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두꽃 / 안희선
해 저무는 황톳길에
눈 시리게 배어나온,
노오란 침묵
아, 그것은
그 언젠가의 우렁찬 함성이었나
피 끓던 열정이 남긴,
민중(民衆)의 목 쉰 소리었나
형장(刑場)의 달구지에 실려가던,
전봉준의 마지막 눈빛이었나
지천에 깔린 화사한 꽃들 제치고,
안간힘으로 일어나네
녹두꽃이 그렇게, 피어나네
청포 장수 넋을 놓아,
한 바탕 난장(亂場) 끝에
온통 허허로운 빈 강산
그래서, 다시 피어나네
기를 쓰고 또 일어서네
결코 죽을 수 없는,
흰 옷 나라의 서늘한 영혼처럼
막바지 신음으로 다시 꽃을 피우네
<Note>
동학혁명이 일어났던 게 어언, 130년전......
그날의 전봉준이 마주했던, 시대적 상황과
오늘이 그다지 별반의 차이가 없음을 느낀다
부패한 정권 , 권력모리배꾼들의 한탕해먹기식 분탕질과
오늘도 여전히 생존의 위협에 시달리는 民衆들
녹두장군은 무뇌아처럼 아무 생각 없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을 지켜보며, 과연 무슨 생각을 할지?
아마도, " 나의 죽음이 이토록 헛된 것이었는가? " 하며
그가 하늘에서 '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 至氣今至願爲大降' 하며
시천주조화정영세불망만사지 지기금지원위대강
장탄식을 할 것 같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녹두꽃 /안희선
보헤미안.님 좋은 글, 시화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꾸벅 ^^
親愛하는 초록지안님!
오늘도 고운 발걸음 하여 주심에
감사 드립네다~💚
^0^~~~
좋은글 다녀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