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 전국체전이었습니다..
부경고와 더불어 최강으로 평가받는 언남고를 1회전에서 만나는 최악의 대진 추첨부터
대표팀 소집과 대학 수시입학 면접이 경기일과 겹치며 공수의 두 핵인 이창민과 정준현이 빠진 공백이 결국 승부를 갈랐습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있듯이 두 선수의 공백은 기존의 부경축구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었고
언남고의 전매특허인 압박플레이에 당황한 부경고선수들의 유기적인 패싱플레이의 실종은 곧 뛰어난 게임메이커의 부재를
통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경기장 규격도 최소한으로 맞춘 듯 언남고의 압박플레이에 유리하게 작용...)
그러나 패배의 쓰라림은 최강임을 자부했던 우리 코칭스탶이나 선수들이 더 크게 와닿을 것임은 자명한 이치...
오늘의 쓰디 쓴 패배가 내일의 불꽃같은 환희가 되도록 더한층 분발하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왕중왕전...
1회전(64강)은 무학기 22강에서 만났던 전북 이리고입니다...
당시 선취골을 허용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는데 한 번 이겼다고 해서 방심할 상대는 절대 아닙니다..
기존의 신생 약체가 아닌 전통의 명문으로 올해도 전국대회 4강의 전적을 자랑하는 결코 녹록치 않은 상대입니다...
승리한다면 다음 상대는 디펜딩챔피언 경기신갈고가 될 확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왕중왕전 2회대회 우승팀과 3회대회 우승팀간의 맞대결이라 그 자체로 흥미를 유발합니다...
신갈고는 2년전 중등 최대어였던 김진수(원삼중-안산고에서 전학)의 합류로 한층 안정된 전력을 구축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 고비만 넘으면 비교적 순항할 것으로 보이는데...
변수는 부경고 축구의 정신적 지주 이창민의 합류여부입니다...
u-19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왕중왕전이 겹치면서 2009년(박태홍,남승우,안진범,최봉진의 대표 차출)과 2011년(최치원,심상민,이창민의 대표 차출)의 데자뷰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때보다는 전력손실이 크지않아 보입니다...
전국체전에서도 느꼈겠지만 캡틴 이창민의 존재는 기량도 기량이지만 선수들에게 주는 무언의 신뢰감도 대체할 수 없는
성질의 것임을 다시 한 번 실감케하는 장면으로 와닿습니다...
그러면 이창민의 공백을 대체할 선수를 떠올려보는 게 순서가 되겠네요...
우선은 김태훈(2년,22번)선수가 1순위입니다...
공격형 미드필더(쉐도우 스트라이커)로서 우선 경기경험이 많은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빠르면서도 패싱력과 돌파력이 뛰어나지만 골결정력이 부족한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다음은 부상 회복여부가 관건인 김문석(2년,17번)이 떠오릅니다...
현재 2학년의 에이스로 인정받는 선수인데 불의의 부상이 꽤 오랫동안 지속되며 팬들의 애간장을 키웁니다...
(기대했던 전국체전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안타깝기 그지 없네요...)
하지만 워낙 자질과 근성이 뛰어난 선수라 내심 왕중왕전에서의 맹활약을 기대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이제서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제 2의 안진범' 임준규(2년,40번)의 화려한 신고식입니다...
임준규는 안진범과 마찬가지로 제주의 축구천재로 주목받으며 인천 대건고로 진학했으나 고향 선배인 안진범의 강력한 추천으로 올초 부경고로 전학온 넝쿨째 굴러온 복덩이입니다...
주 포지션도 공격형 미드필더로 센스와 패싱력이 안진범의 판박이로 보입니다...
관건은 실전경기에서 얼마만큼 부경고축구에 녹아나느냐 여부인데 연습경기에서의 활약을 미루어 짐작컨데
기대를 걸어도 좋을 것 같은 강력한 예감이 듭니다...
(참고로 안진범은 데뷔 무대였던 2009년 부산권리그 부산정보고전에서 어시시트만 4개를 기록하는 전대미문의
맹활약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했었습니다...ㅋ)
왕중왕전 2회 우승과 전국대회 3관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리는 부경고 축구의 야심찬 도전을 응원하며
또한 내년을 기약하는 새로운 별의 탄생을 간절히 고대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부경고 축구의 힘찬 전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