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재단 2016 지역협력형사업+무지개다리사업 연계 참가 후기
김 선 식 2016 지역협력형사업 연수 프로그램 참가 후기 2016년 7월 14~15일, 광주문화재단에서 진행한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였다. 7월 14일(목) 아침 8시, 서둘러 문화재단 앞에 도착하니 미끈한 관광버스 한 대, 홍보석처럼 붉은빛을 으리번쩍 내뿜으며 서 있다. '음, 저 버스로 가는 모양이군.'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오니 벌써 몇몇 참가자로 보이는 이들이 버스 주변에 삼삼오오 모여 있다. 그런데, 모두들 이제 갓 30대로 보이는 젊은이들이다. 베컴(?) 스타일 머리도 보인다. 순간, '이거 내가 잘못 온 건 아닐까? 젊은이들 틈에 끼어서 괜히 물 흐리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 그렇지만 이왕에 나선 길, 곧 마음을 고쳐먹는다. 나, 이렇게 머리가 허옇지만, 마음만은 자네들과 친구하고 싶다네. 좀 봐주시게나들.
프로그램 매니저 안희정 선생님 홍티 아트센터 프로그램 매니저 안희정 선생과 김지원 광주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팀장 부산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홍티 아트센터는 부산시 사하구 다산로 무지개공단 한가운데에 있다. 공단을 이리저리 돌아 버스를 대고 센터로 들어선다. ‘공단 한가운데에 웬 아트센터?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잖아.’ 하면서 그 이질감을 되작여보고 있는데, 센터의 프로그램 매니저 안희정 선생님께서 나와 우리를 맞으며 시설에 대해 자세한 설명으로 그 궁금증을 풀어 주신다. 작가들이 거주하면서 작품 활동을 펼치는 레지던스 창작공간과 작가들의 작품 전시공간으로 조성된 홍티 아트센터가 이 무지개공단에 들어서면서 공단 내의 환경개선은 물론 작가와 공단근로자, 그리고 주민들의 문화예술 소통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 이젠 공단에 있는 기업의 대표들과도 점점 이해와 소통을 넓혀가 대표 자신은 물론 근로자들에게까지도 발걸음을 터 그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는 중이라고 은근한 자랑을 마다하지 않는다. 무슨 뜻일까? 빛과 그림자? 제4기 입주 작가 STUDIO1750의 “띄워라 보물선” 展 안희정 선생께서 참가자들에게 설명. 센터의 시설과 예산 규모에서부터 운용하고 있는 프로그램, 이 센터의 특징이라 할 참여 작가들의 레지던스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설명을 듣고 나서 안 선생님이 이끄는 대로 센터를 둘러보았다.
박상덕 입주작가(가운데 빨간 티)의 작업실을 방문, 한 젊은 참가자가 이 작가와 아는 사이인 듯, 만나자마자 격한 포옹으로 반가움을 나누었다. 잔뜩 만들어 쌓아놓은 이건 뭘까, 궁금해 하다가…… 이렇게 따로 놓고 보니 ‘답’이 나왔다. '답' 2층 공동주방 겸 식당 한쪽에 놓여 있는 쌀포대-반가운 이름, 나주쌀- 입맛은 알아가지고......ㅋㅋㅋ 2층 복도에서 내려다본 공동 작업실. 어떤 설치미술 작품 제작중. 2층 옥상 한곳, 하늘정원 휴게소에서 단체사진 한 컷, 맨 오른쪽 안희정 선생님. 창밖에 보이는 저 스텐리스 철제구조물과 줄줄이 늘어선 돌덩이들도 설치미술작품. 여기저기 시설들을 돌아보면서 점점 가슴 밑바닥에서 괴어오르는 어떤 앙금, 부럽다는 느낌, 우리 지역에서는 왜 이렇게 못하는 거지? 그 이유를 딱 집어낼 수는 없지만, 단순히 재정적인 이유에서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그렇다면 ‘마인드’가 문제인가 하다가, ‘곳간에서 인심 난다’ 했으니 그것도 결국 돈으로 귀착되고 마는가, 씁쓸하다. ♣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 거리 다시 차를 달려 도착한 두 번째 탐방지, 그 이름도 요상한 또따또가 거리. 부산시 중구 중앙동의 40계단을 중심으로 조성된 원도심 창작공간이다. 이름하여 ‘40계단 문화관광테마거리’. 일제강점기부터 불과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행정기관들이 모여 있어 중앙동, 가히 부산의 중심지였던 곳이었으나 시청사가 이전해 가면서 도심 공동화가 급격히 일어나 쇄락해 버린 곳이다. 그 빈 공간을 메우고자 2010년 부산시에서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를 조성했다는 것이다. 원도심이란 말처럼 좁은 도로 양편에 올망졸망 작고 낮은 건물들이 늘어섰다. 1층은 대부분 음식점이나 사무공간이 차지하고 2층 이상의 빈 사무실에 작가들이 무료입주하여 창작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마치 중소도시의 뒷골목 어디쯤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거리에 들어서자마자 시원스레 눈길을 붙잡는 것이 있다. 바로 쨍쨍한 햇볕 아래 싱싱한 초록으로 빛나며 줄줄이 늘어서서 어서 오시라, 야들야들한 손바닥을 흔들어 맞아주는 마로니에 가로수들이다. 또따또가 거리 안내판 마치 호두알처럼 생긴 주황색 열매를 서너 개씩 달고 있는 마로니에 나무. 여기서도 부산문화재단에서 우리 일행을 안내하기 위해 나오신 강성민 선생님의 예쁜 목소리가 거리의 소음을 누르고 낭랑하게 울려 퍼진다.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그 소리를 비집고 훅 끼쳐오는 고약한 냄새에 어이쿠, 코를 싸쥐지 않을 수 없다. 마로니에 그늘에서 하수구 악취를 맡아야 한다니 이 무슨……. 이 냄새, 그것은 그 한 많은 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쌓여온 세월의 더께일까, 배설의 역사일까. 어디로든 걸음을 옮겨 일단 피하고 보자, 눈을 드니 저만큼 그 유명한 40계단이 거의 직립으로 서 있는 것이 보인다. 마침 안내 말이 끝나서 팀을 나누어 이쪽저쪽으로 갈라져 간다. 40계단 쪽으로 방향을 잡아 나아간다. 또따또가 창작공간 거리 풍경, 평일이라선지 사람이…… 40계단 안내판 층층대를 힘들게 내려오고 있는 저 노인의 어깨 위에서 아직도 내려놓지 못한 그날의 아픔을 본다. 계단 아래 이르니 하, 그 시절의 풍속도 한 장면, “뻥이요!” 튀밥 튀는 아저씨의 외침에 귀를 막는 아이들이다. “뻥이요!” 소리에 터져나오는 튀밥이 신기하기만 했지. ‘四十階段紀念碑’ 스무 계단을 오른 층계참에는 중절모를 깊이 눌러쓴 거리의 악사가 기다란 벤치에 앉아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있다. 잠시 멈춰 서서 가만히 귀를 기울여본다. 구수한 현인 선생의 목소리도. 40계단 층계참에서 "굳세어라 금순아"를 연주하는 악사
유량한 가락을 끝도 없이 뽑아내고 있구나. 저 아래 영도다리 난간이 그리도 그리운 모양이지. ♣ 작가들의 창작공간 탐방 맨처음 방문한 스페이스 닻 갤러리. 커뮤니티예술(전시,교육)공간. 맨 왼쪽 또따또가 해설사 정아윤 선생님. Gachi 공작소. “부산 Gachi 찾기” - 같이 찾기? 가치 찾기? 벽에 걸린 저 시계들은 작가와 주민들이 공동으로 제작한 것이라 한다. 커뮤니티 예술 가치 공작소. 빼곡하게 걸린 공구들, 설치미술 창작공간임을 알겠다. 플라워공방 ‘PINO’, 꽃공예가 이동원 작가. 꽃공예 재료와 공구 百年魚서원. 주인장 위 사진 왼쪽 김수우 시인, 오르쪽 정아윤 해설사 아르케arche×프리덤freedom. 커뮤니티예술(음악) 공간 마중(impormation). 전시회나 행사 안내유인물 등을 비치, 배포 그리고 만들고 2(시각, 공예) 또따또가 운영지원팀 ‘사다리꼴’ 공구들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빌려다 쓰기도 하고. 공동으로 작업하고, 공동으로 전시하고. 마지막으로 들른 또따또가 갤러리, “The Artist Life”展 이집트의 무하메드 씨가 한국에 와서 생활한 또따또가 갤러리 전시 작품들
또따또가 갤러리를 나오니 이번엔 40계단 위쪽이다. 그런데 어쩐지 익숙한 풍경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인쇄소 간판들이다. 그래, 여긴 부산의 전통적인 인쇄골목이기도 하지. 40년 가까이 출판업에 종사해 온 내가 어찌 이 낯익은 간판들을 보고 무심할 수 있으랴. 머나먼 이역만리는 아니지만, 멀리 부산에까지 와서 느껴보는 이 묘한 동류의식이라니, 마치 내 출판사가 있어 수십 년간을 맴돌았던 광주의 남동 한 골목길을 걷고 있는 기분이다. 일도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 아무하고나 손 맞잡고도 싶다마는. 아서라 말어라. 바쁜 일정이 등을 미는구나. 동광동 인쇄골목 표지판 인쇄골목의 벽화 이번에는 40계단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 원래 있던 그것은 아니라지만, 또 내가 여기에 무슨 애환이 얽혀있는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자못 감회가 새롭다. 40계단기념비 뒷면에 새긴 ‘경상도 아가씨’ 노랫말과 내력
사십계단 층층대에 앉아 우는 나그네 원도심 또따또가 창작공간을 둘러보고 나니 오전에 홍티 아트센터에서 받았던 느낌이 조금 더 진하게 다가온다. 도시 발전에 따라 죽어버린 도심 건물들을 이처럼 예술가들에게 개방하여 전성기처럼은 아니더라도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그런 조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저력과 여유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건물주들은 비록 수입이 없다 해도 건물을 놀리지 않아서 좋고, 예술가들은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않아서 서로가 좋은, 이거야말로 윈윈전략이 아닌가 말이다. 지자체에서는 또 여러 가지 혜택을 건물주들에게 제공하여 이런 기운을 북돋아 준다고 한다. 그야말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이 소통과 이해를 우리라고 부러워만 하고 있을 것인가. 40계단기념비를 두고 기념사진 한 컷! 기념비 왼쪽 필자, 그 옆 이돈배 시인, 필자 오른쪽 박석구 수필가. 또따또가 창작공간 탐방을 마치고 버스로 이동하는 연수 참가자들, 발걸음들이 가볍다.
청년기획자 우수 사례. 발표자 맨왼쪽 부산문화재단 허장수 팀장님 2016 부산문화재단 지역협력형 사업소개 발표 부산문화재단 최윤진 팀장님 2015 부산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특성화지원사업 다원예술부문 “초량, 소리家 머무는 공명공간” 열띤 사례 발표와 심도 있는 질의응답으로 알찬 시간을 보내고 세미나를 마쳤다.
회타운 8층 남매횟집에서 내려다 본 광안리 해수욕장 식사를 마치고 나와 광안리 해변에서. 왼쪽, 참가자 중 최고령 광주문인협회 이돈배 시인, 오른쪽, 무등수필문학회 박석구 수필가 나도 환하게 불 밝힌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한 컷! 광안대교-저 다리 위를 한번 시원하게 달려보았으면 좋겠구마는! 그야말로 불야성! 가운데 제일 높은 건물이 호텔 아쿠아 팰리스 ♣ 새벽, 광안리해수욕장, 광안대교
회타운 빌딩숲 위로 떠오르는 햇살
일출 한참 뒤 회타운 빌딩숲과 광안대교의 모습 ♣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 호텔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늘의 첫 일정은 부산시립미술관 관람, 그 중에서도 이우환 공간이다. 미술에는 워낙 문외한이라 이거 ‘개 꼬막 보기’가 아닐지 모르겠다. 더더구나 설치미술이라면? 이런 식이니, 여기에서 뭘 읽어내야 할지 모르겠다. 自愧! ♣ 영화의 전당 다음 코스는 “영화의 전당”이다. 부산하면, 부산국제영화제 아닌가. 그 부산국제연화제의 본산으로 가는 것이다. 국제영화제로서 당당히 자리 잡은 만큼 볼거리가 풍성하리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해 볼 수가 있었는데, 과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빅루프’로 표현되는 독특한 건축양식, 씨네마운틴,과 비프힐, 공중에 매달린 브릿지, 대규모 야외극장, 빅루프를 받쳐주는 더블콘, 다목적 도시 광장 등등. 영화의 전당으로 이동중 야외극장 대형 스크린(24×13m) 하늘연극장(841석) 공연 리허설이 한창이다. 하늘연극장 조정실 하늘연극장 앞 로비. 각종 행사들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 로비에서 시네라운지로 고장난 에스컬레이터 까마득 걸어 올라가는 참가자들. 더운디...... 야외극장 객석(2,500석 4,000석까지 확장 가능) 더블콘(식당120), 위는 공중에 매달아 가설한 브릿지, 공중회랑? 두레라움 광장, 옆에서 보면 날아가는 새 정면에서 보면 여인상 이어서 NATIONAL GEOGRAPHIC 사진전을 보았다. 전에 구독했던 책에서 이미 보았던 사진도 있었으나, 대부분 진기한 내용을 담은 사진들이었다. 이 사진들 또한 저작권 때문에 촬영을 할 수 없어 아쉬웠다. 비프힐 1층 홀에 전시중인 영사기. 1992년 한일영사기제작소 작 NATIONAL GEOGRAPHIC 표지 앞에서 박석구 수필가 ♣ 이슬람 부산성원 이슬람음식 전문점 '카파도키아' 부산성원 옆에 바로 붙어있는 이슬람음식 전문점 ‘카파도키아’에서 점심식사, 이 또한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 넷씩 앉는 테이블에 코스 요리처럼 몇 가지 메뉴가 잇달아 나왔는데, 처음 먹어보는 요리인데다가 기다리는 시간이 좀 길었는지 배가 고파 나오는 족족 허겁지겁 먹어치우느라 아차차, 인증 샷을 놓치고 말았으니 이런이런. 그 기다리는 시간에 식당 내 홀에 있는 장식품들을 몇 가지 찍을 수 있었다. 자기들의 원색이 강렬하다. 살짝 두들겨보니 도기가 아니고 자기. 홀 한쪽에 있는 장식장. 갖가지 공예품들로 가득. 벽걸이 장식, 오지호 화백의 오방색이 생각난다. 간판 대신 내프킨에서. 부산문화재단 고윤정 선생님의 안내(코발트색 스커트) 이슬람교
이슬람 부산성원의 바깥 모습 이슬람 부산성원 예배실 전면 천정의 돔 내부 자세히 설명해 주신 한국이슬람부산지회장 이동화 님. 들고 계신 것은 ‘카-바’인데 예배 시 지향점을 가리키며 메카의 하람성원을 상징하는 건물 모형이다. 민바르-설교자의 자리 미흐랍-예배 시 방향 표시 바닥 카펫의 가로줄 무늬는 예배 시 열을 맞추는 선 이슬람 사원의 내부 장식 문양. 동물이나 사람형상은 우상이라 하여 사용하지 않는다. 나뭇잎, 꽃잎 등 그냥 자연의 문양이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이름표를 찍어보았다. 이틀 동안 멋진 프로그램이었다. 섬진강 휴게소. 주변 풍광이 좋아, 지나게 되면 들르지 않을 수 없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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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예원 원문보기 글쓴이: 김선식
첫댓글 광주문화재단에서 실시한 지역협력형사업 연수 프로그램 참가 후기를 가벼운 터치로 작성해 보았습니다.
우와 엄청난 문화 차이를 느낍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그러게, 보다 보니까 살짝 신경질이 나더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