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생각이 등반 능력을 향상시킨다 근육이완 방법과 긍정적 자기 독백이 경기력 향상의 지름길 당신이 만일 전국등반선수권대회 일반부에 출전, 결승전에 진출한 8명의 선수 중 한 명이고 고등부 선수 두 명이 같은 루트에서 수퍼 파이널을 치른다고 가정하자. 대기실의 선수들은 관중석의 함성과 박수소리만으로도 앞 선수가 어느 정도에서 추락했는지를 알 수 있다. 만일 고등부 선수가 초반에서 떨어지지 않고 완등을 했다면 당신은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경기에 임했을 때 선수들은 평소와 다른 신체적, 인지적, 행동적인 변화를 느끼게 된다. 이처럼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다각적인 변화를 경쟁 불안(competition anxiety)이라고 한다. 경쟁 불안이란 경쟁과 평가를 전제로 한 등반 경기나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을 말한다. 그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이 경쟁 불안이란 무엇이며 원인은 무엇일까? 불안은 크게 신체적 불안(somatic anxiety)과 인지적 불안(cognitive anxiety)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신체적 불안이란 시합을 하기 전에 ‘시합을 잘 할 수 있을까?’, ‘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등의 걱정으로 인해 평소와 다른 신체적 증상(예: 빠른 심박수, 가빠진 호흡 등)이 나타나는 것을 말하며, 인지적 불안이란 정신적인 증상과 관련된 내용을 일컫는다. 선수가 경기를 할 때 경쟁 불안을 느끼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대표적인 예가 ‘경기를 하다 실수하면 어떻게 하나?’, ‘경기에 지지나 않을까?’ 하는 등이며 이는 실패에 대한 공포(fear of failure:FOF)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내가 지면 남들이 뭐라고 이야기할까?’ 또는 ‘이번 시합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좋은 평을 받을 수 없을 텐데’ 등의 부정적인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제일 큰 요소다. 이 두 요인은 인지적 요인임과 동시에 선수의 시합에 치명적인 위협을 주는 요소이다. 때문에 선수들은 경기에 집중할 수가 없고 때론 육체적, 정신적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이외에 선수 개개인의 특성이 서로 다른 불안 반응의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선수 개개인의 불안 수준과 반응 양식은 각기 다르게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시합이란 경쟁적 상황은 선수들로 하여금 신체적이고 인지적인 불안을 일으키게 하며 이 불안 반응은 서로 얽혀 경기력의 저하를 가져오게 된다. 이때 선수들로 하여금 적절한 대응 방법을 사용하도록 해 불안해진 신체적, 심리적 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 극복 기법이다. 극복 기법을 통해 선수들는 불안한 반응에서 탈피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자기의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불안 극복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 그럼 극복 기법엔 어떤 것이 있을까? 극복 기법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신체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이완방법(relaxaxtion procedures), 둘째 사고의 과정을 조절하는 데 근간을 둔 인지적 방법(cognittive strategies), 셋째 이완방법과 인지적 방법을 혼용해 개인에 맞게 프로그램밍을 한 혼합 방법이다. 우선 이 글에선 이완 방법과 인지적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선수들에게 시합 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 필요 이상으로 근육이 긴장해 뻣뻣하게 굳는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근육이 굳어지면 시합에 필요한 주동근(主動筋․바르고 활달하게 움직일 수 있는 근육)을 움직이는데 지장을 받게 되고 충분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부정적인 순환 고리에 휩싸이게 된다. 선수가 부정적인 순환 고리에 휩싸이게 되면 정신적으로 초조해지고 마음까지 불안해져 경기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정신을 집중시키지 못해 경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럴 때는 이완방법을 사용해 시합 때 지나치게 근육이 긴장하는 것을 감소시켜 주어야 한다. 이는 주동근의 발현 능력을 향상시켜 마음의 평정을 찾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렇다면 이완방법에는 어떤 것인 있을까? 이완방법엔 점진적 이완기법, 둘째 자율훈련 방법, 셋째 초월과 명상이나 선을 통한 방법, 넷째 바이오 피드백(bio feedback)방법 등이 있다. 이 훈련 방법들은 각기 고유한 특색을 지니고 있지만 모두 이완 반응을 조절한다는 점에선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완 반응이란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몸이 순간적으로 일으키는 신체적 변화를 말한다. 이완반응과 연관된 교감신경계는 머리털을 쭈뼛하게 세우거나 심장 박동수를 빨리 할 수 있으며, 호흡 또한 거칠어지게 한다. 또 눈동자의 확장 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며, 땀이 많이 나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이완 반응을 정기적으로 훈련하게 되면 고난도 등반에 필요한 산소 소비량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심장 박동수나 분당 호흡수를 감소시켜 근육의 긴장을 풀어줘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게 된다. 우선 등반 경기 능력과 관련된 점진적 이완기법과 자율 훈련기법을 소개하기로 하자. 점진적 이완기법은 근육이 이완됐을 때와 긴장했을 때의 차이점을 선수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훈련은 선수가 필요한 근육의 긴장 정도가 어느 정도 인지 평소에 인식하도록 해 근육이 최상의 컨디션보다 더 긴장했을 때는 선수 스스로가 이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선수가 근육이 긴장되었을 때와 이완되었을 때의 신체적인 차이점을 깨닫게 되면 시합 직전이나 시합 중에도 지나치게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켜 줄 수 있다. 이는 선수 스스로가 자기 근육에 대한 상태를 파악해 근육의 긴장도를 낮추거나 근육 경직에서 벗어나 자기 자신의 등반 능력을 조절함을 말한다. 점진적 이완 기법을 사용한다면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지나친 근육 경직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곧 자신의 근육 상태를 파악한 선수는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의 근육을 이완시켜 주면 되는 셈이다. 평소에 필요한 근육을 이완시키는 방법을 훈련해 둔다면 경기장에서도 쉽게 근육의 이완을 할 수 있다. 그럼 점진적 이완방법의 구체적인 훈련법을 알아보자. 우선 외부의 소음이 차단된 조용한 곳을 선택해 불빛을 약하게 하고 실내는 약간 어둡게 하는 것이 좋다. 다음엔 시계나 허리띠 등을 풀어놓고 장갑이나 신발을 벗어놓은 채 될 수 있는 한 가볍고 편안한 느낌이 들도록 한다. 이후엔 안락한 의자에 앉거나 편하게 눕는 자세를 유지하며 의자에 앉을 때는 팔이나 다리가 포개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편안한 기분이 들 것이다. 다음은 어떻게 해야할까? 손목과 상완, 대퇴부와 어깨 및 복부, 턱과 목, 이마의 순으로 근육에 힘을 주어 긴장시킨 다음, 서서히 힘을 빼면서 근육의 이완을 실시한다. 동구권 선수들의 자율 훈련법을 이용 어깨와 팔 부분에 대해서는 긴장과 이완을 계속해서 어느 정도가 본인이 시합을 잘 했을 때의 근육 긴장도가 되는지 몸에 숙달되도록 한다. 다음엔 근육이 긴장된 상태에서 빠른 시간 안에 그 근육을 이완시키는 훈련을 한다. 처음엔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 꽤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훈련을 거듭할수록 짧은 시간 안에 필요한 긴장도를 유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훈련이 됐다면 이젠 밖으로 나가 보자. 자연 암벽이나 인공벽에서 열리는 온 사이트나 모의 대회를 통해 실전훈련 감각을 익혀 보자. 그 다음엔 등반 경기장의 선수 대기실이나 2차 격리 구역에서 이 기법을 실제로 적용시켜 보자. 물론 처음엔 쉽사리 익혀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거운 몸을 이끌고 경기에 나서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이 훈련의 기본 목표는 시합시 근육의 경직도를 조절해 자기에게 필요한 만큼의 근육 긴장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점진적 이완방법은 모든 극복 기법의 기본 기술임으로 트레이닝 전이나 등반 전에 충분히 연습해야 실전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 물론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동구권 선수들이 즐겨 사용하는 자율훈련 기법은 점진적 이완 기법과 비슷하지만 신체 각 부분이 어떻게 느끼는가를 더욱 강조한 것이다. 이 자율훈련법은 여섯 단계로 나누어지는데 주의해야 할 점은 첫 단계가 숙달돼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제1단계를 완전히 숙달한 다음 2단계로 넘어갈 수 있으며 2단계가 숙달돼야 다음 단계인 제3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율훈련 기법의 구체적 훈련방법은 무엇인가? 예를 들어 무겁고, 차고, 따뜻하고, 가벼운 느낌을 신체가 느끼도록 할 생각이라고 하자. 제3단계는 심장 고동의 통제단계로, 빠르게 뛰는 심장 박동수를 정상적으로 되돌리는 단계를 말한다. 이때부터 심장 고동이 평상시와 같이 안정적이란 느낌을 얻는다. 제4단계는 호흡률의 통제단계로, 나는 천천히 호흡하고 있으며 안정되어 이완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을 말한다. 제5단계는 명치의 따뜻함을 느끼는 단계로, 손을 명치에 얹어 놓은 다음 나의 명치가 따뜻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지막인 제6단계는 이마의 차가움을 느끼는 단계로 머리를 맑게 하고 냉철하게 판단을 돕는 단계다. 이때 머리 속으론 이마가 차갑다고 생각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신체의 이완방법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이같은 방법들을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이완작용을 빨리 이끌어 낼 수 있는 선하면 그 만큼 경기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긴장을 줄이거나 감소시켰다고 해서 경기를 잘 치르는 것은 아니다. 자기 최면을 통해 경기력을 향상시켜야 긴장 감소와 이완만을 최고라고 생각해 근육의 긴장을 낮추는 데만 신경 쓴다면 저각성 상태에 빠져 자기 실력을 발휘하는데 또 다른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이 자율훈련 방법은 상당한 훈련이 필요하며 주로 구 소련과 동독 그리고 루마니아 지역의 동구권 국가에서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외에 선수가 마음속으로 준비하는 심리적 과정을 통괄해 조정하는 인지적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선수의 자신감을 높이고 시합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최적의 각성 수준을 유지시키기 위한 것으로 불안적 요소나 정신적인 혼란을 감소시키기 위함이다. 인지적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 글에선 인지적 재구성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인지적 재구성이란 시합 상황에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통제하고 이를 긍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으로 대체시키는 것을 말한다. 물론 이론은 아주 쉬워 보인다. 예를 든다면 선수 스스로가 자기 격려의 말 로 ‘나는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잘 할 수 있다’ 든가 ‘난 할 수 있어’와 같이 자기 확신의 말을 중얼거려 자기 최면(selp-hypnosis)에 도달하는 것이다. 그럼 등반 경기 능력에 필요한 자기 독백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자기 독백은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독백으로 나눌 수 있다. 긍정적 자기 독백이란 자신감과 동기 부여, 집중력과 경기력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말을 스스로 되뇌이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든다면 ‘그래, 나는 할 수 있어’나 ‘나는 아무리 어려운 루트라도 끝까지 완등할 수 있다’처럼 등반이 끝날 때까지 등반력 향상에 대한 의식을 돕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이와 달리 부정적 자기 독백이란 ‘이런 바보 같으니’ 또는 ‘그것도 못해’ 등과 같이 부정적인 자기 독백이 그 예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자기 독백은 선수 자신에게 불안을 야기시킬 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약하게 만들어 자기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이는 경기력을 저하시키는 원인이며 빨리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대체시키도록 해야 한다. 물론 등반 경기력을 높이는데는 부정적인 자기 독백보다 긍정적인 자기 독백을 함으로써 등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등반에 나서서 ‘할 수 없다’는 생각과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 앞에서 언급한 다양한 극복 기법들은 우수 선수뿐만 아니라 일반 등반가에게도 등반시 발생할 수 있는 불안감을 해결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나는 할 수 있다’는 적극적 사고 방식이 당신의 등반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한다. "이 마운틴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