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담뚜가 사라지고 상류층 결혼 정보 회사가 뜬다 대기업 재벌가나 신흥 재력가, 정계나 관가의 명문가 등 우리나라 상류층 자제들의 결혼은 대부분 중매로 이루어진다. 특히 재벌가의 최상류층 집안에서는 거의 연애결혼을 시키지 않는다. 딸 가진 부모들은 좋은 집안에 시집보내기 위해 거의 예외없이 중매결혼을 선택하는 편이다. 예전의 상류층들은 ‘마담뚜’라는 중매쟁이가 주선한 맞선을 통해 결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류층을 위한 결혼 정보 회사를 통해 만남을 갖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 듀오나 선우, 닥스클럽 등 일반 결혼 정보 회사의 노블레스 클럽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한민국 1%라고 칭하는 최상류층은 퍼플스같이 상류층 결혼만을 알선하는 정보 회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담뚜의 자취가 사라지게 된 것은 무엇보다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는 확률을 과학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다. 마담뚜 개인이 가지고 있는 회원이라 봤자 고작 수십 명에서 100여 명에 지나지 않는다. 부모님은 물론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의 배우자를 찾기에는 아무래도 대상자가 부족할 수밖에 없어 매칭이 점차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대규모 회원을 보유한 결혼 정보 회사들이 생기면서 상류층 회원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힘은 단순히 높은 확률만은 아니었다. 상류층 집안의 특성상 이리저리 소문이 나지 않고 비밀리에 만남과 결혼이 이루어지는 비공개 시스템을 원하기 때문이다. 상류층 자제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유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유학생들에게는 현지에 있는 한인 교회가 좋은 만남의 장소로 이용되는 편이다. 매달 교회를 옮겨 다니며 한국인 교포나 유학생을 만나는 것은 예전부터 이어져 오는 고전적인 방법이긴 해도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결혼에 이르는 경우는 드물다. 앞서 말했듯이 결국 결혼은 부모들이 깊게 관여된 집안 대 집안의 만남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상류층의 조건과 등급을 결정하는 제1조건은 재력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 결혼 정보 회사의 회원 등급은 노블레스, 플래티늄 그리고 재벌가와 권력가 집안의 최상류층으로 나뉘어 있다. 노블레스 회원은 중산층의 전문직 종사자나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재력가 집안의 자제들이다. 자신이 돈을 많이 벌거나 부모의 재산이 많은 경우다. 이보다 한 등급 높은 플래티늄 등급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당사자는 물론 집안의 배경까지 중요하다. 남자의 경우 판·검사나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나 아이비리그 출신의 유학파로 부모가 상당한 재력을 갖췄거나 명문가의 자제여야 한다. 여성의 경우에도 서울 소재 대학을 졸업한 부유층의 자제들로 재력을 갖추지 않으면 회원 가입이 불가능하다. 상류층 결혼 정보 회사 퍼플스의 경우 최상류층에는 전직 대통령의 손자, 손녀와 국무총리나 국회의원, 장관과 고위 공직자, 재벌 총수나 대기업 CEO의 자녀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들 회원의 가입비는 어느 정도일까? 일반적으로 노블레스 회원의 경우 가입비는 250만~350만원, 플래티늄 회원은 500만~600만원 정도이다. 횟수에 상관없이 결혼할 때까지 만남을 주선하며 성혼 사례금으로 500만~600만원 정도가 책정되어 있다. 최상류층은 이와는 또 다르다. 이들은 가입비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보통 회원들이 알아서 가입비와 성혼 사례금을 내기 때문에 정해진 건 없지만 대략 수천만원이 오간다. ●최고의 신부감은 재력가 집안의 무직, 신랑감은 해외 명문대 출신의 유학파 재벌가나 최고위층에서 원하는 최고의 며느릿감은 누구일까? 노현정이 현대가의 며느리가 되면서 여자 아나운서가 재벌가 최고의 며느릿감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이는 굉장히 특별한 경우다. 대부분의 재벌가에서는 아나운서나 연예인같이 얼굴이 많이 알려진 여성을 기피한다. 최상류층 집안에서 선호하는 며느릿감은 오히려 무직 여성이다. 재벌가에서는 조용히 살림을 하며 남편을 내조할 만한 참한 여성을 선호한다. 재력가 집안에서 자라 여대를 졸업하고 집에서 각종 취미 생활을 하며 요리나 꽃꽂이 같은 살림을 익힌 무직 여성이 며느릿감 일순위이다. 아직까지도 상류층 집안에서는 보수적인 여성상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결혼 정보 회사에도 아나운서 회원들이 여럿 있지만 상류층 부모들의 반대로 만남이 이어지는 경우조차 거의 없는 편이다. 상류층 문화는 중산층 가정 문화와는 전혀 다르다. 특히 재벌가에서는 부모의 말이 곧 법이다. 부모의 뜻을 어기고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은 막대한 재산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이들 집안에서는 어느 집안의 자식이냐가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누구한테도 자신 있게 “우리 사돈이 누구야”라고 말할 수 있는 자존심이 중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 자녀들의 사랑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 남자들의 경우 미모가 빼어난 여자를 좋아하지만 이것도 단지 연애에 그치기 쉽다. 얼굴은 예쁜데 집안이 평범한 여성이 상류층과 결혼하는 신데렐라 같은 케이스는 정말 흔치 않다. 다시한 번 말하지만 상류층 결혼은 철저히 집안과 집안의 만남으로 이루어진다. 이들은 대기업 재벌가와 사돈 맺기를 가장 원한다. 정관계 가문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정계는 정권이 바뀜에 따라 권력의 이동 기복이 심하고 또한 가십의 대상이 되기도 쉽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상류층은 대기업가로 대표되는 전통 재벌가와 강남을 중심으로 새롭게 떠오른 신흥 부자층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남자의 경우, 2000년대에 들면서 등장한 고액 연봉자와 벤처 사업가, 전문직 종사자, 스포츠 스타, 연예인 등의 ‘신진 사대부’는 전통 부자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전통 부자와는 다른 개방적 사고와 삶을 열정적으로 즐기려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경우가 많아 모든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 예단은 보통 2억~3억원 선, 골프장 회원권은 기본, 고려청자 등 희귀품 선호 상류층에서는 예단의 트렌드에 거의 변화가 없다. 워낙 그들의 적정 수준에서 준비하는 것이 관례이고, 여기에 시세와 유행에 맞는 예단을 추가로 준비한다. 특히 재벌가에서는 예단 다툼이 거의 없는 편이다. 서로의 사정을 잘 알 만큼 좁은 사회여서 자존심과 체면을 구기면 안 된다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에 알아서 준비하고 이해하며 받는 편이다. 워낙 부족한 게 없는 집안들이기 때문에 이들은 희소가치가 있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그리고 서로의 자존심을 치켜세울 수 있는 것들을 많이 해줘야 좋은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의 최상류층인 재벌가나 대기업가에서는 조용히 수십억원의 예단이 오간다. 이들이 준비하는 예단은 흔치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고려청자 같은 도자기, 고가의 미술품 등은 요즘 최상류층에서 선호하는 예물들이다. 같은 모피라도 흔하게 살 수 있는 것보다는 유명 디자이너나 명품 중에서도 한정 판매하는, 아는 사람만이 살 수 있는 것을 준비한다. 또한 골프장 회원권과 호텔 피트니스 클럽 회원권 등은 일반적으로 준비한다. 가구나 가전제품 등은 최고가의 제품을 구입하고, 주얼리나 의류 등도 최상류층에서는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한정 생산 제품)을 선호한다. 흔히 신흥 부자들이라 일컫는 강남 부자들은 현금 예단도 흔하게 준비한다고 한다. 이는 최소 5000만원이고 평균 2억~3억원에 이른다. 자동차는 렉서스 이상, 주택은 강남의 60평형대 아파트, 현물 2억원어치 정도가 기본이다. 현물은 악어백, 불가리 시계, 까르띠에 보석, 모피, 모피 숄, 라프레리 화장품 등이 리스트에 올라간다. 이들은 재벌가에 비해 격식을 간소화하고 꼭 필요한 것에만 돈을 쓰는 편이지만 보석만큼은 영원히 간직한다는 의미가 있어 가장 신경을 쓴다. 이처럼 상류층과 최상류층 사이에도 많은 격차가 있다. 최상류층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 맞선 장소는 청담동 주변 바, 결혼식 장소는 골프장이나 갤러리 등으로 변화 상류층 자제들의 만남은 주로 어디에서 이뤄질까? 호텔 레스토랑이나 커피숍을 이용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들은 주로 청담동의 고급스러운 바를 선호한다. 예전처럼 집안의 어른들이 동석하는 맞선이 아니기 때문에 만남 자체는 젊은 취향에 맞게 자유스럽게 이뤄진다. 이들은 만남과 결혼이 철저히 비밀리에 이루어지길 바란다. 결혼 정보 회사를 통해 결혼을 하게 돼도 이 같은 중매 사실은 비밀에 부쳐지기 일쑤다. 언론에 알릴 때는 “유학 중에 우연히 만났다. 가까운 친척의 소개로 만났다”는 뻔한 거짓말로 치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결혼 정보 회사에 등록되어 있는 사실이 외부에 공개되는 것조차 꺼려한다. 커플매니저들 사이에도 서로 입단속을 철저히 하는 것이 관례다. 결혼식은 보통 서울의 최고급 호텔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재벌가나 상류층에서는 호텔 대신, 유명 골프장이나 자택, 갤러리 등 새로운 장소나 철저하게 비밀이 보장되는 곳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한다. 하객들도 친인척과 회사 임원 정도로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 결혼을 두고 어떤 말도 나오는 일이 없도록 몸을 사리기 때문이다. 최근에 결혼한 LG 구본무 회장의 딸 연경씨도 경기도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가까운 친인척만 초대해 결혼식을 올린 바 있다. 상류층 결혼 문화 중 결혼식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기획 : 김종학 ㅣ여성중앙ㅣ스텝 : 도움말_퍼플스ㅣpatzzi노영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