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해변에서
김 영 남
푸른 바다 수평선 안개비에 묻혀있고
밤도 낮도 아닌 어둠 무채색의 해변에
호젓이 서 있는 해송 그려 놓은 정물화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알면서도
채울것도 비울것도 마음에 두지않는
절제된 아름다움에 취해도 좋으련만
그마저 없었다면 방향 몰라 헤맸을
눈앞만 보고 마는 몽환의 허공에서
세상사 근시안으로 보는 이 한둘인가
어느 할머니의 사색
김 영 남
저마다 불타올라 가을 마음 물들이고
깊어지면 한잎두잎 떨어지는 쓸쓸함도
피아노 건반 위를 구르는 교향곡 소리들려
걷는 발길 사각사각 포근하게 쌓인 낙옆
예고 없이 내리는 가을비에 젖어들어
어느새 제 빛깔 잃은 당신을 닮았구려
겨울 물억새
김 영 남
은빛 물결 출렁이다 백발이 되었어도
눈보라 견뎌내고 새봄을 기다리는
아련한 고운 자태가 눈길을 붙잡는다
어린것들 쓰러질까 어깨 내 줄 어미 줄기
다 자라면 할 일 한듯 흔적 없앨 그 사랑에
길손의 발걸음마저 멎게 하는 사모곡
제출자 : 김 영 남(010-5230-2064)
수상 : #. 2013. 11. 2. 전라시조문학회 주최, 전라북도 후원
제15회 가람 이병기추모 전국시조현상공모 차하 입상
#. 2022. 10. 12. (사)한국문인협회 광진지부 공모
제12회 광진문학 신인상(시부문) 당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