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밤 문득 생각이 떠올라 즉석에서 1탄에 해당하는 30가지 속담을 만들어냈다는 류씨는 자신이 속한 동호회 회원이 '월드컵 속담'에 대한 자신의 저작권 주장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자 이에 발끈해 2탄을 쓰게 됐다고. 그래서 2탄 글 앞머리에 강한 <주의문구>까지 넣게 됐다고 한다.
류지선씨가 보내온 <월드컵 속담 2탄> 30가지 가운데 대표적인 4가지를 소개한다.
▲페루자가 안정환 내쫓은 격
안 그래도 정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고맙게도 먼저 이별을 선언하는 경우에 하는 말. 예를 들면 "그녀가 그를 차다니, 그야말로 페루자가 안정환 내쫓은 격이네."
▲히딩크 감독님 심판에게 물 권하기
바로 전의 어색함을 무마시키면서 웃음을 자아내는 행동을 말한다. 워낙 사랑 받고 있는 사람이 재미있는 행동으로 더욱 인기를 모을 때도 쓴다. 전자의 뜻과 비슷한 말로는 [히바우두가 남의 신발 벗기더니 자기 양말 고쳐 신네]가 있다.
▲이천수가 말디니 머리 까는 격
한참 억울하게 당하던 쪽에서, 상대에게 조그만 복수라도 하였을 때 "시원하다!"고 외칠 때 쓰는 말. 동의어로는 '미국전에서 오노 세러머니 보는 듯하구나'가 있다.
▲아가호와가 클로제 앞에서 공중제비돌기
뭔가를 어설프게 하는 사람 앞에서 '그것은 바로 이렇게 하는 것이다' 라는 본때를 보여주어, 상대방에게 매우 창피하다는 느낌을 주며 완전히 포기하게 하는 경우를 말한다. 정반대 뜻의 속담으로는, 너무도 유명한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기', '공자 앞에서 문자쓰기' 등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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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7월4일 오전 11시>'월드컵 신종속담 1탄' 네티즌 강타
▲ '포르투갈 문전 박지성 같다' 포르투갈전에서 박지성이 후반 26분 멋진 왼발 슛을 성공시킨 후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달말로 월드컵경기가 막을 내린 후 일부 시민들이 '월드컵 증후군'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네티즌 사이에 '월드컵 신종속담'이 회자되면서 다하지 못한 월드컵 열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한 네티즌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30가지 '월드컵 신종속담'은 '포르투갈팀 문전의 박지성 같다'(될성싶은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 '피구 등뒤에 송종국 달라붙듯'(찰거머리), '핀투가 레드카드 먹고 심판 구타하듯 한다'(적반하장격) 등 이번 월드컵 경기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들을 옛 속담에 패러디한 것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국팀 선수들과 관련한 속담은 대부분 칭찬 일색이다. '김남일이 지단에게 제 연봉에서 까라고 하다'는 '네임밸류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 씩씩한 플레이와 기개를 일컫는 말'이다. '승부차기 성공 후 홍명보가 웃음 보여주듯'은 '금상첨화'를 의미하며 비슷한 뜻을 가진 속담으로 '호아킨 슛 막은 이운재가 카메라 향해 웃듯'도 있다.
▲ '히딩크 어퍼컷 빠진 골'?
4일 저녁 부산에서 열린 월드컵 D조 경기에서 한국이 폴란드에 완승을 거두자 히딩크 감독이 특유의 제스처로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또한 히딩크 감독을 비롯한 주요 국가 대표팀 감독들의 독특한 이미지를 묘사한 속담도 눈에 띈다. '히딩크 감독님 박지성 안아주듯'(자애로운 아버지를 일컫는 말), '히딩크 감독님의 어퍼컷 세리모니 없는 골'(단팥 빠진 찐빵) 등이 대표적.
반면 편파판정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던 이탈리아팀 트라파토니 감독은 '성격이 매우 불같고 더러운 사람', 미국팀 어리나 감독은 '도무지 감정표현이 없고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전에 패한 국가들의 심판 판정 문제 제기를 비꼰 속담들도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탈리아가 방방 뛸 때 중국도 거든다더니', '이탈리아팀이 사람 쳐놓고 편파판정 편파판정한다' 등이 대표적.
이처럼 신종속담들은 월드컵 과정에서 네티즌들의 여론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진 '월드컵 신종속담 30가지'를 소개한다.
월드컵 신종속담
▲사진은 지난 18일 경기에서 모레노 주심이 이탈리아 토티에게 레드카드를 내보이고 있는 장면.
ⓒ연합뉴스
1. '피구 등뒤에 송종국 달라붙듯'
자신의 일을 최선을 다해 멋지게 하는 사람을 칭찬하는 경우, 또는 찰거머리같이 쫓아다니는 사람을 일컫는 경우에 쓰는 말.
2. '전에 봤던 스위스심판 오늘도 또 나왔네'
어쩐지 일이 잘 안 풀릴 것 같은 예감을 애써 숨기면서 하는 말. 또는 행동이 도무지 예측불허 또는 이해불가인 사람을 일컫기도 한다. 같은 뜻을 지니는 말로 '모 대통령후보 경기장에 또 오셨네'가 있다.
3. '핀투가 레드카드 먹고 심판 구타하듯 한다'
종래의 '적반하장'이라는 사자성어와 동의어이다. 비슷한 뜻으로 '이탈리아팀이 사람 쳐놓고 편파판정 편파판정 한다'가 있다.
4. '히바우두 얼굴 감싸쥐고 쓰러지듯'
평소의 명성에 걸맞지 않는 얍삽한 행동을 두고 하는 말. 비슷한 뜻으로 '오웬 페널티킥 얻어내네'가 있다.
5. '골든골 넣은 안정환 격이다'
멋지게 실수 또는 부진을 만회하여 평소의 기대에 부응하고 모두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을 말한다. 비슷한 말로 '동점골 넣은 설기현 격'이 있다.
6. '자살골 넣는 어구스같다'
도대체 우리 편인지 저쪽편인지 구분할 수 없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
때와 장소를 잘 구분하지 못하고 폼잡는 사람에게도 쓰인다. (참조 포르투갈과 미국전에서 자살골 넣은 미국 선수 이름이 어구스입니다)
7. '히딩크 감독님 박지성 안아주듯'
자애로운 아버지 같은 어른의 모습을 일컫는 말. 아직 같은 뜻의 말은 없다.
8. '승부차기를 앞둔 스페인팀 같다'
상대방의 무서운 전력과, 앞으로 다가올 비극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로 안심하고 있는 상태를 경계하여 이르는 말. 같은 뜻으로 '포르투갈팀 마카오에서 노닥거리듯' 또는 '한국과 평가전 앞둔 프랑스팀 같구나'가 있다.
9. '김남일이 지단에게 제 연봉에서 까라고 하다'
네임밸류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 씩씩한 플레이와 기개를 일컫는 말로, 동의어는 없다.
10. '포르투갈팀 문전의 박지성 같다'
장래성을 보여주는 미완의 대기에게 감탄하며 하는 말. 비슷한 뜻을 가진 종래의 속담으로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가 있고, 새로운 동의어로는 '오버헤드킥하는 차두리구나'라는 말이 있다.
11. '이탈리아팀 숙소에 뱀 나타나는 격이다'
좋은 일이 있기 전의 상서로운 징조를 말함. 제 한 몸 희생함으로써 적의 기선을 제압하는 경우에도 쓰인다.
12. '덴마크팀 벌레 보고 호들갑떨듯 한다'
매우 경망스러운 사람, 또는 경우에 맞지 않게 까다로움을 부리는 사람을 뜻한다. '이탈리아팀이 숙소 옮겨다니듯'도 비슷한 뜻이다.
13. '한국팀의 승부차기'
같은 일을 자주 실패함으로 남들을 방심시켰다가 중요한 때에는 이거보라는 듯이 성공하는 경우를 말한다.
14. '홍명보가 또띠 야단치듯'
추상같은 위엄으로 얍삽한 소인배를 꾸짖을 때 쓰는 말. 또는 아랫동생들의 역성을 잘 들어주는 맏형에게도 쓰인다.
15.'앞머리만 남긴 호나우두'
모습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 새로운 패션 시도를 했지만 오히려 희극적일 때에도 쓰인다.
16. '이천수가 독일 유니폼 바꾸어 입은 격이다'
체격이 작은 사람이 너무 큰 사이즈를 입었을 때 하는 말. 아이가 어른 옷을 입었을 때도 쓰인다.
17. '클로제가 사우디 문전에서 헤딩하듯'
강자가 약자를 전혀 봐 주는 일 없을 때에 쓰는 말, 또는 앞날을 위해 미리 저축을 해 두는 주부나, 미리미리 숙제를 잘 해 놓는 학생에게도 쓰일 수 있다. (사우디전이 없었으면 득점왕 후보 클로제도 없었지요).
18. '이탈리아가 방방 뛸 때 중국도 거든다더니'
자신이 전혀 상관할 바 없는 일에 이상하게 기를 쓰며 떠들어대는 경우를 경멸하며 일컬음이다. 또는, 질투심을 희한하게 발산하는 사람을 비웃는 경우에도 쓰인다. 이 속담의 동의어는 없고, 앞으로도 있을 것 같지 않다. '이탈리아가 시끄러우니 스페인도 앙앙댄다'와 같은 뜻의 말에 '붕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라는 종래의 속담이 있지만 18번의 속담과 같은 뜻을 지닌 속담이나, 일상 생활에서 비슷한 경우는 매우 찾기 어렵다.
19. '안정환의 헤딩골'
결정적인 순간에 반복하여 나타나 갈증을 풀어주는 일을 말한다. 같은 뜻으로 '홍명보의 중거리슛'이 있다.
20. '히딩크 감독님의 어퍼컷 세리모니 없는 골'
어떤 것이 없어지면 일 전체가 재미없거나 무의미해지는 경우를 말한다. 같은 뜻의 종래 속담으로는 '고무줄 없는 팬티', '단팥 없는 찐빵'이 있고 새로운 속담으로는 '붉은 악마 없는 관중석'이 있다.
21. '라울이 운동화에 한글로 이름쓰듯'
초대받은 집에 찾아가서 사랑스러운 행동을 하여 칭찬과 인기를 얻는 경우를 일컫는 말. 비슷한 말로는 '두덱이 홈페이지에 한국 칭찬하듯', '스페인팀 울산에 감사패 증정하듯' 등이 있다.
22. '베어백 코치 산낙지 피하듯 하다'
금방 다가올 위험을 임시방편으로 완전히 모면한 줄로 여기는 경우를 일컫는 말. 외국 속담으로는 '타조가 모래에 얼굴 파묻듯'이 있다.
23. '미국 응원단이 16강전에서 '대~한민국'한다'
남에게 입은 은혜를 작은 일로나마 갚으려 하는 행동을 기특하게 생각하며 하는 말.
24. '외국 언론이 오노 세리모니 비판하는 격이다'
어떤 일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비난을 할 때에 그 비난하는 사람의 경솔함을 비웃으며 쓰는 말. 또는 '조금만 기다리면 금방 사라질 비난'을 일컫기도 한다.
25. '포르투갈전 후의 피구 같다'
분명히 적이었지만, 평소의 명성과 연민으로 인해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을 일컫는 말. 같은 뜻의 말로 '스페인전 후의 이에로 같다' 등이 있다.
26. '벨기에가 오심 패배 후 페어플레이상 받듯'
비슷한 뜻으로 '꿩 대신 닭'이 있으나 26번의 속담은 매우 억울한 일을 당한 후에 대치품으로 만족해야 할 때에 잘 쓰인다.
▲ 스페인과의 8강전 연장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결정골을 성공시킨 홍명보 선수가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27. '승부차기 성공 후 홍명보가 웃음 보여주듯'
동의어로는 '금상첨화'가 있다. 경사를 더 즐겁고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나 일을 뜻한다. 같은 뜻의 말로 '호아킨 슛 막은 이운재가 카메라 향해 웃듯'이 있다.
28. '트라파토니 감독이 아우님 아우님 하겠다'
매우 성격이 불같고 더러운 사람, 도무지 자신을 자제할 줄 모르는 사람을 빈정거리면서 쓰는 말. 반대로, 도무지 감정표현이 없고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에게는 '어리나 감독이 한수 부탁하겠구나'라는 말을 쓴다.
29. '이영표의 허벅지 부상 낫듯'
황당하게 예기치 않은 일을 당하여 암담해 보이던 일이 기적적으로 제 때에 회복되어 오히려 기쁨과 감사의 대상이 될 때에 쓰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