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法대로' 의지, 불법 도로 점거 막았다

[sunnyoung]

입력 : 2013.12.16 03:00

[철도노조 집회, 지난주와 달리 충돌없이 끝나]

경찰, 교통혼잡 등 이유로 서울역~시청 가두행진 불허
불법행위자 채증·소환도 주효… 검찰도 "파업주도자 엄중 처벌"
여론 악화 우려한 노조측이 무리한 시위 자제한 측면도

주말 서울 도심에서 약 1만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가 연이어 열렸지만 지난 7일 집회가 불법 도로 점거 등으로 인해 경찰이 물대포까지 쏘는 혼란을 빚었던 데 비해 지난 14일 집회는 별다른 마찰 없이 조용히 마무리됐다. 전문가들은 경찰이 교통 혼잡을 유발할 가두 행진을 불허하고, 앞서 이뤄진 불법행위에 대해 '법대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 등이 14일 집회가 불법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14일 오후 3시부터 서울역광장에서 민주노총 산하 전국철도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철도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중단 범국민대회'는 해가 지면서 야간 촛불시위 등으로 연결될 조짐을 보이기도 했지만 오후 6시 30분쯤 조용히 끝났다. 경찰은 민주노총이 14일 집회를 신청하면서 7일 집회와 마찬가지로 서울역에서 서울광장까지 가두행진을 벌이겠다고 했지만 이를 금지했다. 경찰청 정보국 관계자는 "집회 신고를 한 민주노총 측이 1주 전에 주최한 집회에서 도로 점거 같은 불법행위가 이뤄진 점 등을 감안해 교통 소통에 지장이 있을 경우 주요 도로에서의 집회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집시법 12조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경찰청 경비국 관계자는 "가두 행진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불법 도로 점거 같은)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말했다.

일주일 사이 달라진 집회 양상… 지난 7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을 비롯한 100여개 시민사회단체 참가자들이 ‘박근혜 정부 규탄 비상 시국대회’를 마치고 도심으로 행진을 벌이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왼쪽). 시위대가 도심 곳곳의 차로를 점거하자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저지에 나섰다. 일주일이 지난 14일에도 서울역광장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관권 부정선거 규탄, 철도 민영화 저지 24차 촛불대회’를 열고 “대통령 사퇴”와 “KTX 민영화 저지” 등의 구호를 외쳤다(오른쪽). 이날 경찰은 교통 혼잡을 이유로 가두 행진을 불허했고 집회는 별다른 마찰 없이 조용히 마무리됐다. / 뉴스1 이진한 기자

7일 집회 때 경찰이 불법행위에 대해 엄단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실제 집행에 나선 것도 시위대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서 불법행위자를 체포하진 않았지만 채증을 통해 불법 도로 점거자에 대해선 집회 주동자가 아닌 단순 가담자라 하더라도 전원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실제로 채증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불법행위자들을 차례로 소환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과거 광우병 촛불집회가 급격히 약화된 것도 경찰이 불법행위자를 추적해 사법처리하면서 소위 전문 시위꾼들이 몸을 사리게 되면서부터"라고 말했다.

14일 집회에 참가한 대부분이 민주노총 내에서 비교적 시위 방식이 온건한 철도노조 소속이었다는 점도 이날 집회가 별 마찰 없이 끝난 이유라는 해석도 있다. 이번 철도노조 파업이 기본적으로 불법 파업인 상황에서 집회에서마저 불법행위를 할 경우 여론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는 것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은 집회·시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사후에라도 반드시 처벌된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불법행위를 막고, 선진 집회·시위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전국철도노동조합 파업을 불법 파업이라 판단하고 파업 주동자 등을 엄중 처벌하기로 했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송찬엽)는 지난 9일 시작된 철도노조 파업을 근로 조건 개선과 관련 없는 자회사 설립 반대를 위한 불법 파업으로 보고 강경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검찰은 16일 대검 공안부장 주재로 경찰청·국토교통부·고용노동부 등과 함께 공안대책협의회를 열어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사법처리 대책 등을 논의한다.

[sunnyoung]

법과 원칙대로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께 감사드립니다. 법을 위반하는 놈들은 모조리 법대로 처리되기를 청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