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의 심장 - '발' 의 건강학
발은 '제2의 심장'이다. 발은 체중의 80%를 지탱한다. 딱딱한 지면에 매일 만 번을 부딪치고, 그것과 함께 자기 체중을 만 번정도 들어 올린다. 성인을 기준으로 하면 하루 약 70만kg을 들어올리고, 연간 보행수는 약 300만보라는 어마어마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발의 기능저하 원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선천적인 발의 이상이나 질병은 약 5%에 지나지 않는 반면, 후천적인 발의 이상이나 질병은 95%에 이른다. 따라서 발을 보호하는 신발의 선택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발 관련 질환들
◎족저근막염 = 발바닥 통증의 대부분은 충격 흡수를 위해 발바닥을 감싸고 있는 단단한 막인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긴 경우다. 족저근막은 발바닥 전체에 퍼져 있으면서 우리가 뛰거나 걸을 때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막으로, 과도하게 사용하면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겨 발바닥이 붓고 발바닥과 뼈가 만나는 면에 통증이 온다. 특히 노화가 시작돼 발바닥 근육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40∼50대의 중년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여성은 폐경을 겪으면서 호르몬 분비 변화로 발바닥 앞쪽의 지방층이 위축되어 쿠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발바닥의 앞쪽에서 통증이 발생하며, 남성은 부족한 운동과 과체중으로 발뒤꿈치에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달리기를 많이 하는 운동선수에게 자주 발생하는데, 마라톤의 황영조, 이봉주 선수, 축구의 박주영 선수가 이 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여성은 하이힐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무지외반증=무지는 엄지발가락을 말하며, 외반이란 밖으로 휘어진 상태를 의미한다. 엄지발가락이 밖으로 휘는 변형을 '무지 외반증'이라 한다. 실제 나타나는 현상은 엄지발가락이 밖으로 휘면서 동시에 엄지발가락의 안쪽도 튀어나온다. 이런 변형은 튀어나온 뼈 때문에 통증이 심할뿐더러 발의 볼을 넓게 만들어 조금만 조이는 구두를 신어도 금방 통증이 생긴다. 다른 발가락의 변형과 통증을 초래할 뿐 아니라 어깨 통증, 요통, 혈압의 변화, 스트레스, 불면증, 귀울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아킬레스 건염=아킬레스건은 발뒤꿈치에 있는 힘줄이다. 준비운동 없이 운동을 시작하거나 운동량을 갑자기 늘릴 경우, 또 운동하는 곳의 바닥이 딱딱할 때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아킬레스 건염이 생기면 발뒤꿈치 바로 위쪽 부분의 통증이 심하다. 딱딱한 구두나 작은 신발을 신었을 때 통증이 더 심해진다. 발뒤꿈치 혈액순환이 취약하기 때문에 걸린다. 염증이 생기면 죽은 세포가 순환되지 못하고 힘줄에 박히기 때문이다.
◎발목염좌=발목염좌는 농구, 테니스, 달리기 등 격한 운동을 할 때 생기는 대표적인 발 질환이다. 걷다가 발을 헛디뎠을 때도 많이 생긴다. 발목염좌의 약 90%는 발바닥이 안쪽으로 뒤틀려 발목의 바깥쪽 부분이 벌어지면서 일어난다. 흔히 붓거나 피부에 멍이 든다.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하기 쉽다. 오래 놔두면 관절염으로 악화한다.
#신발에 따른 변화
여성들은 소위 '롱다리'로 보이기 위해 지나칠 정도로 높은 하이힐을 많이 사게 된다. 하이힐을 신으면 서 있을 때 뒷굽이 높기 때문에 몸이 앞으로 쏠리게 된다. 그래서 앞으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뒤로 몸을 젖히게 되어 배가 나오고 허리가 들어간 전만 자세가 된다. 이는 요통의 원인이 된다. 무릎관절 또한 맨발로 걸을 때 보다 하이힐을 신을 때 그 움직임이 커지며, 발목관절은 맨발일 경우보다 두 배 가까이 더 움직이게 된다.
하이힐을 오래 신으면 허리 통증, 관절염, 디스크, 혈액순환계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하이힐을 꼭 신어야만 한다면 한 번에 6시간을 넘기지 않고, 일주일에 4~5회 정도가 좋다. 또 하이힐을 너무 오래 동안 신으면 디스크나 발가락 기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굽이 낮은 신발과 교대로 신어야 한다.
반대로 밑창이 얇고 굽이 전혀 없는 구두는 다리의 근육을 팽팽하게 당기고 발가락을 죄기 때문에 걸음의 폭이 나빠지고 요통을 일으킨다. 앞뒤의 높이가 똑같은 통굽신발도 마찬가지이다. 2~4 센티 정도 뒷굽이 있는 신발을 신어야 발도 편안하고 척추건강에도 좋다.
△ 하이힐이라면 굽이 좁은 신발을 고른다.
일반적으로 굽의 높이가 낮고 폭이 넓은 신발일수록 발목이나 무릎 보호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이라면 굽이 넓은 신발보다는 오히려 굽이 좁은 신발을 택하는 편이 무릎관절을 위해 더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케리건 박사는 '란셋(Lancet)'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평균 몸무게가 59kg인 여성 2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힐의 높이가 7cm로 같은 굽이 넓은 신발과 굽이 좁은 신발을 각 각 신게 하고 10m를 걷게 한 결과, 넓은 굽의 힐을 신은 여성의 경우 굽이 좁은 힐을 신은 여성들에 비해 무릎에 받는 압력(26% 대 24%)이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같은 압력은 무릎 관절의 안쪽으로 갈수록 더 증가했으며, 이것은 결국 퇴행성관절염을 유발하는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케리건 박사는 설명했다. 케리건 박사는 결국 퇴행성관절염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적당한 몸무게를 유지하고, 무릎에 무리를 주어 연골을 닳게 할 수 있는 하이힐을 되도록 신지 않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 뮬(뒤가 트인 신발)은 위험
앞뒤로 발을 고정시켜 안정감을 주어야 하는데 뮬은 뒤가 없으므로, 발이 미끄러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허리에 무리한 힘이 들어가고 불안정한 걸음걸이를 유발해 보행시의 충격이 척추와 뇌에까지 미치게 된다. 특히 뒤가 트인 뮬을 스타킹을 신고 신는 것은 미끄러짐을 유발, 골절의 위험을 증가 시킨다.
△ 자기발보다 훨씬 큰 신발도 위험
젊은이들 사이에선 연예인을 흉내 내어 자기 발보다 훨씬 큰 신발을 신는게 유행이다. 큰 신발은 작은 신발 못지않게 어깨와 허리에 이상을 부르고, 심할 경우 체형까지 변형시킨다. 운동화는 엄지발가락의 뿌리 관절이 신발 앞쪽의 잘 굽혀지는 위치에 놓여 체중을 뒤로 밀어낼 때 가장 편안하다.
실제로 잘 맞는 신발과 2cm가 더 큰 신발로 발바닥에 미치는 압력을 측정한 결과, 맞는 신발은 엄지발가락의 부리 관절 부분에 4.3kg의 압력이 가해지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큰 신발은 엄지발가락의 뿌리 관절의 압력이 3.6kg에 그쳐 엄지발가락 끝 부분에는 무려 5.3kg의 압력이 가해지는 것으로 측정됐다.
힘이 실려야 할 관절 부분 대신에 엄지발가락 끝이 혹사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 큰 신발을 신게 될 경우는 엄지발가락 뿌리 관절에 실려야 될 체중이 엄지발가락 중간이나 끝 부분에 실리기 때문에 엄지발가락 관절이 점점 위로 솟아오르는 변형이 생길 수 있고 발가락 끝으로 힘을 주고 걷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심하다.
이준규 경향신문 의학전문기자ㆍ보건학박사
건강에 좋은 신발은 ?
건강에 좋은 신발은 굽이 낮고 앞코가 조금 높은 것이고, 신발 밑바닥이 둥글게 되어 걸음이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 또 깔창이 푹신해서 굳은살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신발은 발의 길이와 폭보다 1~1.5cm 정도 여유가 있어야 하며, 굽높이는 3.5cm 이하가 좋다.
나이가 들면 발바닥의 둥근 아치를 받쳐주는 인대의 탄력이 줄어 발길이나 폭이 늘어나게 되므로 젊었을 때 신발 치수보다 다소 넉넉한 신발을 고른다.
통풍이 잘 되지 않고 땀이 흡수되지 않는 신발이나 꽉끼는 신발로 인해 무좀이 생길 수 있으므로 구두를 매일 번갈아 신어주는 것이 좋다. 직장인의 경우, 출퇴근용 구두와 직장 내에서 신는 신발을 따로 준비해, 직장 내에서는 발이 편하고 통풍이 잘 되는 굽이 낮은 것을 신고, 틈틈이 발운동을 해서 피로를 풀어주어야 허리에도 좋다.
첫댓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