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7일 화요일,
베르사유궁전을 관람 후 점심을 간단히 먹고
정원으로 향합니다.
분수쇼는 주말에만 하는데,
그것도 모르고 화요일에 가면서
분수쇼까지 일 인당 7유로 씩을 더 주고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버렸네요.
환불도 못받는데 ...
종종 일어나는 일입니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정원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스위스 호수입니다.
정원이 자수를 놓은 것 처럼 예쁘고 정교하네요.
전형적인 프랑스 정원의 인공미가 뿜뿜 ...
꼬깔콘 과자가 생각나는 정원 ...
반듯반듯하게 깎아 놓은 정원수 담벼락들.
사이 사이 움푹하게 파놓아 하얀 조각상들도 넣어 놓고 ...
피리부는 아저씨 조각상.
분명 신화에 나오는 인물일텐데 ... 모름 ...
아가 조각상들 ...
이 길을 따라 주욱 놓여져 있는데,
하체 부분이 각양각색의 동물들입니다.
그래도 귀여워서 ...
얘네들은 완전체 아가들.
궁둥이가 포동실 ... 귀엽귀엽 ...
동생은 겉옷을 잘 선택했네요.
푸르름이 가득한 정원과 도드라지게 잘 어울립니다.
또 꼬깔콘 ...
베르사유 정원 ...
마침 이러한 정원을 만드는 숨은 공로자(^^)인 정원사들이 작업 중인 것을 보았답니다.
머리 미는 바리깡같은 기계로 천천히 다듬고 있어요.
다듬어진 곳과 안된 곳의 차이가 보이시나요 ...
동생이 예쁘게 찍어줬어요.
제가 좋아라 하는 사진 ...
드넓은 정원에 분수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어요.
그냥 작은 황금댕이 분수 ...
절대군주 루이 14세의 별궁인
그랑 트리아농 입구의 정문 옆에 있는 멋진 소나무 ...
그랑 트리아농의 열주 회랑 뒤로 펼쳐진
무지막지하게 드넓은 정원 ...
소나무가 싹둑 잘린 채 거꾸로 박혀 있는 것 같지요 ...
거대한 나무의 뽑혀진 뿌리로 자연스러운 조각품을 만들어 놓았네요.
키가 큰 편인 남편과 비교해야 얼마나 큰 지 가늠되겠죠.
마리 앙투아네트는 자신의 정원을 영국식으로 만들었답니다.
영국식 정원은 프랑스식 정원처럼 인공적으로 깎아 다듬지 않고,
자연스럽게 주변 경관과의 조화로움을 강조하지요.
14세의 나이에 정략결혼으로 조국을 떠나 프랑스로 시집 온 여인.
어머니 역시 오스트리아의 절대군주인 마리아 테레지아였지만, 프랑스인들은 합스부르크 왕가를 극도로 싫어 했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 마리 앙투아네트가 답답한 프랑스식 궁중예절에 갇혀 게다가 은근한 괄시를 받기까지 했으니 얼마나 폭폭했을까요 ...
자신의 정원에 프랑스에 대한 반감을 표출한게 아닐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추측입니다.
자유롭게 살고 싶어 ...
깎고 다듬지 마 ...
내버려 둬 ...
마리 앙투아네트의 쁘띠 트리아농에 있는 인공바위를 배경으로 ...
바위처럼 단단하고 굳세게 버티고 싶었을까요 ...
또 소설 씁니다.
건물 벽 전체를 덮고 있는 등나무가
가득 꽃을 피웠네요.
우람하게 키가 큰 소나무 ...
밑부분 둥치가 엄청나지요 ...
바로 옆 사잇길로 들어가면 이 거대한 소나무에서 나와 자란 큰 가지들이
땅에 닿아 용트림을 하고 있답니다.
무슨 나무인지 ...
쁘띠 트리아농에 있는 사랑의 신전 ...
작은 모노프테로스인데,
스웨덴 귀족인 페르젠 백작과의 염문설에 나오는 밀회장소입니다.
진짜 밀회를 했는지,
아니면 미움받는 합스부르크왕가 출신의 왕비를 모함한건지 ...
지금도 분분한 의견.
당사자들만 알겠지요 ...
가운데 조각상은 에로스 ...
이제,
왕비의 촌락으로 들어섭니다.
쁘띠 트리아농의 정원과 가깝게 연결되어 있는데,
다른 곳에 있는 줄 알고 나와서 꼬마기차를 타고 앉아 있다가 ...
기사에게 확인하고 황급히 내려 다시 들어갔네요.
넋 놓고 있었으면, 입장료 내고 못보고 올 뻔 ...
가보니 정말 좋았던 곳 입니다.
왕비의 촌락(마을)은 목가적인 분위기의 농촌 마을을 모방해 놓은 곳입니다.
18세기에는 왕족과 귀족들이 자신의 마을을 소유하고 취미삼아 농사일을 하던게 유행이었답니다.
이곳에 마리 앙투아네트는
12 채의 농가를 지어놓고 직접 소젖도 짜보고, 낚시도 하며 지냈다는데 ...
지금은 10 채만 남아있어요.
말보루 탑의 집 ...
왼쪽 큰 집은 왕비의 집 ...
물레방아집 ...
모름 ...
모름 ...
저기 뒤에 아까 봤던 물레방아집 ...
작은 다리 위에서 ...
이곳은 여러 종류의 작은 가축들이 살더라구요.
닭, 염소, 양 등 등 ...
근데 왜 지붕의 이엉을 새로 얹지 않았는지.
아직 차례가 안돌아왔나 ...
다시 바위의 파빌리온인 벨베데레 음악실 앞의 인공바위 앞에서 ...
그곳의 전체 정경 ...
마리 앙투아네트 ~
만화로 먼저 알게된 여인.
태어나면서부터 공주로 태어나서 자랐으니,
평민들의 삶을 어찌 알았을까요 ...
마치 아주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이
우리가 보기엔 어떻게 저런 환경에서 살 수 있지 ..., 하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다고 하는 것처럼,
바깥 세상을 모르니
비교의 대상도 없고 ...
그래서 자신이 영위하는 삶이 피땀 흘리는 백성들의 등골 빼먹는 삶인 줄도 모르고 ...
단두대에서 사형 당하기 전 날,
하룻밤 새에 머리가 하얗게 새버려 ...
그런 증상을 마리 앙투아네트 증후군이라 한다네요.
.
.
.
이 꼬마기차는 1인당 8 유로입니다.
자전거나 전기차도 빌릴 수 있는데 ...
저희는 이것을 타고 별궁을 돌아다녔어요.
그런데 임산부는 승차불가입니다.
울퉁불퉁한 돌길 위를 지나갈 때는
충격에 허리가 나갈 정도니까요 ...
이렇게 해서
하루 일정을 쏟아부은
베르사유 여행일기를 마칩니다 ...
첫댓글 엄청 길게 쓴 여행기네요.
제가 서유럽을 여행할 땐,
베르사이유궁전을 못 갔어요. 일정 중에 없다보니ㅠ.ㅠ 그게 아쉬웠답니다.
정말 인상적인 게 많네요.
엄청나게 키 큰 소나무가 굉장하네요.
인공바위 앞에서 두 분의 모습이 보기 좋은데요.
상상님은 등나무 꽃들 앞에서 찍은 사진도
좋아요.
근데 날씨가....
우리나라의 쌀쌀한 가을날씨인가요?
초록초록한 사진들보니
참 건강해지는 듯합니다~~~
쌀쌀하진 않지만 따뜻하게 입고 다녀야 할 정도였지요.
지금 뮌헨도 약간 더워지네요 ~
한국은 30 도가 넘고 미세먼지도 최악이라고 남동생이 톡을 보냈는데 ...
아 ~ 정말 걱정입니다 ...
이번엔 수다방이 아니고 여행방이네요 그런줄도 모르고 잠시 글이 왜 안올라오나 궁금했답니다 ㅎ
늘 귀한 사진과 정성들인 글 감사드려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5.25 20:29
네 ~
여행방에 올리는 것이 맞을 것 같아서요 ~ ^^
저도 감사 드립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19.05.25 23:19
역시 푸르른 정원이 좋으네요^^
그 중에서도 왕비의 촌락이 맘에 들어요
이시대에 태어났으니 왕실의 정원도 구경을 해보네요..비록 상상님 통해서긴 하지만요 ㅎ
도시락 싸가서 쉬어가며 구경해야할 것 같은 넓은 정원~덕분에 구경 잘했습니다^^
그렇죠 ~
궁전 내부나 박물관을 돌아다니기보다는 야외의 자연을 보는게 더 좋더라구요 ^^
어릴적 만화로~책으로 넘도 마이본 베르사유궁전야그~~
어케여,,넘아까베요,,분수쇼도 안함시롱 환불도 안해주공,,나쁘다나빠여...ㅎ
꼬깔콘 닮았네여,참말로,ㅎㅎ
동생의 빨간옷이 초록이랑 환상적으로 어울리네여.
정교하게 다듬어지고 매만져진 궁전보다 모름~~~~~~~~이 더 멋스럽네여,,ㅋㅋ
모름모름,,넘 귀여우셔용,,ㅎㅎㅎ
분수쇼는 요일 체크를 제대로 안한 저희 잘못이구요 ~ ㅎ
패키지는 알아서 다 해주고 그냥 따라다니면 되는데, 자유여행을 처음 해봐서 그런지 실수가 좀 나오더라구요 ~
젊은이들은 눈치껏 잘 할텐데 나이도 있고 해서 둔한가봐요 ~ ^^
@상상11 바람 한 점 없어도 향기로운 꽃
가시 돋쳐 피어나도 아름다운 꽃
혼자 피어 있어도 외롭지 않은
세상 마냥 즐거움에 피는 꽃 장미
나는 장미로 태어난 오스칼
정열과 화려함 속에서 살다 갈거야
장미 장미는 화사하게 피고
장미 장미는 순결하게 지네
장미 장미는 화사하게 피고
장미 장미는 순결하게 지네
추억 돋네요ㅋㅋ
@수호천사486 아 ~
베르사이유 장미, 에 나오는 대사인가요 ...
넘 옛날에 읽어서 다 잊어버렸어요 ~ ㅎ
마자요.
만화로 먼저 만나고
기억되어 있는
베르사유궁전과
마리앙투아네트 공주.
그곳이 이리 생겼군요.
너무 인위적이긴 하지만
멋지기도 한 정원이
인상적이네요.
어마어마하게 큰 소나무도요~^^
네 ~
정원도 너무 넓고, 볼 것도 너무 많은데 ...
확실히 탁 트인 공간에서 자연을 감상하는 것이 폐에도 좋고 싱그러웠답니다 ~ ^^
베르사이유궁전 넓고.볼게 많은곳이네요
스페인 알함브라궁전의 헤네랄리페 정원도 저렇게 잘다듬은 나무들이 많던데 공을 많이들여서 가꾸는거 같아요
꼬깔콘 모양의 정원수 인위적이지만 예쁘구요
왕비의 촌락은 처음보는데 그곳에서 농사도 짓고 했군요
목가적인 풍경에 다듬지않은 자연적인 모습들이 베르사이유궁전 정원 모습과 대비되는거 같습니다
너무 넓어서 하루에 다 볼 수 없는 곳이지만, 날씨가 좋아서 두루두루 보고 다녔어요.
이번 여행에서 스페인을 넣을까 고민 많이 했는데, 다시 뮌헨으로 돌아가는 길이 너무 멀더군요.
스페인은 다음에 그냥 패키지로 가야할까봐요 ~ ^^
네 ~
대비되는 모습의 정원들이 제각기 아름다웠어요.
인공으로 다듬어진 정원과 자연스러운 정원을 같이보니 느낌이 다르네요.
마리앙투아네트...
그녀의 이름은 먼 훗날까지 전해지겠지만 부럽지 않은 삶이네요.
프랑스식 정원이나 영국식 정원이나
나름 다 예뽀요 ~
마리 앙투아네트는 알면 알수록 가련하다는 생각이 들고 ...
알려진바와 같이 그렇게 사치스럽지도 않았더군요 ~
여행기 넘~~~~흐 알차게 기록 복이 넝쿨째 들어온 기분으로 훑고 있슴니돠 ~~
계속 조심하고요 멋지게 여행하셔용~~
아이고 ~
오랫만이네요 ^^
기록하면서 저도 어느 정도 완성이 되는거 같아, 좀 귀찮긴하지만 되도록이면 세세하게 기록중이에요.
감사합니당 ^^
상상님 때문에 안돌아가는 머리로 세계사 다시 공부해야겠어요
학력고사 마지막 입시생이었던 저는 세계사만 안했거든요...
내신용으로는 벼락치기해서 걍 시험보기 바빠서 서양 역사를 제대로 공부 안한 게 급후회되어요
여행기 넘넘 재미있어요
제 평생 로망인 정원을 바다건너 멀리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구경하다니....콩닥^^
아 ~
그리워서님의 평생 로망이 정원이군요 ~
한국에도 좋은 수목원들 많지만 여긴 영국정원이나 동네의 자연이 자연스러운게 참 좋네요.
전 이야기가 있는 스토리를 좋아해서 고등학생 때 세계사를 즐기면서 공부했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