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혐 살인’ 악명 멕시코서 첫 여성 대법원장 탄생
2일 198년 만에 첫 멕시코 여성 대법원장이 된 노르마 루시아 피냐 에르난데스. [AFP=연합뉴스]
중남미 국가 멕시코에서 1825년 대법원이 문을 연 이후 198년 만에 첫 여성 대법원장이 탄생했다. 멕시코 대법원은 2일(현지시간) 대법관 11명의 표결로 노르마 루시아 피냐 에르난데스(64)를 대법원장으로 선출했다.
피냐 에르난데스 신임 대법원장은 2일 선출 직후 “나는 멕시코 여성을 대표한다”며 “접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였던 유리천장이 깨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법원장 임기는 2026년 12월 31일까지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피냐 에르난데스 대법원장은 멕시코국립자치대학(UNAM)과 스페인 알리칸테대학 등에서 학위를 받은 후 주로 판사로 재직해 왔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대법관이 된 것은 2015년이다.
멕시코는 브라질에 이어 중남미 2위 경제 대국이지만 그간 대통령이나 대법원장이 된 여성은 없었다.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 미첼 바첼레트 전 칠레 대통령 등 ‘스타 여성 지도자’가 나왔던 다른 중남미 국가들에 비하면 조용했던 편이다.
멕시코 국내외 언론은 첫 여성 대법원장 탄생이 여권 신장에 도움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멕시코는 중남미에서도 여성 혐오 범죄가 심각한 곳으로 꼽힌다. 페미사이드(Femicide·여성이란 이유로 살해)는 증가 추세로, 2021년에만 살해된 여성이 1000명이 넘고, 실종된 여성은 28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2020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 영향으로 가정폭력이 급증했다. 멕시코의 성평등지수는 2021년 기준 75위(한국 15위)에 머물고 있다.
피냐 에르난데스 대법원장은 지난해 11월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첫 여성 대법원장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멕시코에서 가장 해결이 시급한 사안은 바로 여성에 대한 폭력을 막는 일”이란 소신을 드러낸 바 있다.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에르난데스는 ‘낙태 처벌 위헌’ 등을 끌어낸 바 있다”며 “양성평등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보도했다. 앞서 멕시코 대법원은 2021년 9월 에르난데스 등 여성 대법관들(총 4명)의 주도로 낙태 처벌이 위헌이란 판결을 내렸다.
일각에선 좌편향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행보에 피냐 에르난데스 대법원장이 균형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임주리 기자
멕시코 교도소에 괴한들 난입해 총격…"최소 14명 사망"
교도소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새해 첫날 멕시코 교도소에 무장 괴한들이 난입해 총격을 가해, 교도관과 보안요원 등 최소 14명 이상이 숨졌다.
1일(현지시간) 멕시코 일간지 레포르마와 엘우니베르살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국 접경 치와와주 시우다드후아레스 제3 교도소에 무장차량 5∼6대에 탑승한 괴한들이 들이닥쳐 무차별 총격을 퍼부었다.
보안 구역 안쪽까지 진입한 이들은 일부 시설물에 불을 지르는 등 일대를 아수라장을 만들었다.
이들에 대응하던 과정에서 교도관과 보안요원 등 최소 14명이 숨졌다. 부상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또 죄수 20여 명이 탈옥해 자취를 감췄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군 당국과 경찰은 오후께 상황을 완전히 통제했다고 밝힌 뒤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탈옥자 수색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교도소 총격 사건에 놀라 눈물 터트린 멕시코 주민들
이날 사건은 새해 첫날 면회 시간 때 일어났다. 이 때문에 많은 면회객이 혼비백산해 대피하는 등 크게 동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주민들도 연발 총격과 끊이지 않는 사이렌 소리 등 대혼란 속에 불안함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시우다드후아레스 제3 교도소에는 이 일대에서 악명 높은 마약범죄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과 후아레스 카르텔 하부 세력인 '신인류'와 '더 라인' 갱단원이 주로 복역 중이다.
경찰과 검찰은 이번 사건이 두 카르텔과 연관 있다고 보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멕시코, 미국행 소포에서 사람 두개골 무더기 발견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보내는 택배 상자 안에서 사람의 두개골 4개가 발견돼 현지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고 영국 가디언이 31일 보도했습니다.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중부 케레타로 국제공항 국경수비대는 이날 엑스레이 검색 과정에서 골판지 상자 안에 수상한 물건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택배 상자를 열어 보니 충격적이게도 사람의 두개골 4개가 알루미늄 호일에 싸여있었습니다.
해당 소포는 멕시코에서 가장 폭력적인 지역 중 하나인 서부 미초아칸 주에서 발송되었으며 배송지는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의 매닝이었습니다.
멕시코 수도 서부에 위치한 미초아칸은 여러 마약 밀매 조직들의 이권 다툼으로 멕시코 내에서도 강력 범죄가 잦은 지역입니다.
멕시코 국경수비대는 택배 발송자의 나이나 신원, 유해발송 동기 등 구체적인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사람의 유해를 보내려면 관할 보건 당국의 사전 허가가 필요한데 해당 소포는 이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멕시코서 '실종자 수색 촉구' 행진 열려
(과달라하라[멕시코] EPA·EFE=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멕시코 중서부 할리스코주 주도 과달라하라에서 최근 멕시코에서 실종된 4명의 친척과 지지자들이 당국에 실종자 수색을 신속히 하라고 촉구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미국계 1명이 포함된 이들 4명은 지난달 25일 할리스코주와 사카테카스주에서 실종됐다. 2023.01.03
뉴요커·멕시코인 K-웹툰 매력에 푹
만화영상진흥원 한국 만화 소개展 뉴욕한국문화원 ‘나빌레라’ 등 선봬 약 한 달 반 동안 900여 명 다녀가
멕시코한국문화원 내달 5일까지 ‘옷소매 붉은 끝동’ 작품 등 전시 한국 전통 한복의 아름다움 알려
미국 뉴욕과 남미 멕시코시티에서 펼친 한국 만화 전시가 현지 시민들의 인기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지난해 말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진행된 ‘Bang! K-Webtoon’ 전시와 멕시코 최초의 한국 만화 전시 ‘Hola! K-Webtoon’을 개막해 두 지역 관람객들의 갈채를 받았다고 3일 알렸다.
만화영상진흥원은 2003년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를 시작으로 세계 주요 만화축제와 갤러리, 한국문화원 들에서 한국 만화를 소개하는 전시를 개최했다. 이번 해외 전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열린 오프라인 행사로서 주요 웹툰 작품과 웹툰 원작 OSMU 콘텐츠, 한국 문화 홍보영상, 소품 전시로 구성했다.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린 ‘Bang! K-Webtoon’ 전시에는 ‘나빌레라’, ‘여신강림’, ‘옷소매 붉은 끝동’ 3개 작품이 소개됐다. 약 한 달 반 동안의 전시 기간에 9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더구나 10~20대 젊은 K-Culture 애호가, 뉴욕과 인근 지역 중·고등학교의 단체 관람객이 많았다. 관람객들은 웹툰과 전통 복식, 사료 들이 함께 소개된 전시를 관람하고 실제 곤룡포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한국 문화에 큰 관심을 보였다.
뉴욕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웹툰 전시를 개최함으로써 문화원을 처음 방문한 신규 관람층이 현저하게 증가했다. 문화원 자체적으로도 수요층 저변 확대에 큰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Hola! K-Webtoon’은 한국 만화가 처음으로 멕시코 관람객을 만나는 전시로,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멕시코한국문화원이 함께 준비했으며 다음 달 5일까지 운영한다.
멕시코 전시는 화려한 그림체로 드라마도 세계적 인기를 얻은 ‘여신강림’, 조선 22대 왕 정조의 로맨스를 다룬 ‘옷소매 붉은 끝동’, 2022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대통령상(만화 부문)과 부천만화대상을 수상한 ‘미래의 골동품 가게’ 3개 작품이 전시 중이다. 디지털 기기와 입체적인 연출 기법을 활용한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한국 만화문화를 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하게 된다.
더욱이 ‘옷소매 붉은 끝동’을 통해 한국 전통문화를 소개한다. 서울역사박물관의 협조를 얻어 ‘곽장양문록’과 ‘궁녀사’ 들의 자료를 전시해 조선시대 궁녀의 삶에 대한 이해를 풍부히 하고자 했다. 더불어 작품의 주요 배경지 ‘국가지정 명승인 광한루원’ 소재지인 남원시와 문화재청의 협조로 곤룡포, 상궁복식 등의 전시 연출을 통해 한국 전통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린다.
만화영상진흥원 관계자는 "멕시코는 전 세계에서도 한국 문화 수용성이 높은 지역이다. 개막식이 평일 늦은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류·웹툰 팬들이 방문해 한복을 입고 웹툰 캐릭터와 사진을 찍으며 뜨거운 관심을 보여 줬다. 관람객은 ‘웹툰이 무엇인지, 웹툰이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한국 어린이들이 웹툰 작가가 되고 싶은 꿈을 갖고 있는지’를 질문하며 웹툰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보였다"고 전했다.
전 세계를 사로잡는 한국 웹툰이 공공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새로운 채널로 주목받느다. 웹툰은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무한 확장이 가능한 장르 특성상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혁신’의 이미지를 갖췄다. 이러한 점에서 웹툰은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상을 주고 한류 붐을 지속하는 데 있어 새로운 동력으로 활용된다. 앞으로도 웹툰은 한국 알리기에 앞장서는 외교 사절 노릇을 톡톡히 수행할 전망이다.
신종철 원장은 "웹툰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진흥원은 국내외 민간기관과 만화외교를 지속하며 한국이 소프트파워 강국으로 나아가도록 앞으로도 우수 만화를 발굴하고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했다.
부천=최두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