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권 시집 쫘르르 내놓고 읽는 일요일 오전이 행복했습니다.
유난히 꽃할머니에 애정 깊은 노소장님의 모습과 목소리에 마음 얹습니다.
그리고 어른 수업에 함께하면 좋을 시 한 편,제비의 박씨처럼 두고 갑니다.
도라지꽃
- 조선삐 /송수권
도라지 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
풋보리밥 한 술 된장국 말아 먹고
지름댕기 팔랑팔랑
올해 네 나이 몇 살이더냐
도래샘*도 띠앗집**도 다 버리고
눈 오는 날 주재소 앞마당 전남반(班)***으로
너는 열여섯 정신대 머릿수건을 쓰고
고목나무 뒤에 붙어 참매미처럼 희게 울더니
오끼나와 테니안 라바울 사이펀
그 어디쯤 흘러가
한 초롱 여름산 더윗술을 걸러 주며
여적 그 섬 기슭 혼자 폈느냐
내 어려선 막내고모 같던 종(鐘)꽃
도라지 너를 보면
삼한(三韓)적 맑은 하늘
이슬 내리는 소리
호궁(胡弓) 소리
(여승 45~46쪽/모아드림/2002)
*도래샘:돌아서 흐르는 샘물
**띠앗집:띠를 얽어 만든 집
***전남반:전라남도의 반
송수권
1975년 문학사상에 <山門에 기대어>외 4편으로 등단
제 1시집 <山門에 기대어>~제14시집<빨치산>,시선집
<지리산뻐국새><시골길 또는 술통>등 저서 30여권이 있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영랑시문학상, 만해님시인상,
김달진문학상, 한민족문화예술대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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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꽃의 전설
옛날옛날 아득히 먼 옛날인 신라 시대의 일이지요.
동해의 어느 마을에 부모님을 여의고
오빠와 단둘이서 사는 처녀가 있었어요.
그녀의 이름은 도라지(道羅至).
도라지는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면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오빠가 공부하는 것을 도와주었지요.
도라지의 오빠는 평민이나 다를 바 없이
몰락한 귀족의 자제였기 때문에
신라 조정에서 벼슬다운 벼슬을 할 수 없는 처지였거든요.
도라지가 17살이 되자
오빠는 중국으로 공부를 하러 떠나게 되었어요.
도라지의 오라버니가 중국으로 떠나게 된 것은
10년동안 공부를 더 해서 과거에 급제하기 위해서 였지요.
오빠가 중국으로 공부하러 떠나는 날,
도라지는 오빠에게 옷 보따리를 주면서 말했어요.
"오라버니. 10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꼭 과거에 급제하고 돌아오시기 기다릴게요."
오빠도 눈물을 글썽이면서 여동생에게 말했어요.
"도라지야. 네 뜻을 알겠다.
나도 온 힘을 모아 열심히 할테니
너도 10년 동안 나를 위해서 천지신명께 열심히 기도해 다오."
"잘 다녀오세요. 그 동안 절에 가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리고 10년 후에 다시 꼭 만나요."
도라지 처녀는 오빠를 중국으로 떠나보내고 나서
산 속에 있는 절로 떠났어요.
도라지는 절에서 여러 스님들의 심부름을 하며
10년 동안 오직 오빠를 기다렸지요.
10년이 지나자 오빠가 드디어 중국에서 과거에 급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도라지는오빠를 곧 만나게 될 생각에 무척 기뻐했지만 도라지의 오빠는
사실 중국 조정에서 벼슬까지 얻어 정착한 상태였기에 돌아오지 않았어요.
도라지는 10년을 더 기다려보기로 했어요.
'오빠는 언젠가 내 곁으로 돌아오실거야.....'
도라지는 다시 10년 동안을 참고 지내면서 오빠의 무사귀환을 부처님께 염원했어요.
세월이 흘러 도라지도 이제는 아주머니가 되었어요.
10년이 더 지난 어느 날이였어요.
도라지는 스님과 함께 높은 산에 올라가 바다를 바라보며, 오빠 생각에 잠겼지요.
'지금이라도 오빠가 돌아오시면 좋을텐데...'
그러자 그때 갑자기 등뒤에서 오빠의 소리가 들렸어요.
"도라지야, 오빠가 왔어!"
깜짝 놀란 도라지는 얼른 뒤를 돌아보았어요.
그러나 오빠의 모습이 그대로 연기처럼 사라지고 마는 것이었어요.
크게 실망한 도라지는 그 자리에 쓰러져 죽고 말았지요.
스님은 도라지의 시신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 주었어요.
이듬해 무덤에서 작은 보라빛의 꽃이 몇 송이 피어났지요.
사람들은 그 꽃을 오빠를 기다리던 처녀의 영혼이 깃든 꽃이라 해서
도라지 꽃이라 했답니다.
(여기저기 떠도는 전설을 차꽃이 살짝 정리 했습니다.)
이외에도 서너 개의 전설이 있지요.
꽃말은 영원히 변치않는 사랑','영원한 사랑'
첫댓글 멋진 내 친구!
고마우이
많은 이와 나누며 깊은 감동 나눌게
도라지 노래가 오늘은 유난히 슬프구먼
그림책과 노래와 시!!!
난 이야기 콘서트를 꿈꾼다네
이야기 콘서트! 멋지고 아름다운 세상.멋진 꿈을 펼치길 늘 응원해.
그대의 마지막 꿈은
나와 사는 것!이라는 것도 잊지않고 흐뭇해 하면서 ^^
전설은 바쁘게 우리네 삶에 , 이기적인 우리를 잠깐 멈짓하게 하는 마력````` 잘 읽었습니다 봉사... 배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