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가지 키워드로 미리 보는 청룡기
기사입력 2013-07-25 12:25
(주) 이 글은 NAVER에 배지헌 칼람으로 소개된 것이다. 배지헌은 NAVER에 제법 적지 않은 글이 올라있고 야구 칼람니스트로 소개되어 있는데 배지헌이 어디 소속인지 아니면 단순한 블로거인지는 모르겠다.
고교야구 최강팀을 가리는 제6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열린다. 올해 청룡기는 7월 26일부터 8월 5일까지 서울 목동야구장과 잠실야구장에서 12일에 걸쳐 진행된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해 우승팀 덕수고를 포함해 각 광역권 주말리그에서 상위권에 오른 총 33개 학교가 참가해 여름밤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신인 2차 드래프트가 예정대로 8월 말에 개최될 경우 사실상 드래프트 전 열리는 마지막 전국대회나 마찬가지. 대회에 임하는 선수들의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또 덕수고를 제외하면 대부분 팀의 전력이 비슷해서 매 경기마다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개막 하루를 앞둔 청룡기의 이모저모를 9개의 키워드를 통해 미리 살펴봤다.
우승후보 '0순위' 덕수고는 지난해 청룡기부터 주말리그 왕중왕전 3연패에 도전한다. (사진=배지헌)
0순위: 고교야구 최강 덕수고는 지난해 청룡기와 올해 황금사자기에서 우승하며 주말리그 왕중왕전을 연달아 우승한 최초의 팀이 됐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자동출전권을 받은 이번 청룡기에서도 덕수고는 변함없는 우승 ‘0순위’로 꼽힌다. 정윤진 감독도 황사기 우승 당시 “청룡기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의욕을 드러낸 바 있다. 비록 이번 주말리그 서울권 경기에서는 2승 5패로 조 5위에 그쳤지만, 그럼에도 반드시 이기려고 작심한 경기에서는 확실하게 이기는 야구를 선보였다(신일고전 9-3 승리). 에이스 한주성을 필두로 사이드암 안규현, 전용훈, 좌완 신현수가 버티는 마운드는 난공불락. 아무리 공격력이 좋은 팀도 덕수고를 상대로는 3점 이상 뽑아내기 쉽지 않다.
라인업도 막강하다. 프로 스카우트들은 “덕수고 주전 멤버 대부분이 프로 지명 대상”이라고 평가한다. 특히 이번 서울권 리그에서 3홈런 6타점 타율 .526을 기록한 4번타자 임동휘는 고교야구에서는 보기드문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이미 넥센에 1차지명을 받은 유격수 임병욱과 조평안-나세원-김규남으로 이어지는 외야진도 공수에서 빼어난 기량을 자랑한다. 올해 청소년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된 정윤진 감독 특유의 세밀한 야구는 덕수고 선수들의 탄탄한 기본기와 작전수행능력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한다. 서울권의 모 고교 감독은 “덕수고가 우승하지 못하면 그거야말로 이상한 일”이라 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야구다. 운동장에서 무슨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는 건 야구란 게임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덕목이기도 하다. 지난 황금사자기 결승에서 덕수고는 ‘한 수 아래’ 마산고를 상대로 경기 후반까지 고전했다. 따지고 보면 지난해 덕수고의 우승도 준결승에서 고교 최강 북일고를 꺾은 덕분에 가능했다. 덕수고의 승리를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는 덕수 선수들에게는 오히려 중압감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회에서도 덕수고의 가장 큰 적은 다름 아닌 덕수고다.
도전자들: 물론 다른 팀들이 덕수고의 연속 우승을 그냥 넋놓고 바라만 볼리는 없다. 경남고, 광주일고, 북일고 등 전통의 강팀들이 덕수고의 독주에 제동을 걸기 위해 나선다. 특히 경남고는 2000년 이후 청룡기에서만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해 푸른 용과는 좋은 인연을 맺고 있는 팀. 최근 기량이 부쩍 좋아진 우완 오세민과 사이드암 최민국이 나서는 마운드와 3학년 위주로 구성된 상위타선이 짜임새가 좋다. 작년 청룡기에서 3경기 24이닝 동안 31탈삼진 평균자책 1.50으로 호투했던 에이스 김유영만 제 모습을 되찾으면 된다. 그 외 확실한 에이스는 없지만 박철우-윤중현-문지훈-김정현 등 가용 투수층이 풍부한 광주일고, 에이스 유희운과 권태양에 2학년 좌완 송우현이 나서는 북일고도 대권을 노려볼 만하다.
다크호스: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는 확실한 에이스를 보유한 효천고와 진흥고, 대구고 등이 눈에 띈다. 에이스 차명진과 유격수 박계범이 나란히 3승씩을 따낸 효천고는 이번 광역권 주말리그의 유일한 무패팀(6승 무패). 지방팀의 고질적 약점인 ‘서울 원정 징크스’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효천고는 목동에서 열린 지난 황금사자기 경남고전에서 완승을 거둔 바 있다. 진흥고도 하영민-임양섭 듀오를 앞세워 작년 대통령배 깜짝 우승의 재현을 노린다. 타선에는 올해 2홈런 13타점을 올린 박진두라는 슬러거도 있다.
한편 대구고는 비교적 최근인 2008년 정인욱(삼성)과 김건우, 정주현 등의 활약을 앞세워 경남고를 꺾고 사상 첫 청룡기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올해는 에이스 서동민과 진진, 최주엽 트리오를 앞세워 또 한 번의 이변을 기대한다. 다만 마운드에 비해 공격력이 다소 떨어지는 게 약점이다. 그 외 좌투수 이승헌과 꾀돌이 김태진이 투타의 핵인 신일고(2009년 우승), 공격력이 한창 물오른 성남고와 장충고, 에이스 이수민과 최채흥을 앞세운 상원고(2011년 우승), 마운드의 주권-황영국 듀오가 위력적인 청주고 등도 돌풍을 기대해볼 만한 팀이다. 황금사자기 준우승팀 마산고는 주말리그에서 막판 4연승을 달리며 극적으로 청룡기 열차에 탑승했다. 저학년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서 한번 분위기를 타면 무서운 팀으로 돌변한다.
1차 지명: 지난 7월 1일과 8일, 총 10명의 선수가 프로야구 신인 1차 지명의 주인공이 됐다. 앞서 신생 KT의 우선지명을 받은 2명까지 합하면 이미 프로의 선택을 받은 선수가 총 12명이다. 이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도 흥미를 끄는 부분이다(심재민, 강민국 제외). 일찌감치 지명도 받았겠다 대충 뛴다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다들 소속팀의 우승과 팀 동료들의 진로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상원고 이수민은 “나에게 고교야구는 올해가 마지막”이라며 “졸업 전에 반드시 우승의 기쁨을 경험하고 싶다”고 했다. 덕수고 한주성도 “우리 팀은 항상 우승이 목표”라며 “끝까지 전력투구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선수는 “나보다 먼저 지명받은 선수와 맞붙어 꼭 이기고 싶다”며 승부욕을 보이기도 했다.
유종의 미가 중요한 이유 또 하나. 프로 구단에서는 지명한 뒤에도 계속해서 자신들이 뽑은 선수를 체크한다. 전국대회는 물론 국가대표 훈련과 경기까지 찾아가서 최근 달라진 점은 없는지, 몸 상태는 어떤지 등을 꾸준히 살펴서 보고한다. 지명 선수에 대한 높은 관심은 야구팬들 역시 마찬가지. 자신의 응원팀이 지명한 선수인 만큼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플레이 하나하나가 관심의 대상이다. 기왕이면 멋진 활약으로 팬들은 물론 구단과 코칭스태프에게도 좋은 첫 인상을 심어주는 편이 좋다. 프로야구에서 슈퍼스타로 이름을 날린 선수들은, 고교와 대학 시절부터 이미 슈퍼스타였다. 어디서 뭘 했는지도 모르는 선수가 프로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2차 지명: 이번 청룡기는 8월말로 예정된 신인 2차 지명을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전국대회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그렇다. 자연히 지난 1차 지명에서 선택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보여줄 활약상에 눈길이 간다. 야수 중에는 성남고의 팔방미인 배병옥(외야수)을 비롯해 덕수고 강타자 임동휘, 효천고 유격수 박계범, 부산고 포수 안중열, 경북고 외야수 이지우, 신일고 유격수 김태진, 제주고 조영우, 광주일고 3루수 정기훈 등이 대표적. 투수로는 덕수고 안규현과 전용훈, 경남고 오세민, 신일고 이승헌, 진흥고 하영민, 광주일고 박철우를 눈여겨볼 만하다.
또 이들 외에도 의외의 얼굴이 깜짝 스타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항상 열려 있다. 모 대학 감독은 “스카우트하려고 점찍어둔 선수가 청룡기에서 갑자기 맹활약하면서 프로에 지명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프로 스카우트들도 “크게 눈여겨보지 않던 선수였는데 청룡기 활약을 보고 생각이 달라지는 경우가 꼭 한두명씩 나온다”고 이야기한다. 청룡기는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무대다.
덕수고의 슬러거 임동휘. 고교 선수로는 드물게 장타자의 재능을 갖춘 선수다. 대표적인 야구인 2세 선수이기도 하다. (사진=배지헌)
야구인 2세의 시대: 올해 고교야구 졸업반에는 유독 프로야구 스타 2세 선수가 많은 편이다. 덕수고 간판타자 임동휘는 한화 임주택 운영팀 매니저의 아들. 휘문고 중견수 정선호도 롯데 정민태 투수코치의 아들이다. 성남고의 거포 이용하는 KBS N 이병훈 해설위원의 아들이고, 경남고 외야수 박시찬도 박정태 전 롯데코치의 장남이다. 광주일고 문지훈은 해태 명투수 출신인 문희수 동강대 감독의 아들. 제물포고 2학년 투수 최종현은 SK 최영필의 아들이다. 그리고 북일고 2학년 좌완 송우현은 한화 레전드 송진우 코치의 아들이다. 이들 중에 아버지만한 아들, 아버지를 뛰어넘는 아들이 나올 수 있을까. 청룡기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차세대 스타의 활약: 아무래도 프로야구 팬이라면 올해 지명 대상인 3학년 선수들에 더 눈길이 가는 게 사실. 하지만 내년 이후 고교야구의 주역이 될 저학년 선수들의 활약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벌써부터 내년도 1차지명 대상으로 거론되는 청주고 에이스 주권, 서울고 우완 최원태와 내야수 임석진, 울산공고 좌완 구창모, 부산고 우완 유진욱, 야탑고 유격수 박효준, 동산고 좌완 김택형과 1루수 박성준, 북일고 좌완 송우현, 상원고 우완 정용준, 제물포고 우완 유상화, 장충고 우완 박주현과 유격수 송성문, 마산고 사이드암 류재인, 광주일고 포수 송동욱 등이 대표적인 2학년 기대주다. 올해 1차지명에서 선택받은 선수들 대부분은 이미 1, 2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뛰며 이름을 날린 선수들. 그렇다면 내년 1차 지명도 분명히 이들 2학년 기대주 중에서 나온다는 얘기가 된다. “올해는 3학년보다 1, 2학년이 좋다”는 감독들의 말이 사실인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잠실구장 경기와 TV 중계: 야구를 하는 모든 소년들에게 잠실야구장은 꿈의 무대다. 큰 꿈을 안고 야구를 시작했지만 끝내 잠실 잔디 한번 못 밟아보고 야구를 그만두는 선수가 한둘일까. 그런 면에서 이번 청룡기는 고교 선수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7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진행되는 16강전과 8월 5일 결승전이 프로야구 휴식일을 이용해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기 때문. 잠실경기는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인조잔디에 외야 펜스가 가까운 편인 목동구장은 수비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는 편이지만, 천연잔디가 깔리고 드넓은 외야를 자랑하는 잠실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에 16강전과 결승은 각 팀의 내외야 수비력이 승부를 가를 공산이 크다. 한 고교 감독은 “자주 경기를 해본 목동과 달리 잠실은 선수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것”이라며 “긴장하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하는 팀이 유리할 거다. 특히 서울 팀들에게 조금은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청룡기 대회는 TV와 인터넷을 통한 생중계도 예정되어 있다. 스포츠 전문 채널 SBS ESPN에서 1회전부터 결승까지 매일 1경기씩을 중계방송한다. 26일부터 28일까지는 오전 10시 첫 게임을 중계하고, 29일에는 오후 6시에 열리는 제4경기를 중계한다. 또 동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인 유스트림코리아에서도 청룡기 주요 경기의 단독 생중계 일정이 잡혀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웹의 유스트림 홈페이지에 마련된 ‘청룡기 고교야구’ 코너(http://www.ustream.tv/channel/bluebaseball)에 접속하면 무료로 중계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늘 학부모의 함성과 새들의 노래소리 속에서 경기하던 고교 선수들에게, 전국의 야구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릴 기회가 찾아왔다.
대회 최고 빅매치는?: 1회전에서는 우선 27일에 열리는 광주일고와 장충고의 맞대결이 흥미롭다. 탄탄한 마운드에 좌타자 군단을 앞세운 광주일고와 타선에 부쩍 힘이 붙은 장충고는 고교야구를 대표하는 강호. 특히 고교 팀들답지 않게 매우 뛰어난 기본기와 안정적인 수비력을 자랑하는 명문팀인 만큼 명승부가 기대된다. 또 경남고와 효천고의 리턴매치도 관심사. 두 팀은 이미 지난 황금사자기 2회전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는 차명진의 완봉 역투를 앞세운 효천고가 경남고에 일격을 가했지만, ‘경남고 천하’인 청룡기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황사기 당시 부상으로 고전한 김유영의 활약이 관건이다. 경남고와 효천고 중 승리하는 팀은 16강전에서 덕수고와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어느 팀이 올라가든 미리보는 결승전이나 마찬가지. 한편 경북고는 1회전에서 인창고를 꺾고 올라갈 경우, 16강전에서 북일고와 상대하게 된다. KT 지명선수인 유희운-박세웅의 에이스 맞대결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첫댓글 천수가 올린것 퍼왔읍니다. 윗글과 같이 덕수는 우승 0순위랍니다. 근데 고교야구는 아무도 모른데요 그래서 응원이 필요합니다.
반드시 우승 하리라 믿네요! 덕수 야구 화이팅^^^
당분간 모교를 생각하면 행복해지는거 같아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