 시작되고 밤이 되면 교회 내부의 밝은 빛은 주변지역을 밝게 비출 것이다. 이 또한 ‘빛’이라는 성경적 상징의 한 단면일 것이다.
그리고 필자는 건물 꼭대기에 높이 매달려 있지 않고 땅위에 놓여진 십자가의 존재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감동을 느끼고 찬사를 보낸다. 우리 시대 수많은 교회들이 마치 상업적인 간판처럼, 높이 드높이 붉은 네온의 십자가를 우후죽순처럼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이 교회당에서는 하늘에서 인간으로까지 낮게 임하시고 고난받은 종 예수그리스도, 그가 당한 고난의 십자가, 땅에 끌리는 십자가를 표현한 듯해서 감동적이었던 것이다.
필자는 최근 하늘로 치솟는 고딕성당의 화려한 십자가보다 소박하고 작은 십자가, 땅으로 향한 십자가가 더 의미있고 고상하게 느껴져 여러 교회의 건축사업에 적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은 많은 교회 지도자들이 겸손한 상징성보다 찬란한 상업성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한다. 필자는 그러한 의도를 감지할 때마다 의아해할 수밖에 없다. 과연 오늘날의 양적이고 질적인 교회의 부흥이 교회당의 화려함과 눈에 잘 띠는 십자가 탑으로부터 비롯될 것인가.
이은석 | 200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