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性圓融無二相 (법성원융무이상)
법과 사리가 널리 융통하여 두 모습이 없고
諸法不動本來寂 (제법부동본래적)
모든 법이 부동하여 본래부터 고요하네
無名無相絶一切 (무명무상절일체)
이름 없고 모양 없어 일체가 다 끊였으니
證智所知非餘境 (증지소지비여경)
깨친 지혜로 알 일일뿐 다른 경계로 알 수 없네
眞性甚深極微妙 (진성심심극미묘)
참 성품은 깊고 깊어 지극히 미묘하여
不守自性隨然成 (불수자성수연성)
자기 성품 고집 않고 인연 따라 나투네
一中一切多中一 (일중일체다중일)
하나 안에 일체 있고 일체 안에 하나 있어
一卽一切多卽一 (일즉일체다즉일)
하나가 곧 일체요 일체가 곧 하나라
一味塵中含十方 (일미진중함시방)
한 티끌 그 가운데 온 우주를 머금었고
一切塵中亦如是 (일체진중역여시)
낱낱의 티끌마다 온 우주가 다 들었네
無量遠劫卽一念 (무량원겁즉일념)
끝도 없는 무량겁이 한 생각의 찰나이고
一念卽是無量劫 (일념즉시무량겁)
찰나의 한 생각이 끝도 없는 겁이어라
九世十世互相卽 (구세십세호상즉)
아홉 세상 열 세상에 서로 함께 어울리되
仍不雜亂隔別成 (잉불잡란격별성)
혼란 없이 정연하게 따로따로 이루었네
初發心時便正覺 (초발심시변정각)
처음 발심하온 때가 바른 깨침 이룬 때요
生死涅槃相共和 (생사열반상공화)
생과 사와 열반 경계 그 바탕이 한 몸이니
理事冥然無分別 (이사명연무분별)
이치와 현상이 하나 되어 분별 할 길 없는 것이
十佛普賢大人境 (십불보현대인경)
모든 부처님과 보살님 성인들의 경계라
能仁海印三昧中 (능인해인삼매중)
부처님의 해인삼매 선정 중에 깊이 들어
繁出如意不思議번출여의부사의
불가사의 무궁한 법 그 안에서 들어내어
雨寶益生滿虛空 (우보익생만허공)
모든 중생 이롭게 하는 감로비 허공에 가득하니
衆生隨器得利益 (중생수기득이익)
중생들의 그릇 따라 온갖 이익 얻게 하네
是故行者還本除 (시고행자환본제)
이러하니 수행자는 근본으로 돌아가되
叵息妄想必不得 (파식망상필부득))
망상심을 쉬지 않곤 얻을 것이 하나 없네
無緣善巧捉如意 (무연선교착여의)
인연 없는 방편지어 마음대로 잡아 쓰니
歸家隨分得資糧 (귀가수분득자량)
집에 돌아가 분에 따라 자량資糧을 얻네
以陀羅尼無盡寶 (이다라니무진보)
이 말씀 무진 법문 한량없는 보배로써
莊嚴法界實寶殿 (장엄법계실보전)
온 법계를 장엄하여 불국토를 이루면서
窮坐實際中道床 (궁좌실제중도상)
마침내 실제의 중도 자리 깨달으니
舊來不動名爲佛 (구래부동명위불)
본래부터 움직이지 않아 이름 하여 부처라네
미륵전彌勒殿은 대웅전의 오른쪽에 자리 잡은
앞면 3칸, 옆면 2칸의 아담한 맞배지붕 건물이다.
앞에는 종루鐘樓, 괘불대掛佛臺가 있고
안에는 목조 미륵불좌상을 독존으로 봉안하였다.
본래 임진왜란 이전에는 미륵전에 4위의 미륵불이 봉안되어 있었다.
서·남·북쪽의 3위는 석조였고, 동쪽의 1위만 목조였다.
석조 미륵은 모두 없어졌으나 목조 미륵불은 지금까지 남아 있다.
이 미륵불은 특이하게 정면, 곧 입구의 문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오른쪽 벽을 등지고 대웅전을 향해 앉아 있다.
이는 서쪽을 등지고 동쪽을 바라보는 형상이다.
임진왜란을 맞아 미륵전이 전소되는 불행을 겪었고,
이 때문에 일본을 등지고 있다고 한다.
미륵전과 함께 중단구역의 중심을 이루는 전각이 비로전毘盧殿이다.
비로전의 주인공은 법신불法身佛인 비로자나불이다.
비로자나불을 아미타불·석가불과 함께 삼신불三身佛의 형식으로
봉안할 때는 ‘대적광전’이라 하지만, 비로자나불만을 단독으로
봉안할 때는 ‘비로전’, 또는 비로자나불이 ‘화엄경華嚴經’의
교주敎主이므로 ‘화엄전’이라고도 한다.
‘비로자나’라는 말은 산스크리트어로
‘광명이 우주에 가득히 비친다.’라는 뜻이며
부처님의 광명과 지혜가 걸림 없이 자유자재로
두루 비춘다는 의미를 지닌다.
전각의 모습은 앞면과 옆면 각 3칸에 겹처마의 맞배지붕을 지녔다.
기단은 최근에 수리하였고, 미륵전과의 사이에는 쌍여닫이문을
달아 뒤쪽의 금어선원으로 통하게 하였다.
안에는 목조 비로자나삼존불좌상을 봉안하고, 그 뒤로 후불탱을 배치하였다.
삼존불의 중앙은 비로자나불로 높이는 126㎝이고,
좌우에 이보다 조금 작게 조성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협시夾侍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