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한 미소를 머금은 모나리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이다. 제작기간이 4년 걸리고도 미완성작이다. 그 모나리자를 만나기 위해 해마다 세계 각국에서 800만명 넘는 관광객이 프랑스루브르박물관을 찾는다고 한다.
모나리자는 여러 번 도난당했다가 되찾게 되는 과정에서 세인들에게 더욱 알려진 그림이다. 그림 속의 모델은 눈썹이 없으면서도 뭇사람 앞에서 당당하다. 묘한 신비스러움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당시 이마가 넓은 게 미인의 전형이라 모델이 일부러 눈썹을 뽑았다는 설도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추측만 할뿐 모델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다빈치의 오랜 과학적 연구들이 작품 속에서 드러나는데, 모나리자 그림에서도 황금비율의 과학적 원리가 숨겨져 있다. 모델의 뒤쪽에 눈높이가 서로 다른 두 배경을 한 화면 안에 담아내어 깊은 공간감을 느끼게 한다. 눈가와 입가에 안개와 같이 색을 미묘하게 변화시켜 윤곽선을 흐리게 했다. 이것을 스푸마토기법이라 하는데, 모나리자 그림을 신비롭게 하는 주된 요인이다.
화실에 B화가의 천 모자이크작품이 있다. ‘코없는 미녀’라는 이 작품을 처음 접할 때 아무도 코가 없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리지 못한다. 모나리자가 눈썹이 없어도 어색하지 않듯이 코가 없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얼굴을 볼 때는 시선이 분산되어 얼굴전체를 볼뿐 부분을 보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어느 한 부분이 부족하면 스스로 작아진다.
어느 날, 산행을 같이 다녀오던 친구가 느닷없이 눈썹 문신을 잘 하는 곳을 알아봐 달라 했다. 남자가 미용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의아해 한 번도 관심있게 지켜보지 않은 그의 눈썹을 봤다. 여태껏 그와 가까이 지내면서도 그저 듬직하고 사나이다운 인상이라 여겼을 뿐 그의 눈썹이 모나리자를 닮았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는 지천명의 나이가 가까워지도록 존재감이 미미한 눈썹으로 인하여 자신감 회복에 걸림이 되었고 스스로 위축되어 당당하지 못했다고 했다.
살아가다 보면 타인에게는 별것 아닌 것이 본인에게는 절실한 그 무엇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모보다 내면을 채워 마음의 장애에서 벗어나면 세상과 더 당당하게 맞설 수 있을 것이다.<서양화가>(영남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