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꼭 근대 유적을 즐기기 위함이 아니더라도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등장인물의 삶을 추적하다보면 해방전후부터 6·25까지 아픔의 시대를 살아낸 옛 사람들의 힘겨운 삶이 전해지는 듯하다. 봄의 향기를 느끼기 위해 떠난 벌교에서 화사한 꽃 사이에 숨어있는 격랑의 시대, 그 흔적들을 짚어봤다.
5시간여 동안의 대중교통으로 도착한 벌교는 한국의 여느 시골 마을과 다름 없었지만 곳곳에 오래된 건물들이 눈에 띤다. 작가 조정래씨가 태백산맥의 등장인물을 탄생시키고 그들의 흔적을 만들어 낸 옛 건물들이다.
태백산맥 문학관이 위치해 있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벌교를 찾는 사람들은 이곳 문학관부터 찾는 게 좋다. 문학관 주변에는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악덕지주 현부자집 배경이 되는 박씨 제각이 있어 태백산맥의 감흥을 느낄 수 있다. 문학관 오르는 길에는 벚나무가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는 게 좀 아이러니하지만 박씨 제각과는 사뭇 잘 어울린다. 현부자집은 예전의 만석꾼이었다는데, 새로 정비했다고한다. 깨끗하게 지어진 집 툇마루에 앉아 넓게 펼쳐진 벌교평야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따듯한 봄 햇살이 투영되어서 곤한 몸에 양분을 주는듯하다. 이곳은 몇채의 건물로 이루어져있는데 해설사분이 상주하여서 친절히 안내를 도와준다. 바로 밑에는 태백산맥문학관이 자리잡고 있고 그 옆으로는 보성의 명물인 꼬막을 맛볼수있는 멋들어진 음식점도 있다. 이집의 백미는 식당옆에 자리잡은 아름다운 연못이 아닐까한다. 벌교천을 거닐다 만나는 갈대의 하늘거림에 눈길을 주다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중도방죽길을 따라 걸으면 일제 강점기 벌교읍이 형성되며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었던 벌교시장이 나온다. 중도방죽은 하대치의 아버지 하판석 영감이 등이 휘어지도록 돌덩이를 져 날라 쌓은 곳이다. 시장 뒤편의 길을 따라 북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태백산맥에서 옛 술도가터(현 국일식당)가 나오고 일제식 건물의 보성여관과 옛 금융조합, 벌교제일교회를 볼 수 있다. 보성여관은 최근 문학기행을 위해 벌교를 찾는 사람들이 일본식 건물 내부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내부 수리중이다. 다시 홍교를 건너 마을로 들어서면 김범우가 생활했던 옛 가옥이 나온다.
태백산맥에는 벌교라는 지역을 중심으로 270여명의 등장인물들이 이념의 대립과 다양한 모습으로 불행했던 시기를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격동의 시대를 들려주고 있다. 태백산맥은 '여순사건'이 있던 1948년 늦가을 벌교 포구를 배경으로 제석산 자락에 자리 잡은 현부자네 제각 부근에서부터 시작해 빨치산 토벌 작전이 끝나가던 1953년 늦가을까지를 담고 있다. 이곳 사람들이 겪어야만 했던 험난했던 시절에 대해 마음으로 느끼고 창작의 꿈을 키웠다. 태백산맥에 김범우의 집으로 표현됐던 임봉열 가옥은 조정래의 어린 시절 친구의 집이라고 한다.
문화해설사가 태백산맥과 현부자네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부자네집의 기와의 모습.
대문위에 만들어진 다락방.. 저곳에서 보면 사방이 훤히 보인다고..감시용인가...
높게 지어진 2층 대문의 모습이 신기하다.
아담하게 지어진 소화의 집.
소화의 집에 대한 내력을 설명해주는 표지판
태백산맥문학관의 외경.. 통유리로 멋지게 꾸며놓았지만 약간 더 고풍스러웠다면..
기념품 샵도 있다.
사오고 싶었던 태백산맥이자만...
태백산맥 문학관 안내도..
전시관 바닥에 이렇게 감상하도록 되어있다..
조정래 작가님이 사용했다는 담배피는 파이프와 라이터..
전시관은 햇볕이 잘 들도록 설계되어 있어 내부는 한없이 밝다..
전시관을 둘러보는 관광객들..
작가가 사용했다는 소품들..
태백산맥 소설의 장면을 모형으로 제작한듯..
조정래 선생의 캐리커쳐..
조정래선생이 사용한듯 보이는 식기류..
전시관 외벽에 있는 태백산맥 부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벌교의 모습..
전망대에서 바라본 현부자집과 식당의 모습..
문학관은 지상 1층, 2층 전시실과 4층 전망대로 구성되어 있다. 문학관 1층은 조정래씨가 태백산맥을 쓰기 위해 수년간 벌교를 비롯해 지리산 일대까지 발로 거닐며 취재한 흔적을 느낄 수 있도록 친필 수첩과 그가 사용했던 용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 조정래 작가의 친필원고 1만6천500매가 전시되어 있다. 2층 전시실에는 조정래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고 관람객들이 아늑한 분위기에서 예술 관련 책들을 읽을 수 있는 문학사랑방이 있다. 또한 2층 전시실 한 편에는 작가가 직접 거주하면서 집필 활동을 하는 장소가 마련되어 있어 살아있는 문학관으로서 유사 문학관과의 차별화된 공간이 있다. 그 많은 원고들을 직접 한자 한자 펜으로 썼다니 참 대단하다. 아들과 며느리에게도 그 사본을 쓰게했다고 한다. 시킨사람도 그렇지만 그것을 해낸 자식들도 참 대단하지 않을수없다. 문학관에 가면 사람키만한 원고본이 전시되어 있는데 얼마나 정성을 들였을지 짐작이 간다. 전망대로 올라가면 벌교읍내가 환히 보인다. 주변에 가로막는것이 없어서 근처를 감상하기에는 더 없이 좋다. 야외건식 옹석벽화가 찾는 이들의 눈길을 끈다.
벌교 앞바다를 여자만이라고 부르는데 이 곳은 서해안의 갯벌에 비해 깊고 조수 폭이 넓다. 꼬막을 캐는 여인네들이 깊은 뻘(개흙의 방언)을 다니기 위해 뻘판을 타고 다니는 모습은 막 곳만의 풍경이다.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벌교 갯벌에서는 꼬막, 짱뚱어, 새꼬막, 피꼬막, 맛조개, 전어, 낙지 등 수산 자원이 풍부하다. 이중 단연 으뜸으로 꼽히는 것은 벌교 꼬막이다. 여행 중 이곳 별미인 꼬막을 즐기고 싶다면 벌교시장 주변의 꼬막 전문점이나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의 촬영지인 '현부자네 꼬막집(061-857-7737)'이 인기다.
삶아온 꼬막..약간 비린느낌도 나지만 맛이 괜찮다.
매콤한 꼬막무침..
꼬막과 꼬막전, 꼬막된장, 꼬막무침으로 구성된 꼬막정식.
현부자네 꼬막집.
현부자네 집의 전경.
식당앞의 연못.
연목중앙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정겹다.
|
|
첫댓글 오우,,태백산맥에,,대한,,기억이,,새록새록 나네요~~
김범우,,소화,,염상진,,,흠.,.염상구도~~~
누나~~그치요...한번 들려볼만한 곳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