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칼바위능선 산행기

[김석환]

북한산 칼바위능선 산행기

얼마전 대학 동창 카톡에 북한산 번개 산행 공지를 올렸다. 미리 재섭이와 상의하고 더 갈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 알린 것인데 가겠다는 사람이 없어 둘이서 산행을 하기로 했다.

약속한대로 9시에 북한산 보국문역에서 만나 162번 버스를 타고 정릉 입구로 갔다. 주차장 앞으로 다가가니 마라톤 행사 참가자들에게 줄 음료와 과일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있었다. 그것을 보면서 전에 마라톤에 참가했을 때를 떠올렸다.

북한산 정릉탐방안내소 입구로 들어섰다. 주요 탐방로마다 탐방 인원 수를 파악하는 장치가 되어 있다. 북한산은 당일 탐방객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우측에 흐르는 계곡물이 맑게 흐르고 있었다. 정릉은 예로부터 서울의 유명한 유원지였다. 여름철에는 여러곳에서 이 계곡을 찾아와 더위를 식히곤 했다.

개울 우측길로 가다 보니 건너갈 다리가 보였다. 그리고 그 다리 입구에 벤치가 놓여 있었다. 전에 여기서 계곡 풍경을 그린적이 있는데 평소 동네사람들이 그 다리 앞까지 산책삼아 올 때가 많았다.

개울 옆길을 가다 산길로 들어서다보니 길 바닥이 모가 난 돌들이 불규칙하게 놓여 있었다. 그리고 길의 경사가 점차 급해지고 있었다. 그 길을 올라가다보니 어떤 분이 나에게 반갑게 인사를 했다. 화판을 든 모습을 보고 반가워하며 전에 내가 했던 북한산전을 보았다고 했다. 그리고 앞서 가던 일행에게 내 예기를 하니 그 분들도 인사를 했다.

쉼터에서 물을 마시고 계속 오르다 보니 보국문 갈림길이 나왔다. 거기서 우측으로 개울을 건너 갔다. 전에 칼바위 능선에서 본 북한산정상과 도봉산 그림을 많이 그릴때 여러차례 올라간 길이다. 그런데 오랜만에 오르다보니 길이 낯설게 느껴졌다.

갈수록 길의 경사가 계속 가팔라졌다. 한참 가다보니 저만치 위쪽이 트여보였다. 그 위가 생태전시관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능선이었다. 앞서다 걷다보니 일행이 뒤쳐져 있어서 뒤를 돌아보았다. 나에게 따라갈테니 어서 가라고 했다. 잠시 후 능선에 올라 기다리다 보니 나에게 먼저 올라가서 그림을 그리고 있으라고 했다.

거기서부터 칼바위 능선 암릉길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바위 봉우리에 오르니 주능선과 형제봉 능선 너머로 인왕산이 멀리 보였다. 앞쪽 주능선에는 단풍이 들어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계절의 감각이 새롭게 다가왔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자연의 운행은 계속된다. 그리고 그 변화가 금새 몸으로 느껴진다. 또한 문득문득 세월의 빠른 흐름도 느끼게 된다. 이제 올해도 두달 반 밖에 남지 않았다. 그렇게 연말을 보내고 나면 다시 새봄 소식을 대하게 될 것이다.

험하다고 소문난 칼바위 능선을 올라 늘 그리던 자리를 찾아가 앉았다. 북한산 정상부와 도봉산이 한폭의 그림처럼 어우러져 보이는 곳인데 둘그스런 바위 위라 제대로 앉을 여유도 없는 곳이다. 오늘은 동행이 있는 터라 기다리게 하지 않으려고 서둘러 그림을 그렸다. 올때부터 크로키 하듯 빠르게 그릴 생각이었다. 함께 이동할 시간을 맞추기 위해 서둘러 그리다 보니 일행이 올라왔다. 나에게 벌써 그렇게 많이 그렸느냐고 하면서 그림 그리는 모습을 찍어주었다.

잠시 후 다른 분이 올라와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림을 다 그리고 화구를 창긴 다음 자리를 잡고 어제 시장에서 산 찰밥과 홍어 회무침, 메밀 전병을 꺼내 식사를 했다. 산에 올라 먹는 맙맛은 언제나 좋다. 내가 그린 그림을 앞에 세워 두었다. 그림을 그린 것이 벌써 감상거리가 되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올라온 다른 일행도 전에 그림 그리는 것을 보았다면 인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앞쪽 바위 봉우리로 올랐다. 북한산 정상이 좀 더 가까이 보였다. 그래도 아까 그림을 보는 자라에서 보눈 풍경이 더 낳은 듯 했다. 지나고 있는 칼바위 능선은 전부터 험하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그런데 근래 난간과 데크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안부를 건너 성곽으로 올라섰다.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었다. 지나가다 되돌아서 사진을 찍었다. 곱게 물든 단풍과 성곽이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우리 성고가은 자연지형에 순응하게 설치하여 자연스런 맵시를 띤다.

내림길을 내려와 평평한 지대에 놓인 대동문에 도착했다. 공사중이어서 대동문과 주변 성곽에 울타리가 설치되어 있었다. 대동문은 성벽만 있고 상부의 문루가 철거되고 없었다.

거기서 진달래능선과 아카데미 하우스 가는 길이 갈라졌다. 아까 올 때 전철안에서 물을 뜨러 간다고 한 분이 알려준 액수터에서 물을 마시고 갈 생각으로 아카데미 하우스 쪽을 택했다. 내려오면서 약수터를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아래쪽으로 내려서게 되었다.

계속 내려가다보니 맑은 계곡물이 보였다. 일행이 계곡에서 세수를 하면서 나에게도 권했다. 나도 세수를 하려고 다가가니 조금 위쪽으로 가서 하라고 하면서 사진을 찍어주었다. 다시 그 아래쪽으로 내려가다보니 좌측으로 폭포가 보였다. 그런데 폭포수는 적었다. 폭포가 쏟아져 내려가는 바위 주위에 새겨진 글씨가 많이 보었다. 근처에 송계별업터라고 조선시대때 선비들이 유람한 기록이 세워져 있었다.

혼자 올라온 젊은 여자분이 지나가다 가까이 걷게 되어 예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올라온 정릉에서 보국문을 거쳐 왔다고 했다. 그런데 배낭도 없는 가벼운 차림이었다. 잠시 후 아카데미 하우스 압구로 내려섰다. 1번 버스가 서 있었다.

일행이 밧데리 충전을 해야 하니 호프집에 들러 맥주를 한잔 하자고 했다. 맥주집을 찾으며 걷다보니 전철역까지 갔다. 거기서 모처럼 한가롭게 에기를 나누다 잠시 후 전절을 타고 귀가했다.

(20221015)

[제비꽃]

날씨가 산행하기 좋은날 입니다
사진올리기가 안되서 사진을 못 올리셨군여?
휴일 편하게 쉬셔여~

[김석환]

예, 보도된대로 카카오 화재사고 여파로 사진 업로드가 안되었습니다.
정상화 되면 올리겠습니다.
산행하기 아주 좋은 계절 같습니다.
편한 저녁 되시기 바랍니다.

[제비꽃]

사진이 올라왔네여
역쉬 글과사진을 같이봐야 굿 이죠 ㅎ
김석환님 시간되시면 정모에 오셔서 빛내주셔여

[김석환]

다시 이미지 올리기가 되어 다행입니다.
사진을 올리고보니 더욱 현장감이 느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벽화(김정호)]

같은 곳
다른 곳에서 뵙게되니 반갑네요~♡
..... 동네 조기 축구회원들 사진속에 뵙습니다ᆢ♡

[김석환]

벽화님 동네 조기 축구 회원님들 사진안에 제 모습이 담길줄 몰랐습니다.^^
그 일행이 아주 친절하게 펄럭거리는 종이를 잡아주신 기억이 납니다!
그분들께 감사말씀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늘 좋은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