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nytimes.com/athletic/5449239/2024/05/21/arne-slot-liverpool-head-coach-fsg/
by 사이먼 휴즈
"축구 클럽에는 신성한 삼위일체가 있습니다. - 선수, 감독 그리고 서포터즈. 여기에 디렉터들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수표에 서명하기 위해서 있을 뿐이에요."
빌 샹클리, 리버풀 매니저 1959-74
다시 이를 상기시킬 필요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빌 샹클리는 리버풀을 변화시킨 축구 매니저였다.
그는 리버풀을 과거 2부 리그에서 1부 리그로 올려놓은 뒤 리그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는 클럽 역사상 전례 없는 성과였다.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여겨지던 때 그런 일은 일어났고, 리버풀 리버 빌딩 꼭대기에 있는 유명한 새들이 하늘로 솟구치게 될 것이라는 신화는 울려 퍼졌다.
유럽 대륙을 정복하는 것은 밥 페이즐리 밑에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리버풀을 이끌었던 모든 인물들 중에서 샹클리의 영향력이 가장 컸다고 말하는 것은, 그의 후계자들이 각자 자신이 설정한 기준뿐만 아니라 샹클리가 지지했던 원칙, 즉 팬들이 계속해서 따르는 원칙에 기반한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상징적인 매니저들이 있었고, 확실히 더 나은 전술적 혁신가들도 있었다. 하지만 영국 축구의 역사를 통틀어, 축구 클럽뿐 아니라 모든 장소에서의 카리스마와 영향력을 가졌던 샹클리에 근접할 수 있는 감독은 브라이언 클러프 정도일 것이다.
보드진 회의실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통제권을 빼앗아 온 것은 샹클리였다. 리버풀의 라인업은 선수 선발 위원회에 의해 선발되어 왔었지만, 샹클리 감독은 1959년 부임 후 그 문화를 종식시켰다.
이러한 발전이 다른 클럽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에 대해서도 의심의 여지는 없지만, 확실히 안필드에서는 샹클리를 뒷받침한 권력과 명성이 그를 컬트적인 인기로 둘러싸게 만들었고, 그의 후임 매니저들에게도 독특한 압박감을 형성시켰다.
그래서 아르네 슬롯이 리버풀 역사상 첫 번째 "헤드 코치"가 된다는 것은 중대한 변화인 것이다. 이는 슬롯이 대표하게 될 클럽이 명성을 얻었던 전통으로부터 그가 분리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은 구단주인 펜웨이 스포츠 그룹(FSG)이 두 번째 구단 인수를 포함한 축구 사업 운영을 위해 마이클 에드워즈를 다시 선임한 후에 나온 것이다. 그의 첫 번째 임무 중 하나는 2022년에 그가 떠났던 스포팅 디렉터직에 누군가를 앉히는 것이었고, 그 후 리차드 휴즈가 리버풀의 새로운 스포팅 디렉터로 선임되었다.
FSG의 회장 마이크 고든이 맡았던 일상적인 업무를 물려받은 에드워즈와 휴즈는 2년 전 에드워즈가 남긴 좋은 결과물들 중 일부를 골라 선택하길 희망하고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리버풀의 혁명은 정확하게 관찰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의 작업은 경기장 밖에서의 리빌딩이다. 슬롯의 직함은 FSG가 오랫동안 구현하고 싶어했던 유형의 구조를 만들어낸다. 그 구조는 협업으로 이루어지지만 초점이 명확하게 잡힌 것이고, "헤드 코치"는 결국 자신의 집무실 문에 붙어있는 직함에 있어 자신의 에너지를 쏟게 될 것이다.
2012년, FSG는 브렌던 로저스를 헤드 코치로 임명할 계획을 세웠고, 그와 함께 일할 더 경험 많은 스포팅 디렉터 격의 인물을 데려오려고 했다. 로저스의 자아와 불안감이 그 가능성을 가로막았지만, 그를 원했던 FSG의 임원들은 이 축구란 스포츠계에 처음 발을 들인 상태였고 로저스의 마음을 바꿀 확신이 없었다.
슬롯이 운영하게 될 시스템과 유사했던 리버풀의 종전 시스템은 위르겐 클롭이 "매니저"로 앉아있던 것만 제외한다면 좋은 성과를 냈다. 클롭에 의해 더 많은 결정이 내려지고 그의 권력이 커지고, 에드워즈가 클럽을 떠나는 사람들 중 하나가 되면서 팀 내 부서들은 상당히 중대한 변혁을 맞았다. 그리고 이 흐름 속에서 클롭에 대한 지지세는 약화되었다.
아마 클롭도 깨닫게 될 것이다. 그의 침식이 본인 스스로의 에너지와 힘을 약화시켰다는 사실을 그가 아직 깨닫지 못했다면 말이다.
슬롯은 두 개의 클럽을 이끌었고, 각 클럽의 헤드 코치를 맡았다. 현재로서는 그에게 직위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리버풀 내 일부 부서들에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특히 초기 몇 달 동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휴즈의 책임이라는 것은 확실히 그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감독 직함의 변경을 고려할 때, 에드워즈와 휴즈가 리버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공개적으로 답변할 의향이 있다면 이는 슬롯에게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네덜란드 감독은 모든 범위의 미디어에 대한 응답을 이행할 의무가 있지만, 슬롯이 항상 모든 답변을 제공할 수 있을 만큼 모든 세부 사항을 손끝에 쥐고 있는 최고위의 인물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공평해 보인다.
리버풀에서의 첫 10년 동안 에드워즈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휴즈는 본머스에서 직접하는 인터뷰를 허락했었지만, 리버풀에서의 그의 말에 대한 관심은 훨씬 더 중요하게 인식될 것이다.
리버풀에게 이것은 새로운 세상이다. 하지만 더 거시적으로 보면, 이 클럽은 상식에서 벗어난 것을 하려고 하진 않는다.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알렉스 퍼거슨 경의 은퇴 이후 항상 '매니저'를 고용해왔다. 클럽의 모델이 그들을 잘 지원해주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헤드 코치직은 작은 클럽들에서 이어져왔고, 거대한 클럽들에서는 이제 막 전도 유망한 결과물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2016년 1월, 맨체스터 시티는 최초에 펩 과르디올라를 "헤드 코치"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그 후에는 그들이 그를 "매니저"라고 불렀지만 말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가 2014년에 토트넘 핫스퍼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에도 그는 헤드 코치였다. 그리고 2년 뒤에야 그는 매니저가 되었다.
2019년, 포체티노는 자신의 자리에 탄식하며 이적과 계약들에 본인이 가지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헤드 코치로 남아 있는 편이 낫다는 주장을 했다.
그가 떠난 이후로 스퍼스는 오직 헤드 코치들만을 선임하고 있다. 미켈 아르테타 또한 아스날에 부임한 이후 8개월이 지나서야 매니저의 직함을 따냈다. 그는 자신이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에게 가장 환멸적인 태도를 취하는 스태프마저도 곁에 둘 수 있을 정도로 설득력이 있다는 사실을 디렉터진에게 증명하는 데에 오랜 시간을 들였다.
슬롯은 그가 함께 일하게 될 리버풀의 몇몇 고위 인사들과 이미 의사소통을 했고 좋은 첫인상을 남겼다. 만약 그가 잘 해낸다면, 그의 행동은 모든 사람들에게 잘 반영될 것이고 팬들은 그가 매니저든 아니든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직함에 행복해 하기만 한다면.
하지만 리버풀의 감독직은 사람들에게 신기한 것들을 가져다 주는 자리다.
리버풀에 도착한 사람이 떠난 사람과 같다면, 그는 잘 해낼 것이다. 그러나 비판이 영혼을 짓뭉갤 수 있듯이, 그들을 넥스트 샹클리라고 믿는 자들의 숭배 또한 사라질 수 있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새삼 이번이 첫 헤드 코치라는 것에 샹클리 이후 만들어진 '매니저 중심'의 클럽 전통이 느껴지면서도, 이젠 현대축구에 알맞을 수 있는 헤드 코치 시스템으로 변화하는 것 같아서 기대도 되네요.
매니저라는 직함이, 정말 완벽에 가까운 매니저가 있다면 최고의 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지만, 그 대단한 클롭도 그랬듯이 개인에게 집중된 구조가 유발하는 결점 또한 분명 있는 법이죠.
그리고 본문에도 언급되었듯이 맨유의 케이스를 보면, 퍼거슨 이후로 매니저 축구를 지속했지만 정작 좋은 매니저를 못구하는 모순에 의해 암흑기에 들어섰는데 이러한 부분도 짚어볼 필요가 있겠고요.
맨유처럼 포스트 퍼거슨을 꿈꾸며 계속 감독에게 매니저의 권력만 줘가며 시간과 돈을 낭비하기 보단, 현재의 리버풀처럼 위대했던 매니저를 굳이 같은 '매니저'로 대체하는 무리한 시도를 않고 '명석한 디렉팅'과 '축구 잘하는 헤드 코치'로 구조를 이원화하여 새 시대를 준비하는게 더 현명해 보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헤드 코치가 잘 해낸다는건 아니고 그건 또 다른 문제지만, 구조가 갖춰진다면 또 다시 헤드 코치만 바꿔끼우면 되니까요.
이 구조에서 실패하면 또 감독과 디렉터 책임소재 묻기 바빠지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해야…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이 체제에서 실패하면, 데려오는 감독 매물이 더 고만고만해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지금도 괜찮은 감독 매물 데려오기 힘든 마당이라…
비유한다면 대통령제와 내각제 차이 느낌일까요? 리스크를 분산시킨다는 장점, 각자의 전문 분야에 집중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겠지만 축구계에서 저도 자주 접한 방식이 아니라서 결과가 궁금하긴 하네요. 로저스 때 이적위원회가 썩 좋은 인상을 남기진 못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