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헤는 밤
케네스강 (글무늬 문학사랑회)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반짝이는 무수한 별들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저 광활한 우주 속에는 대체 별들이 몇 개나 될까.
언젠가 퀸즐랜드의 록햄톤 (Rockhamton)이라는 작은 도시를 방문하였다. 밤이 되자 우리는 도시 외곽에 자리잡은 천문대를 찾아갔다. 산속에 있는 이 천문대는 건물 안은 환했지만 건물 밖은 그야말로 칠흑같이 어두웠다.
천문과학자인 천문대장의 안내로 별들을 관측하는 망대에 올라가 천체 망원경으로 별들을 올려다보았다. 너무나 아름답고 신기할 뿐이었다.
달의 분화구를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달의 표면이 그렇게 울퉁불퉁 할 줄은 몰랐다. 어릴 때 우리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하고 노래 불렀다. 하지만 천체 망원경으로 보는 달에는 계수나무도 토끼도 없었다.
그야말로 황량 그 자체였다.
목성의 주위를 도는 수십 개의 위성들을 다 볼 수는 없었지만 4개 정도는
볼 수 있었다. 지구는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여덟 개의 행성 (Planets) 가운데 하나이다. 저 이글거리는 태양 주위로 수성 (Mercury), 금성 (Venus),
지구 (Earth), 화성 (Mars), 목성 (Jupiter), 토성 (Saturn), 천왕성 (Uranus), 그리고 해왕성 (Neptune) 들이 돌고 있다.
인간의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별들의 수는 대략 6천 개라고 한다.
하지만 어느 세월에 6천 개나 되는 별들을 셀 수 있을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포기하고 만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별들이 서로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별들 간의 거리가 어마어마 하게 멀다고 천문학자들은 말한다,
밤하늘에 떠 있는 달은 지구에서 34만 킬로미터, 태양은 약 1억 5천만 킬로미터 거리에 있다. 태양은 빛의 속도로 약 8분이 걸리는 거리에 있다.
그토록 거대한 태양이지만 우주에서는 꼬마 별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별과 별 사이가 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보다 수백 수천 배나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를 1광년이라 부른다.
하늘 끝에서 하늘 끝까지 이어지는 저 은하수는 어떤가. 별들이 너무나 많아 그냥 하얗게 보인다. 우리가 어렸을 때 ‘푸른 하늘 은하수’ 라는 동요를 즐겨 불렀다. 우주 과학자 들은 태양계가 속해 있는 은하계(Galaxy) 속에는 대략 4천억 개의 별들이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런 은하계가 또 4천억 개가 더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별들의 숫자는 4천억 곱하기 4천억 개가 된다는 것이다.
이 수치는 인간의 두뇌로는 계산이 불가능하다. 성경에는 별들의 수가 이 세상의 모든 강과 바다의 해변에 있는 모래 사장의 모래 숫자보다 더 많다는 것을 비유하는 가르침이 있다.
거기다 저 우주에는 ET (Extra Terrestrial) 라고 불리는 외계인들이 살지도 모른다. 또 별들과 태양을 한꺼번에 집어 삼킬 수 있는 블랙홀 (Black Hole) 이
존재한다니 참 우주는 무시무시하다. 여름 방학을 이용한 미국 여행 중 야간 버스를 타고 플로리다 (Florida)의 마이아미(Miami)를 떠나 뉴욕 (New York) 으로 가는 중이었다.
대서양 연안을 따라 그레이하운드는 힘차게 힘차게 달리고 있었다.
미국에서 가장 길다는 아름다운 데이토나 해변 (Daytona Beach)을 지나며 밤하늘에 낮게 빛나는 무수히 많은 별들을 보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참 이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이라는 찬송을 나직이 흥얼거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