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9-01. 子曰: 「民可使由之, 不可使知之.」
자왈: 「민가사유지, 불가사지지.」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백성는 말미암게 할 수는 있으나, 알게 할 필요까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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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 자왈: ☞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셨다.
「民可使由之, 「민가사유지, ☞ “백성은 바른 도리를 따르게 할 수는 있지만, / 由(유) : 말미암다, 따르다. / 由之 : 茶山은 由之는 由斯道이고, 知之는 知斯道라고 했음.
不可使知之.」 불가사지지.」 ☞ 이를 알게 할 수는 없다.” / 도리의 깊은 뜻이나 이유를 알게 할 수는 없다. / 此章言聖人之道深遠, 人不易知也. 이 장은 성인의 도가 심원하여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없음을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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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民 可使之由於是理之當然, 而不能使之知其所以然也.
민 가사지유어시리지당연, 이불능사지지기소이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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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 可使之由於是理之當然, 민 가사지유어시리지당연, ☞ 백성은 이 이치의 당연(當然)함에 따르게 할 수는 있지만,
而不能使之知其所以然也. 이불능사지지기소이연야. ☞ 그 원리(所以然)를 이해시킬 수는 없다. / 易經 繫辭傳 上篇에, “百姓日用而不知.” “백성은 나날이 쓰고 있으면서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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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程子曰: 「聖人設敎, 非不欲人家喩而戶曉也, 然不能使之知, 但能使之由之爾. 若曰聖人不使民知,
정자왈: 「성인설교, 비불욕인가유이호효야, 연불능사지지, 단능사지유지이. 약왈성인불사민지,
則是後世朝四暮三之術也, 豈聖人之心乎?」
즉시 후세조사모삼지술야, 개성인지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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程子曰: 정자왈: ☞ 정자(程子)가 말했다.
「聖人設敎, 「성인설교, ☞ 성인(聖人)께서 가르침을 베푸심에,
非不欲人家喩而戶曉也, 비불욕인가유이호효야, ☞ 사람마다 깨우치고 집집마다 일러주기를 바라 지 않는 것이 아니다.
然不能使之知, 연불능사지지, ☞ 그러나, 이해시키기가 불가능하여,
但能使之由之爾. 단능사지유지이. ☞ 다만 따르게 할 따름이다.
若曰聖人不使民知, 약왈성인불사민지, ☞ 만약 성인(聖人)께서 백성은 알지 못하게 했다고 말한다면,
則是後世 즉시 후세 ☞ 그것은 바로 후세(後世)의
朝四暮三之術也, 조사모삼지술야, ☞ 조삼모사(朝四暮三)의 술수이지,
豈聖人之心乎?」 개성인지심호?」 ☞ 어찌 성인(聖人)의 마음이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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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禮記 周禮 天官․太宰篇에, / “儒者以道得民.” / “유자는 도로써 백성을 얻는다.”
☞ 史記 滑稽列傳에, / 民可以樂成 不可與慮始. / “백성들과 함께 성과를 즐거워할 수는 있어도, 일을 처음 시작할 때 그들과 의논할 수는 없다.”
☞ 조사모삼(朝四暮三) ; 조사모삼(朝四暮三)과 조삼모사(朝三暮四)는 오늘날까지도‘얄팍한 꾀로 남을 속이다’는 뜻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사자성어인데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열자(列子)≫와 ≪장자(莊子)≫에 나온다. /
전국시대 송나라에 원숭이 키우기를 좋아하여 원숭이가 한 무리가 될 정도로 많아 저공(狙公)이라 불린 사람이 있었다. 저공(狙公)이 원숭이를 많이 키우다보니, 먹이가 부족하여 식구들의 식량마저 축낼 정도가 되었다.
이에 저공(狙公)이 먹이의 양을 줄여서 도토리를 아침에 3개 주고 저녁에 4개 주겠다고 하니, 원숭이들이 화를 내다가, 아침에 4개 주고 저녁에 3개를 주겠다고 하니 좋아하였다는 내용이다.
즉 하루에 주는 도토리 수는 7개로 똑 같은데 먼저 한 개 더 주는 것이 마치 진짜 더 주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속임수라는 뜻이다. /
그런데 저공(狙公)의 數놀음 속에는 ≪周易≫의 數의 이치가 담겨 있다.
三과 四가 단순히 3개나 4개라는 數만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상고시대 동아시아에서는 천지자연의 이치를 數로써 표현하였다는 의미이다.
하도낙서(河圖洛書)의 이치에 의하면, 3은 오행상의 동방 木으로 아침(朝)과 봄을 상징하며, 4는 서방 金으로 저녁(暮)과 가을을 상징한다. 농경사회에서 봄은 식량이 바닥나는 춘궁기이며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봄에는 식량이 부족해 국가에서 백성들을 구휼하기 위해 식량을 대여해 주고, 백성들은 가을 수확기에 이를 되갚는다. 이러한 구휼 정책은 국가의 매우 주요한 사업이었다. /
저공(狙公) 역시 춘궁기인 봄에 적게 주는 것을 3과 朝로 표현하였고 수확기에 많이 주겠다는 것을 4와 暮로 표현한 것이다. 즉 하도낙서의 오행과 數의 이치상으로, 저공(狙公)이 말한‘아침과 3에는 봄과 적다(少)’라는 뜻이 담겨 있으며,‘저녁과 4에는 가을과 많다(多)’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나아가 나중에 형편이 좋아지면 다시 풍족하게 주겠다는 의도까지 담겨 있다.
원숭이들이 저공(狙公)의 이러한 뜻을 받아들이지 않자, 저공(狙公)이 도토리로 원숭이들에게 속임수를 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