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화접 2권 제13장 정말 다 컸네! -2 ━━━━━━━━━━━━━━━━━━━━━━━━━━━━━━━━━━━ ② 아이들은 숨이 넘어가도록 웃고 있었다. 첫 인상은 매우 무서웠으나 그것은 잠깐 뿐, 채 반 시진도 흐르지 않아 그들은 텁석부리 아저씨를 주먹으로 치거나 발로 걷어차고, 또 머리로 들이받을 정도가 되었다. 더구나 이 텁석부리 아저씨는 힘이 장사였다. 근 육십 명에 달하 는 자신들 모두가 배불리 먹을 만큼의 맛난 음식물을 혼자 들쳐메 고 이 험한 산봉을 올라온 것이다. 아이들은 신이 났다.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기 무섭게 앞장 선 아저씨의 뒤를 따라 이 옥담으로 몰려와 아직은 그리 차갑지 않은 물속에 몸을 담그고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사색이 되어 옥담까지 날아온 철화접은 이 광경을 목격하고는 너 무나 기가 막혀 졸도할 지경이 되었다. 그래서 한동안 입을 열 수 조차 없었다. "다행히 무사하셨군요!" 옥담가 풀밭에 고운 자태로 앉아 미소짓고 있던 모용란이 철화접 을 발견하고 반색을 하며 뛰어왔다. 중년여인 모용란은 철화접의 거듭된 만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녀를 상전 모시듯 하였다. 평소라면 이런 모용란의 언행을 또 짚고 넘어갔을 테지만 지금 그 녀는 그런 것을 가지고 왈가왈부할 기분이 아니었다. "숙모,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짐작이나 하세요?" 얼마나 놀랐던지 철화접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렸고 그 바람에 자신도 모르게 볼멘 소리를 내고 말았다. 모용란은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러셨군요. 그만 그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이 너 무나 즐거워하는 통에... 게다가 오늘 돌아오실 줄은 예상하지 못 했기에......." "아니에요. 이게 어디 숙모 잘못인가요. 내가 너무 놀란 나머지 괜히 아무 잘못도 없는 숙모에게 투정을 부렸어요. 미안해요, 숙 모." 자신이 실언했음을 안 철화접은 모용란의 손을 두 손으로 감싸며 사과했다. 모용란은 더욱 몸둘 바를 몰라했다. 여유를 되찾은 철화접은 눈길을 돌려 아이들의 물세례를 뒤집어쓰 고 있는 텁석부리 중년사내를 바라보았다.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 져 나왔다. 웃통을 벗어던져 우람한 상체를 드러내고 있는 텁석부리 중년거한 은 아이들 이상으로 물놀이에 흠뻑 빠진 듯이 보였다. "저 미련한 포두 양반이 여긴 어떻게 찾아온 건가요?" 텁석부리 사내는 다름 아닌 당대제일의 포두로 혁혁한 명성을 떨 치고 있는 맹포두였다. 아이들이 그토록 맹포두에게 열광하고 있는 까닭 중 하나가 거기 에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 중 제법 대가리가 익은 놈들은 천하를 위진시키고 있는 맹 포두의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고, 그렇지 못한 어린 녀석들 의 눈에도 관복을 입은 포두 아저씨와의 물놀이가 그저 신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모용란은 섣불리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하였다. 말하기 곤란한 내용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제 막 정신을 수습한 철 화접에게 또 공대를 했다간 틀림없이 구박을 맞을 게 뻔한 까닭인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철화접이 원하는 대로 말을 하대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모용란인지라 단 둘이 마주한 이런 경우에는 매번 곤 욕을 감수해야만 했다. 이때 초혜와 그녀의 딸 하연화가 달려와 그녀를 곤궁에서 구해주 었다. 그녀들은 아이들과 달리 물 속에 몸을 담그지 않고 주변을 맴돌고 있던 중 철화접을 발견하고 부리나케 달려온 것이다. "언니!" 초혜와 연화가 철화접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연화가 새식구가 된 후 초혜도 동갑내기인 연화를 따라 철화접을 언니라 부르기 시 작한 것이다. "그래, 잘들 있었지?" 철화접은 두 소녀를 품에 깊숙이 안아주었다. 그밖에도 귀향을 반기는 소리는 또 있었다. 아주 걸걸한 음성이었 다. "이보게! 철낭자! 잘 다녀왔는가! 내가 왔네, 나 맹포두가 자네와 술 한 잔 하려고 천리 길을 달려왔네!" 물 속에서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펄쩍펄쩍 뛰어가며 고함을 질러 대는 맹포두의 모습은 영락없는 철부지 소년에 다름 아니었다. "날 보러 예까지 온 게 아니고 또 쫓겨난 거 아니에요? 이 절강성 으로 말이에요." 철화접은 반가움을 독설로 표현하였다. 그런데 막 옥담을 벗어나 상의를 꿰어 입으며 큰 걸음으로 다가오던 맹포두의 대답이 걸작 이었다. "자네 눈은 못 속이겠구만. 맞네, 또 쫓겨났네. 한데 이번엔 내 의견도 좀 참고가 되었지. 기왕 쫓아낼 거면 절강성으로 쫓아달라 했으니 말일세." "푸하하하! 정말 쫓겨났군요. 하하하!" 철화접은 허리를 꺾으며 크게 웃었다. 덩달아 맹포두도 앙천광소 를 터뜨렸다. "하하하! 그래 정말 쫓겨났다니까. 이번으로 열여덟번째야, 쿠하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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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감하고 갑니다.
고향설 시인님의 좋은글 "철화접 2권 제13장-2"와 아름다운 영상 즐감하고 갑니다.
오늘은 마음 밭에 사랑과 행복을 심의시고 즐거운 주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