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밤이 찾아왔어요. 그동안 이 시간을 생각하며 서당별로 뽐내기 잔치를 준비해왔지요. 행여 다른 이들이 보았을까 들었을까, 나중에 짠! 하고 보여주려고, 살금살금 준비하며 우리끼리만 누렸던 흥과 재미 마음껏 펼쳤어요.
뽐내기 순서를 제비뽑습니다. 먼저하면 떨리고 나중에 하면 좋겠는데, 기다리는 내내 마음 졸이게 되고,
아, 어차피 내가 순서를 정할 수도 없는데, 왠지 먼저 제비를 뽑고 싶어지지요.
순서를 정했으니, 이제 다함께 가을노래 부르며 마음을 보아보아요.
햇님 조금씩 내려오시면
하늘 조금씩 높아져가네
맑고 푸르른 가을 하늘
어느새 맑은 내마음~♬
무지개 서당이 먼저 나와서 그동안 가을학기 지냈던 모습을 연극으로 꾸몄어요. 모두가 조용해집니다. 그러다가 학생들이 선생님들 흉내낼 때는 왁자하고 웃느라 정신없었어요~ 주원 선생님, 혜령 선생님, 광은 선생님까지 등장했어요.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어떻게 만나는 지 아는 만큼 웃음이 크게 터져나왔어요.
무지개 서당의 공연이 끝나고는,
소나무 모둠이 나와 시와 그림 작품을 발표했어요.
어떤 풍경 속에 가을빛을 보았고, 어떤 마음으로 작품을 그리고 썼는지 나누었지요.
공연 중간 중간 퀴즈도 이어졌어요^^
퀴즈를 맞춘 이들에게는 선물이 있었는데, 그 선물은 무려무려~~~!
소세지와
마을학교 학생들을 사랑으로 지켜보고 포근히 감싸주었던 이모삼촌들의 마음을 가득 담아 만든 책갈피였지요.
두 번째 공연은 들풀서당과 햇빛서당이 함께 힘을 모아 준비했어요.
몸짓 담은 가을노래 부르며 가을날의 들살이를 더 맑게 해주었지요~
그리고 가을빛 모둠의 시와 그림 발표-
평소에는 큰 소리로 웃고 떠들던 동무들도,
앞에 나와서 자기가 그리고 쓴 이야기 나누는 때에는
조용 조용히 차분하게 나눕니다.
그러고는 다시 퀴즈가 이어졌지요~
이번에는 멋지게 여물어 가고 있는 어울림 서당이 공연을 합니다.
마음 모아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4학년들의 모습, 공연 때에도 참 빛났어요~
이번에는 가을숲 모둠이 나와 작품을 발표합니다.
목소리가 차분하고, 표정에는 저마다 그 사람이 들어있어요~
퀴즈 시간이 돌아왔어요. 학생들의 눈에서 불이 나와요. 이번엔 맞추고 말리라!
그럼 이번에는 이모삼촌들도 퀴즈 한 번 맞춰보실래요?
목이 마를 때 콩에게 하는 말은? 귀띔하자면, 세 글자예요. 답은 사진 아래에~
* 답: 콩나물
이번에는 우리 마을학교의 최고 선배인 봄빛 서당이 나섰어요.
봄빛 서당만의 장난스레 주고 받는 말들이 고스란히 공연이 되어 펼쳐졌어요.
"얘들아 얘들아~ 우리 같이 노래 부를까? 뭐 부를지 찾아보자~!!"
잣나무 모둠이 작품을 설명하러 나섭니다.
다른 이의 작품 설명을 들을 때는 아무렇지 않은데, 내 얘기는 왜 이리도 부끄러울까요?
하지만 부끄러운 듯, 또박또박 준비한 이야기를 나누어요.
작품을 감상했으니, 다시금 기다리던 퀴즈예요.
학생들은 퀴즈를 내는 것도 맞추는 것도 참 좋아해요.
주로 생일잔치 때 문제를 내고 맞추는데,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지지 않아 늘 아쉬웠어요.
들살이 와서 마음껏 문제 맞출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그리고 선물이 즐겁기도 하고요.
이제 마지막 공연이에요. 3학년 태극 서당이 인사를 합니다.
몸짓과 노래, 악기 연주까지.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이 대단합니다.
이렇게 뽐내기밤이 끝나려는데!
이번에는 그야말로 정말 실력을 갈고 닦았던 선생님들이 공연을 했어요.
함께 지내는 학생들을 위한 노래, 선생님들의 다짐을 고백하는 노래였어요.
마음 담은 노래로 뽐내기밤을 한껏 빛냈답니다.
너희는 지금처럼 빛나기를~♪
우리는 지금보다 더 굳세게!♬
모두가 어우러져 자신이 가진 멋과 흥 드러내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서로를 맞아들이는 뽐내기밤이
참말 즐거웠어요.
모두 손모아 서로를 향해 인사했어요.
"아름다운 가을이야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