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글씨에 대한 악평을 많이 듣고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별로 좋지 않은 평은 그동안 한석규가 언론에게 배푼 불친절함에 대한 보답이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일반평도 그닥 좋지만은 않아 영화를 별기대 없이 보았던거 같아요.
일단, 보는 내내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특히, 대부분 느끼셨던 트렁크씬은 정말 어이상실과 지루한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좀 짧게 표현했다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반전이라고 설정된 것도 표현을 좀 달리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등등
보면서 아쉬움이 참 많은 영화였습니다.
주홍글씨는 두개의 구조로 진행됩니다.
기훈의 삼각관계 속에 경희의 살인사건이 진행되는 구조입니다.
두 이야기는 다른 듯 닮아 있습니다.
인간을 죽음, 파멸까지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사랑.
하지만 실패는 여기서부터..
두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융합되지 못하고 물과 기름처럼 따로 놉니다.
감독의 역량 부족인지 배우들의 연기력 부족인지.
보는 내내 불쾌했었습니다.
피가 너무 많이 소모되었으며, 특히 트렁크씬은 영화의 흐름을 끊었다고나 할까요?
근데, 자꾸 생각이 납니다.
특히, 기훈과 가희의 트렁크씬이 자꾸 저의 머릿속을 헤짚고 다닙니다.
지루한 감이 있었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데 자꾸 머릿속에 더 강렬하게 남습니다.
인간의 밑바닥을 보여준 트렁크안에서의 기훈.
가희의 피비린내를 맡으며 기훈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모든걸 가희에게 뒤짚어 씌우고 싶었다는 기훈.
수현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울부짖는 기훈.
그/리/고 슬프도록 아름다웠던 가희.
트렁크의 문이 열렸을때 기훈의 반지가 가희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무슨 의미였을까요?
주홍글씨가 가지고 있는 반지의 의미?!
기훈도 반지를 끼고 있었고, 경희의 사진을 찍어주었던 그 남자도 반지를 끼고 있습니다.
그들은 결혼을 했으니깐요.
하지만 그들은 그 반지를 끼고 있으면서 쾌락을 탐닉합니다.
가슴에 주홍글씨를 단 채로..
기훈은 가희에게 그 흔한 반지를 끼워줄 수 없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을꺼라며 절규했습니다.
수현은 가희네 집에서 자신의 손가락에서 반지를 빼 사진위에 놓고 갑니다.
가희를 사랑하기에 같이 살고 있는 기훈과 사랑하는 가희와 자신이 함께 한 사진 위에.
어쩌면 수현은 그 반지를 가희의 손가락에 끼워주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기훈의 반지가 가희의 손가락에 끼워져 있습니다.
그 흔한 반지를 가희손에 끼워줄 수 없는 기훈이였는데,
인간의 밑바닥까지 보여준 그 트렁크 안에서 기훈은 가희의 손에 반지를 끼워줍니다.
사랑해서는 안될 사람(수현과 유부남 기훈)을 사랑한 가희.
가슴에 주홍글씨를 단채 사랑을 했을텐데,
가희는 죽음을 맞이하면서 이 두 사람에게 사랑의 언약과도 같은 반지를 받습니다.
반지.. 주홍글씨에 대한 면죄부였을까요?
기훈은 경희에게 말합니다. 그 남자를 사랑했다면 괜찮은거라구..
그렇다면 기훈은 가희에게 크리넥스 위에 그려놓은 마음이 아닌,
반지 속에 마음을 가득 담아 가희에게 준 것일까요?
유혹에 의한 탐닉이 아닌 기훈의 진정한 사랑은 가희였을까요?
그렇게 생각해도 될지..
좋은영화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졸작인 영화는 분명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감독의 최대의 실수라고 생각했던 트렁크씬이 왜이리 뇌리속에서 떠나질 않는건지 -_-;;
트렁크안에서의 기훈과 가희.
인간의 처절한 비겁한 밑바닥을 그대로 드러냈었던 트렁크씬.
살기 위해 몸부림치며,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며,
제발 총 좀 치우라고, 수현에게 가야 한다고 울부짖었던 기훈.
어쩌면 우리 모두는 기훈을 닮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갖고 싶었던 가희.
평생 소원이던 사랑하는 남자 기훈과 함께 아침을 맞을 수 있게 된 가희.
목숨은 잃었을지 모르지만,
어쩌면 가희는 기훈의 마음이 담긴 반지를 손에 얻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 슬픈 가희.
배우들의 연기는 탁월했습니다.
한석규의 연기야 두말할것도 없었으며, 이은주 또한 다시 궤도에 오른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재즈바에서 부른 그녀의 노래는 그녀의 매력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거 같았습니다.
트렁크 안에서의 한석규와 이은주.
그들은 최고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다른 두 여배우들의 연기 또한 나쁘지 않았습니다.
단지 딱 그만큼의 연기를 보여주었을 뿐.
모두 안좋다는 이 주홍글씨를 저는 왜 한번 더 보고 싶은건지 모르겠네요^^;;
첫댓글 전 이 영화 황당해서 미쳐버릴 정도였는데, 배우 연출 연기 모두 실망했어요. 제품에 하자 있으면 리콜해주잖아요. 영화도 리콜제도가 생겼으면 좋겠어요. 이영화는 전액 환불받고 시간 뺐은 손해배상까지 받고 싶어요. 보는 중간에 관객들의 한숨소리와 짜증소리가 많이 들리더군요. 물론 저를 포함해서..
연인님 의견에 동감요~ 감상 잘했습니다~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런 참신한 시도는 관객들의 기대에 약간만 어긋나도 이런 극심한 비난을 받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