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대: 신라말-고려초 ■ 소 재 지: 전남 순천시 송광면 송광사 ■ 재 료.재 질: 목재 ■ 국보지정일: 1962-12-20
■ 내용설명 「불감」이라는 것은 부처를 조각한 불상 상자로, 작은 것은 호신용으로 품에 차고 다녔다고 한다. 나무, 옥 또는 상아에 부처를 조각한 중앙 부분이 있고 그 양쪽에 열고 닫을 수 있는 문짝을 붙여서 거기에도 부처를 조각하여 필요 없을 때는 닫아서 운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 목조불감은 전남 순천시 송광면(松光面) 송광사에 전해 내려오던 신라 말∼고려 초의 나무로 새긴 불감으로 국보 제42호. 높이 13.9 cm, 감의 지름 69 cm이다. 이 불감은 송광사를 개창(開創)한 보조국사 지눌이 다녔다고 전해지는 유물이다. 현재 우리 나라에 전해지고 있는 이 불감은 고려의 것이 많고 또한 이들 고려 불감은 대개가 금동불이다. 이에 비해 이 불감은 목조이며 양식적으로도 당나라 불상양식을 강하게 방영하고 있고 당시의 신라불상과도 다른 특징을 보여 주고 있다.
목조삼존불감은 높이 13.9cm, 폭 7.0cm의 작은 불감으로 가운데는 여래 양쪽에 문수·보현보살이 따로 불감되어 있다. 문비(門扉)를 열면 세 개의 삼존불감이 되고 닫으면 원통형이 된다. 먼저 여래가 조각된 불감은 원통의 반을 그대로 살려 불감을 만들었고, 협시의 두 보살이 양쪽 날개의 불감은 원통의 반을 다시 양분하여 4분의 1이 된 나무토막을 그대로 살려서 불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양쪽 날개의 불감인 문수·보현의 불감은 4분의 1의 나무토막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아래와 위쪽을 가운데로 튀어나온 불감으로 만듦으로써 가운데 불감과 경첩으로 연결된 부분을 닫으면 그대로 원통의 형상이 되게 만들어져 있다.
<가운데 불감> 여래상 : 먼저 가운데 여래상은 석가모니불로서 위쪽에는 천개(天蓋)를 만들고 있다. 천개 맨 위쪽에는 세 개의 화염문(火焰紋)이 있고 천개의 바로 아래쪽에는 걷어 올린 장막이 유려한 솜씨로 조각되어 있다. 이와 같이 만들어진 감(龕) 속에 여래와 여러 상드리 조각되어 있다. 이는 여래를 가운데 안치하고 그 주변에는 승형보살, 공양상, 사자상들이 조각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맨 아래쪽에는 고사리 형상의 초문(草紋)이 투각되어 있다. 이는 천개와 함께 양쪽 날개의 불감을 닫을 때 평면으로 닫히게 하는 역할을 한다. 먼저 여래상을 살펴보면 통견의(通肩衣)에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하고 있다. 육계는 대단히 낮고 나발이나 목의 삼도(三道)·납의(納衣) 그리고 두 줄로 새겨서 의습(衣褶:옷주름)은 도식적이다. 그러나 얼굴과 시무외인의 오른손은 아주 자연스럽다. 왼손은 제일지(第一指)와 제삼지(第三指)가 무엇인가를 쥐고 있었던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여래를 중심으로 하여 새겨진 다른 상들 가운데 맨 위쪽 여래 좌우의 승형(僧形)은 가섭(迦葉)·아난(阿難)으로 보인다. 가섭은 보주를 쥐었고 아난은 합장을 하고 있다. 그 아래쪽으로 보살상이 좌우로 조각되어 있는데 이들은 각각 연꽃을 쥐고 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2구(二軀)의 공양상이 조각되어 있다. 이들 공양상과 오른쪽 가장 하단에 위치한 사자상 그리고 왼쪽의 보살상은 각각의 연화좌 위에 놓여 있다. 이들 연화좌는 아래쪽의 고사리같이 생긴 초문의 위쪽에 잇대어 있다.
<양쪽 날개의 불감> 양쪽 날개의 불감은 오른쪽에는 문수보살(文殊菩薩)이, 왼쪽에는 보현보살(普賢菩薩)이 조각되어 있다. 양쪽 날개에 해당하는 이들 두 개의 불감은 천개와 아래쪽 단의 중앙부가 돌출되게 조각되어 있어서 앞서도 말한 바와 같이 닫을 때 두 조각이 모여 반원통이 되게 만들어져 있다. 이들 불감의 천개 위쪽은 양쪽 모두 3구(三軀)의 비천상이 조각되어 있다. 돌출된 가운데는 정면향의 비천이 있고 양쪽의 비천은 이 중앙의 비천을 향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이들 비천은 천개에 연이은 세 개의 연화 위에 조각되어 있는 게 특징이다. 천개의 바로 아래쪽에는 반원형을 이루며 늘어진 네 개의 보주로 장식되고 양옆으로는 장막의 자락이 드리워져 있다. 문수보살 : 오른쪽 불감 속에는 문수보살이 조가되어 있는데 사자좌 위에 정면형으로 조각되어 있다. 보관은 화만형이다. 광배는 가운데 불감의 여래에서 보여 주는 광배 양식과 같다. 영락은 삼도(三道) 아래쪽에 둥근 형으로 장식되고 어깨에서 흘러내려 가슴 아래쪽에서 x자로 교차되는 이중의 구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오른손에는 긴 연화를 들고 있고 왼손은 무릎에 올려 놓고 있다. 연화를 든 왼손의 아래쪽으로 보살이 조각되어 있고 사자좌의 오른쪽에는 시자(侍者)가 조각되고 있다. 보현보살 : 왼쪽 불감의 보현보살은 보관이 삼엽형(三葉形)인 것과 보현보살의 상징인 코끼리좌에 앉아 있다는 점, 작은 보살이 시무외인의 오른쪽 아래 있다는 점이 다르다. 그 밖에는 거의가 비슷한 구도와 특징을 보여 주고 있다. 이들 양쪽 날개의 불감 역시 가운데 불감과 미찬가지로 단순하지 않는 구도를 가지고 있으며 조각 솜씨 역시 빼어나다. 안면을 조각한 솜씨는 거의 같다. 남방계 영향을 강하게 반영하던 당불 양식이라는 설도 있다. 그러나 이 불감은 어떤 경로를 통해 보조국사 지눌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이에 대한 기록이 없어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일본 금강봉사의 목조삼존불감과 같은 양식이라 할지라도 이것은 정확한 당불인지 어떤지도 알 수 없다. 단지 작은 불감 속에 다양한 인물들이 정교하게 조각된 솜씨가 놀라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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