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진행했던 지리산둘레길 이어걷기 후기를 옮겨 왔습니다.
혹 등재를 원치 않는 사진은 댓글이나 문자로 알려주시면 즉시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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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코스 후반부를 가뿐히 마치고 5코스 동강마을~수철마을을 걷습니다.
5코스는 12.1km/예상시간 5시간/난이도 중급의 길입니다.
아름다운 계곡을 따라 걸으며 마치 산행하는 듯 걷는 산길입니다.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며,
역사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함양산청추모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이번 걸음에서 5코스의 매력에 흠씬 빠지기도 한 길입니다.^^
동강마을에서 시작하는 5코스입니다
코스 거리가 12.1km로 나와 있지만, 실제 걸은 후 트랙 거리는 16.7km가 나왔네요.
물론 중간에 식당과 쉼터 등에서 사이드로 더 빠지기도 했지만 꽤 많이 나왔습니다.
저를 포함 16명이 함께 다 모였네요~
5코스에서는 태도사님과 함께 출발입니다~~^^
여기저기서 새로 수확한 마늘과 양파가 건조되어 가고 있습니다.
임천을 따라 풍요로운 평야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어디에 눈을 두어도 밝은 초록에 눈이 시원한 계절입니다....
논 사이로 난 농로를 따라 유려하게 걸음도 흘러 갑니다.
초여름인데도 어제는 기온이 30도를 웃돌며 폭염주의보가 내려 더위를 염려했는데,
다행히 비를 담은 짙은 구름에 바람에 불어 시원하게 걷습니다.
찬별님 열심히 찍으신 사진 기대해 주세요~^^
방금 떠나온 동강마을을 돌아봅니다. 저 뒤의 산자락을 돌아 내려왔습니다
양파 수확인 한창~~
밥상에 올라오던 수분 가득히 담은 아삭거리던 햇 양파 맛이 떠오르네요.^^
동강마을 농로를 벗어나, 이제부터는 차로를 따라 방곡마을로 이동합니다.
추모공원까지 이렇게 차로를 걷습니다.
트랙 상에는 왼쪽의 오봉천과 차로 사이로 길이 표시되어 있는데, 지금은 오봉천 공사 때문인지 변경되었습니다.
무거운 검은 구름이 언제 비를 내릴지 고민을 대나무와 상담 중~
땜인지 저수지를 만드는 공사인지 ....
이쁘게 흐르던 개천과 주변 논들이 사라져 버렸네요.
산청함양사건 추모공원 도착.
한국전쟁 중 민간인학살이라는 현대사의 비극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현장입니다.
6.25 전란 중 국군은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 제5호인 작전명 ‘견벽청야’를 수행하며 산청군 금서면
가현, 방곡마을과 함양군 휴천면 점촌마을, 유림면 서주마을 주민 705명을 공비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국군에 의해 민간인을 집단학살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곳은 이 때 억울하게 희생된 영령들을 모신 묘역입니다.
여기 추모공원 안에 지리산둘레길 5코스 인증 스템프 박스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자유로이 추모공원도 돌아보고, 간식을 보충하는 등 잠시 쉬었다 갑니다.
추모공원을 떠나 건너편 왕산의 고동재를 향해 걷습니다.
아주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오던 곳에 잘 조성된 작은 공원.
공원에 혼자 앉아 계신 아주머니 모습이 인상적이였는데 왠지 많이 어두워 보여서 물레방아만..
쉼터를 꽤 크게 조성하고 있었습니다.
공사 때문인지 논길을 가로지르던 오롯한 길은 사라지고 포장도로로 바뀌었습니다.
이 오봉천을 처음 건널 때는 분위기 있는 돌징검다리를 건넜습니다.
두번째 왔을 때는 둘레꾼들이 많아져서 징검다리는 없어지고 이 다리 아래에 낮은 다리가 생겼다하고,
이번에는 그 다리도 막히고 더 크고 튼튼한 다리가 새로 생겼네요.
그 옛날 분위기가 그리워라~
다녀온 추모공원이 이곳에 잘 조망되네요.
풀섶을 따라 걷던 농로는 사라지고 포장도로로 변경되어 이후 길은 어찌 바뀌었나 살짝 염려가 되었지요.
다행히 계곡길로 올라서며 아름다운 숲길을 만났습니다.
완만한 계단과 숲길을 따라 상사폭포까지 오름길이 이어집니다.
중간 중간 만나는 짧은 계단길이 나름의 모습으로 이쁘네요.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수풀 가운데 조봇한 아름다운 숲길입니다.
계곡 숲 사이를 오르내리기도 하며 모퉁이를 돌아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앞서 걸어가는 님들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완만한 오름 중간중간에 이렇게 삼삼한 오솔길도 숨어 있으니
힘들이지 않고 고도롤 높여가며 감탄사 숫자도 높아 갑니다.^^
촉촉하고,,,,
푸르르고,,,,
한창 청년의 숲....
습한 숲길은 고사리 같은 양치식물이 자라고 있어 숲길을 더욱 풍성하고 촉촉하게 만듭니다.
산수국은 주로 물이 있는 산지에서 많이 자란다하더니 이 계곡에서 만나는군요.
안그래도 지금이 수국 피는 계절이라 제주도로 보러 가고 싶었는데, 반가웠어요.^^
토양이 산성이냐 알칼리성이냐에 따라 색상이 다양합니다.
(산성이면 파란색, 중성이면 흰색, 알카리성이면 붉은색)
물소리 들으며, 마음 설레이며 걷는 길...
지리산둘레길에서 만나는 유일한(?) 폭포 '상사 폭포'입니다.
수량이 좀 줄은 거 같습니다.
대부분 폭포에는 전설이 하나 쯤 있지요. 이 상사폭포에도 애절한 사연이 전합니다.
상사병을 앓던 남자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는데,그 혼이 뱀으로 환생해 사랑하는 여인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러나 여인이 놀라 뿌리쳐 뱀이 죽고 말았는데 뱀이 죽은 곳에 뱀의 형상으로 계곡이
생겼고, 뒤늦게 그것을 안 여인은 상사폭포가 되어 지금까지 더불어 울부짖듯 흐르고 있다는 슬픈 전설이 있습니다.
찬별님^^
태도사님^^
수량이 적어진 시기라 폭포 바로 아래까지 가까이 다가갈수가 있었어요.
폭포가 바위에 떨어지는 모습을 한참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습니다...
코스코스님^^
롱다리로 찍혔나요?~ㅎ
미씨쇳뿔님, 코스모스님, 찬별님^^
이제 그만 갑시다~~
여봉~~
같이 가요~~~ㅎㅎ
곧이어, 맑은하늘님과 찬별님은 나란히 다정스레 걸어 갔더랍니다~~ㅎㅎ
이제부터 길은 산허리를 돌아 고동재까지 서서히 완만하게 고도를 높여 갑니다.
흐린 하늘을 통해 숲으로 스며드는 빛에 숲은 형광빛으로 빛납니다.
요런 고샅길도 있고~
낮은 계단길도 지나고,,,
나무잎 사이로 보이는 돌보지 않는 밭에는 개망초가 꽃밭을 만들었습니다.
외진 숲속에 큰 창고형 농장건물이 생겼습니다.
라면, 나물전 등 간단한 요기도 가능하네요.
이 곳에서 나는 여러 특산물을 채취해 판매도 한다고 합니다.
직접 담근 오미자청을 넣은 새콤하고 시원한 오미자차를 마시며 주변의 탁트인 전망도 즐기고~
민송이님 감사 ^^
농장에서 부터는 이 임도를 따라가면 수철마을까지 이어지는 거 같습니다.
동강마을로 부터 6.3km 지점 쌍재 삼거리입니다.
함양에서 산청방면으로 오가는 사람들의 왕래가 잦았던 고개마루로 주막과 마을이 있었다고 합니다.
오던 길을 곧장 내려가면 임도를 따라 마을로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며 고동재로 향하는 숲길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오른쪽으로~
제초작업이 잘된,
녹음이 우거진 걷기 좋은 길입니다.
아무도 없는 우리만의 길....
조용하고 한적하고, 그리고 안전한 길...
앞서 걸어가는 님들과 숲의 어울림이 어찌나 아름답던지요~~
빛나는 숲에 아름다운 꽃과 같은 님들....^^
요런 특이한 독버섯도 보고~
다시 완만한 오르막~
6.8km 지점.
가끔 길 옆에는 이런 바위들도 있어 인증샷을 찍으며 숨을 한번 고르고~~
미엘님^^
그리고, 길섶에 도열해 길을 더 푸르게 만들어주고 숲의 빈 곳을 부드럽게 채워주는 이 풀의 이름은 뭔지...?
햇살이 얹혀지면 빛나는 모습은 꽃 못지않게 아름다웠습니다.
풀섶이나 돌 틈 사이에서 한 송이 씩 피어난 참나리를 좋아하는데 이번에 제대로 그 모습들을 여러 번 만나서 반가웠어요~
갑짜기 조망이 확 트이는 곳에 이릅니다. 이곳은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전망 좋은 곳입니다.
왕산, 필봉산, 멀리 정수산, 둔철산, 웅석봉, 산청읍이 보이며
반대편으로 천왕봉, 중봉을 비롯해 지리산 동부능선의 연봉을 감상할 수는 곳이라 합니다.
이쪽이 방곡마을 방면(?)
그리고 이쪽은 구사마을 방향~
다시 이런 이쁜 숲길을 따라 고동재를 향합니다.
까치수염.
길은 잠시 내리막으로 이어지며 좁은 오솔길은 계속됩니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선 잠시 숨을 가다듬고 인증샷도 날려보고~~
그리고, 길은 이내 매력적인 좁은 오솔길로 다시 이어집니다.
5코스가 이렇게 매력적인 길이라는 느낌을 다시 되살려내 봅니다.
이번에 5코스를 걸으면서 매력에 쏙 빠졌습니다.
보통 3코스가 가장 유명세를 타는 듯 하지만, 오늘 걸으며 느낀 5코스의 자기자기함은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계곡길, 이쁜 숲길, 적당한 웨이브, 한적함 등등 길 구성도 다양하고, 걷는거리도 그리 길지 않고
5코스만 단품으로 걷고 가도 좋을거 같습니다.^^
다시 살짝 오르막인가 싶더니,
8.6km 지점, 숲이 탁 트이며 5코스의 최고점 고동재 안내판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주먹밥 까먹던 기억도 새롭네요.^^
지금부터는 임도를 따라 3.5km 내리막길입니다.
왼쪽으로 보이는 필봉을 옆에 두고 걷습니다.
산딸기가 지천입니다.
탐스럽고 곱게 익은 산딸기가 햇살에 빛나는 모습이 어찌나 고은지 차마 따먹을수 없어 찍고 돌아섭니다.^^
임도길이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숲길을 걸은 후 적당한 임도길 걷기는 발바닥 긴장감을 풀고 편안한 걸음을 즐기는 장점이 있지요.
종착점 수철 마을을 2km 정도 남긴 곳에 위치한 고동재농원에 도착합니다.
이후 수철마을을 비롯해 주변에 식당이 없어 이곳에 간단하게 점심 식사를 예약했습니다.
고동재 약수라는 글이 새긴 큰 돌이 앞에 있었던거 같습니다.
물이 달다는 느낌?...
예전에 지날 때는 길가 콘테이너 가게만 있나보다 했는데,
좀 더 안쪽으로 들어오니 잘 가꾸어진 정원과 살림집이 나옵니다.
이 댁 주인께서 단풍나무를 좋아하시는지 온통 단풍나무입니다.
지금은 역광에 빛나는 초록 잎새들이 가을이면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텐데 그때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겠어요.
넓은 정원 앞으로 계곡도 잘 정돈되어 물놀이 하기도 좋겠습니다.
먼저 도착한 선두팀은 벌써 족욕을 즐기고 계시네요.
왼쪽부터 미엘님, 초이스님, 선영이님.
점심 메뉴는 아삭한 김치가 잘 어울리던 두부김치와~
고사리, 산나물 등 말린 나물을 묵나물로 만들어서 부친 묵나물 부침개,
그리고, 직접 담근 오미자주를 반주로 조금 곁들이고~~
시큼하지 않으면서 시원하고 달큰한 맛이 일품이였어요.
마지막으로 라면으로 마무리~
비록 꿇이는 동안 불어서 쫀득함은 없었지만 산에서 먹는 바로 만든 음식맛이 좋았습니다.^^
음식은 계곡 옆 좌판에서 먹고, 음식값은 초롱꽃이 소담스럽게 핀 살림집으로 가서 계산을 했어요.^^
기분좋게 점심을 마치고 얼마 남지 않은 종착점을 향해 다시 출발입니다.
단풍나무도 많지만, 마당에는 엄청나게 큰 벚꽃나무도 있어 꽃이 필 때 그 나무 아래 앉아 있으면
정말 무릉도원이 따로 없을거 같습니다.
포장된 임도길을 조금 내려오면,
수철마을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석류꽃이 참 많이도 달렸더군요.
동네 분들과 섞여 잠시 시원한 바람도 즐기고~
담장을 따라 기웃거리며 내려오다 보면,,,,
어느새...
종착지 수철마을입니다.
수철마을은 옛날 무쇠로 솥이나 농기구를 만들던 철점이 있어서 무쇠점 또는 수철동이라 불립니다.
최근 주민들의 힘으로 태도사님 뒷편으로 보이는 마을 앞 도랑살리기를 성공적으로 이루어서 화제가 된 마을이라 합니다.
이곳에서 기다리던 미니버스에서 젖은 옷을 갈아입느라 쫓겨난(?) 남성회원들이 이 마당에서 기다리던 기억에
오늘 이 모습을 기억에 하나 더 아로새깁니다.^^
5코스 수철마을 안내판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이어서 6코스 걷기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