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중생의 행복을 발원하는 나의 삼천배 수행
智月
이제 생사(生死) 문제를 정면으로 대결해보아야 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며 ……. 부모에게서 태어나기 전에는 무엇이었으며, 목숨을 거두고 나서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스님께서는 어제까지 계셨는데, 오늘은 어디로 가셨을까? 금생(今生)에 사람 몸 받았을 때 이 생사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언제 또 기약하겠는가? 때로는 분하여 잠이 오지 않는다. 나의 법당(法堂)을 지켜야 이 생사문제를 정면으로 대결할 수 있다. 나의 법당을 지키는 일중의 가장 큰 일이 참회하는 일과(日課)를 매일 수행하는 것이다. 이 일과를 매일 수행하기 위하여 한 달에 한 번 삼천배를 하는 것이다. 매달 한 번 삼천배를 하면서 욕심에서 발심으로, 발심에서 발원으로 나의 몸과 마음을 고양시키고 정화(purification)한다.
필자는 대학을 다닐 때 『禪의 황금시대』를 읽고 상당한 감동을 받고, 일평생 참선과 영어 그리고 절 수행을 맴돌고 있다. 일단 먹고 살아야 하니 평생 영어교사였다. 영어를 가르치다 보니 필자가 부족함을 많이 느껴 평생 학생인양 직장 일을 하면서 대학원 석사 박사과정을 모두 마쳤다. 한때 동양의 정신문화 즉 불교의 참선과 서양의 물질문명을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지가 필자의 평생 학문의 화두였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참선공부도 병행하였다. 집 옆에 위치한 해운정사 진제스님 법문을 들으면서 “가고 오고 생각하는 이것이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받았다. 직장에서 일하면서 토요일마다 용맹정진을 하다 보니 너무 힘들기도 하고 화두공부의 진척이 없었다. 그렇지만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시 ‘이뭐꼬’ 화두를 들었다 놓았다가 잊어버리다가의 연속이었다. 심지어 수업시간에조차 화두를 돌려보기도 하였다. 숙면일여(熟眠一如), 몽중일여(夢中一如)는 말할 것도 없이 동정일여(動靜一如)도 안 되었다. 화두가 순일하지 못하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일요일마다 영주암 시민선원에 참석하여 마음공부를 계속 이어 갔다. 이때는 주로 선배 도반님들로부터 앉는 자세, 호흡하는 방법 등등을 많이 듣고 배웠다. 영주암을 다니면서 참선도 참선이지만 확고한 불교에 대한 신앙심을 배우게 되었다. 정관스님께서는 행주좌와어묵동정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송화두를 하라고 강조하셨다. 영주암 시민선원 토요참선에 10여년 수행을 하였다. 이때는 화두를 잡다가 관세음보살 송화두를 하다가 왔다가 갔다하였다. 시간이 날 때마다 집에서 가까운 해월정사에 가서 절 수행도하고 삼천배도 참여하고, 방학이 되어 시간이 맞을 때 아비라 기도도 참여하였다.
삼천배 수행이야기를 좀 더 구체적으로 해보자. 나의 삼천배 교과서는 한경혜 저 『오체투지』였다. 그 책을 읽고 매우 깊은 감동을 받았다. 나이가 들면서 필자에게 시련이 닥쳤다. 부인이 아프고 직장에서 승진문제에 부딪혔다. 당시 ‘아비라 카페’를 통해 해인사 백련암 삼천배 절 수행을 알고 있었다. 부인의 병마는 극복하지 못했지만 불보살님의 가피로 교감도 하고 교장직도 수행했다. 삼천배 수행을 하면서 불필 스님의 수행기 『영원에서 영원으로』를 매우 감동 있게 읽었다. 평소에 백팔배를 수행했기 때문에 삼천배를 쉽게 할 수 있으리라 착각했으나 할수록 힘들고 삼천배를 수행한지 10여년이 되어 가는 지금도 여전히 힘들다.
돌이켜보면 집이나 절에서 일과를 500배 또는 600배를 할 때는 삼천배 수행이 참 잘되었지만 일과를 안 할 때는 무척 힘들었다. 스스로 이 핑계 저 핑계되면서 1000배하고 도망가고, 2000배하고 기도장소에서 거사 방으로 도망가고 ……. 요즈음은 도망은 안 간다. 언제까지 절 수행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하는 데까지 해보자고 나의 주인공에게 다짐한다.
필자는 최근 심경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 필자의 절 수행은 기복 불교 수준에 머물렀는데, 어느 순간 누구에게 삼천배를 하는지, 왜 하는지 의문이 생겼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결국 자성불(自性佛)에게 절하는 것이고, 세세생생 내려온 무명(無明)을 밝히려 절하는 것이다. 필자가 존재하는 근거가 화엄의 세계이다. 나 혼자 존재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산하대지 모두 인드라 망으로 얽혀있다. 그래서 발심을 하게 되고, 나를 위해, 우리 가족 부인 두 아들을 위해서 절하기도 하지만, 유정 무정 삼천 대천 세계의 일체중생의 행복을 위해 삼천배 절 수행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매일 일과를 하면서 주문 외우듯이 외우는 예불대참회문(禮佛大懺悔文)에 모범답안이 나와 있다. “제가 이제 발심함은 제 스스로 인간계나 천상계의 복을 얻거나 성문, 연각, 보살의 지위를 구함이 아니요, 오직 최상승에 의지하여 보리심을 냄이오니, 원하옵건대 법계의 모든 중생이 모두 함께 무상정등각을 얻게 하소서.(我今發心 不爲自求人天福報 聲聞緣覺乃至權乘 諸位菩薩 唯依最上乘 發普提心 願與法界衆生 一時同得 阿縟多羅三貘三菩提).”
절을 할 때 조금 여유가 생길 때는 “마음도 아니고 물건도 아니고 부처도 아닌 이것이 무엇인가?” 절하는 이 놈이 무엇인가? 화두를 챙기면서 환희심을 느끼고 절하다가도, 때로는 호흡이 빨라지고 몸 전체가 아플 때는 화두고 나발이고 다 도망가고 오로지 절을 위해 절을 하기도 한다. 이 때 남을 위해 절하고 남을 위해 절할 때 나의 삶도 선순환이 이루어진다는 절수행의 구조를 이해하게 되었다. 절이 잘 될 때는 평소 일과를 안 해도 삼천배가 무난하게 잘 되고, 절이 안 될 때는 평소 일과를 해도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절이 잘되건 안 되건 절 수행을 열심히 하여 지금 여기에서 너와 내가 하나 되어 화두가 박살나서 산하대지 두두 물물이 춤추고 노래하는 절대 무한의 세계를 실제 체험하기를 간절히 간절히 간절히 발원합니다. 나무반야바라밀 나무반야바라밀 나무마하반야바라밀.
2023. 7. 25.
지월 합장
첫댓글 감사합니다 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감사합니다.
()
정광산 거사님!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3000배 하셔서면 불명을 받았을 건데요!
닉네임을 불명으로 사용하시면 편하겠습니다.
그리고 절 능엄주 아비라 수행방에 클릭하시면 매일 1000배하시는 보살님! 3000배 하시는 거사님
그리고 5100배(만배를 여러 수십번) 하시는 거사님이 계십니다.
우리 카페의 "얼굴" 들입니다.
연세도 비슷한 것 같구요 같이 매일 함께 해보지 않겠습니까?
네, 감사합니다. 3000배를 온전히 다하여 받은 불명은 지월입니다. 그런데 저는 기존 불명이 좋아요. 기존 불명도 역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월은 필명으로 쓰기로 결심하고 3000배를 모두하고 다시 불명을 의도적으로 받았습니다.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정광산 합장.
절하기 싫을 때마다 거사님 보살님 토굴을 들어가서 일과수행을 읽습니다. 대단한 거사님, 보살님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광산 합장.
거사님^^
감사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8월에도 고심원에서 뵙겠습니다^^
네. 고심원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광산거사님
온전히 절수행으로
두번째
받은 지월님
불명도
참좋습니다.
수행글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 ()
수진성보살님과 7월 25일까지 약속하지 않았다면 아마 수행담이 아직까지 완성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보살님과 약속을 7월 25일까지라고 정했기 때문에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보살님의 역할이 큽니다. 별 내용도 없지만 그래도 평생 마음공부를 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원하지는 않네요. 절을 열심히 하건, 염불을 열심히 하건, 참선을 열심히 하건, 간경을 열심히 하건 성철스님 가풍은 철저하게 원칙대로 열심히 한다는 그런 전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한번 하면 끝장을 본다. 일단 절을 하면 절을 철저하게 열심히 한다. 수진성 보살님, 부산지역 버스 등등 우리가 절 수행을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하시느라 수고 많이 하고 계십니다. 복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거사님의 가치관, 세계관이 오롯이 녹아있는 수행담, 잘 읽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절 수행을 하는 이유가 딱 일의적으로 집약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기를 쓰는게 쉽지가 않네요. 좀 더 생각을 가다듬은 뒤에...8월의 삼천배 때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성주거사님 안녕하세요? 거사님의 수행담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절 수행에서는 절을 잘하는 사람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절을 제일 잘하는 사람의 말씀을 듣기를 삼천배 수행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하기 싫은 절을 거사님 덕분으로 해야 되나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게으름 병이 좀 제발 확 없어지기를 기도하고 기도하고 기도합니다. 여하튼 거사님 덕분으로 일과를 그리고 삼천배를 하고 있습니다. 근원적으로 생사문제의 해결을 위해 절을 하고는 있지만, 그 생사문제는 언제나 좀 떨어져 있다고 착각하고 게으름을 피우곤 합니다. 8월에는 무조건 참여합니다. 8월19일에도 거사님 옆자리에 딱 붙어서 죽자 살자 삼천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월거사님 수행글 잘 읽었습니다.
거사님의 삼천배 동행 꾸준하게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시 대단하십니다.
여러 방편으로 불교공부를 두루두루 섭렵하고 계시니 저는 거사님의 뒷 발꿈치에도 못 따라갑니다.
모범을 보여주시니 항상 고맙고 감사하고 같은 도반으로 자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달에도 뵙겠습니다.
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
최근에 무량과 보살님이 여러 법우님들을 잘 챙기셔서 많은 법우님들이 삼천배 절 수행에 참석한다고 생각합니다. 복을 많이 지어시고 뒤에서 하시는 많은 응원이 법우님들께 많은 힘이 되고 있답니다. 고맙습니다. 정광산 합장.
거제에서 오시는 지월거사님!
일체중생의 행복을 발원하는 거사님의 수행담 감동으로 잘 읽었습니다
온마음과 몸으로 기도하시는 거사님 존경합니다
함께 공부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
수행담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습니다만 저의 경우 수행담을 글로 옮긴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를 내었습니다. 연필을 들었다 놓았다 몇번이나 하다가 이왕 쓰기로 약속했으니 그냥 일필휘지로 갈기다 보니 못다한 이야기도 많고, 글의 논리적 비약도 많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쓴 이유는 좀 더 수행을 열심히 하자는 의미로 저의 속내를 드러내었습니다. 부족하게 기록해도 풍부하게 해석해주시니 더욱 감사합니다. 정광산 합장
정광산거사님!
늘 밝은미소 인자하신 모습으로 그자리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설암 거사님께서 초심자들을 위하여 봉사하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초심자 때 배운 절하는 동작이 평생갑니다. 잘 가르쳐주셔서 3000배가 신나는 수행이 되도록 잘 지도해주시기 바라마지 않습니다. 정광산합장.
지월거사님ㆍ수행담 너무 감동입니다ㆍ거제에서 매달 참석하셔서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ㆍ거사님의 여여한수행길 존경하고 응원합니다ㆍ옴 아비라 훔 캄 스바하()()()
보살님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그 마음을 존경합니다. 각자 정신을 바짝차리고 열심히 수행해봅시다. 정광산 합장.
'이제 도망가지 않는다'
지월거사님 말씀이 마음에 닿습니다.
깊이 되새기겼습니다^^
열심히 부지런히 가고자 하시는 길.
광명이 펼쳐지리라 여깁니다.
저도
진제종정예하께서 진여..구품월이라는 불명은 부지런히 수행하여 도달 해야 하는 숙제인 것 같아서 생각만 많습니다.
실천하는 행불이 참 어렵습니다.
지월거사님 넓은 불심에 정중히 합장드립니다.()^^
법연성보살님, 안녕하세요? 언제나 얼굴이 밝은 화안시를 보내주시는 보살님, 무재 7시 중의 하나입니다. 보살님을 만나 영광입니다. 보살님 불명이 너무 좋아요. 시절인연중에 법연이 최고 아닐까요? 아마도 전생에 불법을 많이 닦았겠지요. 불법 공부를 많이하셔서 법연으로 생사해탈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정광산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