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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나 삼호어묵을 추천한다
[인터넷 논객의 시선]
'삼호어묵' 윤세경·'정부가 집값을 안 잡는 이유' 저자
입력 2021.08.19 03:00
최근 황교익 센세… 아니 선생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일로 여기저기가 시끄럽다. 이토록 걸출한 인물을 내정해 놓았는데 어리석은 민초들이 너도 한마디 나도 한마디 입방아를 찧고 있으니 이재명 지사의 시름이 날로 깊어가고 있을 줄 안다.
사실 애초에 황교익 선생은 이재명 지사와는 결이 다른 인물이다. 본인의 큰형수가 파는 식혜를 ‘형수님 식혜는 정~말 맛있어요!’ 하고 직접 광고하며 형수 사랑을 몸소 실천했던 황교익 선생과 이재명 지사가 어떻게 뜻을 함께할 수 있단 말인가?
일러스트=이철원
이에 경기관광공사 사장 자리에 황교익 선생을 대체할 인재를 추천한다. 바로 나 삼호어묵이다.
최근 이재명 지사 측이 ‘관광공사와 맛 칼럼니스트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어리석은 민초들을 향해 일갈한 바, 여행이란 원래 먹자고 하는 일이다. 즉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되려면 모름지기 식(食)에 관한 조예가 깊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세상에 나를 알린 이름, 지금은 나의 호처럼 된 ‘삼호어묵’부터가 이미 나의 식(食)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혹 내가 모를 뿐 사실은 황교익 선생의 호가 만두나 제육이나 찐빵 따위라면 제보 바란다. 겸허히 사과하겠다.)
게다가 식(食)이란 모름지기 먹는 것에만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도 중요한데, 황교익 선생은 이 부분에 심히 취약하다. 이는 황교익 선생의 유튜브 채널이 구독자 수 2만7000여 명에 그치고 있는 현재, 백종원 대표의 채널이 구독자 수 500만을 훌쩍 넘어서고 있는 것만 보아도 자명한 사실이다.
이에 비해 본인은 주부 경력 십 몇 년 차다. 황교익 선생이 평소 요리를 얼마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집에서 삼시 세끼 밥을 해 바치는 나를 이길 수는 없을 것이다. 놀랍게도 본인은 황교익 선생과 다르게 소고기와 돼지고기도 눈으로 보고 구별할 줄 안다!
또한 관광이라는 부분에서도 작년부터 꾸준히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문재인 정권을 수없이 안드로메다 관광을 보낸 자로서 나만한 인재를 찾기 어려우리라 본다.
경기관광공사 측은 홍보의 자질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본인은 일찍이 ‘정부가 집값을 안 잡는 이유’라는 짧은 글 하나로 수백만 조회 수를 달성하며 온갖 신문 기사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석권한 바 있다. 이런 내가 홍보인들 오죽 잘하겠는가?
실상 경상도 출신인 황교익 선생이 경기도에 대해 뭘 그리 잘 알겠는가. 안양 일번가의 그 수많은 무한 리필 고깃집 중에 제일 맛있는 집이 어딘지 그가 알겠는가? 파주의 즉석 떡볶이집 중에서 어디가 권좌를 차지하고 있는지는 알겠는가? 왜 경기도민들이 빨간 버스를 보면 몸서리를 치는지는 아는가? 경기도에서 나고 자란 본인은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고 있으므로 제대로 홍보할 수 있다.
어느 모로 보아도 나 삼호어묵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최적합한 인물이다. 심지어 이낙연 의원도 황교익 선생보다는 내가 더 잘 깔 수 있다. 까는 거 하나는 나를 이길 자가 없을 것이다. 혹 필요하다면 그날 밤 이낙연 의원이 몰래 이불 뒤집어쓰고 울 정도로 신랄하게 깔 수도 있다. 맡겨만 달라.
딱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내가 현재 서울시민이라는 것인데, 상기하였다시피 본인은 경기도에서 나고 자랐으며 3년 전까지도 경기도민이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만 시켜준다면 그까짓 오세훈 치하의 서울 따위 누구보다 빠르게 버리고 이재명 지사가 다스리는 ‘지상락원’ 경기도로 런(Run)할 것임을 이 자리에서 약속하는 바이다.
듣자니 더불어민주당 쪽에는 줄 서면 다들 한자리 해 먹는다 카던데 내 여태껏 그토록 신변의 위협을 무릅쓰며 문재인 정권과 사투를 벌였건만 국민의힘에서 그 누구 하나 한자리 주기는커녕 떡볶이에 어묵 한 접시 쏘는 법이 없으니 서글플 따름이다. 심지어 나의 ‘구남친’인 오세훈 시장마저 당선되고 나서 나에게 새벽 두 시에 “자니…?” 하는 문자 하나 보내지 않았다!(본지 4월 8일 자 A33면 ‘구(舊)남친 오모씨 돌아온 ‘썰’’ 참조)
이토록 강호의 도리를 모르는 불한당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를 이쯤에서 거두고, 자기 사람 챙기기 하나는 확실하게 해주는 의리파 더불어민주당에 투신하여 나도 관광공사 사장 한자리 해 먹어 보고자 공개적으로 출사표를 던지니 이재명 지사 측에서는 빠른 연락 바란다. 삼가 견마지로를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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華鷄
2021.08.19 06:04:28
멋진 글입니다. 유머와 날선 비판 역시 국민이 사랑하는 삼호어묵 존경합니다. 부탁은 서울시민으로 남아 주세요
답글2
2363
18
DJ64
2021.08.19 06:18:12
최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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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0
10
atom
2021.08.19 06:16:57
오세훈이 잘못했다. ㅎㅎㅎ
답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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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kool
2021.08.19 09:18:59
잘못보다 민주당패거리가 워낙 비비고 기회를 얻는데 얍싹빠르게 해서 못하는것처럼보이는데 또한 대신 관계없어지면 즉시 팽하는게 호남인 민주당이죠
철새는 날아가고
2021.08.19 06:34:53
삼호어묵님! 건강하세요 님은 서울시민도 경기도민도 아닌 자유대한민국을 사랑하는 한국인이며 촌천살인같은 위대한 필력으로 중공군 같은 무능 독재 문재인의 떨거지들을 깨우치게 하는 위대한 전사이십니다 거듭 좋은글 감사드리며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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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
2021.08.19 06:25:49
원더풀ㄹㄹㄹ... 아주 멋집니다... 관광공사 사장하시다. 외교부 장관도 하세요.. 맛집 소개를 전세계에 하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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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
3
부국강병
2021.08.19 06:27:05
우아하게 잘 까는 삼호어묵선생.... 우잘까 선생이라 부르겠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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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
3
언덕위의 하얀집
2021.08.19 06:57:29
삼호어묵님 문제는 자기들 패거리가 아니면 대그빡이 깨져도 곁눈질도 안한다는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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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9
3
바람부는대로
2021.08.19 07:12:35
구구절절 심금을 울리는 명 칼럼이다. 나도 이차판에 당파싸움에 여념이 없는 국망당을 떠나, 삼호어묵님과 함께 더불어퍼주자당에 귀순할련다~ from 경기관광공사 부사장 지망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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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ace
2021.08.19 20:27:43
삼호 어묵님~ 늘 즐겁게 웃으며 칼럼을 읽을수 있어서 좋아요~ 댓글 다시는 분들의 해학도 유쾌합니다. 모처럼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유박사
2021.08.19 07:31:23
이재명아, 빨리 바꿔라. 글을 읽어보니 황교익보다는 삼호어묵이 열배는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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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FRICA
2021.08.19 07:21:13
적극추천이요 설마 형수를 여염집 개로 취급한놈이나 견소리로 잡설한놈보다는 낳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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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주황제
2021.08.19 07:20:50
결론은 국민의힘 잘해라 팽 당하기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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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젠트리
2021.08.19 07:33:45
재청이요. 삼호어묵님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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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pain
2021.08.19 07:12:30
서울관광재단 이사장으로 추천해요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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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geobdegi
2021.08.19 07:36:46
어묵이 교익이 전공인 라면보다 훨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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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5
2021.08.19 07:27:47
ㅋㅎㅎㅎㅎ~~~ 속이 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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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가이
2021.08.19 07:43:46
국민의힘은 우파인사좀챙겨라 필요할때만부탁 그외는 생깜 ㅡㅡ 이래서 정권교체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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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받지못할죄인
2021.08.19 08:10:28
삼호어묵님을 경기관광공사로 적극 추천합니다. 한동안 어묵님 글을 못봤는데 오랜만에 유쾌 통쾌한 필력에 기분 좋은 하루가 될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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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유방
2021.08.19 08:18:05
이재명과 황교익의 말투는 섬뜩할정도로 닮았다! 개눈에 ㄸ 밖에 보이지 않는다더니 유유상종 이랄까^^ 한술더떠 이재명의 욕을 능가하는 OOO 저질 수준이다!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정신분열적인 저 살기어린 태도! 매사 남의 허물만 들추어내고,자신도 잘알지못하는 음식의 역사까지 제멋대로 왜곡하여 말하는 ㅆ레기....이재명이 황교익을 경선준비용으로 내정한 이유가 오히려 해악이될듯^^ 황교익때문에 앞으로 경기관광공사에 썩은 음식의 악취가 진동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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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길
2021.08.19 07:38:48
어묵은 일본에서 전래된 음식으로 토착화된 음식이지요. 말꼬리 잡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를 추천하라는 말을 듣고 친일파라 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