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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 학생에 한국어로 첫 수업 가슴 벅차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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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3세 홍융남 교사가 경남여고에서 물리과목 특별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 |
10일 오전 부산 동구 수정동에 위치한 경남여고(교장 조갑룡) 1학년 7반 교실. 밝은 표정을 한 여고생들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더 빛나고 있다. 이날 일본에서 온 재일교포 3세 교사가 자신들에게 특별 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방형 자율학교인 경남여고 교단에 선 사람은 일본 오사카의 한국민족학교인 건국고 홍융남(42) 교사. 물리를 가르치는 그는 경남여고 초청으로 부산을 방문해 모국 학생들에게 지난 7일과 이날 이틀 동안 특별 수업을 진행했다. 건국고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일본인 오하라 다쓰오(40) 교사도 동행했다.
경남여고 초청 이틀간 강의
다른 교포 교사에게도 권하고파
"건국고에서 재일교포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언젠가는 조국 학생들도 가르쳐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난 1987년 나라교대를 졸업한 뒤 22년 동안 교포 학생들만 상대해온 홍 교사의 설명이다.
건국고는 지난 1946년 재일교포 단체인 백두동지회를 중심으로 설립한 학교. '나라를 바로 세우고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되라'는 뜻에서 학교 이름도 '건국고'라 했다고 한다. 정식명칭은 학교법인 백두학원 건국고. 이 학교에는 재일교포뿐만 아니라 한국 주재원 자녀들도 다닌다. 수업은 일본어와 한국어, 영어로 진행한다고 한다.
홍 교사가 학교에 처음 교사로 발령 받았을 때만 해도 대부분 재일교포 학생들은 한국어를 제2외국어 정도로 여길 뿐 배우는 데 관심이 적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일상적 회화를 하고 신문을 읽을 수 있는 학생이 크게 늘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초등·중학생은 120~150명이며 고등학생도 120명 정도입니다. 일본과 한국 정부는 물론 재일거류민단에서 학교 재정 지원을 해 줍니다. 한국에서 교사 4명이 파견돼 한국어, 역사 등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고요."
홍 교사는 일본공립교육기관에서만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고 건국고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때만 해도 한국어를 할 줄 몰랐다고 털어놓는다. "학교에 들어간 뒤 모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언어가 조금씩 늘면서 한국에서 조국 학생들을 상대로 가르칠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그는 이전에 한국을 네 번 방문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는 학생들을 이끌고 서울과 부산 등으로 수학여행을 온 것에 불과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경남여고 수업은 성공적이었다. 학생들은 홍 교사가 하는 말을 거의 완벽하게 이해했으며, 그도 자신의 수업에 만족한 표정이었다. 홍 교사는 경남여고 수업 외 야간자율학습 지도에도 참여했다. 또 부산남고, 부산고를 방문해 학교 운영을 둘러보고 교사들과 대화의 시간도 가졌다.
"경남여고에서 대학입시 준비는 물론 인품 공부도 동시에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른 재일교포 교사들에게도 조국의 학교에서 수업을 해 보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부산 일정을 마치고 12일 일본으로 돌아가는 홍 교사의 가슴에는 어느새 조국에 대한 짙은 감동이 배어 있었다.
첫댓글 10일자 부산일보에 게재된 모교소식입니다~!
좋은 소식을 올려주신 당공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Ciao!
하이고....반가버라^-^ 이렇게해서 경남여고하는 이름을 신문에서 다 보네~~~ 여러가지 시도하고 노력하다보면 언젠가는 옛명성만큼 학교가 빛날 날이 있겠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