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진순이 이야기예요. 사실 입양 후 1년 간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씩은 팅프에 진순이 소식을 전하는 의무를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의무기간인 1년이 지나니까 입양일기를 쓰는 엄마가 아주아주 게을러져 버렸어요.
그래도 진순이 걱정은 마세요. 부지런한 아빠가 늘 진순이를
챙기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진순이는 이제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물으면 ‘아빠가 완전 좋아!’가 됐어요. 아! 아빠는 빈 손이고 엄마 손에 간식이 있을 때는 빼구요. 아! 엄마 손 말고 마쿠스 아저씨 손에도 간식이 있을 때도 빼구요. ㅎㅎㅎ
아침에 일어나면 아빠의 첫 일과는 진순이를 데리고 산책 가는 거예요. 엄마는
그 때 청소기를 돌려요. 청소기가 몸에 닿지 않는 한 전혀 청소기에 거부감이 없는 진순이는 자주 청소기 돌리는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며 청소기 길막을 해요. 그래서 진순이가 발코니에 나가있거나 집에서 나가있을 때 청소기를 돌리는 것이 좋아요. 진순이 덕분에 생긴 변화 중 하나가 매일매일 청소기를 돌리게 되었다는 거에요. 털갈이가 아닌 시기에는 매일 먼지 40% 진순털 60%로 이루어진 것이 어른 손 한 뭉치 씩 나와요. 털갈이 시기는
진순이 털만 세 배구요.
요즘 진순이는 보통 하루에 네 번, 많으면 대 여섯 번 씩 산책을 나간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통금령으로 진순이가 드라이브를 못 한지 서너달이 넘었네요.
그래도 상관 없어요. 요즘 진순이 사냥철이거든요. 근처
밭길과 숲에 쥐, 도마뱀, 토끼, 사슴… 아…ㅠㅠ 엄마는
요즘 첫 반려동물이었던 시궁쥐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진순이는 쥐 사냥에 아주 신이났어요. 어떠한 맛있는 간식보다 좋은 것이 쥐 사냥인것 같아요. 엄마가
키우던 시궁쥐와는 다른 작은 들쥐와, 두더쥐의 탈을 쓴 햄스터 같은 슈피쯔마우스를 사냥 하는 것이지만, 생명은
다 같은 생명이라고 생각하는 엄마는 진순이가 사냥에 성공할 때 마다 내적갈등을 겪어요.
어쨌든, 엄빠는 진순이에게 사냥 당하는 쥐들이 불쌍하기는 하지만 진순이가
세상 행복해 하고 신나는 모습을 보면 또 그게 그렇게 좋아요. 진순이가 날뛰고 신나서 헥헥거리며 미소
짓는 것을 보면 엄빠미소를 넘어서 큰 웃음이 터져나와요.
슈툴른의 날씨가 지난 주 까지 많이 더워지지 않아 올 해는 진드기와 파리의 사악함 만 모아놓은 대모등에붙이 속의
사슴파리(Hirschlausfliege)가 늦게 출몰하는 것 같아요.
이 사슴파리는 조금 큰 초파리 크기에 거미와 개미를 합해놓은 것 같이 생겼는데 날개를 달고 다니다가 지나가는 동물 몸에 잽싸게
달라붙어요. 한 번 동물 몸에 안착하면 날개를 떼어 버려 수월하고 재빠르게 털 속을 파고 들어 무는
아주아주 사악한 생물이예요. 진드기는 느릿느릿 기어다니기라도 하지, 이 녀석은 재빨라서 진순이 몸에서
발견해도 잡는데 애를 먹는답니다. 이 녀석이 출몰해서 진순이 몸에서 발견되기 시작하면 신나는 숲속으로의
쥐사냥은 날이 추워질 때 까지 굿바이예요. 얼마 안 남았겠죠.
신나는 사냥으로 활동량이 더욱 많아진 진순이 다리 근육이 장난 아니예요. 사계절
내내 진순이의 사냥철이라면 아놀드슈왈츠제네거의 리즈시절 근육을 경신할 거예요. 아, 그렇게 생각하니 새삼 피는 계절이 있고 지는 계절도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되네요. ㅎㅎ
진순이가 곰팡이성 피부염이 있는 것 같아요. 코로나 여파로 진순이 다니던 동물병원에서 긴급 상황이
아니면 진료를 보지 않아 전에 구충약도 아빠가 잠깐 가서 받아왔는데, 진순이가 오랜만에
의사선생님을 만나러 월요일 병원에 가요. 가면 자꾸 앉은 자리에 쉬를 하는 문제도 의논 해 봐야겠어요. 그냥 나이들어서 생기는 거거나 원래 그럴 수 있는 거겠죠? 가끔은
진순이가 아플까봐 무서워요.
그나저나 진순이 피부 문제가 가끔 생기는데, 카펫을 없애야 할지 고민
되네요. 집에서 까불거리며 뛰어다니는 진순이, 이제 나이도
먹어 가는데 관절을 생각해서 거실에 카펫을 깔아줄까 고민중이었는데 말이죠. 피부에 곰팡이성 피부염이 생길때는 반려견이
머무는 곳의 직물을 없애 주는 것이 좋다고 읽었거든요. 원래 진순이가 맨 바닥보다 요나 카펫, 방석에 앉기 좋아하니 방석, 요는 자주 빨아주면 되지만 카펫은 청소용 거품세제로 청소 하면 3일 동안은
카펫 있는 방 자체를 쓰지 못해서 자주 청소 할 수가 없어요.
참! 진순이가 고양이 괴롭히려다 되려 혼났어요. 언젠가 이럴 줄 알고 조심했는데, 산책길에 엄마와 아빠가 현시국에 대해 너무 열심히 논하는 동안 진순이는 울타리 식물 속에 숨어있는 고양이를 괴롭히려다 되려 당해 콧등에 피가 맺힐정도로 상처가 났어요. ㅠㅠ 진순이가 이제 작은 냥이도 무섭다는 것을 알고 함부러 덤벼대지 않아주었으면 좋겠는데... 여전하네요.
오랜만에 쓰는 일기라 주저리주저리 길었네요. 길게 쓴 만큼 사진도 많이 첨부 할께요.
1. 어디선가 아빠에게 무슨일이 생기든 함께 하고픈 진순이 ㅋㅋㅋ
2. 아빠 쓰다듬이 너무 좋은 진순이
3. 좋다 못해 뿅간 진순이
4. 아빠와 마쿠스아찌,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진순이.... 가 아니라 텃밭 갈아 놓으니 와서 밟아 보며 훼방놓는 진순이
5. 넓게 펼쳐진 들판과 숲속의 동물들을 생각하며 오늘의 사냥을 가늠해보는 진순이
6. 쉬하고 요가자세로 우아하게 흙을 차내는 진순이
7. 가던 길도 다시보며 들쥐를 찾는 진순이
8. 쥐가 없으면 풀사이에 숨은 고양이는 없는지 찾는 진순이
9. 우리집에서 나오는 모든 종이박스와 휴지심은 진순이 간식찾기 장난감. 요다 귀가 귀여운 진순이.
10. 처음 독일 올 때 하고 왔던 빨간 목줄을 한 진순이. 하네스도 맞춰서 빨간색.
11. 사진 찍는건 잠깐이라도 지루한 진순이. "쥐 사냥 중이란 말이다!!"
12. 엄빠가 뭐 먹으면 꼭 저렇게 식탁 밑의 진순이
13. 올해 새로 태어난 아기소들
첫댓글 이쁘고 늠름한 진순이 얼굴에서 "나 완전 행복해요" 라고 씌여 있어요^^
아고 진순이 신나보이네요^^ 진순 냥펀치 엄청 아프지?? ㅠㅠ 콧잔등에 상처는 흉이 안 남으면 좋겠당^^
진순이 하품 너무 귀엽네요. 자유롭고 행복한 진순이...계속 꽃길만 걸어요. 일기 감사합니다
진순이 입양일기는 언제나 한편의 따뜻한 동화같아요~ 너무 좋은 환경에서 행복한 진순이를 보면 저는 늘 반성한답니다 진순아 건강해야돼 냥펀치 조심하고 ㅋ
진순이의 삶은 화보 그자체네요 ㅎㅎ
점점 이뻐지는 진순양 완전 부러웡~^^
저두 입양일기를 거의 못 올리고 있는데 본받아야 겠어용ㅠㅅㅠ 진순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아름다운 풍경을 걷는 모습이 평화로워요♡
그림자님의 정성 담긴 진순이의 소식과 사진은 늘 힐링입니다.
저도 함께 행복행복^^
진순이 소식은 언제봐도 행복가득이네요~ 요즘 사냥에 푹 빠졌다니 ㅋㅋㅋㅋㅋㅋ너무 재미난 소식입니다. 읽는 내내 웃었어요. 소식 감사합니다 ^^
진순이의 모습이 늠름하네요^^ 산책하고 있는 사진을 보니 저도 함께 하고 싶을 정도로 멋진 곳이네요. 보기만 해도 힐링되어요~
와~~~~ 진순이다!! 6번사진은 발레하는 진순이 ㅎㅎ ,10번사진은 빨간색이 찰떡인 진순이, 12번사진은 아기처럼 보이는 진순이 .. 모든 순간이 다 행복한 진순양이네요
정독했어요👏👏언제나 흥미로운 진순이 소식 감사해요😍
진순이가 입양간지가 1년이 훌쩍 넘었는데 지금도 리버하우스에 가면 진순이의 빈자리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아. 인순이가 이 방에 있었지"라는 생각을 자주하게 되요.
진순이의 독일 생활은 더 이상 행복할 수 없을 정도로 행복하네요.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행복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진순아, 정말 잘됐다. 너도 행복하지?
리버하우스에서 함께 지냈던 친구들도 우리 진순이처럼 좋은 가족 만날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줘 ~
진순이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요.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니 눈에 선해요.
어머나~슈틀른의 진순이 동화군요~^^
숲으로 매일 5~6회 산책 겸 사냥 가는 진순이,매일 얼마나 설렐까?오늘은 시궁쥐 쫓았니,햄스터 닮은 쥐 쫓았니?도마뱀도 사는 숲이로군
사슴벌레는 늘 조심해~^^
늘 건강하고 행복한 슈틀른의 진순이 되거라.
개구진 진순이 표정은 언제 봐도 사랑스럽습니다.
반려견의 천국인 나라에서
너무너무 좋은 엄마아빠 만나서 천국같은 나날은 복내고 있네요.
진순아~~~! ㅠㅠㅠㅠㅠ 멀리서나마 이모가 무척 보고 싶었어. 혼자서 늠름하고 귀엽고 멋지고 사랑스럽고 이렇게 다 하면 정말... 넘 완벽하다. 진순이가 처음 무척 흥분할 때가 있었다는 게 이제 믿기지 않아요. 이렇게 진순이와 가족이 되기까지 그림자님, 남편분이 얼마나 사랑을 주시고 노력하셨을지 생각하면 정말 저도 본받아야겠다는 의욕이 빵!빵! 샘솟습니다. 진순이 테이블 밑에서 쳐다보는 표정 너무너무 귀엽고요, 사냥도 잘한다니 마음도 몸도 건강한 멍멍이구나 해서 저 혼자 괜히 기특하고요. 랜선 너머의 이모팬은 그냥 진순이는 다 옳습니다......마쿠스 아저씨 기분 너무 이해되고요......하루에 네 번씩 산책하는 진순이 넘 부럽고 가족분들 넘 대단하시고요, 그리고... 그냥 사진만 봐도 제가 다 행복하고 좋네요. 털갈이때문에 힘드실 수도 있는데 담담하게 착착 대처해나가시는 것 보고 많이 배웁니다. 언젠가 진순이랑 직접 만나고 싶은 이모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