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중시형에서 효율+성능 중시형 터보로
![터보엔진](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527E13F5508D3AF2F)
요즘 자동차 회사의 자료나 자동차 업계의 기사를 통해 '다운사이징'이라는 단어를 많이 보셨을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다운사이징은 바로 '엔진의 크기를 줄여 친환경성을 높였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엔진 배기량을 줄이면 엔진 출력이 그에 비례해 줄고, 결국 차의 성능이 떨어지게 되는 게 필연적입니다. 그래서 브랜드들은 이를 상쇄하기 위해 엔진에 터보차저를 달고 있습니다. 이로써 배기가스를 줄이되 비슷한 출력의 자연흡기 엔진보다 높은 성능을 확보하는 것이죠.
![엔진다운사이징](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754B63D5508D3C60C)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사례를 들겠습니다. 과거 NF쏘나타의 최고 버전은 람다 3.3L 자연흡기 엔진을 얹고 있었습니다. 이 엔진은 최고출력 233마력, 최대토크는 31.0kg∙m을 냈죠. 당시 기준으로 연비는 L당 9.2km였습니다. 하지만 YF쏘나타로 풀 모델체인지를 거치며 V6 버전은 삭제되었습니다.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이 자대신 2.0L T-GDi(직분사 리를 꿰찼죠. 기존 3.3L보다 배기량이 1.3L나 줄었지만, 출력과 연비는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최고출력 271마력, 최대토크는 37.2kg∙m이고 연비는 당시 기준 12.8km/L이었습니다. 이는 그야말로 성공적인 다운사이징이었습니다. 연비가 좋아져 배기가스 배출은 줄었고 파워는 오히려 좋아졌으니까 다운사이징의 목적에 충실했던 거죠.
![VGT](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31CDA405508D3E42F)
핵심 포인트는 여기 있습니다. 과거의 터보차저가 엔진 출력을 높여 고성능 차를 만드는 데에 주로 쓰였다면 최근에는 다운사이징, 즉 효율과 성능을 양립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거죠. 목적이 이러하니 최신형 터보차일수록 일반적인 고출력 차에서 암묵적으로 용인될 수 있었던 '터보랙'을 줄이는 게 필수적인 과제였습니다. 고성능차 오너들이야 터보랙을 줄이기 위해 엔진 회전수를 일정 이상으로 유지해주는 수고로움을 감내하겠지만, 일반적인 운전자들은 이런 걸 귀찮아할 테죠. 그래서 최신 터보차저 엔진들은 무지막지한 고성능보다는 자연흡기 엔진 수준의 선형적인 반응을 만드는 데에 포커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회전 영역에서도 터보차저가 힘차게 돌아 답답함을 없애고, 스로틀을 적게 열어 배기가스량이 적을 때에도 풍부한 힘을 내도록 해 좋은 연비를 내는 것(=emission을 줄이는 것)입니다.
![가변형터보차저](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33C14425508D4090B)
터보차저 엔진의 종류와 발전 방향은 이러한 목적 속에 답이 있습니다. 과거의 터보차저 엔진은 그저 배기가스의 유속에 따라 고출력을 뿜는 일종의 '기계식'이었지만 최근에는 터보차저에 공급되는 배기가스의 양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가변형 터보차저(VGT, Variable Geometry Turbocharger)로 진화했으며, 터빈을 두 개 단 트윈 터보, 그리고 배기가스 유입 경로를 두 개로 가른 트윈 스크롤 터보의 시대까지 왔습니다. 향후에는 전기 모터가 인위적으로 터빈을 돌리는 전기모터식 터보차저도 등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결국 자연흡기 엔진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방향이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지금부터는 최근 널리 사용되는 터보차저의 특성을 소개하겠습니다.
최근 가장 널리 쓰이는 '가변형 터보차저(VGT)'
1편에서 설명했듯이, 큰 터빈을 사용하면 엔진 출력을 높일 수 있지만, 저속에서의 반응이 나빠지는 ‘터보랙’이 생깁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양산차에서는 소형 터빈을 사용해 실용 영역에서의 반응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게 현실이었죠. 하지만 소형 터빈을 사용할 경우에는 고회전 영역에서 큰 출력을 낼 수 없는 한계도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아울러 터빈이 지나치게 빠르게 돌아 고장이 나면 안 되니까, 이를 막기 위해 일정 이상의 배기가스가 유입될 때는 인위적으로 이를 빼버리는 '웨이스트 게이트'를 달아주는 것도 필수적이었습니다.
![VGT엔진](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365C4465508D44228)
이러한 여러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흔히 VGT로 일컬어지는 가변형 터보차저입니다. VGT의 핵심은 터빈의 배기가스 유입구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쉽게 말해 터빈에 공급되는 배기가스의 양과 속도를 능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활용하면 저회전(배기가스 양이 적을 때)에서는 통로를 좁혀 유속을 빠르게 만들어 반응성을 높일 수 있고, 고회전(배기가스 양이 많을 때)에서는 통로를 넓혀 충분한 배기가스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때 입구 크기를 키우면 터빈이 과회전하는 걸 막을 수 있으니 웨이스트 게이트를 달지 않아도 되고, 결국 구조를 간결하게 할 수도 있죠. 그저 터빈 입구의 크기를 조절하는 것뿐인데도 장점이 대단하지 않나요? 여러분은 아마 현대자동차의 여러 차량에 붙은 VGT 엠블럼을 보셨을 텐데, 이 차들에는 모두 가변형 터보차저가 적용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제 어딘가에서 VGT가 적용된 차를 본다면, '이 차는 구식 터보차량보다 반응성이 좋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겠죠?
터빈을 두 개 달아 특유의 단점을 줄인 '트윈 터보차저'
![트윈터보차저](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54A4E445508D45F09)
VGT는 저속에서의 반응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과 웨이스트 게이트가 필요 없다는 장점을 갖지만 터빈의 풍량이 적다면 태생적으로 고출력을 낼 수 없습니다. 반대로 큰 터빈은 저회전 반응성을 살리는 데에 무리가 있습니다. 결국, 고출력을 내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는데, 그래서 등장한 게 '터빈을 두 개 단다'는 거였습니다. 정말 심플하지 않나요? 작은 터빈과 큰 터빈의 일장일단이 분명하니까 터빈을 두 개 단다니.
일반적인 트윈 터보 엔진(또는 바이터보 엔진)은 소형 터빈 하나와 이보다 큰 터빈 하나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회전에서는 작은 터빈을 돌려 높은 반응성을 이끌어내고, 고회전에서는 큰 터빈을 돌려 큰 출력을 내는 것이죠. 엔진에 따라 저회전에서는 한 개의 터빈을, 고회전에서는 터빈 두 개를 동시에 돌리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트윈 터보차저는 기술적으로 완성체나 마찬가지입니다. 터보차저의 단점을 없앨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한계가 있습니다. 바로 '비용' 때문이죠. 터빈이 추가되고, 그에 따라 주변 부품도 더 달아야 하고, 터빈 두 개를 잘 아우를 수 있는 제어 기술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러한 비용 부담은 차 값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트윈 터보차저 엔진은 평범한 양산 모델보다는 일부 스포츠카와 고급차에서 접할 수 있는 실정입니다.
장점 투성이, '트윈스크롤 터보'
트윈 터보는 다 좋은데, 정말 다 좋은데 비용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기술적인 약점도 해결하면서 비용마저 저렴한 터보차저는 없는 것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트윈스크롤 터보'가 가장 가까운 위치를 차지할 것입니다.
![트윈스크롤터보](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628BC435508D4830C)
트윈스크롤 터보는 한 개의 터빈을 사용하지만, 터빈 입구의 통로를 두 개로 쪼갠 것이 핵심입니다. 현대자동차의 세타 T-GDi 4기통 엔진을 예로 들었을 때 1번과 4번 실린더의 배기관 통로 하나, 2번과 3번 실린더의 배기관 통로 나머지 하나로써 총 두 개의 입구를 갖게 하는 거죠. 4기통 엔진의 폭발은 1-3-4-2번 실린더 순으로 벌어지는데 이렇게 되면 1번과 3번, 3번과 4번, 4번과 2번, 2번과 1번 실린더의 배기 행정이 서로 엉키지 않을 수 있게 됩니다. 간단히 말해 배기가스가 각 실린더간의 간섭 없이 빠른 유속으로 터빈에 유입될 수 있는 거죠. 이로써 높은 반응성은 물론이고 고출력까지 갖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한 개의 터빈을 사용하되 트윈 터보가 누리는 장점, 즉 빠른 반응성과 고출력을 모두 챙기는 것이죠. 이와 동시에 트윈 터보의 단점인 '비용'면에서 훨씬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최신 T-GDi 엔진을 기준으로, 고전적인 터보차저와 비교했을 때의 장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연료 효율 향상
- 엔진 저회전 영역에서의 반응성 및 출력 향상
- 높은 출력
- 배기 에너지 손실 저감
- (상대적으로) 낮은 실린더 내부온도
- (상대적으로) 낮은 배기온도
- 희박한 공연비(air/fuel ratio) 세팅 가능
![T-GDi](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24A4E425508D4A004)
최근 현대자동차의 가솔린 모델에 적용된 터보차저는 대부분 트윈스크롤 방식입니다. 얼마 전 선보인 쏘나타 터보도 세타 2.0L GDi 엔진에 트윈스크롤 터보차저를 달아 저속에서의 반응성을 높였죠. 그럼에도 출력은 245마력으로 리터 당 122.5마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환경 규제에 따라 입지를 굳힌 터보차저 엔진. 효율과 성능을 양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 분명합니다. 현재 현대자동차가 판매 중인 가솔린 터보 엔진 모델은 총 세 가지로 벨로스터 터보, 제네시스 쿠페, 쏘나타 터보입니다. 이 차들은 폭발적인 성능을 자랑하면서도 다른 브랜드의 직분사 터보차저 적용 모델과 달리 일반휘발유(Regular fuel)를 넣어도 제 성능을 낸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이 세 모델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겠습니다.
1.6L 엔진으로 204마력을 발휘하는 벨로스터 터보
![벨로스터터보](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3785D3E5508D4B015)
벨로스터 터보의 1.6L T-GDi 엔진은 감마 1.6L 엔진을 베이스로 합니다. 204마력의 최고출력은 자연흡기방식 대비 64마력이나 높고 최대토크 또한 27.0kg∙m로 10kg∙m이나 강력합니다. 특히 최대토크의 경우 발생하는 회전영역(1,750~4,500rpm)이 무척 넓어 늘 폭발적인 힘을 자랑합니다. 한층 강한 힘을 갖고 있음에도 복합연비는 가솔린 엔진보다 고작 0.1km/L 높을 뿐입니다. 이처럼 성공적인 다운사이징을 보여주는 감마 T-GDi 엔진은 향후 2.0~2.4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할 수 있어 중형차를 중심으로 더욱 널리 쓰일 전망입니다. 실제로 그랜저에 얹힌 세타 2.4L 엔진보다 벨로스터 터보의 1.6L 터보 엔진이 출력과 토크 모두 높기 때문입니다.
3.8L 버전의 입지를 좁힌 제네시스 쿠페 2.0 터보
![제네시스터보](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6344E435508D4BF05)
제네시스 쿠페에 적용된 세타 2.0 TCI 엔진은 직분사 유닛이 적용된 쏘나타와 달리 포트분사 방식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사실 직분사 엔진은 애프터마켓에서의 튜닝이 까다로워 이 차의 수요층에게는 환영받기 힘든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포트분사식임에도 제네시스 쿠페의 2.0 터보 엔진은 260마력(고급유 주유 시 275마력)의 최고출력을 자랑합니다. 0→시속 100km 가속은 고작 7.2초. 이 정도면 굳이 3.8L 모델을 고집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터보차저 적용 모델로서 튜닝에 대한 잠재력도 무궁무진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해외에서는 V6 버전보다 2.0T 모델을 사랑하는 이들이 무척 많다고 합니다.
실용영역 파워 살려 세련미 더한 쏘나타 터보
![쏘나타터보](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1702A455508D4D604)
현대자동차 가솔린 터보 모델 중 가장 핫한 쏘나타 터보. YF 쏘나타 시절(271마력)보다 최고출력을 245마력으로 낮추었지만, 실용영역에서의 반응성을 눈에 띄게 개선해 실제 달리기는 더욱 좋아졌습니다. 일례로 이 엔진은 최대토크(36.0kg∙m)를 고작 1,350rpm부터 뿜을 정도라서, 오히려 자연흡기 방식보다 저회전 반응이 더 좋은 게 특징이죠. 쏘나타 터보에 적용된 가로배치형 세타 2.0 T-GDi 엔진은 V6 자연흡기 방식의 훌륭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SUV를 포함한 전륜구동 승용차에 두루 쓰일 것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