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고향으로 가는 것을 귀성(歸省)이라고 합니다. 부모와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길이라 이 말을 씁니다. 歸省은 그대로 풀면 ‘돌아가 살핀다’는 의미입니다. 서로 보듬고 살펴야 할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이 바로 귀성입니다. 그런데 이 말은 명절 때만 주로 사용합니다. 평소에 고향으로 돌아갈 때는 귀향 (歸鄕) 이라는 말을 씁니다.
◉그래서 설을 맞아 고향으로,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항상 남다릅니다. 편안하고 위안이 되는 곳이 집이고 가족입니다. 어떤 때는 마음이 짠하고 가슴이 아린 것도 가족입니다. 그래서 가족과 가까운 사람을 생각하며 돌아가는 귀성길은 설렘의 길이기도 합니다. 그런 설레는 마음은 어디에서나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서양에서도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때 고향을 찾는 행렬이 줄을 잇습니다. 그들도 비슷한 설레는 마음으로 고향 집을 찾아갑니다. 그런 날이 바로 설레는 날 설날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와 노래로 집과 고향과 가족을 생각하며 연휴를 마중 나가 봅니다.
◉‘Going Home’은 학창 시절에 누구나 만나고 들었던 친근한 멜로디와 노랫말을 지닌 추억의 노래입니다. ‘꿈속의 고향’ 이란 제목과 우리말 가사로 익숙해진 노래입니다. 체코 출신 작곡가 드보르작이 뉴욕의 내셔널음악원 원장으로 일하면서 131년 전인 1893년에 만든 교향곡이 ‘신세계로부터’입니다. 여기서 신세계는 미국을 일컫는 말로 이 교향곡에는 인디언 민속음악과 흑인 영가 등이 녹아 있습니다. 1893년 카네기홀 초연은 대성공이었지만 그래도 드보르작은 고향을 그리워하는 향수병을 이기지 못하고
3년 만에 ‘Going Home’, 고향 체코로 돌아갑니다. 드보르작의 제자 피셔 (Fisher)가 이 교향곡의 2악장 라르고(Largo)를 기반으로 만든 노래가 바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Going Home’입니다. 피셔가 붙인 노랫말을 보면 설날 귀성에도 딱 맞는 노래처럼 들립니다.
그래서 번역 가사가 들어 있는 버전을 골랐습니다. 노르웨이의 국보급 가수 시셀(Sissel)이 청아한 목소리로 부르는 ‘Going Home’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