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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풍전통마을 안치용 대표가 자신의 공방에서 직접 만든 한지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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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대째 가업 잇는 무형문화재 지난 2007년 충북도 무형문화재(17호)로 지정된 안치용(52·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신풍전통한지마을 대표는 전통적인 기법으로 한지를 만드는 사람이다. 닥나무 등의 섬유를 원료로 한지를 만드는 기술과 기능을 가진 한지장(韓紙匠)이다. 그는 가업인 한지 제작을 전수해 35년간 외길인생을 걷고 있다. 손이 많이 가고 복잡한 한지 만드는 일을 꿋꿋하게 지켜오는 것이다. 안 대표 집안은 조부 때부터 대대로 전통한지 제조업을 고집스럽게 이어가고 있다. 안 대표 아버지는 제천시 금성면에서 10년간 한지 공방을 운영했다. 제천에서 태어난 안 대표도 닥나무와 한지를 보고 자랐다. 그 후 아버지는 원주로 옮겨 10년을 더 한지를 만들었다. 하지만 1970년대 이후 한옥이 점차 사라지면서 한지의 수요도 줄어들어 전통한지 제조는 하향산업으로 전락했다. 그의 부친은 운영난이 가중되자 1980년 무렵에 공방을 그만두고 직장생활을 했다. 이 무렵 한지 만드는 일을 하겠다고 마음을 굳힌 안 대표는 1981년에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 지금의 자리에서 3대째 운영 중인 한지공장을 인수했다. 그는 한지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86년부터 유리와 보일러 공급이 급속히 늘면서 한지가 자리를 잃었다고 했다. 곳곳의 골짜기에 있던 한지공장이 줄줄이 문을 닫아 당시 전국의 한지공장이 26곳으로 줄었고, 실제 운영되는 곳은 5~6곳에 불과했다. 이후 한지의 붐이 일었지만 중국산 한지의 저가 공세에 밀려 회복이 어려웠다. 중국산은 질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해 소비자들이 선호했다. 그는 힘든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 축사운영으로 적자를 메웠고, 지금도 한우 22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재앙에 가까운 이번 구제역을 피해가서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2남 2녀 가운데 장남이다. 형제가 모두 한지 제조를 보고 배웠다고 한다. 누나가 지금의 한지공장에 취업해 근무하다 3대가 한지공방을 운영하던 집안의 아들과 결혼했다. 그 업체를 안치용 씨가 맡아 운영하게 된 것이다. 그는 한지 홍보와 소비자 확보를 위해 11년 전부터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지제조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한지의 주원료 닥나무 뽕나무과 닥나무속에 속하는 닥나무는 버릴 것이 없다. 줄기는 한지 원료로 사용한다. 뿌리는 미백성분이 필요한 제품에 활용된다. 잎은 항균제, 열매는 자양강장 성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지는 한국 고유의 기법으로 뜬 독특한 종이를 말한다. 일명 ‘조선종이’라고도 한다. 질기고 바람이 잘 통해 습도와 온도 유지가 탁월하다. 옛날에는 용기, 가구, 함 등 생활의 필수품을 만들어 두루 사용했다. 그는 질 좋은 한지를 생산하기 위해 재료인 닥나무를 직접 재배한다. 1992년 울진군에서 묘목 5000그루를 사다 심었지만 모두 고사하는 실패를 경험했다. 이어 1994년에 전주시에서 묘목을 2000그루를 사다 심었지만 여전히 죽는 바람에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 1995년에는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에서 1만 2000그루를 구입해 심었지만 역시 실패하고 말았다. 안 대표는 묘목 재배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 “야생에서 옮겨 기르던 묘목을 구입한 것이 원인 이었다”며 “이미 죽은 것도 있었고, 옮겨 심은 지가 오래돼 마른 것들을 매입해 심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패 원인을 파악한 그는 2005년에 5000그루를 자생토종나무로 번식시켜 재배에 성공하면서 닥나무 생산에 박차를 가했다. 2006년에 무려 20만 그루를 재배하는 등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 이어 2010년에 20만주를 재배하고 올해도 20만주를 재배할 예정이다. 닥나무 20만 그루는 6톤의 원료가 생기고 가공 시 1톤의 한지재료가 생산된다.
◆ 아모레퍼시픽에 닥나무 뿌리 납품 밭에서 재배한 닥나무를 이용해 한지를 만드는 그의 공방에 지난 2007년 뜻밖의 손님이 찾아 왔다. (주)아모레퍼시픽 연구진이 장인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체험을 온 것이다. (주)아모레퍼시픽은 10년 전에 닥나무의 뿌리에서 천연미백제를 찾아 특허를 낸 상태였다. 닥나무에서 추출한 카지놀 성분에서 지속적인 미백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뿌리를 생산하기 위해 야산에 널려있는 닥나무를 캐 가공을 거쳐 천연미백제를 생산하기에는 인건비 소모가 많아 사업성이 없었다. 그러나 연풍지역의 경우 얼마든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판단한 (주)아모레퍼시픽 측은 시료채취와 성분검사를 마친 후 안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는 토종닥나무연구회와 MOU 체결에 이어 지난해 협약식도 가졌다. 그는 “아모레퍼시픽에 닥나무 뿌리를 대량 납품하게 되면 군내 각 읍·면에 닥나무작목반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닥나무 재배로 인해 지역 농민들이 행복해 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신제품 개발 위한 연구 지속 그는 지난해 ‘파페뮤(PAPEMU)’라는 브랜드의 한지지갑을 선보여 시선을 모았다. 그가 현재 생산하고 있는 제품은 명함지갑, 키홀더, 핸드백, 가방 벨트, 여자장지갑, 여자반지갑, 벽지, 장판, 포장지, 수의 등이다. 그는 전통한지 제조와 관련해 물방울 문양한지, 입체문양, 한지유골함, 닥실, 천연곡물코팅상장한지 등 10개의 특허를 소유하고 있다. 현재 2건을 더 등록한 상태다. 그는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도 계속하고 있다. 또, 앞으로 생산되는 상품 하나하나에 고유 이름을 부여해 해외시장도 개척할 계획이다. 질 좋은 한지제품을 만들어 기존 가죽제품 시장에서 경쟁을 해 볼 생각이다. 그는 한지박물관 건립이 완료되면 소유하고 있는 지승공예, 지장공예, 오색한지공예 등 3000여점의 작품을 전시하고, 학생들에게 교육과 체험을 통해 한지를 널리 알리고 싶다고 한다. | | |
괴산 . 신풍한지마을에 가면 전통한지의 제작과정과 제품, 용도를 두루두루 살필 수 있다
전시실 규모는 소박하지만 한지의 매력만큼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산과 강이 많은 괴산에는 이밖에도 쉬엄쉬엄 둘러볼 곳이 많다 글·권명희 차장(mhkwon@carvision.co.kr) 사진·박창완 기자(chang21@car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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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풍한지 대표이며 작가인 안치용 씨의 한지공예품. 신풍한지마을 전시장에 가면 오색 빛깔의 한지 제품과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신풍한지 제작의 전 과정은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한지로 만든 인형들
신풍한지마을 전시실 전경. 질 좋은 재료와 선대로부터 이어온 숙련된 기술이 신풍전통한지의 힘이다
괴산은 산이 깊고 강이 풍부하다. 동남쪽으로는 속리산 국립공원이 걸쳐 있어 쌍곡구곡, 선유구곡, 화양구곡 등 이름난 계곡이 사철 시원한 물결을 보여주고 괴산의 한 가운데로는 구불구불 괴강이 흘러 굽이진 곳마다 널찍한 강변을 만든다. 또한 곳곳에 작은 유적지가 남아 있고 산과 강을 벗삼은 휴양림이나 관광농원도 적지 않다. 한 마디로 이야깃거리가 많은 동네라고 할까. 그립고 보고 싶은 애인 쪽이라기보다 툭툭 던지는 유머로 마음을 솔깃하게 하는 친구 같다.
전시장과 체험실 갖춘 전통 한지마을
신풍한지마을은 괴산군 연풍면 신풍리에 자리잡고 있다. 대표 안치용(42세) 씨는 “가업을 이어받아 한지를 만들면서 신풍한지의 매력을 좀더 널리 알리고자 전시·판매장(조령민속공예촌 내)을 만들었다”고 한다. 전체를 황토로 마감한 전시실에 들어서면 오색 빛깔의 한지 제품이 반기고 한켠에는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안 대표의 한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한지 제품은 서예용 한지부터 인테리어 재료,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는 색 한지, 부채, 편지지와 봉투, 엽서 등 다양하고, 저마다 색이 곱고 질감이 독특해 쉽사리 눈길을 뗄 수가 없다. 신풍한지가 지금껏 전통한지의 명맥을 이어온 데는 한지의 매력과 아름다움, 그리고 안 대표와 장인들의 노력 덕분이지만, 재료가 되는 닥나무와 맑은 용천수의 ‘공’도 빼놓을 수가 없다.
안 대표는 주변 산에 품질 좋은 닥나무를 직접 심고 길러 한지의 원료로 쓰고 있다. 또한 신풍리에는 신라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전해지는 용천수가 사시사철 솟는다. 이 물은 맑고 차가워 식수로 쓰기 좋을 뿐 아니라 전통한지의 제조에 딱 알맞다. 신풍한지마을에서는 이 용천수를 작업장내로 끌어들여 한지를 만든다. 말하자면 좋은 재료와 선대로부터 이어온 숙련된 기술이 신풍전통한지의 힘이다.
전시장 건너편에는 신풍한지를 만드는 공방이 있다. 신풍한지는 제작 전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져 만드는 광경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옷깃을 여미게 된다. 미리 연락하고 방문하면 제작과정을 둘러볼 수 있고, 한지를 만드는 과정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신풍한지마을 ☎ 043-833-5677, 홈페이지 www.shinpoonghanji.com 오가는 길에 들를 만한 곳
솔밭관광농원에서 5분쯤 걸어가면 조선 선조 때 건립된 김시민(1554∼1592년) 장군의 사당(충북기념물 제12호)이 나온다. 임진왜란 때 진주목사와 영남 우도 병마절도사에 올라 큰 공을 세우고 선조37년(1604년) 선무공신의 호를 받은 후 영의정에 추증된 김 장군의 위폐를 봉안한 곳이다. 주변을 워낙 깔끔하게 단장해 놓아 산책하며 둘러보기에 좋다.
이탄유원지나 괴강유원지의 강 풍경도 시원하고, 칠성면 갈론마을의 갈론계곡도 숨은 비경을 자랑한다. 아래쪽 입구에서 보는 계곡의 모습은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지만 위로 걸어 올라가며 그 속내를 살피다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아직도’ 깨끗하게 보존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물이 워낙 맑아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고, 앉아서 쉬기에 좋은 넓은 바위도 많다.
드라이브 메모
서울에서 갈 경우 중부고속도로 증평IC에서 빠진다. 510번 지방도를 따라 증평까지, 증평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도안주유소 앞 삼거리까지 가서 34번 국도를 갈아타고 문경방면으로 달린다. 괴강교를 건너자마자 19번 국도를 따라 충주방면으로 3.6km쯤 달려 이탄유원지에 이르면 왼쪽의 이탄교를 건너 강 옆 샛길로 우회전한다. 푯말을 따라 3.5km쯤 달리다보면 솔밭관광농원이 나온다.
괴강교까지 다시 나와 문경방면 34번 국도를 타고 4.3km쯤 달리다 칠성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 괴산댐을 지나 구불구불하지만 비교적 평탄한 비포장길을 30분쯤 달리면 갈론계곡이 있는 갈론마을에 이른다. 마을에 있는 작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조금만 걸으면 갈론계곡 입구다.
칠성교에서 문경방면 34번 국도를 따라 17km쯤 달려 충주, 수안보방면 3번 국도로 갈아타고 2km쯤 가면 오른쪽에 조령민속공예촌이라는 푯말과 서너 동의 흙벽집이 보인다. 그 중 맨 위에 자리잡은 건물이 신풍한지 전시장이다. 관광지도 등에도 조령민속공예촌으로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나 현재는 한지 전시장과 카페, 음식점만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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