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is..?
1단계 : 텐트
우리도 캠핑이란걸 해볼까?
총각때 쓰다 본가 창고에 쳐박혀있던 구형텐트에 부루스타랑 냄비들고 캠핑장 가보니 이런 쓰앙..
다들 장비자랑하러 왔네..마눌이 쪽팔려하는듯...
2단계 : 거실형텐트
큰맘 먹고 100만원이란 거금을 들여 텐트랑 기본 장비 구입
캠장 도착해서 애기 잠깨서 울어서 마눌이 차에서 애보고 나는 텐트 치다가 졸빡침
3단계 : 자동식 텐트(캠프타운 빅돔)
10분이면 텐트치고 팩까지 다 박음
무지넓고 뽀다구도 나고 편하고 좋다.
근데 바닥오픈형이라 벌래들이 들어온다.
비고오 바람불면 뽑혀 나갈 것 같아서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거지 집 냅두고 시봉
4단계 : 루프탑 텐트
도착하자 마자 애를 재울 수 있어서 너무 좋음. 징글징글한 텐트치기에서 해방.
근데 주변 관광지를 가려니 루프탑을 다 접어야 차가 출발. 아 시봉봉
5단계 : 카고트레일러 + 루프탑텐트
캠핑장비는 기하급수로 늘어감.
짐칸에 테트리스 하기 싫어서 캠핑 안간다고 하는 것도 더 이상 눈치 보임.
카고트레일러에 다 때려 실어서 가니 얼마나 좋아.
차에 있던 루프탑을 카고로 옮겨 치니 높이가 낮아서 더 안정감 있고, 차가 자유로우니 주변 다니기도 좋음.
근데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고 집 놔두고 여기서 내가 뭐 하고 있는거지.
아 망할 지금까지 쓴 돈이면 펜션 잡아서 다녔어도 돈이 남았겠네 쓰~~~
6단계 : 난로, 온수보일러, 발전기에 선풍기, 이동형 에어컨까지..
온수보일러도 직접 만들고 이러다 발명가 되겠네..켁
7단계 : 폴딩 트레일러
이젠 카고도 작고, 그래 카고 끌어보니 별거 아니여.
면허 필요 없고 지하 주차장에 들어가는 폴딩 트레일러를 사자.캠핑장 예약하는거 슬슬 짱난당.
이제 아무데나 펼쳐놓고 캠핑해야지 ㅋㅋㅋㅋ 레알 자유인이 되는겨!!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서 겨우겨우 장만한 폴딩트레일러.
막상 나가보니 샤워랑 화장실이랑 전기 문제가 해결 안되서 결국 캠핑장만 돌고 있다 ㅜㅜ
펴고접고 짐꺼내고 넣고 하는게 텐트 치는거랑 노동 강도가 비슷하네.
돈만 쳐날리고 원점으로 돌아온 느낌 이게 아니였는데!
바람만 불면 뼈대 꺽일까봐 텐트보다 더불안하고..ㅠ
8단계 : 소형 카라반
코엑스랑 킨텍스 박람회 가서 봤더니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카라반이 3천이네.
폴딩 트레일러 팔고 남은 금액 할부하면 가능 하겠구나 진작에 이걸로 할걸 난 등신이었어 하고 계약함
몇번 나가보니 내부가 좁아 터져서 넓은 전실이 펼쳐져 있던 텐트시절이 그리워짐
확장텐트를 추가로 사서 공간을 넓혀서 쓰니 좋긴 좋네. 근데 확장텐트를 또 치고 있잖아.
이 고생하려고 카라반 산게 아니거든!!!!
옆에 대형카라반이라도 오면 주눅들고 시봉봉봉..
9단계 : 대형 카라반
그래 시봉 뭐 50만원 주고 4일만 학원 나가면 따는거 트레일러 면허도 겟!
역시 큰게 좋구만 아무데나 세우고 캠핑하고.
진작에 선배들 조언듣고 바로 큰걸 살걸 그랬어. 얼마를 날린거야 아끕당.
아 근데 차가 이걸 끌기에 힘이 딸리네. 맨날 냉각수 과열이래.
10단계 : 차바꿈
역시 남자의 존재감은 SUV지!!
중고지만 모하비가 역시 짱이여
힘이 남으니 미뤘던 용품좀 더 사서 싣고 다녀볼까.
발전기랑 물통이랑 또 뭐가 있드라 캬캬캬 역시 캠핑은 장비 사는 맛 아니겄냐능~~
카라반 끌고 제트스키 끌려니 부부가 따로 운전하고 차두대가 가야하네..ㅠ
근데 장거리 갈려니 덜컹거리고 좀 밟으면 롤링타고
미처 과속방지턱 못보고 지나치기라도 하는날엔 살림이 지진난듯, 브레이크 밟을때마다 쿵쿵..
휴식하러 가려다가 스트레스 받아서 늙어죽겠네...쓰앙..
11단계 : 모터홈
이왕 저지른거 카라반 똥값에 팔고,
집 늘려가려고 적금들던거 깨서 카라반보다 따블 주고 모터홈 장만.
그래. 이거야. 기동성 좋고 견인장치달고 제트스키도 끌고 갈수 있고..
이제 여행다니는거 같네..
12단계 : 문득 정신차림
아 시봉....
지금까지 얼마 쓴거지......
이 돈이면 콘도 회원권 끊고 편안하게 놀러 다녔을 것 같은데
매년 가족끼리 해외여행 다녀도 남았을 것 같아.
이제 편하게 여행 좀 다니나 싶어지니 애들도 대가리 컸다고 친구들이랑 피씨방 간다네..
그래도 억지로 끌고가려니 이제 주말에 공부한단다..컥..공부한다는 놈 끌고 갈수도 없고..ㅠ
그래 나도 이젠 주말에 좀 쉬고 싶다. 주중에 일하고 주말에 캠핑가면 난 언제 쉬냐!!
그나저나 캠핑카를 되팔자니 똥값이고, 캠핑카에 있는 캠핑용품이 다시 집으로 들어오면 방 한개 잡아 먹을텐데 이제 어쩌지..?
13단계 : 공수레공수거
됐다 여기까지만 하자.
이제 다 팔아버리고 콘도나 펜션 잡아서 다녀야겠다.
용품도 초캠몰에다가 전부 팔아야지
14단계 : 뫼비우스의 띠
주말이면 애들하고 어딜 가긴 가야 되는데, 예약은 드럽게 힘들고 비싸긴 오지게 비싸네
텐트 하나 가지고 가까운데 가서 고기나 구워 먹고 오면 좋을 것 같은데
이마트 가서 써금써금한 텐트나 하나 사야겠다.
15단계 : 캠핑카 타던 애들 써금한 텐트 들고 캠핑 가자니 더 안따라 가고 마누라하고 둘이 가자니 둘이 얼굴보고 있기도 민망하고 할것도 없고 갈곳도 없다..
16단계 : 쏠캠
혼자라도 다니려고 쏠캠용품으로 미니멀 장비로 이것저것 사들인다..
역시 장비 사는재미에 피곤한줄도 모르고 며칠밤을 센다..
17단계 : 비박
혼자 장비 풀세팅하고 라면 끓여먹고 오는것도 지겹고 귀찮다.
그냥 침낭만 하나들고 아무데나 누워 구름을 이불삼아 밤하늘에 별보고 잠이든다...^^
캠핑의 끝은 비박 입니다..
첫댓글 ㅋㅋㅋㅋ 거치고 거쳐서 카라반 계약후 기다리는 중인데 과정과정 배를 부여잡고 구르며 공감했네요..... 무소유를 실천해야 하는데..... 비박의 세계로는 언제쯤 가게될지 ㅠㅜ
울남편이 비박단계인데 이것도 돈 많이 들어요;; 우스게 소리로 100g 줄이는데 30만원이라고... 비박한다고 나가는 남편보면 장비가 수백만원...
ㅋㅋㅋㅋㅋㅋ
ㅋㅋ 먼길 돌고 돌아 도달하니 비박이군요 어쨌든 멋지네요
ㅋㅋㅋ공감가는
주변을보면서 급공감 ㅎㅎㅎㅎ
아 아침부터 큰웃음 주시네요
심심한 위로의 말씀드려야 도리이오나 글이 넘 잼나서 웃고만 갑니다요~~~~^^
모든것 다거치고..지금 16단계에 와있습니다..
참고로 과거 9~10단계때 사진~~
글 재미나게 쓰시네요~공감합니다~그냥 맨몸으로 다니는 것이 최고예요~
ㅎㅎ
전 1단계에서 바로 16단계로~ ㅋ
정말 대단하네요.
어쩜 이렇게 정확한지 아내랑 배를 잡고 웃었습니다~ :-)