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는 인간 만이 할 수 있다.

[德操堂]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당한 대로 그대로 갚는다는 구약의 말을   예수는 120프로 부정하였다. 

"그래서는 안된다. 원수를 사랑하라."

"긍휼이 없는 자는 긍휼이 없는 심판을 받으리라."

사기는 은혜와 복수로 점철된 책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몇 사람 복수의 기록은 처절하다.

오자서는 초나라 평왕에게 아버지와 형님이 억울하게 죽는 것을 보고 오나라로 망명한다.  

그 15년 뒤 오나라의 군대를 끌고 와서  초나라 도성을  초토화 시킨다.  그때 자신의 부형을 죽인 

초나라 평왕은 이미 죽고 없다.  분이 안풀린  오자서는  그의 무덤을 파헤쳐 그 시체에 

300대 매질을 가한다.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로  '용서'가 있다.  다른 동물은 호오라는 것이 그냥 본능일 따름이다. 

사마귀는 섹스 과정에서 암컷이 수컷을 잡아 먹고 있다.  거미는  어미의  살을 뜯어 먹고 나온다.

그래서 새끼들이 보면 어미의 마른 껍질이 줄에 매달려서 바람따라 오간다.  새끼들은 그걸 보고

"우리 오매 그네  탄다."고 한다. 

인간의 관점으로 볼 때 사마귀도 거미도 기막히지만 그 것들이 생겨먹기를 그렇게 생겨 먹었을 따름이다.

대개 처절한 복수를 한 사람의 뒤 끝은 좋지 않다. 

오자서가 부국강병을 도운 그 오나라의 임금 합려에 의해 자살을 강요받아 마침내 그 시체조차 강물에 던져진다. 

"평왕의 무덤을 파헤쳐 그 시체에 300대의 매질을 가하다."

오자서의 그 행동은 그대로 옹졸한 인간 행태의 상징이다.

덮어 두어도 좋을 안 좋은 과거의  일을 끊임없이  파헤치는 사람이 있다. 

과거란 평왕의 무덤 같은 것일 따름이다.

내가 고등학교 때  나를 몹시 때린 담임이 있었다.  얼마전에 들으니  중풍에 걸려서 형편없이 되어 있다 한다. 

아주 심각한 기억은 트라우마가 되어  피해자를 괴롭힌다.

오자서처럼 무덤이라도 파헤쳐 시체라고 꺼내어 매질이라도 한다면 분이 풀릴 것 같지만 그러한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만들 뿐이다.

신라는 백제를 아작내고 고구려를 정복하여 삼국통일을 했지만, 후백제의 견훤에 의해  포석정에서 처절하게  당한다. 

후고구려 세력에 의해 신라는 망한다. 궁예 또한 신라에 복수를 했으나 자신 또한 복수를 당한다. 

은나라 주왕은 주나라 문왕이 성인이라는 말을 듣고 그의 인기가 샘이 나서 아들을 죽여 국을 끓여  문왕에게 준다.

알고 안 먹으면 일찍 죽이리라고 생각하고.  그 주왕의 뜻을 간파하고  문왕은 유리의 감옥에서 그 '고깃국'을 먹는다. 

문왕은 감옥에서 자신의 우환을 토대로 주역의 경문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주역을  '우수의 철학'이라고도 한다. 

뒤에 문왕의 덕화가 커져가는 반면 주왕의 폭정 또한 가속화 한다. 

은나라가 망하고 주나라가 일어나는 것은 순리였다. 

피는 피로 씻지 못한다.  원한은 원한으로 갚을 수 없다.  인간이기 때문에  용서할 수 있는 것이다.  용서할 수 없다고 해도 

최소한 그 원한을 승화시킬 일이지  오자서가 평왕의 무덤을 파헤치듯이 해서는 안된다. 

"내가 내 이웃을 용서하듯이 나를 용서해주십시오." 

기독교의 기도문의 구절이다.  용서란 바로 자신이 구원 받는 길이다.  신의 자비를 구하는 길이다. 

그렇지 않고 무덤을 파헤쳐  오자서 식의 복수를 결행한다면 그는 결코 신의 자비를 기대할 수 없다. 

성경에서 그랬다. "긍휼이 없는 자는 긍휼 없는 심판을 받으리라."

[行維]

사람은 용서해도 하늘은 용서하지 않겠지요.

[德操堂]

자연의 법칙은 냉혹합니다. 자연에서는 용서라는 단어 자체가 없습니다. 인간이 추운 겨울에 부엌에 장작을 때지 않으면 얼어 죽을 수 밖에 없지요. 그걸 모르고 거꾸로 간다면 자업자득할 수 밖에 없겠죠. 끊임없이 전 정권에 대한 복수를 감행하는 데, 호랑이 등에서 내리는 날 자신이 호랑이에게 화를 당할 수도 있는 것을. 그게 자연 아닐까요.

[行維]

以直報怨, 누구든지 지은 죄를 엄정하게 수사하고 법에 합당한 처벌을 하는 것,
이것을 하지 않으면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므로,
차별없는 엄정한 수사와 처벌은 반드시 있어야 하겠지요.
물론 기대하지도 않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