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엔 여러 가지 길거리 음식이 있다.
그중 하나가 계란빵이다.
길을 가면서 한 알 한 알 뜯어먹는 재미도 있고
시장할 때 요기거리로도 괜찮다.
다른 먹을 것이 많은데, 뭐 그런 걸 먹냐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길가다가 이집저집 호기심에
먹어 봤는데 먹을만 했다.
한국에도 길거리 음식 중에 붕어빵이 있다.
요즘은 옛날(?)처럼 그리 흔하게 볼 수 없다.
아마 노점상 단속도 심하고
먹거리가 차고 넘치는 세상이라 그럴까?
따끈따끈 달콤 바삭 촉촉 ...
다양한 맛과 식감으로 단연
풀빵계의 대표 음식이다.
식거나 눅눅해지면 그 매력이 반감되는지라
길거리에서 따끈할 때 야금야금 또는
와구와구 먹어야 제 맛이다.
어릴 적,
침을 꼴깍꼴깍 삼키면서 차례를 기다릴 땐,
반죽과 팥소를 넣은 틀을 철컥철컥 뒤집으며
붕어빵을 창조해내는 손길이 신비롭기까지 했다.
붕어빵이라는 말은
먹거리 풀빵을 지칭하는 말이지만,
마구 찍어낸 것들, 또는 무척 닮거나
똑같은 것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닮은 것을
부전자전, 모전여전이라고 한다.
단지 성격이나 외모만이 아니라 표정이나 태도,
생활의 방식과 습관까지도 자녀들은 부모의
영향을 받게 된다.
유전자의 영향도 있을 것이고,
어릴 적 보고 듣고 배운 것들이 자녀들의
삶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물론 부모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반대의 모습도 지닐 수도 있다.
자녀들은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란다.
사랑을 받아 본 사람이 사랑할 줄 안다고 말하지만
부모의 자식사랑은 다른 측면에서 보면
편협적이고 이기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사랑받기만 하는 자녀로 가르치기보다
사랑하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자녀들에게 하느님과 이웃을 같이 사랑하는
모습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오늘 복음(요한 5,17-30)의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것이 바로 당신의 것이라고 하신다.
재산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의 뜻이 당신의 뜻이고
아버지의 말씀이 당신의 말씀이며
아버지의 사랑이 당신의 사랑이라고..
그리고 두 분 다 생명을 간직한 분이라고 하신다.
아버지의 원의, 그 뜻은 모든 인간의 구원이고,
그 말씀은 진리의 말씀이다.
그 사랑은 자신을 내어 놓은 희생이며,
그 생명은 영원한 생명이다.
부전자전, 모든 면에서 완벽히 같으신 붕어빵이시다.
따뜻하고 소박한, 달콤하고 열렬한 붕어빵 같은
그 사랑은 모든 인간을 향한 사랑이다.
아직 그만큼 따뜻하고 달콤하지는 못 하지만,
또 그만큼 열렬하고 순박하진 않지만
우리는 또 다른 붕어빵들이다.
설익기도 하고 타기도 한,
속이 터지기도 하고, 팥소가 부족한 붕어빵일 수 있다.
하지만 아버지를 닮으려는 눈과 마음이 있다면
이 세상 모든 나그네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베풀 수 있지 않을까?
붕어빵이 안 되면 계란빵 인들 어떠리.
Like father, like 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