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한국의 문구문화사] (이용선 / 작가.근세자료연구소장)
우리나라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주민등록번호 하나씩은 다 받아가지고 살고 있다. 등록증은 나이가 차야 발급되지만 그 번호만은 출생신고를 할 때 벌써 호적에 올라간다.
<도장이 없으면 손도장이라도 찍는 우리나라의 도장문화>
그러니까 대한민국 백성은 태어나면 다 '번호인생'을 사는 셈인데 이런 주민등록증 못지 않게 또하나 사람마다 갖는 것이 자기의 도장이다. 대한민국에서는 도장을 안가지고는 살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웬만한 관청의 민원서류에는 다 도장을 찍어야 하고 도장을 안가지고 있을 때는 손도장이라도 찍어주어야 한다.
서양사람들은 관청서류는 물론이고 큰 돈을 거래하는 은행문서에도 사인을 하면 그만이오, 그런 개인별 글씨도장(사인)을 법적으로 인정하지만 우리는 면사무소나 군청에서 고지서 한 장을 내보낼 때도 반드시 면장이나 군수의 직인(職印)을 찍고 회사에 출근해서도 출근부에다 도장을 찍어야 한다.
이럴정도로 우리는 도장찍기를 좋아하며 그런 인장문화에 별로 싫증내는 기색을 안보인다. 글씨만 쓱쓱 갈겨쓰는 사인문서보다는 빨간 인주를 묻혀 도장을 꾹꾹 찍은 순서를 더는 탓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인감증명서 한 장만 붙이면 은행에서 돈 줄 때도 믿고, 재산이 왔다갔다하는 거래나 어음수표도 완전히 믿는다. 아니 그 보다도 우리가 매일같이 쓰는 지폐에도 한국은행총재 도장이 인쇄되어 있다.
대관절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이렇게 도장찍기를 좋아할까. 빨간 인주가 주는 흡인력과 매력도 있겠고 나만의 신장(信章)이기 때문에 남은 위조하지 못하게 팠다는 생각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도장이 가지는 권위의식 때문일 것이다.
"도장의 권위의식?" "도장은 인(印)인데, 이 인이라는 것은 애초 중국에서 관직(官職)의 표시로써 썼던 신물(信物)이었오."
<印은 곧 官, 도장의 권위부여>
도장은 나무나 뼈, 뿔, 상아, 수정, 돌같은 것이나 쇠붙이에 글자나 기호 따위를 새겨 일정한 표적으로 삼기 위해 만든 물건이다. 이것을 지금은 개인이나 단체를 표시하는 글자를 새겨 쓰는것이 보통이지만 애초에는 오직 관청에서만 썼던 것이다. 그러니까 '印'은 곧 '官'을 표시하는 것이어서 도장에 권위를 주었던 것이다.
<우리는 도장문화의 알에서 태어난 민족>
우리나라를 처음 개국했다는 천제(天宰) 환인의 아들 환웅(단군의 아버지)이 천부삼인(天符三印)을 가지고 신단수 아래에 내려왔다는 신화속의 천부삼인도 부(符)요, 인(印)이라고 했으니까 도장이었을 것이다. 하늘의 권위를 증명하여 새긴 임금도장이 아니었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처음부터 도장문화의 알에서 태어난 민족인셈인데, 실지로 기록상에 보면 신라때부터 관인(官印)을 썼다.
『文武王 始造銅印 領百司乃州郡』
신라 문무왕때 구리에 도장을 새겨 각 관청과 수령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이런 구리도장이 고려때 와서는 벼슬이 높은 2품관에게는 은(銀)으로 새겨주었다.
『忠烈王 三十九年 元帝腸 本國 儉職村 都儉職事銀印 二品官也』
이렇게 도장을 새긴 인재(印材)가 구리냐 은이냐로 관직의 높이를 나누었는데 충렬왕이 원나라에서 공주를 맞아 아내로 삼았을 때는 원나라 황가 사위 충렬왕에게 부마인 (駙馬印)을 금으로 새겨 내렸다는 것이다.
이렇게 도장은 '官'을 상징하는 표시물이었는데 이것이 고려 우왕때 자기를 젖먹여 길러 주었던 장씨(張氏)에게 은으로 도장을 새겨주었다. 젖을 먹여 길러준 은공을 갚기위해 우왕은 천한 궁비(宮婢) 장씨에게 그런 은전을 내렸던 것인데 아마 이것이 관청이 아닌 사인(私人)의 도장소지로서는 최초의 일이 아닐까 싶다.
<광범위한 도장의 사용처>
관청도장은 문서를 쓰고 봉인(封印)하는데도 썼다. 봉물을 싼 포장지 끈에도 찍어 함부로 뜯지 못하게 했고 옥에 갇힌 중죄인의 칼(형구)에도 인봉을 찍어 풀지 못하도록 했는데 이것은 지금도 법원에서 차압을 붙일 때 그대로 쓴다. 이런 도장이 지금은 사람마다 쓰는 보통 물건이 되었다.
그래서 도장을 파는 인재(印材)도 여러 가지가 쓰이고 있다. 부자들은 금이나 은같은 귀금속으로 파는 사람이 있고 옥이나 돌에다 새겨 막판도장으로 쓰는 화가나 서예가들도 많다. 수정도장도 있고 상아에 파서 쓰는 사람도 있다.
<도장호사가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대추나무 도장>
그러나 대부분의 서민들은 그런 도장호사를 할 수 없으니까 나무도장(옥도장)을 쓰는데 70년대까지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썼던 나무도장은 거의 다 회양목이었다.
회양목은 늘푸른 떨기나무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전북, 평북, 함북에서 회양나무가 자생하였지만 강원도 것이 제일 좋았다. 나무속이 누렇기 때문에 황양목(黃楊木)이락도 하는데 나무의 재질이 단단해서 도장을 파거나 지팡이, 그밖의 조각품을 만드는데 많이 쓰인다.
"그러더니 도장에도 유행이 있는지 30여년전에 회양나무 인재는 거의 다 없어지고 그후는 물박달나무 도장이 유행했죠. 물박달나무는 박달나무의 일종으로 자작나무와 비슷해서 중부지방 이북에서 낫죠."
그러다가 지금은 플라스틱에 잡목을 썩혀 약품처리하여 만든 인공목(人工木)이 유행하는데 진짜로 비싼 호사물(好事物)로는 벼락맞은 대추나무에다 파는 도장이라고 한다. 대추나무 도장은 상아나 수정에다 판 것보다도 서너배 이상 비싸다고 한다.
왜 하필이면 '벼락맞은 대추나무 도장'일까. 그것은 알 수 없지만 역시 호기호사 (好奇好事)에다 벼락맞은 천력(天力)을 권위로 삼는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
첫댓글 벼락맞은 대추나무보다 그저 임금님쓰시던 옥쇄모양의 도장 하나 갖고 싶네요. ^^
국보급... 샤론님은 조선왕조 오백년 궁중여인 아니였을까요? ㅎ
아무래도 그런 듯 해요. 조선 왕조얘기만 나오면 귀를 쫑긋이 세우니.^^
사붓님 ^^ 이름 하나 지어주세요 ㅋㅋ
조제님, 나무, 불, 물, 흙, 금, 그 중에 뭐가 좋아요? ㅎ
요거 곰곰 생각해보았는데요 +_+ 아무리 생각해도 좋아하는 게 없어요 ㅠ 제게는 불이 넘치고 나무가 없다는 이야기 종종 들었는데 ~ 그나마 흙, 정도 .. 어릴 때 흙 파먹고 자라서 그런가 ~ 바람(風)이 있다면 좋을 텐데 .. 그건 없네요 ^^; 그냥 사붓님이 적당하게 해주셔요 .. 부탁드립니다 (꾸벅) !
궁금한 게 하나 있어요 ~ 사붓님 ! 만약 제가 이름을 바꾸면요 +_+ 저로인해 다른 사람의 운, 이란것 도 바뀌지 않을까요 ? 세상이 넉넉하여 제가 조금 취한다해도 .. 다른 이에게 별 지장 없다면 좋겠지만 .. 이름을 함부로 바꾸는 것도 탐, 하는 것이 아닌가 해서요 ~
어제 지인들이랑 시청앞을 지나다가 전지하는 나무들을 보고 저는 마음이 아프다고 하고 어떤이들은 심지어 나무에 물이 올라 꽃이 피거나 말거나. 낙엽이 지거나 말거나 무심한 사람들이 있드라고요... 그래서 성격성분 조사를 해보니 아이러니하게도 ㅋㅋ 모두 金성분들이고,저만 水라서 전지하는 나무를 보고 괜히 짜증이 올라왔답니다.
상극:金克木, 木克土, 土克水, 水克火, 火克金의 관계이다. 금은 무쇠이기때문에 목을 쪼개버리고, 목은 뿌리와 가지를 뻗어서 흙을 붕괴시킨다. 토는 물이 흘러가는 것을 막아 버릴 수 있고, 수는 불을 꺼버릴 수 있다. 화는 무엇이든지 녹여버리기 때문에 금이 화에 들어가면 힘을 못쓴다. 상극은 천적 관계이다. 돌아가면서 서로 물리고 무는 관계이다.
상생:金生水, 水生木, 木生火, 火生土, 土生金의 관계이다. 즉 금은 수를 도와주고, 수는 목을 도와주고, 목은 화를 도와주고, 화는 토를 도와주고, 토는 금을 도와준다. 흔히 말하는 상생의 관계란 이와 같은 관계를 말한다. 친구나 남녀, 상하관계가 이와 같은 관계라면 상생의 인연이라 할 수 있다. 라고~라고라 합니다.ㅎㅎ
조제님은 火성분이니까 흙이 당연히 좋은겁니다. 나무로 불때고 나면 재가나오죠? 그 재는 흙에 두엄 역할해주는 박애정신 ㅎㅎㅎㅎ 조제님은 어디가지 말고 제 옆에 가만계세요. 이힛~
그리고 이름은 하나의 '로고'역할이지요... 장수상품중에 이름들을 가만히 불러보세요.. 얼마나 편하고 듣기 좋은지... 새우깡, 삼성,박카스...
저 그럼 정말 졸졸 쫓아다녀요 ^^; 근데 너무 편한 이름 지어주심 안돼요 ㅋㅋ
전하기, 장독대, 장신구,이기상, 최우선, ㅎㅎ
ㅋㅋ 고딩 때 펜팔을 하는데 .. 상대 여학교에 유명한 애들이 있었어요 (자칭 날라리) 그때 쓴 예명이 김장독, 장독대, 장신구 였거든요 ~ 저 좀전에 사붓님 댓글 보고 깜짝 놀랐어요 ^^; 근데 전하기, 가 모에요 .. ㅠ_ㅠ 잇힝 ~
전하기가 어때서요? 김하기님의 소설 완전한 만남, 복사꽃 그자리,식민지소년 대한민국의 소설가 아시잖아요... ㅎㅎㅎ 그럼 강쇠, 뚝쇠, ...
몰라욧 +_+ 피 ~ 근데 필명이래도 성까지 바꿔도 될라나요 ? ^^ 맘이 뭐라카면 ㅋㅋ
빨리 잡시다. 필명은 삼짓날 생각해봅시다.
ㅎ~~~진품 판정기준은 물에 넣어보는거~~ 벼락 잘치는곳에 대추나무 심으먼 대박날듯 하옵니더...
아이고~ 무지개님, 벼락맞은 대추나무는 대체적으로 진품일겁니다. ㅎ
나도 상생하는 친구를 만나서 깊은 우정을 쌓고 싶어요. 지금도 그런 친구는 있지만 좀 더 있었으면 해요.^^
욕심쟁이 ^^* 우훗훗 ~
등잔불이 어두우시면 형광등으로 교체하시고 가장 가까이 있는 매일보는 사람이 최고의 친구입니다. 그쵸 조제님?
그러게요 ^^ 샤론님 ! 삐뚤어질테닷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